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혁명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우리에게 혁명적 변화라고 할 만한 두 사건이 있었는데요. 하나는 인터넷 혁명입니다. … 월드와이드웹이 나오면서, 비즈니스와 삶의 패러다임이 인터넷 기반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하나의 혁명은 스마트폰입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올 때만 해도 게임할 수 있는 전화기 정도의 이미지였는데, 불과 10여 년 만에 인류의 삶을 바꾸어 놓았어요. 두 가지 혁명의 공통점은 기술 발전이나 시대 변화만이 아닙니다. 이 두 가지 혁명의 근원에는 인류의 연결 방식이 극적으로 바뀌었다는 본질적인 변화가 숨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혁명은 단연 메타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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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포함한 여러 유니버스를 포괄하는 초월적인 개념이 메타버스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새로운 유니버스는 무수히 만들어질 수 있고, 그 유니버스들은 우리가 사는 현실과 동등한 유니버스가 되겠지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실’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유니버스 중 하나입니다. 이렇듯 메타버스에 대한 서로 다른 개념 이해는 매우 중요한 차이를 낳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메타버스에 적응해갈 것인지, 동시에 메타버스를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판단을 내리게 할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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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형성된 초기 버전의 여러 메타버스, 그리고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나 전망을 바탕으로 메타버스의 특징을 대변하는 일곱 가지 트렌드를 뽑았습니다. 각 트렌드의 앞글자만 따서 일곱 가지 트렌드를 ‘메타피아 METAPIA’로 명명했습니다. 각각의 키워드는 거대한 트렌드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고, 각 키워드의 첫 글자만 따서 만든 단어, 메타피아 역시 의미가 있습니다. 메타버스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메타피아는 ‘메타버스 metaverse’와 ‘유토피아 utopia’를 합성한 말입니다. 유토피아는 이상향을 뜻합니다. 메타버스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취향과 욕망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이상향을 제시해야 사용자들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 pp.73-74
스마트폰 기술 하나가 비즈니스의 판도를 바꾼 지난 10여 년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메타버스를 기회라 생각합니다. … 혹시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눈앞에 뻔한 기회가 있는데 그 기회에 올라타지 못하는 게 아닐까 염려합니다. 그렇게 메타버스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 10년을 후의 모습을 감히 예측할 수 있을까요?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변화는 생활 자체를 바꿔버렸습니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경제효과를 계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수많은 경제활동이 스마트폰과 연계되어 이루어지니까요. 마찬가지로 10년 후에는 어떤 경제활동이 메타버스와 연관되어 이루어질지 모릅니다.
--- pp.116-117
포드가 만들어낸 것이 오늘날 근로자들의 노동 형태예요. 포드는 노동시간을 줄여서 주 5일제 40시간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포드 이후로 100여 년인 지난 지금까지 근무 형태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사무실에 컴퓨터가 도입되는 정보화 혁명이 있었는데도, 일정한 시간에 출근해서 일정한 시간에 퇴근하는 근무 형태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메타버스로 인해 재택근무가 새 표준이 된다면 그건 100년 만의 큰 변화가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재택근무가 가져올 산업별 변화를 예측해보고, 그에 대비하는 것은 매우 절실한 일입니다.
--- p.206
메타버스에서의 비즈니스는 인문학적 관점을 가지고 와야 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메타버스 자체가 인문학입니다. 왜냐하면 메타버스는 인류에게는 또 하나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죠. 경제활동이 일어나기 이전에 삶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그 삶의 결과로 경제활동이 있는 거예요. 그러므로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간은 왜 그렇게 행동하며, 그렇게 행동한 심리에는 어떤 배경이 있는가’에 해답을 주는 인문학을 기반에 두고 메타버스를 설계하고, 해석해야 합니다.
--- p.251
변혁의 시대에는 기회가 있지요. 대항해시대에 그 기회를 잡은 사람들은 시대 변화를 잘 알아채고, 바뀌는 시대에도 잘 맞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경험이 있으므로 우리는 앞으로 펼쳐질 메타버스 시대가 개인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압니다. 시대에 맞으면 시대의 인재가 되겠지만, 시대에 맞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진 사람이 될 것입니다. 시대가 바뀐 후에는 그 시대에 딱 맞는 네이티브들이 태어납니다. … 메타버스의 시대는 이제 조금씩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대가 바뀌고 있는 전환기의 네이티브들은 태어난다기보다는 전환되는 사람들이죠. 따라서 지금의 메타버스 네이티브들은 의지와 노력으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 p.290
NFT의 시대입니다. 조금 더 풀어서 말하면, 우리의 생활이 현실 기반에서 디지털 기반으로 넘어가는 전환기라는 얘기입니다. 기본 패러다임이 바뀌고, 상식이 흔들리고, 생활의 루틴이 바뀌죠. … 메타(구 페이스북)를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들이 2024년이나 2025년쯤에는 제대로 된 메타버스가 구동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죠.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몇 년간은 그야말로 대격변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그 격변의 중심에 바로N FT가 있습니다.--- p.7~8
‘NFT라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요?’라는 질문은 NFT의 기술적인 원리가 무엇인지를 묻는 게 아닙니다. ‘도대체 왜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죠?’라는 질문에 가깝습니다. 실물도 아닌 아바타의 옷을 사는 데 수십만 원을 쓰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 어떤 식으로 아바타의 옷에 디지털적인 가치를 부여하는지 그 원리가 궁금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와 관련된 상식이 바뀌어야 지금의 기술적인 진보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NFT의 정의나 개념을 설명할 때는 기술적인 이슈만이 아니라 경제, 사회, 심지어 문화까지 다 포함하여 총체적으로 다뤄야 합니다. --- p.16
그냥 디지털 파일을 NFT화해서 판매만 하면 초창기에는 어느 정도 팔 수 있지만, 무수히 많은 NFT가 등장하는 시점에는 금방 경쟁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신기하고 새로운 기술이라는 생각에 유저들이 지갑을 여는 건 1~2년일 거예요. 시간이 갈수록 세계관을 만들고, 스토리를 입히고, 유저들과 소통하는 인문학적 접근 그리고 수요와 공급을 이해하고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에 집중하는 경제학적 접근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 p.44
자본주의 사회는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유지됩니다. 우리가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도 몇억 원이나 되는 돈을 실제 007 가방에 담아서 주지는 않잖아요. 그저 통장의 숫자를 고쳐줄 뿐이죠. 누군가가 장난질을 하려면 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우리는 그 숫자를 믿고 거래를 합니다. 대출받은 돈을 집주인에게 건넬 때도 내 통장의 숫자가 집주인 통장의 숫자로 바뀔 뿐이죠. 이런 거래는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NFT는 메타버스상의 거래에 신뢰를 불어넣는 전제가 됩니다.
--- p.84
컬렉터블은 원래부터 투자 개념이 강합니다. 예컨대 야구카드라면 팬심도 작용하지만, NFT 컬렉터블은 그런 것도 별로 없어요. 원숭이를 너무 좋아해서 보어드 에이프 요트클럽의 원숭이들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오히려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 의미 없음이 오히려 ‘힙’해 보이는 거죠. 보어드 에이프 요트클럽의 설립자 중 한 명은 가가멜이라는 이름을 씁니다. 여자 친구가 스머프를 모른다는 데 충격을 받아서 처음 프로젝트 시작할 때 택한 이름이래요. 이런 식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오히려 이런 것이 스토리가 됩니다. 사람들 입을 통해 전달되는 이야깃거리가 되는 거죠. --- p.137~138
NFT 아트나 컬렉터블 시장을 보면 NFT를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아요. NFT 홀더들은 적극적으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참여하고,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갑니다. NFT 아트는 창작자 본인이, 그리고 NFT 컬렉터블은 발행하는 발행사가 그런 문화에 깊숙이 개입해서 함께 커뮤니케이션하기 때문에 창작자와 소비자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커뮤니티 문화가 형성되거든요. 이런 커뮤니티들은 아이돌의 원래 팬클럽과 충동할 가능성이 크죠. NFT 커뮤니티는 주로 투자가 목적이고, 아이돌의 팬클럽은 대부분 소유가 목적이라 기본 방향 자체가 다르거든요. --- p.202
NFT가 만드는 디지털 경제에서는 신뢰를 깨는 행위는 시스템 자체를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강한 제재를 받을 것입니다. 한번 깨진 신뢰를 회복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에요.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약속에 신중하고,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자세를 가지고 살 아야 합니다. 신용이 개인이 지켜야 하는 것이라면 신뢰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신용보다 강력한 신뢰가 디지털 사회의 가장 밑바탕에 깔려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p.261~262
스키를 타려고 하면 경사가 급하고 속도가 빠를수록 속도를 못 이겨 몸이 뒤로 젖혀지게 되죠. 그 순간 끝입니다. 반드시 넘어지니 까요. 스키의 속도감을 컨트롤하는 방법은 몸을 조금 더 앞으로 숙여서 속도보다 약간 앞에 몸의 무게중심을 두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앞서가야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거죠. … 지금 사회의 속도감이 그렇습니다. 너무 빨라서 한발 물러서는 순간, 그대로 나자빠져 궤도로 다시 들어서기 힘들게 합니다. 어렵 지만, 속도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조금 더 앞에 무게중심을 두고 반 발자국 선취하면서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 p.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