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뼈가 굳으면 호흡도 얕아집니다. 그 이유는 등이 굽어 상체가 앞으로 쏠리면서 횡격막의 움직임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호흡이 얕아진다고 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숨 쉬기가 어려워지는 건 아니지만 호흡이 얕아지면 우리 몸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몸이 찌뿌둥하거나 무겁고, 피로감이 계속되는 등의 권태감을 호소하는 사람, 고혈압, 고혈당, 복부 비만으로 병원 신세를 지는 사람, 어깨 결림, 허리 통증, 냉한 체질로 고생하는 사람, 수면 장애, 소화불량을 달고 사는 사람…… 모두 호흡이 얕아진 탓에 발생한 질환으로 고통받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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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신체는 매우 똑똑해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그 기능은 필요 없다고 판단해 점점 퇴화하게 만듭니다. 뼈가 부러져서 깁스로 고정해본 적이 있다면 아마 잘 알겁니다. 한동안 고정한 상태로 지내면 근육은 눈에 띄게 약해져서 가늘어지고, 관절은 뻣뻣하게 굳어버립니다. 이전처럼 움직이려면 고정된 부위를 살살 풀어주는 동작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조금 극단적인 예를 들기는 했습니다만 어깨뼈도 마찬가지로 움직이지 않으면 주변 근육과 힘줄, 인대가 점점 약해집니다. 그렇게 본인도 모르는 새에 어깨뼈가 뻣뻣하게 굳어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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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가 종아리라면 상반신에서는 ‘어깨뼈 주변 근육’이 가장 중요합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어깨뼈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많은 근육의 도움이 필요한데, 어깨뼈가 굳었다는 것은 그만큼 주변 근육이 약해졌음을 의미합니다. 그로 인해 상반신의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영양분과 산소를 기다리는 장기 및 기관의 움직임 또한 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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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뼈가 굳으면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호흡이 얕아져 자율신경이 무너질 뿐만 아니라 모세혈관의 노화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모세혈관의 노화는 모든 신체적 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왜냐하면 온몸에 그물처럼 퍼져 있는 혈관의 99%가 모세혈관이기 때문입니다. 혈관이라고 말하면 동맥이나 정맥 등 굵은 혈관을 떠올리기 쉽지만 대부분의 혈관은 모세혈관이 차지합니다. 혈관은 체내 장기 및 기관에 영양분과 산소, 호르몬, 면역세포를 운반하는 통로이므로 이 부분에 이상이 생기면 몸 곳곳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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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교감신경이 과하게 활성화될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가득한 사회에 살고 있어 두 신경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율신경 불균형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는 현대인들의 특징이라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이 자율신경의 불균형에 박차를 가하는 요인이 다름 아닌 얕은 호흡입니다. 호흡이 얕아지면 교감신경을 자극합니다. 가슴호흡과 복식호흡으로 적절히 나누어 숨을 쉬면 부교감신경이 쉽게 촉진되지만 어깨뼈가 뻣뻣하게 굳어 호흡이 얕아지면 교감신경만이 계속 활성화됩니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 균형이 자꾸만 무너지는 이유, 어쩌면 뻣뻣하게 굳은 어깨뼈가 원인일지도 모릅니다.
--- p.97~98
심호흡은 내 힘으로 자율신경을 조절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횡격막을 사용한 복식호흡만이 무너진 자율신경을 재정비하는 방법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복식호흡이 자율신경을 조절할 수 있는 이유는 횡격막 주변에 자율신경이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복식호흡을 통해 숨을 천천히 내쉬면 횡격막이 서서히 이완되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됩니다.
--- p.99~100
어깨뼈가 뻣뻣해지는 현상은 단순히 어깨의 가동 범위가 좁아져서 움직이기 불편하다거나, 동작이 작아진다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깨가 딱딱하게 굳어버리면 자세가 나빠지고, 호흡의 질이 떨어지며, 나아가 각종 신체적 질환의 원인이 되는 자율신경의 불균형 및 활성산소 발생, 세포호흡이나 모세혈관의 퇴화로 이어집니다. 어깨는 침묵의 신체 기관입니다. 아프지 않다고 신경 쓰지 않는 사이, 어깨가 무너지며 신체의 밸런스도 서서히 무너집니다. 앞으로는 평소 어깨뼈 건강 상태를 습관적으로 체크하며 뻣뻣하게 굳었다면 풀어주고, 어깨뼈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횡격막의 움직임도 미리미리 단련해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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