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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계간) : 15호 [2024]

: 특집 리뷰: 지방과 지역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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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140*225*20mm
ISBN13 9791189333843
ISBN10 1189333848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및 편집위원 소개
편집위원 강예린, 권보드래, 권석준, 김영민, 김홍중, 박진호, 박훈, 송지우, 심채경, 유정훈, 이석재, 정우현, 정재완, 조문영, 현시원, 홍성욱
편집장 김두얼
필자 (게재순)

심채경
본지 편집위원. 태양계 천체를 연구하는 행성과학자. 현재 한국천문연구원에 재직하며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옮긴 책으로 『우아한 우주』 등이 있다.

박경섭
5·18기념재단 518·국제연구원의 연구위원으로 일하며 전남대학교 문화인류고고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의 활동가들과 연구자들의 공공 정책 개발을 위해 설립한 (사)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의 비상근 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오월 일기』를 펴냈고 『근현대광주 사람들』, 『포스트 5·18』, 『5·18민주화운동의 기억과 재현』 등의 공저가 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초빙연구위원, 전 부원장. 저서로 『사업서비스의 글로벌화 전략과 규제장애의 실태』(편저), 『동아시아의 글로벌 생산네트워크와 한국의 혁신정책 방향』, 『중소기업의 구조조정과 지식집약화』 등이 있다.

하승수
변호사.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쓴 책으로 『지역, 지방자치, 그리고 민주주의』, 『착한 전기는 가능하다』, 『배를 돌려라: 대한민국 대전환』 등이 있다.

채효정
정치학자, 여성 농민, 기후정의동맹 활동가,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장.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강사. 《경향신문》에 ‘정동칼럼’, 월간 《워커스》에 ‘워커스 사전’을 연재했고 쓴 책으로 『대학은 누구의 것인가』, 『먼지의 말』 등이 있다. 강원도 인제에서 살고 있다.

윤주선
충남대학교 건축학과 조교수, 팀 우당탕탕 파트너, 전 건축공간연구원(auri) 마을재생 센터장. 슬램덩크의 선‘수 겸’ 코치인 ‘김수겸’처럼 연구자(Researcher) 겸 활동가(Doer)의 삶을 추구한다. 매력 있는 현장 플레이어들을 ‘주선’하는 역할도 즐겨 하고 있다. 연구 테마는 DIT(Do It Together) 리노베이션, 민관 협력 공공 건축 재생, 워커블 시티(Walkable City), 지역 관리 회사(Area Management)이다.

양동신
『아파트가 어때서』, 『전지적 건설 엔지니어 시점』 저자. 국내외 대기업에서 18년째 교량, 발전소, 지하철, 신재생 에너지 등 인프라 사업 개발을 맡고 있다. 덴마크, 중동,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입체적인 시각에서 도시를 바라본다.

김홍중
본지 편집위원. 사회학자. 사회 이론과 문화사회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가르친다. 최근 관심은 물성(物性), 인성(人性), 생명, 영성(靈性)의 얽힘과 배치이다. 지은 책으로 『은둔기계』, 『마음의 사회학』과 『사회학적 파상력』이 있다.

전가경
디자인 저술가이자 사진책 출판사 사월의눈 대표. 서울에서 태어나 올해로 11년째 대구에 살고 있다. 그래픽 디자인에 대해 글을 쓰고, 강의하며, 사진책을 기획/편집한다.

김광철
프로파간다 출판사 에디터 겸 대표. 2007년 이래 시각 문화 저널 《GRAPHIC》과 대중문화 단행본을 발행한다. 2021년 근거지를 군산으로 옮겨 ‘그래픽숍’이란 서점 겸 프로젝트 공간을 오픈했다. 군산 소재 13개 서점의 연합체인 군산책문화발전소 대표를 맡아 군산북페어 조직·운영에 힘쓰고 있다.

홍성욱
본지 편집위원.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하는 과학기술학자. 2024년 가을에 ‘기술 재난(technological disaster)’에 대한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최근에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ory)에 대해 그동안의 여러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권보드래
본지 편집위원. 한국 근현대문학 전공자. 현재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한국 근대소설의 기원』, 『연애의 시대』, 『1960년을 묻다』(공저), 『3월 1일의 밤』 등이 있다.

유상운
국립한밭대학교 인문교양학부 조교수. 서울대학교 물리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과학학과에서 한국 반도체 기술 개발의 역사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부 기관의 관료, 연구실의 과학자, 생산 공장의 여공과 정비사, 전자 상가의 기술자와 상인에 더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과학기술 활동을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반영한 최근의 연구로 「무전기에서 라디오로: 전자 기술 문화와 반도체 산업 발단의 착종사」(조동원 공저), 「반도체 역공학의 기술사: TV 음향 집적회로의 개발, 1977-1978」 등이 있다.

정우현
본지 편집위원. 덕성여자대학교 약학과 교수이자 분자생물학자. 유전체 손상과 불안정성을 일으키는 여러 요인과 스트레스에 대한 생명의 다양한 대응 기전을 연구한다. 생물학에는 다른 학문이 놓치고 있는, 무언가 아주 중요한 것이 숨어 있다고 믿는다. 저서로는 『생명을 묻다』가 있다.

김두얼
본지 편집장. 현재 명지대학교에서 경제사, 제도경제학, 법경제학 등을 연구하고 강의한다. 지은 책으로 『경제성장과 사법정책』, 『한국경제사의 재해석』, 『사라지는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살면서 한번은 경제학 공부』가 있다.

김연경
1975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사범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대학문학상’ 소설 부문에 당선되었고 1996년 《문학과 사회》로 등단했다. 소설집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소설』, 『내 아내의 모든 것』, 『파우스트 박사의 오류』, 장편소설 『고양이의 이중생활』, 『다시, 스침들』, 『우주보다 낯설고 먼』 등을 펴냈다. 『죄와 벌』,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반 일리치의 죽음』, 『닥터 지바고』 등을 번역했다. 독서 에세이 『살다, 읽다, 쓰다』, 러시아 문학 연구서 『19세기 러시아 문학 산책』 등을 썼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하재연
시인. 시집 『라디오 데이즈』, 『세계의 모든 해변처럼』, 『우주적인 안녕』, 산문집 『내게 와 어두워진 빛들에게』, 시론집 『무한한 역설의 사랑』, 연구서로 『근대시의 모험과 움직이는 조선어』, 『문학의 상상과 시의 실천』 등이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전국에 ‘○리단길’이 생기면서 지역 상권을 흥분시켰던 자리에 남은 유산은 무엇일까. 지역재생을 대체해서 자리 잡은 로컬 브랜딩은 중소 도시의 미래를 견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자신이 자라고 공부한 도시를 벗어나는 것을 소위 성공이라고 여기는 사회는 건강한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국가, 인구가 감소하는 중소 도시, 소멸을 염려하는 시골의 문제는 정말로 심각한가. 도시는 정말 ‘압축’해야 하는 걸까. 대도시의 관점에서만 중소 도시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방의 생산 인구를 대체하는 외국인의 증가는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수많은 질문을 품으며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이번 호에서 지역을 다룬 책 일곱 권을 살펴보았다.
―정재완 「편집실에서」, 2-3쪽

성심당을 향해 돌진하는 사람들은 대전의 구석구석을 탐험하지 않고, 오래된 도시가 품고 있는 역사를 탐색하지도 않는다. 새로운 장소에서 자신만의 재미를 찾거나 다르게 보이는 공간의 사연을 묻지 않는다. 그래서 대전은 재미도 없
고 의미도 없다. 공간이 지닌 기억과 감정, 그 속의 물질과 사람들의 특성, 그 모두를 복합적으로 느끼는 총체적인 경험을 장소성(‘sense of place’ 또는 ‘placeness’)이라 할 때, 성심당과 코레일이 약간의 돈을 버는 동안 대전은 장소성을 잃었다.
―심채경 「당신의 블로그를 파헤쳐 납작한 대전을 만나다」, 18쪽

『전라디언의 굴레』는 지역 차별, 호남 문제이자 모든 지역의 문제인 지역 경제의 저발전 구조, 특정 정당의 지배적 정치 체제와 관련된 중요한 질문들을 담고 있다. 아마도 반쯤은 내부자일 글쓴이는 지역이 자신만의 언어와 논리로 자생적 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전라디언의 굴레』에서 글쓴이는 내부자의 언어보다는 외부자와 관리자의 시점에서 경제 성장과 경쟁이라는 언어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전라디언의 굴레』는 전라디언을 산업화의 희생양으로 묘사하면서 내부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간과하고 있다.
―박경섭 「전라도와 함께 지역 문제를 이해하고 극복하기」, 39쪽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울산은 1인당 소득에서 서울을 제치고 전국 최고였다. 그리고 이 시기는 대략 중국과 교역이 활성화된, 이른바 중국 특수 시기와 일치한다. 그러니까 울산 경제의 호황은 중국의 산업화와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중국이 개발도상국 수준이던 시절에는 산업화에 필요한 부품·소재·장비를 해외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선진국에 비해 가성비가 좋았던 한국은 그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그중에서도 주력 산업의 비중이 높았던 울산이 가장 큰 혜택을 누렸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2010년대에 들어 중국과 미국 간 갈등이 첨예해지기 시작하고, 그와 함께 중국의 산업 기술이 축적되어 수입에 의존하던 부품·소재·장비를 자체 조달하는 비중이 계속 높아지기 시작했다. 울산 경제가 침체되기 시작한 첫 번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김주훈 「산업 수도 울산의 위기와 활로」, 47쪽

도시로 전기를 보내기 위한 발전소와 송전선이 농촌·어촌·산촌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도 농촌·어촌·산촌으로 밀려들고 있다. 발전원은 바뀌어도, 도시와 공장으로 전기를 보내기 위해 시골 사람들은 희생을 감수하라는 것은 똑같다. 도시로 보내는 것은 전기만이 아니다. 도시에서 벌어지는 각종 공사에 필요한 토석을 채취하는 곳도 농촌이다. 그로 인해 주민들은 수십 년간 소음, 진동, 분진에 시달려 왔다. 공장과 도시에서 배출되는 산업 폐기물 처리 시설이 밀려드는 곳도 농촌이다. 전기는 도시로 보내주고, 쓰레기는 농촌이 받아들이라는 식이다.
―하승수 「곳곳이 밀양,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이유는?」, 55-56쪽

국가 간 이주, 국제 이동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국가들 안에서 내부 이주 양상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나는 강원도 인제에 살면서 최근 몇 년간 내부 이주의 양상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농촌에서 살 수 없어 도시로 일자리를 찾으러 가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도시 생활의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지역 소멸의 위기에 처한 고향도 별 뾰족한 수가 없어 다시 다른 곳으로 떠나고, 다시 돌아오는 이 행로를 반복하는 ‘핑퐁 이주’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많이 늘고 있다. 신자유주의화가 불러온 노동계급의 파편화, 고립화, 내부 난민화는 국내 노동자의 상황을 이주노동자와 점점 유사하게 만들었다.
―채효정 「타인의 목소리가 나의 목소리가 될 때」, 74-75쪽

답답해도 답은 지역 안에서 찾아야 한다. 지역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멋진 건물을 세우는 것도 화려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아닌 지역에 뿌리내린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지역에 뿌리내린 인재에게 기획과 운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주는 일에 투자해야 한다. 모든 결정을 ‘잘난’ 혹은 ‘잘나 보이는’ 외지 유명 인사, 유력 업체에게 맡기는 일이 반복되면 지역재생은 불가능해진다. 당장은 외지 업체에 비해 부족해 보여도 계속 기회를 주어 지역 팀을 성장시키는 것이 지역재생에 가장 중요한 중심점이다.
―윤주선 「알고도 못 막는 환상」, 86쪽

확실한 것은, 현재의 상태는 평형이 아니라 불안정의 상태라는 점이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수도권 주민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140분이라는 통계가 있다. 하루의 10퍼센트 이상을 온전히 출퇴근에만 사용해야 하는 생활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수도권 과밀화에 대한 해결책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과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매력적인 지방도시들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양동신 「더 매력적인 지방도시들을 찾아서」, 102쪽

카우리스마키의 인물들이 머무는 영역이 바로 유머와 죽음 충동이 교차하는 기묘한 세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저들은 불행에 타격을 입지 않는다. 두드려 맞고, 칼에 찔리고, 강도를 당해, 병원에 가도, 다시 살아난다. 본질적인 것은 손상되지 않는다. 실패, 박탈, 고통, 부당함에 늘 당하지만, 표정 변화도, 오열도, 탄원도, 원망도 없다. 징징대지도 않고 엄살을 떨지도 않는다. 날아오는 펀치를 흘려보내는 복서처럼, 사건들을 그냥 쿨하게 흘려보낸다. 불행을 느끼는 심적 기관 자체가 결여된 듯, 기죽지 않는다. 꼿꼿하게 헐벗고, 꼿꼿하게 박탈되고, 꼿꼿하게 패배하고, 꼿꼿하게 죽고, 꼿꼿하게 부활한다.
―김홍중 「유머의 영성」, 124-125쪽

복수의 목소리로 성장주의 도시화의 이면을 기록하고, 오늘의 도시 생태계와 개발을 되묻는 도시공원 기록 활동과 금호강 디디다의 여성주의적 연대는 중소 도시의 생태주의적 전환을 위한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조명 아래 선 대구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표정을 지을 것이다. 그 곁에서 책은 운동의 언어이자 확성기로서 함께하리라.
―전가경 「공원과 습지」, 139쪽

이 글의 초점은 군산북페어의 몇 가지 차별성 그 자체가 아니다. 출판 단체가 주최하는 서울국제도서전과 대표 아트북페어로 성장한 언리밋의 연혁 전체를 둘러싼 맥락 위에서, 그 외 주요 후발 주자들의 크고 작은 결실 위에서 군산북페어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군산북페어는 한국 북페어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보완한, 참조적인 북페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북페어 생태계’라는 말을 쓰는 배경이다. 최근 지자체발 북페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전주책쾌와 같은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 유의미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는 것은 한국 북페어 생태계에 대한 이해 부족, 그리고 이에 따른 맥락에 호응하는 목적 부재와 관련이 크다.
―김광철 「또 다른 북페어는 가능할까?」, 148-149쪽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하나의 정합적인 서사를 갖는 데 실패했다. 왜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게 면죄부가 부여되었는지, 왜 아직도 어딘가 의혹투성이 같은지, 왜 진실은 아직 떠오르지 않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런데 어찌 보면 우리 자신이 ‘잊지 않겠다’라고 되뇌면서, 진실이 떠오르기만을 바랐던 것 같기도 하다. (……) 진실은 아름답다는 말이 있지만, 복잡한 세상에서 진실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아름다운 그림보다 조각보와 비슷할 것이다. 금방 연결이 안 되는 증거와 자료를 분석하고 검증해서 사실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이를 다시 커다란 그림으로 꿰어 낸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최초의 정합적 서사를 제공한다. 이 책은 정부가 만들지 못한 ‘세월호 백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홍성욱 「조각조각 꿰매진 ‘그날’의 슬픈 진실」, 174-175쪽

소설이 근대적 양식으로 자립한 것은 이야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성찰과 실존의 실험 때문이다. 사회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문제를 드러내고 위선을 까발리고 고투 속에서 길을 찾으려는 노력 없이 소설은 존재하기 어렵다. (……) 소설이란 ‘우리’의 모순을 고발하고 ‘나’의 심연을 해부하는 글쓰기 양식이었다. 더 나갈 길에 대한 신뢰, 적어도 더 나은 삶에 대한 갈망을 전제로 소설은 소설다울 수 있었다. 길이 막힌다면? ‘나’와 ‘우리’의 교차가 사라지다시피 한다면? 소설은 다른 글쓰기로 진화하게 되리라. 소설과 닮았으되 근대 소설과 판이한 무언가로. ‘사회적인 것’의 종언은 곧 소설의 종언이다.
―권보드래 「‘K-힐링’과 소설의 노스탤지어」, 187-188쪽

표현 그대로 어떤 대상이 과학으로 되어 가는 과정, 다시 말해 특정 전문가 집단이 과학자라 불리게 되고, 해당 분야가 과학이라 불리게 되는 과정을 과학화라 이해한다면, 『대한민국 과학자의 탄생』은 20세기 전반 한국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형태의 과학화 과정들을 규명하는 작업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대한민국 과학자의 탄생』은 분명 한두 과학자의 에피소드 이상의 것들로 채워진 보고이다. 이 책과 후속 연구를 통해 20세기 한국의 과학자와 과학의 성격을 규명함으로써 여전히 왜곡되어 있는 현재 과학의 이미지를 조금씩 교정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유상운 「한국에서 과학자란 누구이고, 과학이란 무엇인가?」, 212쪽

유전자의 관점에서 본 진화적 적응이 이토록 사회의 많은 문제에 깊이 연루되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준 것만으로도 이 책의 지적 가치는 충분하다. 그렇지만 유전자 결정론을 다소 무리하게 확장해 여러 분야에 과잉 적용하려는 몇몇 시도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비판적으로 읽어야 하는 근거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제 유전자와 어떻게 공생할 것인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탐구하는 일이 남아 있다. 당신은 그저 생존하려는가, 아니면 살아가려는가?
―정우현 「인간은 유전자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228쪽

자유와 경쟁을 찬양하고 불평등을 사회 발전의 토대로 주장하는 프리드먼과 부의 소득세 같은 복지 정책을 제안하는 프리드먼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위대한 사상가의 업적을 이용하는 한 가지 방법은 그의 수많은 발언 가운데 내가 원하는 이야기를 골라 필요한 곳에 가져다 쓰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자면, 사상 전체를 조망하고 내가 관심을 갖는 주장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를 차분하게 따져 보는 시간을 잠시나마 갖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그리고 프리드먼과 같은 대가라면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김두얼 「경제학이 끌어낸 보수주의」, 234-235쪽

「외투」와 「필경사 바틀비」가 주인-사회와의 충돌에서 도드라지는 노예-인물의 개성적 성격에 주목한다면, 「변신」은 평범과 정상과 상식과 중치의 육화인 인물을 덮친 비극의 보편적 부조리를 강조한다. 잠자의 오묘함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즉, 잠자는 그저 ‘인간 아무나’고 그 ‘인간 아무나’는 누구나 하루아침에 벌레가 될 수 있다. (……) 끝으로 요제프 K의 “개 같군!”이라는 마지막 탄식을 변주해도 재밌겠다. “영락없이 말똥구리 신세군!” 언제 읽어도 아리송하고 격하게 웃긴 이 느낌, ‘카프카적인 것(Kafkaesque)’이 참 좋다.
―김연경 「아카키의 음산함과 바틀비의 창백함, 그리고 잠자의 오묘함」, 267-268쪽

모름지기 사랑이 꼭 사람에게 향하는 것만은 아니어서, 내가 금세 사랑에 빠졌다가 오래가지 않고 시들해졌던 대상을 톺아보니 내 책상과 책장의 혼돈 상태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사랑이란 대상을 알고 싶고, 알아야 하는 것. 그리고 그를 알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빠른 선택은 그것에 관한 책을 사고 소유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 소유욕을 거슬러 올라오는 일은 너무 방대한 사랑의 목록이 될 것이고, 최근의 사랑의 흔적들을 살펴본다.
―하재연 「여름, 금사빠의 책장을 대하는 자세」, 272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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