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고의 어린이책 상을 휩쓸었다는 '코딱지 대장 버티'를 서평이벤트에 응모하여 읽어보았다.
7살인 조카가 워낙 책 읽기 대신 Yutube 보고 핸드폰 게임하는 것을 좋아해서 재미난 동화를 읽어주면 책에 관심을 가질까 싶어서 신청했다. 그래서 3편인 '트림' 편과 4편 '팬티'편 중에서 조카가 더 좋아할법한 4편을 선택했다.
언제나 콧구멍을 후비는 버티는 난감한 상황들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헤쳐나간다.
'팬티'편에서는 버티가 원수인 닉과 내기를 했다가 져서 다음날 팬티를 입고 학교에 가게 되는 상황이 나온다.
버티가 맨몸에 팬티를 입고 가야한다는 생각에 두려워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버티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그러게,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지?' 라고 생각이 들었다. 버티는 이런 저런 꾀를 생각하다가 도리어 닉을 골려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는데.. 보면서 나도 '아, 이러면 되는데 왜 생각을 못했지?' 싶었다.
'스타!'편에서는 오디션을 보러간 버티가 결국 극 중의 개 역할을 맡게 되는 이야기이다. 버티는 개 역할을 멋지게 표현하기 위해 이런 저런 방법으로 연습도 열심히 하지만, 결국 맞지 않은 개 의상으로 (결국 닉에 의해 머리 탈이 뒤집어져 앞을 보지 못해서) 무대를 망쳐버린다. 하지만 유쾌한 뒷 이야기로, 사고뭉치이지만 귀여운 버티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마지막 응가! 편은 으리으리한 집에 사는 친구의 파티때문에 정작 자기 생일에 친구들을 초대하지 못한 버티가 직접 그 파티에 자신의 강아지인 위퍼를 데리고 참석한 이야기이다. 위퍼의 응가를 봉지에 담아 쓰레기통에 버리러 가던 버티는 젤리에 미끄러진다. 응가가 담긴 봉지는 그로 인해 날아가 수영장에 떨어지고 마는데.. 이 일로 인해 버티는 친구들을 자신의 생일파티로 데려와 같이 해적놀이를 하게 된다.
말썽꾸러기이지만 유쾌한 아이인 버티는 이야기를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이끌어간다. 유치하지도 않고 비현실적이지도 않아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어린이 책은 유치해' 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던 나 뿐만 아니라 조카와 다른 가족들까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집에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가 있다면 아마 말 그대로 배꼽 잡고 웃으며 책을 읽게 될 것이다.
그림 동화책에서 글씨가 많은 책으로 옮겨가는 아이들을 위한 책을 고르기 위해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만화위주의 책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해치는 문제, 유행어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책들은 언어적인 문제 등 좋은 책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항상 다소 따분한 책들만 읽다보면 아이들은 분명 독서의 흥미를 잃게 될 것이다.
그럴때 코딱지 대장 버티와 같은 책이 좋은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 가끔 등장하는 그림, 절제된 단어 사용, 흥미진진하면서도 일상생활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는 책. 어른인 내가 읽기에도 흥미로운 소재들로 이루어진 책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은 이 책의 시리즈 중에서도 팬티 라는 소주제를 담고 있다. 이 한 권의 책에는 3가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중 첫번째 이야기만 팬티에 관한 것이고, 나머지는 연극과 파티에 대한 내용이다.
사실 이 책이 우리나라 책이 아니라 번역서이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 않을까, 또는 번역이 이상해서 와닿지 않는 부분이 없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지만, 읽다보면 전혀 그러한 면은 느껴지지 않는다. 충분히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아이들 끼리 벌어 질 수 있는 친구들끼리의 내기, 연극에서 역할 정하기, 친구들을 파티에 초대하기 등과 같은 이야기 들로 이루어져 있다.
잔잔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이 책을 읽으며 아이는 분명 독서의 재미에 빠지게 되리라 생각된다.
Dirty Bertie라는 이름의 EQ의 천재들에서 만났던 버티, 그리고 챕터북으로 영어원서 교재로 만났던 버티가 한글판으로 이렇게 재미있는 구성으로 나온지 몰랐어요. 아이들은 아직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번에 이 책과의 만남은 왠지 기발하기도 하고 우스운지 아이들이 쉽게 손대지는 않았답니다. 일단 영어 제목에서 오히려 흥미를 가졌는데 더워지기도 하는 요즘 날씨에 더러운 버티라니 씻기 싫어하는 아이에겐 기발한 뺀질기법을 보여줄 것 같다고 예상했지만 코딱지만 파는 버티를 만나 조금은 실망했지요. ㅎㅎ
그래도 표지에서 만난 버티는 꽤나 꼬질꼬질 한데다가 팬티까지 뒤집어 쓰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냈답니다.
책 속에 들어가보니 총 세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바로 첫번째 이야기가 팬티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항상 버티를 비웃거나 놀려대는 닉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버티에게 꽤를 부리려합니다. 수영 교습이 끝난 뒤 옷을 갈아입으려 하는 버티의 탈의실 위로 빼꼼히 머리를 내민 닉은 버티에게 내기를 제안합니다. 빨리 옷을 갈아입고 버스에 먼저 탄 사람이 승자이며 패자는 다음날 팬티를 입고 학교에 등교하는 것이지요. 행동이 굼뜬 버티지만 이번만큼은 질수가 없어 아주 빠른 움직임으로 옷을 입고 버스에 탓지만 닉이 먼저 앉아있지 뭐예요? 내기에 패한 버티는 팬티를 입고 학교에 등교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하루종일 아무일도 할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굉장한 반전이 있어요!! 궁금하면 이 책을 만나면 좋겠지요?
정말 장난꾸러기 아이와 좌충우돌 이야기는 무척 행복한 일이지요. 엄마를 들었다놨다 하는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과 엉뚱 발랄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선물이기도 한 이 이야기는 미소가득 머금고 어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였답니다.
나와 코드가 너무나 잘 맞는 그 이름 버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