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책 한 권 읽어내기가 벅차더라도 직장인인 내가 빠지지 않고 하는 일 중 하나가 매일 아침 글쓰기다. 쓸 시간이 없으면 단 몇 줄이라도 쓴다. 운동을 한 날과 안 한 날, 다른 몸을 느끼듯이 글을 쓰고 시작한 날은 분명 다른 색을 입는다. 다른 생각과 다른 태도, 다른 각오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하루를 여는 방법에 운동만 있는 게 아니다. 매일 아침 쓰는 글은 운동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 정신 건강에만 좋을 것 같지만 하다보면 몸이 영향을 받는다. 글을 써본 사람만이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깨달음이다. 그걸 알고 나면 글쓰기는 빼놓을 수 없는 하루 일과가 된다. 쓰고 또 쓰다보면 책도 쓰고 싶어진다. 작가가 꿈이 된다.
꾸준히 글을 쓰다 보니, 책을 쓸 기회가 있었고, 한 권 쓰고 나니, 다음 다음 다음 책도 연이어 쓸 수 있었다. 한참 책쓰기를 할 때는 내가 잘 쓰는 줄 착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필요가 나를 책쓰기로 이끌었고, 좋은 기회를 만나 출간까지 할 수 있었던 거다.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에 뭐든 해야 되겠다 싶어 책쓰기를 했고, 작가되길 꿈꾸었고, 잘만 쓰면 베스트셀러도 쓸 수 있을 거란 기대도 했다. 기대대로라면 매년 책을 이어서 썼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회사를 그만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내가 책을 쓰는 일이 반가운 일은 아니기에 눈치 보느라 일단 책쓰기를 쉬기로 했다.
그간 관심 가지고 본 책들 중에 글쓰기나 책쓰기에 대한 책이 제법 된다. 언제부턴가 비슷한 내용을 반복해 보는 것 같아 읽기를 그만두었고, 이제는 아예 주제부터 그거면 아예 쳐다도 안 본다. 책쓰기를 꾸준히 했더라면 달랐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됐다. 그런데 문득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아예 무명인 작가나 아예 유명 작가가 쓴 글쓰기 책은 잘 안 본다. 아는 이야기를 반복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냥 그런 책과는 다르게 보였다. 그런 책이 있다. 누군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책, 그걸 맛깔나게 쓴 이야기에는 저절로 호기심이 달려가 착 달라붙는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이 일을 하고 싶다. 앞으로 남은 길고 긴 세월을 '내가 아닌 나'로 살아갈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137쪽)
나는 내가 아닌 나로 사는 것도 괜찮아. 이 정도까지 와버렸는데, 이 작가는 다른 사람이다. 글쓰는 일로 '나로 살아야' 하고 생계도 유지해야 한다. 글쓰기로 생계유지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회사를 그만두고 책을 쓰며 살자고 한때 호기를 부렸던 나 같은 사람들이 이 책을 꼭 봐야 한다. 생계유지가 지상 최대 과제라면 베스트셀러를 써서 잘 돼보자고 작가의 길로 뛰어들어선 안 된다는 사실. 이 책은 작가의 길이 험난하며 혼자 잘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주아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 덕분에 책쓰기는 아마도 정년퇴직 후로 밀릴 것 같다. 대신 놓치지 않고 해야 할 일 한 가지. 매일 글쓰기. 글 쓰는 삶은 포기 못한다.
되도록 많은 사람이 돈을 지불하고서 이 책을 사 보았으면 좋겠다는 뜻이다.(166쪽)
주말을 맞기 전 날, 이 책을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보고, 그냥 넘어갈 뻔하다 미리보기를 읽어 버렸다. 프롤로그를 읽다가 '이 책을 살까 말까 망설이는 거기 당신, 이제 그만 저의 이무송이 되어주실래요?'란 마지막 문장에 흔들렸다. 이무송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이번 달 예산을 초과해 이미 책을 다 사버렸는데도 말이다. 프롤로그부터 작가의 솔직한 속내가 책 내용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다. 덕분에 나도 참 무신경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내 책 사달라고 책에도 쓰고, 블로그에도 시도때도 없이 썼어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솔직한 마음을 담은 책이 오히려 독자의 마음을 흔들지 않을까? 이미 나온 책이라도 홍보에 열을 올려야겠다.
읽다 보면 쓰고 싶고 쓰다 보면 책을 내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일까? 아님 그저 읽는 게 좋아서 읽었는데 쓸 기회가 생겼고 막상 써보니까 즐겁고 재밌어서 계속 썼고 몇 권의 책을 출판까지 했는데 유명해지긴 커녕 먹고 살기도 힘들다면? 글로 생계를 유지하고 계속 쓸 수 있는 건, 베스트셀러 즉 소위 잘 팔리는 작가들만이 가능한 걸까?
김애란, 임경선, 이슬아 등등 내노라하는 작가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솔직유쾌하다못해 호탕하기까지한 입담을 발휘하는 작가를 만났다! 제목부터 속마음을 훤히 드러내는 '한 달에 한 권씩 만나는 먼슬리에세이 시리즈'이자 두번째 주제인 '출세욕'을 담은 책이다.
"자학과 자뻑을 오가는 혼란한 작가 생활"
우리 이제 솔직히 털어놔봅시다
내 안의 욕망, 출세욕에 대해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저자는 몇 권의 책을 내었고 그림을 그렸고 한때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지만 다른 유명 작가들에 비하면 책도 잘 안 팔리고 어쩐지 자신을 잘 몰라주는 것 같다고 토로한다.
솔직한 저자에게 독자로써 솔직하게 대답하면 그렇긴 하다. 어떤 책이라도 접하게 되면 그 작가에 대해 알게 되고 자신과 잘 맞으면 애독자가 되어 꾸준히 그의 글을 만나고 책을 읽게 되지만 전혀 모르는 작가라면 이렇게 '도서관에서의 우연한 만남'이 아니고서는 알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더 솔직히 말해 이 분의 책, '제가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라는 책을 스치듯 잠깐 들여다본 적도 있었다. 헌데 내용은 재밌어 보이는데 글보단 그림이 엄청 강렬해서-개성이라 할 수 있겠지만-왠지 읽고 싶으면서도 쉬이 손이 가지 않았었다.
그치만 이 책은 보는 순간, 첫인상이 넘 좋았다. 작고 가벼운 데다 돋보이는 색감의 표지와 읽고 싶어지는 제목이라닛! 저자도 인정하는 바대로 역시 책은 제목과 디자인이 좋긴 좋아야 하나보다. 암튼 글을 쓰며 그동안 자신이 겪은 경험담과 느낀 생각들을 '거침없이 하이킥'이라는 드라마-그 드라마 보진 않았지만-를 연상시킬 만큼 적나라하게 늘어놓는데 보는 내내 깔깔거리며 터져나오는 웃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어쩌면 이렇게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재밌게 읽을 수 있지?'
거기다 저자가 무언가를 꾸준히 배우고자 노력하는 모습은 넘 멋있었고 본받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유쾌상쾌통쾌해서 가볍게 읽기에는 좋았으나 너무 지나친 솔직함은 오히려 해가 되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중간중간 뚝-뚝- 묻어나는 저자의 겸손함을 결코 몰라본 건 아니다. 다만, 잘 읽다가 나를 어라라하게 만든, 살짝 기분을 상하게 만든 문장을 소개하겠다.
긴 글을 읽고 싶어 하지 않는 독자가 긴 리뷰를 쓸 리 만무하다. 그건 분명,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은 서평단이 작성한 영혼 없는 리뷰일 것이다. p88~89
틀린 말은 아니다. 리뷰를 찾아 읽어보면 일부 그렇게 느껴지는 리뷰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오랜 시간동안 책을 읽고 서평단으로 진지하게 리뷰어 활동해온 사람에게 저 문장은 괜스레 마음을 상하게 만든다. 이왕이면 저 문장들 속에 '일부'라는 표현을 넣어줬더라면 어땠을까? 이 글을 쓰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정말 아쉬워서 그런다. 정말 술술 잘 읽히는, 잘 쓴 글인데 기억에 남을 만한, 강력한 한 줄의 문장이 거의 없다는 점도 그렇고.
분명 임경선도 이슬아도 충분히 될 수 있는-김애란은 모르겠다. 저자의 소설은 알지 못해서;-아니 그네들을 떠나서 '이주윤'이란 이름 석 자 세상에 당당히 알릴 만한 실력을 가졌기에 더 못내 아쉽다. 아쉬움에 글이 길어졌는데 암튼 쉽지 않은 주제를 넘 솔직하면서도 유쾌하게 다룬 재미난 이 책, 꼬옥 한번쯤 만나보면 좋겠다.
1.
180쪽 내외. 보통의 다이어리만 한 크기. 이런 책을 읽고 뭐 할 말이 많을까 싶기도 한데 의외로 할 말이 많아 무엇부터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알아주는 작가의 글 쓰기 담론이 아니다. 격식을 차리지 않은 '글쟁이 언니의 솔직 토크' 뭐 그런 느낌이다. 특이하게도 이건 기획물이다. 뭔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먼슬리 에세이'란 시리즈물의 2탄으로 나왔다. 그것도 앞으로 한 달에 한 권씩 펴낼 거란다. 와, 요즘 출판 기획과 작가의 활동이 여기까지 왔구나. 새삼 놀라기도 했다. 모르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문인 협회는 있어도 작가 협동조합 같은 건 공식적으론 없는 것 같던데 뜻 맞는 사람끼리 모여 책을 내고 원고료를 n분의 1로 나누고, 서로 으샤 으샤 하는 뭐 그런 활동이 좀 많아졌으면 좋겠다. 하긴 그 코 묻은 원고료를 n분의 1로 나눠봤자 얼마나 돌아가겠냐만. 어쨌든 말이 되거나 말거나 작가들의 활동은 진화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먼슬리가 됐건 뭔 소리가 됐건 작가는 자꾸 떠들고 판을 깔아줘야 한다.
책에서 이슬아 작가에 대해서 말해서 말인데, 알다시피 이슬아는 구독 작가로 유명하다. 저자는 자신은 필력이 없어 그런 활동은 못한다고 손사래를 치는데 이건 누구든 일단 마음만 있다면 한 번 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오죽하면 나 같은 사람도 해 봤으려고. 누구에 비한다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이슬아도 처음부터 구독자가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저자가 구사하는 문장은 젊은 독자들이 좋아할 만 문장이다. 그들 가운덴 구독을 좋아하기도 하던데 먹힐만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싫으면 말고.
지금 생각해도 내가 대담하긴 했지. 작년에 이슬아 삘 받고 나도 어설프게 구독 활동을 했으니. 처음 시작을 했을 땐 과연 구독하겠다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결론은 많지 않아서 그렇지 아주 없지는 않았다. 또 그런 흔치 않은 독자가 있다는 걸 생각할 때 독자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고, 내 글을 구독해 준 독자들에겐 지금도 고마운 마음이다. 대신 난 그때부터 이슬아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는 후유증이 생겼다. 그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래도 이슬아는 글 잘 쓰는 작가라는 건 인정!
2.
독자란 말이 나와서 말인데, 아무리 기고 뛰고 나는 작가가 글을 써도 꼭 글 못 쓴다고 구박하는 독자는 있게 마련이다. 나도 언젠가 책을 내고 모 사이트에서 이것도 글이냐고 구박하는 독자의 리뷰를 보고 기분 상한 적이 있다. 성격상 또 그런 건 못 참는 성격이라 뭐라고 반박하려다 결국 말아버렸다. 이제 난 독자가 아니라 작가다. 체신을 지켜야 한다. 그런 것에 일일이 대응하면 글은 언제 쓰고 이미지에 스크래치만 간다.
생각해 보면 독자는 그럴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저자가 애정 하는 작가 중 한 명이 김애란인가 본데 어떻게 김애란을...?! 할지 모르겠지만, 몇 년 전 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모 소설을 내 특유의 필봉으로 가차 없이 사시미를 떴다. 그러자 어느 댓글러는 속이 후련하다고 했고, 좋아요도 그때 기준으로 최고점을 찍고, 심지어는 그달의 리뷰에 선정돼 적립금까지 받았다. 그래. 사시미를 뜨려면 이 정돈해 줘야지. 나름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독자는 딱 거기까지다. 그 이전도 그랬지만 그 이후에도 올라오는 리뷰도 칭찬일색이었다. 뻘쭘했다. 잘 썼다는데 내가 더 이상 뭐라고 말하리. 거기까지가 독자의 일인 것이다. 거기에 저자는 악플에 대처하는 작가의 자세에 대해 아주 합리적인 대처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냥 반사라고 하란다. 그 이유는 책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읽으면 되고, 과연 그러면 되겠다 싶다.
3.
저자는 참 열심히 사는 사람 같다. 계속 쓰는 작가가 되려면 둘 중 하나다. 저자처럼 치열하게 쓰던가 아니면 낮엔 일하고 밤에 쓰거나. 모르는 소리 한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저자는 첫 책을 내고 계속 출판사 사장과 편집자와 케미가 좋아 일을 계속해 오고 있는가 본데 그러기가 쉬운가 싶기도 하다. 내가 알고 있기는 개점휴업이라고 첫 책 내면 각자도생의 길을 가지 않을까. 물론 뜻이 맞아 연이어 낼 수도 있겠지만 그러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첫 책 내고 출판사 사장한테 엄청 깨졌다고도 했는데 과연 그게 작가의 문제인가 싶기도 하다. 난 워낙에 첫 책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서 그런지 오히려 출판사 쪽에서 책 내자고 했을 때 2년이나 튕기다 지난 2016년에야 겨우 냈다. 어느 출판 사건 자기네 출판사에서 책을 내주면 서로 고마운 거지 깨고 깨지고 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냥 재밌으라고 하는 소리 같기도 하다.
출판사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초보 작가일수록 조금이라도 좋은 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싶다는 욕심이 없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어느 출판사에서 책을 낼 것이냐에 대한 저자의 견해에 기본적으로 동의는 하지만, 그래서 내 책이 유명 출판사에선 그냥 하나의 배경 정도밖에 안 되는 취급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것도 스펙이라면 스펙 아닐까. 자신의 책을 소개할 때 "거 유명 작가 000가 낸 출판사에서 냈어. 그러니까 끕이 같다고." 구라 치고 싶지 않을까. 이러고저러고 지간에 어느 출판 사건 내 책을 귀하게 여겨 줄 출판사가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원고료 따박따박 주고.
작가치고 원고료 날려 보지 않은 작가가 있을까. 알아봤더니 우리가 알만한 유명 작가도 무명 때 한 번씩은 다 원고료를 떼인 경험이 있더라. 그 말을 듣는데 어찌나 속이 쓰렸던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그런다. (물론 나 같은 경우는 출판사는 아니다. 어느 단체다.) 작년 말에, 내 책을 내 준 출판사 사람들이랑 오랜만에 만나 게거품 물고 원고료 떼었다고 성토하니까 사장이 듣더니 딱 한 마디 하는데 속이 좀 뚫리는 것 같았다. 양아치라고. 그러자 난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어졌다. 그 말 한마디를 못해 그렇게 게거품을 물었던가 싶었던 것이다. 혹 시내 글을 읽는 독자 중에 원고료 준다고 해 놓고 안 준 의뢰인 있거든 지금이라도 더 이상 양아치 되지 말고 반드시 지급해 줬으면 한다. 그거 안 준다고 부자로 잘 살 것도 아니지 않은가. 최소한 양심은 지키고 살아야지.
4.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그 많은 글쓰기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이란 쳅터였다. 나는 저자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가급적 접속사 쓰지 말이라. 부사 쓰지 말아라. 단문으로 써야. 기타 등등의 잔소리 솔직히 좀 지긋지긋했다. 중요한 건 문장의 자연스러움과 아름다움이다. 물론 가급적 그런 걸 쓰지 않음으로 해서 자연스럽고, 아름답다면 당연 그래야겠지. 하지만 지나치게 의식해서 꼭 그래야만 하는 줄 알고 강박적이 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신 저자는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를 들어 글이라 생각하지 않고 노래 부르듯 글을 불러 본다고 했는데 그건 정말 참고할만하다. 중요한 건 글의 리듬이라고. 나도 영화 <변산>을 보면서 힙합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말인데 노래도 아닌 것이 리듬은 있다. 우리의 글 쓰기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뮤지컬도 그렇지 않은가.
5.
이러니 저러니 해도 '계속 쓰는 삶을 위해 팔리는 작가가 되고자 한다면' 글은 무조건 써야 한다. 나도 한때는 블로그에 낙서 반, 일기 반 한 글만 쓰는데 무슨 책을 낼까 싶었는지만 결국 책을 냈다. 물론 그것으로 책을 내지는 않았다. 내가 쓴 책은 독서 에세이였다. 문제는 그 이후다. 물론 그 이후에도 난 뭔가를 끄적이긴 했지만 블로그질을 예전만큼 안 하게 되었다. 요는 누가 봐도 되는 글, 누구 보라고 하는 글을 확 줄였다는 것이다. 그러다 '나는 어쩌다 신문 연재 기회를 얻게 되었나'를 읽다 정말 찔렸다. 그 알량한 책을 내니 글 쓰기가 더 불편해졌다. 누가 이런 후진 글만 쓰면서 어떻게 책을 냈지? 흉보는 것 같아 스스로 위축되기도 했다. 사실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 말이다.
그것을 깨닫고 좋다. 그럼 오늘부터 다시 1일이다. 했다. 예전에 난 블로그에 100일 동안 뭐라도 쓴다고 하고 그걸 실천한 적이 있다. 물론 그게 또 책을 내게 된 동기는 아니지만 분명한 건 그런 내공이 모여 책을 내게 된 건 아닐까 한다. 그러므로 저자 말마따나 무조건 써야 한다. 어설픈 글로 투고할 생각하지 말고 남이 볼 수 있는 공간에 꾸준히 글을 써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그 1일을 아직도 시작도 못하고 난 이렇게 리뷰만 쓰고 있다.ㅠ
6.
이 책은 정말 웃기고, 재밌고, 용기를 주는 책이다. 누구든 읽어보길 바란다.
드렁큰에디터에서 출간한 먼슬리에세이 시리즈 중 두 번째인 이주윤 작가님의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리뷰입니다.
첫 번째 물욕 편에 짤막하게 나온 프리뷰를 보고 구매하게 되었는데요.
생각보다 내용이 실속이 없고 그냥 하하호호 1인 만담하는 책 느낌이었어요. 요즘은 이런 가벼운 에세이가 많이 나와서 그런가 솔직히 그게 다 그거인 것 같아요..
그래도 첫 번째 시리즈였던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보다는 열 배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