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아버지와 함께 2박 3일로 가평에 낚시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텐트를 치고 낚시를 드리웠습니다. 처음 해보는 낚시였는데, 내 낚시에 꽤 묵직한 물고기가 올라온 듯했습니다. 힘차게 잡아당기자 뚝 하고 낚싯줄이 끊어졌습니다. 나는 흥분해서 큰 물고기 인것 같다고 했지만, 아버지는 빙그레 웃으시며 다시 낚싯줄을 갈고 거기에 능숙하게 낚싯바늘을 묶으셨습니다. 낚싯바늘과 낚싯줄 모두 미끄러워서 둘을 잡아 묶는 일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하신 일을 따라 해보았습니다. 그 때 아버지로부터 배운 묶기는 이 책에 나와 있는 ‘손가락 돌려 묶기’(p. 97) 방식인 듯합니다. 내 낚싯줄이 끊어졌던 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수초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말없는 미소와 능숙한 손놀림이 그리워집니다.
이 책은 캠핑, 등산, 낚시, 배 등 야외활동 뿐 아니라 일상생활과 구조상황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묶기 방식을 매우 자세하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매듭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을 한 단계 한 단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어 따라하면 금방 익힐 수 있습니다. 요즘 신문지나 잡지를 묶어 재활용으로 내놓아야 할 일이 많아졌는데, ‘가마니 매듭’ 방식과 ‘외과의 매듭’ 방식을 배웠습니다. 아무래도 간편한 가마니 매듭 방식을 사용하게 되네요.
이 책 마지막에 있는 스페셜 콘텐츠에는 기본 매듭법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따라 하기가 더욱 쉽습니다. 한 매듭, 보라인 매듭, 클로브 히치, 8자 매듭, 피셔맨 매듭, 사각 매듭, 그리고 나비 매듭까지! 이전에는 매듭의 이름은 전혀 몰랐는데, 이제는 매듭에 관한한 잘난 척 좀 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특히 아들 녀석 앞에서 뭔가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큰 자랑입니다. 훗날 아들도 나를 추억하며 매듭 잘 매는 아버지를 떠올릴까요? 올 여름에는 가족들과 함께 낚시 캠핑을 다녀와야겠네요. 이 책을 들고요! 한가한 시간에 함께 매듭법을 익히겠습니다. 이 책, 가족 간의 유대도 멋지고 단단하게 묶어줄 것 같습니다. 삶에 필요한 매우 실용적인 지혜를 전해주는 이 책, 모든 아빠들에게 강추합니다.
책가방만 매고 다녔지 실생활에 쓸만한 기술은 그렇게 많이 익히지 못했다. 나이는 먹었어도 어리숙함을 떨치지 못했다. 그래서 배우는 것 같다. 이번에 보게 된 책은 매듭과 관련된 책이다. 필자(서평쓰는 이)는 보이스카웃출신도 아니고, 매듭과 관련된 곳에서 훈련받은 사람도 아니다. 물론 필자 같은 독자들이 흔하지 않을까 한다. 매듭 묶는 방법은 일상생활이나 응급상황시 쓸 수 있기에 알아두면 좋다. 매듭 묶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은 동성이나 이성으로부터 ‘멋져보이는’ 능력을 뽐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본다. 예전보다 이런 내용이 담긴 책을 보고 싶었으나 이러저런 곳에 관심이 쏠리는 관계로 찾아보질 못했다. 그러하다가 이런 부류의 책을 보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이 참 반갑고, 이런 책을 보게 된 것에 대해 필자 개인적으로 고맙다. “내가 원하던 게 바로 이거야!”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 기분이 좋다. 매듭이라고 해서 단순히 로프만 나온 줄 알았는데 책 뒷부분에 가면 응급상황시 붕대 감는 법 등이 나온다. 사실 필자는 이 책의 목차까지 자세히 보지는 않았다. 필자는 필자가 들여다보는 다른 책에서 붕대 감는 법을 좀 더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그 아쉬움을 채워주었다.
예전에 일하던 직장에서는 상품출하 하느라 화물차에 물건을 싣곤 했는데, 필자는 그 때마다 로프를 제대로 매지 못했다. 상사분들에게 알려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그 때마다 현장은 늘 바빴고, 필자의 눈썰미가 부족하여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 그래서 늘 아쉬웠는데 이 책에서 그 비법이 나왔다. 기분 좋았다.
매듭 묶는 법과 관련하여 책 편집이 깔끔하다고 본다. 평균적으로 한 면에 구성하였거나 왼쪽과 오른쪽 양면에 구성하여 독자 입장에 보았을 때 한눈에 알 수 있게끔 하였다. 묶는 방법도 어렵지 않게 설명하였기에 차근차근 따라하면 독자 자신도 모르게 매듭 묶는 법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실생활에 유용한 야무진 책이라고 평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