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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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상)

리뷰 총점 10.0 (1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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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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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하)
니노미야 아츠토 저/이희정 역
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하)
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상)
니노미야 아츠토 저/이희정 역
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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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a | 2019.04.26 리뷰제목
전작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 에 쏟아진 찬사에 궁금했던 메디컬 소설이 다음 이야기로 나왔다. 제목에 있는 '비' 가 내리는 상 권의 표지와 '비'가 개인 하 권의 표지가 눈에 띈다. 『마지막 의사는..』 시리즈에는 최선을 다해 병을 치료하는 의사 후쿠하라 마사카즈와 죽음을 권유하는 의사 키리코 슈지. 그리고 그들의 환자들의 이야기가 함께 이어지
리뷰제목

전작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 에 쏟아진 찬사에 궁금했던 메디컬 소설이 다음 이야기로 나왔다. 제목에 있는 '비' 가 내리는 상 권의 표지와 '비'가 개인 하 권의 표지가 눈에 띈다. 『마지막 의사는..』 시리즈에는 최선을 다해 병을 치료하는 의사 후쿠하라 마사카즈와 죽음을 권유하는 의사 키리코 슈지. 그리고 그들의 환자들의 이야기가 함께 이어지는데, 이번에는 어떤 양아치, 어떤 어머니 그리고 어떤 의사의 죽음이라는 세가지 에피소드가 전개되며 두 의사의 과거도 함께 베일을 벗는다.  




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The Last Doctors Wish You Happiness Upon the Sky After the Rain

니노미야 아츠토 지음

소미미디어



첫 에피소드에서는 HIV 즉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 두 명이 등장한다. 그들은 연인이었는데 여성은 의사 후쿠하라 마사카즈를 찾아 삶의 의지를 불태운 반면, 남성은 의사 키리코 슈지를 먼저 만난 후에 의사를 찾지 않고 절망에 빠져 홀로 병을 키우다 응급실에서 사망한다. HIV 는 관리가 가능했지만, 바이러스가 증식한 결과, 에이즈 지표 질환인 스물세 종류의 질병에 걸릴 만큼 몸이 약해지면 그때 에이즈(AIDS) 즉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환자가 되면서 급격히 상태가 나빠지는 것이었으므로. 


후쿠하라는 키리코에게 그 환자를 억지로라도 큰 병원에 가게 했더라면, 처방을 준수하게 했더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며 화를 내지만, 키리코는 환자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었다고 반박한다. 환자에게 좋은 방향이 무엇인지는 타인인 내가 판단할 수 없다고 하면서. 그리고 "희망은 어딘가에 있었을 거야. 발견했을지 어떨지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이라고 중얼거린다. 처음에는 이 문장이 키리코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다음 이야기를 읽다가 아. 그래서! 라고 무릎을 쳤다. 


환자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신념을 가진 의사 키리코 슈지는 '사신'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는 어릴 적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알레르기 환자였다. 삶에 대한 별다른 기대가 없던 그는 병실에서 말기 암 환자를 만나며 바뀌었던 것이었다. 


자신의 마음속을 샅샅이 찾아도 절망밖에 보이지 않아서 포기하는 것 말고는 출구가 없을 때도 있어. 괜찮아. 포기해도 돼. 포기할 정도로 너는 싸웠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필요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빨라. 키리코. 주변으로 눈을 돌려 봐. 다른 누군가의 논리를 찾아 봐 무심한 듯, 딱히 어려워하지도 않으면서 어째서인지 엄처나게 강한 게 옆에 있기도 하거든. <중략>


네가 아무리 텅 비어 있어도 그 누군가가 널 채워 줄 거야. 

그러니까 키리코, 너만의 논리로 태어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고 말하지마.

네 안에 희망이 없으면 옆에 있는 누군가의 안에 희망이 몰래 숨어 있을 거야.


하권, 제 2장 어떤 어머니의 죽음, p37



두 의사의 반목은 전작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에서 이어져 온 것이라 이번 책을 먼저 읽으면 초반에는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세 명의 환자 이야기를 중심으로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후반부에서는 자연스럽게 두 의사의 관계와 성격을 짐작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일에만 몰두하던 아버지를 증오하는 후쿠하라. 그런데 그 아버지가 치매에 걸리자 키리코에게 주치의가 되어 주기를 부탁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알게 되는 아버지의 또 다른 면. 후쿠하라는 "더 이상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아버지에 대해 더 듣고 싶은 마음이 서로를 두려워하고 견제하면서 맞부딪쳤다.(p162)" 라고 표현했다.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존중하는 의사인 키리코는 이번에는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본다. 그것을 비꼬는 후쿠하라에게 "구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최선을 다할거야." 라고 말한다. 그리고 키리코가 그 '구할 수 있는 사람' 은 후쿠하라 였다 라고 말하는 순간 감동으로 온 몸에 전율이 흘렀다. 


모든 사람은 구원 받기 위해 태어나. 그리고 모든 사람은 누군가를 구원하기 위해 태어나. <중략>


너도, 킨이치로 씨도, 나도,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거기에 의사와 환자의 구분은 없어. 단지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안에 숨어 있는 희망이 있을 뿐이야.


하권, 제 3장 어떤 의사의 죽음, p194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주인공 두 의사가 만나는 환자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여러 모습들, 그리고 병원 현장에서의 생생한 모습들이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일본 소설 속의 의사. 하면 오쿠다 히데오의 '닥터 이라부' 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그 황당하고 기묘한 치료법과 사차원적인 성격. 그런데 이제는 니노미야 아츠토의 '닥터 키리코' 도 함께 떠올리게 될 것 같다. 묘하게 관조적이면서도, 묘하게 열정적인 모습. 그 간극에서 오는 오묘한 매력이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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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상)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f*******a | 2019.05.27 리뷰제목
니노미야 아츠토 작가의 다른 작품인 [우편배달부 하나키 토우코 시리즈(4권 완결)]를 재미있게 봤기에 이번 책이 나오자마자 장바구니에 넣었고 더불어 이 작품을 통해 이번 작품의 전작인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함께 구매를 하게 되었다.여하튼 이번 이야기는 상하권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이왕 구매를 할 것이라면 한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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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노미야 아츠토 작가의 다른 작품인 [우편배달부 하나키 토우코 시리즈(4권 완결)]를 재미있게 봤기에 이번 책이 나오자마자 장바구니에 넣었고 더불어 이 작품을 통해 이번 작품의 전작인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함께 구매를 하게 되었다.

여하튼 이번 이야기는 상하권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이왕 구매를 할 것이라면 한번에 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었고, 작중 상황과 표지 일러스트가 묘하게 매칭이 되는 것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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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전2권) / 니노미야 아츠토 / 소미미디어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p********g | 2019.05.17 리뷰제목
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전2권) / 니노미야 아츠토 / 소미미디어      죽음을 받아들이는 의사와 삶을 놓지 않는 의사에 대한 휴먼 메디컬 드라마!환자들에게 죽음을 종용하는 의사, 키리코.꺾이지 않는 열정과 의지로 병과 싸우는 의사, 후쿠하라.두 사람에게 에이즈에 걸린 한 연인이 찾아온다.여자는 후쿠하라에게, 남자는 키리코에게.불치병이라는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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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전2권) / 니노미야 아츠토 / 소미미디어

 

 

 

 

 

죽음을 받아들이는 의사와 삶을 놓지 않는 의사에 대한 휴먼 메디컬 드라마!
환자들에게 죽음을 종용하는 의사, 키리코.
꺾이지 않는 열정과 의지로 병과 싸우는 의사, 후쿠하라.
두 사람에게 에이즈에 걸린 한 연인이 찾아온다.
여자는 후쿠하라에게, 남자는 키리코에게.
불치병이라는 절망 앞에서 누군가는 포기하고 모두 놓아 버리는 반면,
누군가는 도리어 살아갈 의지를 다시금 다지는데...

 

 

 

 

 

 

 

 

 

나노미야 아츠토
1985년 도쿄 출생.
히토츠바시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한 신세대 작가.
작품 중 ≪!(느낌표)≫는 누계 20만 부를 돌파했다.
≪18금 일기≫, ≪우편배달원 시리즈≫, ≪유실물을 찾으시는 분은 3번 선으로≫,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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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상)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e*******e | 2019.05.01 리뷰제목
전작을 읽고내심 계속 기다렸어요.일본에서 후속작이 나온걸 봤기때문에언제쯤 나올까 기다리고 문의해볼까 했는데이렇게 딱 좋은 타이밍에 후속작이 정발되었습니다.환자들에게 죽음을 종용하는 의사, 키리코 슈지. 꺾이지 않는 열정과 의지로 병과 싸우는 의사, 후쿠하라 마사카즈. 상반된 두 사람을 이어주던 유일한 친구 오토야마가 후두암으로 죽은 이후, 키리코는 대형 병원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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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을 읽고
내심 계속 기다렸어요.

일본에서 후속작이 나온걸 봤기때문에
언제쯤 나올까 기다리고 문의해볼까 했는데

이렇게 딱 좋은 타이밍에 후속작이 정발되었습니다.


환자들에게 죽음을 종용하는 의사, 키리코 슈지. 꺾이지 않는 열정과 의지로 병과 싸우는 의사, 후쿠하라 마사카즈. 상반된 두 사람을 이어주던 유일한 친구 오토야마가 후두암으로 죽은 이후, 키리코는 대형 병원을 나와 자신만의 진료소를 차린다. 한편 후쿠하라는 여전히 병원의 부원장 자리는 유지하고 있으나 원장인 아버지에게 미운털이 박혀 업무에서 밀려난다. 그런 그들에게 알 수 없는 인연을 따라 에이즈에 걸린 한 연인이 찾아온다. 여자는 후쿠하라에게, 남자는 키리코에게. 불치병이라는 절망 앞에서 누군가는 포기하고 모두 놓아 버리는 반면, 누군가는 도리어 살아갈 의지를 다시금 다지기도 한다.

상권에는
두 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첫 에피소드는 어느 양아치 환자의 이야기
두번째 에피소드는 키리코 본인의 이야기

처음 에피소드를 통해
키리코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는것도 죽는것도 결국은 환자의 선택
환자의 희망을 따르는것일뿐...

여전히 대립구도의 키리코와 후쿠하라의 모습이
잘 보였던 에피소드 어떤 양아치의 죽음

두번째 에피소드는 하권과 이어지기에
아직은 결론 내릴수없지만

완결편인 하권을 궁금하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키리코의 어린 시절이 그려졌어요.
키리코가 이런 마인드를 가지게 된 것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시리즈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과 함께

역시 뒷권부터 빨리 읽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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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190426 니노미야 아츠토 作, 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상, 하 평점10점 | a**********3 | 2019.04.26 리뷰제목
*소미미디어에서 도서 지원 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주관적이고 솔직한 생각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희망은 생명이라는 씨앗을, 절망은 죽음이라는 열매를, 증오는 연민으로   작년 봄, 벚꽃 하면 생각나는 작품 중 단연 첫 번째로 떠올랐던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후속 작품이 올 봄 출간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설레고 반갑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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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미디어에서 도서 지원 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주관적이고 솔직한 생각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희망은 생명이라는 씨앗을, 절망은 죽음이라는 열매를, 증오는 연민으로

 

작년 봄, 벚꽃 하면 생각나는 작품 중 단연 첫 번째로 떠올랐던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후속 작품이 올 봄 출간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설레고 반갑고 감사했다.

 

환자를 대하는 방식에 있어 상반된 신념을 가진 두 의사가 있다. 환자에게 무조건 치료를 권하기보다 환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키리코 슈지. ‘사신’으로 불리기도 한다. 어떻게 해서든 최선을 다해 병을 치료하려는 열정 넘치는 후쿠하라 마사카즈. 무사시노 시치주지 병원 부원장을 맡고 있다.

 

 

서로 닿을 수 없는 수평선상에 있는 두 사람을 이어 주던 유일한 친구 오토야마가 떠난 뒤, 무사시노 시치주지 병원을 나와 작은 의원을 꾸리는 키리코. 부원장이지만 병원장 눈 밖에 나 잡일 정도만 맡고 있는 후쿠하라. 이 두 의사에게 한 연인이 찾아온다. HIV에 감염된 연인 말이다. 여자 하라 미호는 후쿠하라에게, 남자 미조구치 슌타는 키리코에게.

 

하나의 연인이었던 두 사람은 삶을 대하는 자세부터 다르다. 한쪽은 희망을 갖고 살고자하고, 한쪽은 완전히 절망에 빠져 모든 걸 포기하고 억울한 마음에 위험한 일까지 벌이려 한다. 한쪽은 생명, 한쪽은 죽음. 생과 사가 명확하게 대비되고 있다.

 

“선생님, 들어주세요. 전 꿈이 있어요.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지만 꿈이 있어요.”

“꿈이오?”

“엄마가 되고 싶어요.”

-39쪽

 

후쿠하라는 미호에게 HIV에 걸렸어도 보통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함께 잘해나가자고, 병을 이겨내자고.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마냥 무섭고 엄청나게 큰 병인 줄 알았는데 본인 의지만 있다면, 의사의 올바른 판단과 의학의 힘을 빌리면 충분히 건강하게 누리고 싶은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는 걸 미호를 통해 배웠다. 여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병을 얻었지만 절망에서 금세 벗어나 살고자 했다. 희망은 또 다른 의지를 낳고 반짝거리는 생명을 잉태한다.

 

“의사 선생, 당신이 그랬지? 개인의 취향을 존중한다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든 자유라고. 안 그래? 분명히 말했잖아? 이제 와서 내 행동을 부정하진 않겠지?”

“네.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죽기 전에 남김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 권리예요.”

-139쪽

 

키리코는 슌타에게 지극히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말한다. 죽음을 앞에 두고도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 없던 거라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온 것이라고. 병에 걸려 병원에 가지 않는 것도, 치료를 받지 않는 것도 바라는 게 그런 거라면 그래도 좋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매정하다 느낄지 모르겠다. 의사로서 소명 의식이 부족한 게 아니냐고도 할지 모르겠다.

 

선택은 환자가 할 수 있다. 그래야만 한다. 병을 이겨낼지 병에 먹힐지는 환자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다. 키리코는 줄곧 그런 마음으로 환자를 대했을까. 그 마음에 한 점 의심도 후회도 없는 걸까.

 

두 의사 중에 누가 더 훌륭하고 누가 더 옳은지는 모르겠다. 의사는 환자가 아프다 찾아오면 치료해 주는 사람이다. 키리코도 후쿠하라도 본인이 옳다 생각하는 방식으로 처방을 내렸을 뿐이다. 누군가는 살고 누군가는 죽는다. 그 결과에 대한 무게는 오로지 자신의 몫인 것이다.

 

 

비가 갠 하늘을 함께 올려다보며 각자 다른 생각을 하는 두 사람. 그만큼 외모도 다른 두 사람. 어떤 때는 앙숙 같아 보이고 어떤 때는 절친한 친구처럼 보인다. 그런 두 사람에게 숨겨진 과거가 드러난다. 깊은 인연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 사람과 사람으로 연결되는 사연에 가끔은 눈시울이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아- 소리를 내고야 말았다. 놀랍고 서글픈 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키리코는 어릴 때부터 병원과 친했다. 퇴원하면 곧 입원하고 곧 퇴원하면 다시 입원. 지겹도록 이어지는 현실에 아이임에도 키리코는 아이 같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키리코 앞에 한 여인이 나타난다. 절대 꺼지지 않을 불꽃을 품은 여인.

 

“나랑 너 중에 누가 더 먼저 낫는지 대결하자. 하긴, 넌 이미 완전히 포기한 것 같으니까 사실상 내가 나은 시점에서 내가 이기게 되지만. 키리코의 말이 맞다면 난 언젠가 포기하게 되잖아? 내가 포기하면 질 걸로 해도 돼.”

“왜 포기하지 않아요?”

“나을 거라고 믿으니까.”

-220~221쪽

 

간절하게 바라는 삶도 언젠가는 끝나게 되어 있다. 사람은 하나의 생명이 꺼질 때까지 살 수 있다. 그 생명이 꺼지기 전에 소중한 걸 지키고 싶어 한다. 눈앞에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에리. 세 남자의 기억 속에서 절대 잊히지 않을 존재. 나 또한 절대 잊지 못할 사람. 그녀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배운 것 같다.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키고 싶은 사랑. 사람의 인연이 교차되고 과거와 현재가 이어진다. 사람은 결국 사람으로 인해 살아가게 된다.

 

 

곁에 있는 사람의 생명과 삶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것인지 새삼 일깨워 준다. 마음이 동하고 그리움이 인다. 지금은 곁에 없는 이들에 대한 기억이 사무쳐 힘들기도 했다. 이 따스한 봄날, 너무도 사랑했던 사람이 무척이나 보고 싶다. 두 권을 다 읽고 나니 그리움은 더욱 짙어졌다.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또 한 번 떠올리고 생각할 수 있게 해 줬으니. 사람으로 태어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살아야 하는지 알려 준 고마운 작품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할까. 그래도 사실이 그렇다. 한 사람의 생명이 끝나도 그 생명이 남긴 소중한 생명은 또 다른 희망을 가진 채 살아간다. 그렇게 나도 살아가고 있다.

 

마지막 의사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을 바라고 있다면 욕심인 걸까. 이대로 두 의사를 보내고 싶지 않은데. 부디 내년 봄, 벚꽃 흩날리고 촉촉한 봄비 내릴 적에 다시 설렐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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