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역사를 다룬 창작물을 즐겨 읽는 편이다. 직업이 아이들과 함께 있는 일이라 그런지 요즘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역사동화에도 관심이 많이 간다. '역사' 하면 뭔가 잔뜩 외워야 하는 과목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렇게 창작물을 통해 역사를 접하면 그 역시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삼국의 아이들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역사의 한 장면들을 겪어내는 모습을 담아 흥미로웠다. 첫번째 이야기인 '이야기야 흘러라 흘러'는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이야기의 전형성을 살짝 뒤튼 것이라 흥미로웠다. 나라의 역사를 기록하고 그 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아버지. 아버지가 남긴 책을 찾기 위한 이랑. 결국 그 책을 찾아 후세에 남겼다가 결론이 아니라 "더 이상 아버지의 역사책을 찾지 않겠어요."로 끝나다니. 지식인의 눈으로 기록한 역사도 중요하지만, 민초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내려오는 역사 또한 그에 못지 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가치있다는 가르침을 얻었다.
두번째 이야기인 '삼국의 아이들'은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끊임없는 영토 전쟁에 관한 이야기다.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는 절실한 싸움의 이유가 있을 터이나, 각자의 원한을 갚기 위해 몰두하다보니 전쟁이 끝날 수가 없다. 이건 현재에도 이어지는 내용. 이 상황에서 지혜로운 해답은 무엇일까. 아이들이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소재인 듯 하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서로 교류하면서
또 경쟁했던 삼국시대..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으로 힘의 균형이
깨어지면서 백제와 고구려가 차례로 무너져
내리게 되는데요..
삼국의 아이들은 바로 이때를 살았던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입니다
역사책은 너무 딱딱하고 힘든데
이렇게 이야기식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어요
두편의 이야기중 한편인
이야기야 흘러흘러를 소개해드립니다
연개소문이 죽은 뒤 서로의 권력의 욕심으로
혼란과 위기에 처한 고구려의 이야기입니다
대대로 용맹한 장수집안인 명문가지만
이랑이의 아버지는 책을 가까이하고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입니다
그렇다보니 늘 이랑의 할아버지는 이랑의 아버지늘 못 마땅하게 생각하지요..
어느날 할아버지는 아버지에게 함께
전장으로 가자 청하지만 아버지는 더욱
방안에서 나오지 않고 글쓰기에만 전력을 기울입니다
결국 할아버지 혼자 전장에 나가게 되고
아버지편이던 이랑도...
이번엔 그런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도데체 아버지는 무엇을 쓰시길래
꼼짝 않고 저러시는지..
그러던중 전장으로 나가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갈을 받게 됩니다
이랑은 하늘이 무너질듯 슬픔에 잠겼죠
하지만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는
이젠 밖으로만 다니시는게 아니겠어요?
그런 아버지가 너무 서운했던 이랑..
집안을 비운 틈타 이랑이 아버지방에
몰래들어가 보게 됩니다
사실 아버지는 역사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고구려 멸망사라는 책이지요..
이랑은 아버지와 대립하기 시작합니다
백성들을 위한다면 할아버지처럼
전장에 나가 싸워 이겨야지 아버지처럼
이리 방안에 틀어박혀 글만 쓴들
무엇이 달라지는거냐며 아버지에게
그간 서운하고 속상했던 감정들을 쏟아내지요
그런 이랑에게 아버지는 이야기 합니다
"역사는 그 나라 백성들의 뿌리야."
이랑은 다 망한 나라의 역사가 뭐가 그리 중하냐 하지만 아버지는 다시금 이야기 하시죠
"나라가 망해도 백성은 사라지지 않아.
역사가 책으로 남아 있으면 그것을 바탕 삼아 백성들은 새로운 나라를 세울 수 있지.
역사는 살아온 사람들의 흔적이 아니라 살아갈 사람들의 앞을 밝히는 등불이야"
그말을 들은 이랑은 그나마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게 되죠
당나라군대가 쳐들어와 고구려의 사고를
불태워버렸고 이를 본 아버지는
한치의 망설임없이 불이난 사고로 뛰어들었죠
이를 지켜보고 있던 이랑을 지켜준건
이랑의 유모아들 검손이며
혼자가 된 이랑은 유모와 검손과 함께 피난길에 오르게 됩니다
이랑은 오랜시간이 흘러 피난길 묻어두었던 아버지의 책을 찾으러 헤매이지만
찾을 수 없었다
어느날 방안 유모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는 이랑은 아버지의 역사책에 빠진 부분이 있음을
깨닫게 되는게 다름 아닌 백성의 목소리이자 삶이였다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현실보다 더 생생히 전해지는 이야기야 말로
그 어떤 역사적 기록보다 힘이 쎄다는것을
느끼게 되죠..
재미있는 이야기책인듯 해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였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라는
문구가 떠오르면서 역사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느꼈답니다
아직은 역사나 역사서 모두 생소한 초2 아들들..
매일 밤 읽어주며 역사 드라마 속으로 들어가
삼국의 아이들을 만나는 느낌이 들어요!
우리 또한 역사 속에서 살고 있는 것과 다름 없으니
역사라는 단어가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게 해주네요!
매일 그림책, 창작동화 쪽으로 보다가
역사 동화를 읽어주다 보니 새롭기도 하고,
책의 다양성도 느낄 수 있게 되는 듯 해요~^^
역사는 승자의 이야기이기에 패배하고 몰락한 나라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뒷전으로 밀리게 되어 있다. 또한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일반 대중들을 위한 내용을 다루기 보다는 지배층의 눈으로 바라본 나라의 흥망성쇠를 다루게 되어 있다. 그럼 면에서 이 책 삼국의 아이들은 특별한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삼국의 사라지고 통일된 한 나라를 거쳐가는 가운데 각 나라의 백성들이 겪어야 했던 슬프고 괴로던 과거를 이야기의 중심으로 등장시켜서 우리들의 생각과 고정 관념을 바꾸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상당히 정성스럽게 그려진 삽화는 이들의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또한 자세히 보여주고 있어 우리들의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다.
사실 근, 현대 우리 역사만 살펴보더라도 주변에 작은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쓰여진 역사에 관한 내용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을 볼 때, 이렇게 시선을 바꾸어 좀 더 세밀하게 민중의 삶을 들여다 보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책을 통해서 아이들이 보다 폭넓은 시각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시켜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아이들의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효용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