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만 가지 콘텐츠가 자라나는 근원이다. 글이 영화가 되고 드라마가 되고 시가 되고 사진이 된다. 모든 콘텐츠는 글에 뿌리를 둔다. 그래서 누구나 글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32년 동안 글을 쓴 경험에 따르면, 글에 관한 원칙은 장르와 상관없이 똑같다. 복잡한 원칙은 원칙이 아니다. 원칙은 간단해야 한다. 몇 가지 원칙만 익히면 훌륭한 글을 쓸 수 있다. 사람들이 글쓰기 자체를 두려워하기에 원칙을 적용하지 못할 뿐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원칙을 깨닫게 해주는 목적으로 썼다. 글쓰기는 어렵지 않다. 몰라서 못 쓰지, 원칙을 알면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 「서문」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글이란 무엇인가’ 혹은 ‘좋은 글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품는다. 글쓰기가 직업인 사람들은 더 그렇다. 글에 대한 고민 없이 글을 어떻게 잘 쓸 수 있겠는가. 유사 이래 글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은 늘 글에 대해 고민해 왔다. 이기적으로는 남보다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을 연구했고, 크게는 독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작문법에 대해 고민했다. 남에게 보여주지 않고 자기만 꼭꼭 숨겨놓고 보다가 죽을 때 불태워 버리겠다고 일기장을 쓰는 사람에게는 이 책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일반 대중을 상대로 글을 쓰려는 사람이라면 좋은 글쓰기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고민하는 목적은 독자를 감동시키기 위함이고 고민하는 대상은 좋은 글을 구성하는 원칙이다. --- 「3장. 글쓰기 기본 원칙」 중에서
무조건 냅다 단어를 때려 넣는다고 글이 되지 않는다. 강약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독자들이 읽다가 숨도 쉬고, 급하게 빨려들기도 한다. 중요한 얘기라고 무조건 다 집어넣는 게 아니다. 뺄 때와 숨길 때를 알아서 글을 써야 재미난 글이 된다. 좋은 글은 물 흐르듯 흐른다. 물 흐르듯 읽힌다. 바위를 만나면 돌고, 급류가 되면서 순식간에 흘러간다. 리듬감 있게 거침없이 흘러간다. 내용이 아무리 훌륭해도 리듬감 없는 문장과 구성으로 기록돼 있다면 감동을 줄 수 없다. --- 「5장. 리듬 있는 문장과 구성」 중에서
글은 자신 있게, 단정적으로 쓴다. 직설적으로 팍팍 쓰라는 얘기다. 자신이 없으면 글 세계에서는 두 가지 일이 벌어진다. 우선 글이 길어진다. 단언적으로 쓰기보다는 묘사를 하게 되고 수식을 하게 된다. 그게 뭔가 하면, 그게 뭔가 하면, 그게 뭔가 하면 하고 자꾸 설명을 하게 된다. 자신이 없으니까. 우리가 말을 할 때도 자신이 없으면 상대방 눈치를 보면서 얘기를 한다. ‘이 사람이 내 말을 잘 안 믿는 거 같은데, 그러면 어떻게 얘기를 해야 하지?’ 이런 생각이 수도 없이 머릿속을 스친다. 자연히 말도 주절주절 길어진다. --- 「6장. 재미있는 글 쓰기1: 리듬」 중에서
글은 쓰는 게 아니라 고치는 것이다. 글은 써서 고쳐야 끝난다. 글을 고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재미가 있나? 일단 재미가 있나 없나 보라. 다시 읽으면서 자문자답해 본다. “너라면 읽겠냐?” 스스로 읽겠다고 답이 나오면 그 글은 재미있다는 뜻이다. 아니면 글을 고쳐야 한다. 두 번째, 다 읽고 질문이 있으면 잘못된 글이다. 여운을 남기고 싶다고 말줄임표로 끝내버리면 안 된다. 세 번째, 품격 있는 글은 마감이 잘되어 있어야 한다. 형식적이고 사소한 디테일이 잘돼 있어야 한다. 디테일은 별게 아니다. 오탈자(誤脫字)와 문법적인 오류가 없는지 보라는 말이다. 네 번째 리듬은 맞는가. 반드시 소리를 내서 읽어본다. 소리를 내지 않으면 리듬이 잡히지 않는다. 다섯 번째, 어렵지는 않은가. 어려우면 외면당한다. 불필요한 현학적인 표현은 없는가, 상투적인 표현은 없는가를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