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동화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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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동화

리뷰 총점 9.7 (9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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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고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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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한스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인어공주」 평점10점 | o*****s | 2018.10.08 리뷰제목
인어공주는 어떻게 ‘사랑’을 이루었을까 - 한스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인어공주」       안에 있으면 안이 잘 안 보이는 법입니다. 안에 있는 사람은 안을 잘 안다고 생각하죠. 날마다 보는 곳이니까요. 안에 있는 사람은 그래서 항상 바깥을 갈망합니다. 바깥으로 나가면 안에서는 이룰 수 없는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닙니다. 바
리뷰제목

인어공주는 어떻게 사랑을 이루었을까 

- 한스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인어공주

 

 

 

안에 있으면 안이 잘 안 보이는 법입니다. 안에 있는 사람은 안을 잘 안다고 생각하죠. 날마다 보는 곳이니까요. 안에 있는 사람은 그래서 항상 바깥을 갈망합니다. 바깥으로 나가면 안에서는 이룰 수 없는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닙니다. 바깥을 향한 갈망이 큰 존재일수록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인어공주에서 나오는 막내 공주가 그렇습니다. 막내 공주는 엄마가 없습니다. 아버지 용왕과 할머니, 그리고 다섯 언니와 더불어 화려한 용궁에서 살고 있습니다. 인어공주가 사는 용궁은 바깥 세계보다 화려합니다. 그런데도 인어공주는 바깥세상을 그리워합니다. 안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죠. 인어공주는 난파된 배에서 떨어져 나온 진기한 물건을 보며 바깥세상을 상상합니다. 그녀는 눈처럼 흰 돌로 조각된 아름다운 소년 상(78)을 보며 사랑을 꿈꾸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인어공주는 안에서는 이루기 힘든 상상을 바깥으로 나가 이루려고 합니다. 갈망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할머니는 여섯 손녀딸들에게 열다섯 살이 되면 바다 위로 나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막내 공주는 당장 바다 밖으로 나가고 싶지만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열다섯 살이 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제일 큰 공주가 열다섯 살이 되어 바다 위로 올라갔다고 돌아옵니다. 그녀는 달빛을 받으며 고요한 바닷가 모래 언덕에 앉아 있는 게 제일 황홀했다고 말합니다. 휘황찬란한 큰 도시와, 교회 종탑에서 울리는 경쾌한 음악 소리는 멀리서만 보고 온 모양입니다. 다음 해에 둘째 공주가 바닷가 밖으로 나갑니다. 황금빛으로 물든 하늘이 참 환상적이었다고 고백합니다. 공주들 중에서 제일 용감한 셋째 공주는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며 노는 곳까지 갔지만 그만 개에게 쫓겨 용궁으로 돌아옵니다. 겁이 많은 넷째 공주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돌고래들과 어울리다 왔고, 겨울에 바다 밖으로 나간 다섯째 공주는 떠다니는 빙산에 앉아 푸른 번갯불이 바다에 쏟아지는 걸 구경하고 왔습니다.

 

다섯 언니들은 바다 밖이 신기하긴 했지만 용궁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바깥을 향한 열망이 약했던 거죠. 막내 인어공주는 달랐습니다. 그녀는 막 해가 지는 시간에 물 위로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바다에는 큰 배가 떠 있었습니다. 인어공주는 선실 창문으로 헤엄쳐 갔습니다. 유리창 안으로 크고 검은 눈을 한 젊은 왕자가 보였습니다. 인어공주는 왕자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첫눈에 왕자에게 반한 인어공주는 파티가 끝났는데도 선실 창문 곁을 떠나지 않고 그저 배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갑자기 파도가 높아지더니 왕자가 탄 배를 덮쳤습니다. 선원들이 배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배가 침몰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인어공주는 왕자를 찾기 위해 바다 속 깊숙이 들어갔습니다. 기진맥진한 왕자를 구한 인어공주는 희고 고운 모래밭이 펼쳐진 해변에 왕자를 눕혔습니다. 하얀 건물에서 종소리가 울리더니 처녀들이 모래밭으로 뛰어나왔습니다. 잠시 후 처녀들이 왕자를 발견했습니다. 정신을 차린 왕자가 사람들에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바위 뒤에 숨어 이 광경을 보던 인어공주는 슬픔에 잠겨 힘없이 용궁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이제 인어공주는 용궁에 살 수 없습니다. 왕자를 마음에 담았기 때문입니다. 인어공주와 왕자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왕자는 사람이고 인어공주는 물고기입니다. 사람과 물고기가 어떻게 사랑을 할까요? 이 상황을 알고 인어공주는 왕자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 좋은데, 그녀는 결코 이 사랑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왕자를 좋아하니 사람들도 점점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맺어질 수 없는 인연입니다. 할머니는 인간에게는 영혼이 있지만, 인어에게는 영혼이 없다고 말합니다. 인간과 인어는 애초부터 인연이 안 된다는 걸 돌려서 이야기한 거죠. 사랑에 빠진 인어공주가 할머니 말을 곧이들을 리 없습니다. 언제나 사건은 지극한 욕망 때문에 일어나는 법이죠. 인어공주는 마녀를 찾아갑니다. 마녀는 물거품이 이는 물레바퀴처럼 물살이 모든 것을 집어삼켜 깊이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내던져 버리는 곳(86)에 살고 있습니다. 죽음과 가까운 세계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인어공주는 바다 바깥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바다에 사는 인어공주가 바다 밖으로 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죽을 수밖에 없죠. 마녀는 죽지 않고 바다 밖으로 나갈 방법을 인어공주에게 알려줍니다. 당연히 대가가 따르겠지요.

 

한 가지 조건이 있어. 그건 결코 쉬운 게 아니지. 넌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 목소리로 왕자를 홀릴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물약을 얻으려면 그 값으로 목소리를 내놓아야 해. 네 목소리에 내 피를 섞으면 양날이 선 칼날처럼 아주 날카로울 거야.”

하지만 제 목소리를 가져가 버리면 제겐 뭐가 남죠?”

아름다운 모습이지. 우아한 걸음걸이, 그윽한 두 눈, 이것으로도 인간의 마음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어. 아직도 그럴 용기가 있니? , 네 작은 혀를 내밀렴. 잘라야 하니까. 그러면 약효가 좋은 물약을 얻게 될 거야.”(88)

 

인어공주는 다리가 없습니다. 다리가 없는 동물이 어떻게 사람이 될까요? 마녀는 꼬리를 다리로 만들어주는 대신 인어공주의 목소리를 원합니다. 목소리를 잃으면 인어공주는 말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말을 할 수 없는 여인이 어떻게 왕자의 사랑을 얻을까요? 왕자의 사랑을 얻어야 인어공주는 인간처럼 영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안을 버리고 밖을 선택하는 순간 인어공주는 더 이상 안으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마녀는 인간과 물고기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인어공주에게 말합니다. 인어공주는 당연하다는 듯 인간을 선택하죠. 물약을 마시면 그녀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습니다. 다리가 생겼지만 걸을 때마다 끔찍한 고통도 겪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인어공주는 인간을 선택하는 순간 끔찍한 고통 속으로 빠져듭니다. 왕자가 사는 궁전에서 물약을 먹은 인어공주는 양날이 달린 날카로운 칼이 온몸을 뚫는 고통에 질려 그만 정신을 놓는다. 아침에 눈을 뜨니 그토록 보고 싶던 왕자가 새까만 눈으로 공주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인어공주가 왕자 곁에 있으려면 온갖 고통을 참아야 합니다. 걷는 것 자체가 고통입니다. 무도회가 열리기라도 하면 인어공주는 고통을 참으며 춤을 추어야 합니다. 인어공주는 왕자 곁에서 이 모든 고통을 겪습니다. 사람들이 잠든 밤이면 그녀는 차가운 바닷물에 물을 담궜습니다. 타는 듯이 뜨거운 발이 시원해집니다. 어느 날 밤에는 언니들이 구슬픈 노래를 부르며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늙은 할머니와 아버지도 먼발치에서 인간이 되어가는인어공주를 슬픈 눈으로 보았습니다. 왕자의 사랑을 얻지 못하면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야 합니다. 왕자가 인어공주를 사랑하면 좋겠는데, 어디 이야기가 그리 흐르던가요. 왕자가 이웃 나라 공주와 결혼한다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인어공주가 자신을 구해준 걸 모르는 왕자는 바다에서 자신을 구해준 여인을 잊지 못합니다. 이웃 나라 공주를 보고 왕자는 이 여인이 자신을 구해준 여자라고 착각합니다.

 

하긴 왕자가 어떻게 진실을 알까요? 그가 눈을 떴을 때 인어공주는 바위 뒤에 숨어 있었고, 다른 여인이 그를 들여다보고 있었는데요. 인어공주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사실을 밝히고 싶어도 인어공주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사랑을 얻기 위해 물약을 먹었는데, 바로 그 물약이 사랑을 가로막고 있는 경우네요. 대가치고는 너무나 큰 대가입니다. 결혼 축하 파티에서 인어공주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춤을 춥니다. 마녀 말대로라면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합니다. 마지막 생명을 그녀는 아름다운 춤으로 불태웁니다. 다리에서는 날카로운 고통이 한없이 밀려왔지만 인어공주는 그 아픔조차 느끼지 못했습니다. 사랑을 잃고 죽음을 기다리는 여인에게 이깟 고통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요? 날이 밝으면 그녀는 물거품으로 사라질 겁니다. 배 난간에 기대어 그녀는 날이 밝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때 언니들이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언니들 머리카락이 모두 잘려나갔네요. 인어공주를 살리는 방법을 얻으려고 마녀에게 팔았답니다. 언니들이 인어공주에게 칼을 줍니다. 해가 뜨기 전에 이 칼로 왕자를 죽이면 인어공주는 다시 용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인어공주는 또 선택의 길에 놓입니다. 첫 번째 선택에서 그녀는 왕자를 사랑하는 마음에 안을 버리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물약을 먹고는 꼬리를 다리로 바꾸었습니다. 물고기에서 사람으로 변신한 셈입니다. 지금 그녀는 사람에서 물고기로 다시 변신할 수 있습니다. 왕자를 죽이는 게 조건이죠. 왕자로부터 시작되었으니 왕자에서 끝내야 한다는 것일까요? 하긴 모든 사건에는 원인이 있습니다. 사건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그 원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인어공주를 들뜨게 한 존재는 왕자입니다. 이리 보면 왕자만 죽이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 듯도 보이네요.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왕자를 죽이면 인어공주는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인어공주는 이미 왕자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인어공주의 욕망은 철저히 외부에서 기원합니다. 그녀는 왕자를 향한 사랑=욕망 때문에 바깥을 선택합니다. 바깥에는 왕자가 있고, 그 왕자를 인어공주는 사랑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마녀에게 팔았던 거죠. 자기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고 외부 대상으로 거침없이 나아간 여인은 이제 왕자(외부 대상)를 죽여야 자기가 사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결말을 먼저 얘기하면 인어공주는 왕자를 죽이지 못합니다. 왕자를 죽이면 그녀가 벌인 모든 일이 꿈처럼 사라져 버릴 테니까요. 인어공주는 스스로 물거품이 되는 길을 선택합니다. 다른 무언가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한 거죠. 그리고 바로 이 순간 세상이 달라집니다. 왕자가 인어공주를 사랑하게 되었느냐고요? 설마요. 그렇게 되면 이야기가 이상해지잖아요. 바다에 몸을 던지는 순간 인어공주는 왕자로부터 놓여나게 됩니다. 밖에 있는 욕망을 마음속으로 갈무리할 힘이 생긴 거지요. 왕자에게서 놓여난 인어공주는 무엇이 되었을까요? ‘공기의 딸이 됩니다. 그녀는 공기의 딸이 되어 아름다운 목소리로 다시 노래를 부릅니다.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요. 다음 인용문을 보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네요.

 

형상 중의 하나가 대답했다. “넌 공기의 딸들과 함께 있단다. 인어에겐 영혼이 없지. 인간의 사랑을 얻지 못하면 영혼을 가질 수 없어. 인어가 영혼을 얻으려면 다른 힘에 의존해야 한단다. 공기의 딸들도 영혼이 없지만 착한 일을 하여 스스로 영혼을 만들 수가 있지. 우리는 지금 따뜻한 나라로 날아가는 중이야. 흑사병으로 인간들을 파괴하는 무더위를 식히고 꽃향기를 퍼뜨려 건강과 부활을 가져다주지. 삼백 년 동안 착하게 살면 불멸의 영혼을 얻어 인간들이 누리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단다. 가련한 인어공주야, 넌 온 마음을 다해 우리처럼 영혼을 얻으려고 노력했어.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면서 말야. 그 고통이 너를 공기의 정령들 세계로 끌어올린 거야. 이제부터 삼백 년 동안 착하게 살면 불멸의 영혼을 얻을 수 있단다. (96)

 

인어처럼 공기의 딸들에게도 영혼이 없다네요. 인어공주가 왕자의 진정한 사랑을 받으면 영혼이 있는 인간이 된다고 한 거 기억나나요? 인어공주는 왕자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죠. 왕자는 인어공주를 다만 보살펴야 할 동생으로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인어공주는 외부에서 영혼을 얻으려고 한 셈이죠. 그런데 공기의 딸들은 다른 얘기를 합니다. 인어가 영혼을 얻으려면 다른 힘에 의존해야 하지만, 공기의 딸들은 스스로 영혼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도 물론 조건이 있어요. 착한 일을 하는 겁니다. 흑사병에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공기의 딸들은 지금 시원한 바람을 안고 따뜻한 나라로 날아가는 중입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이니 참 착한 일이네요. 이렇게 삼백 년 동안 착한 일을 하면 인어공주는 불멸의 영혼을 얻는답니다. 외부에서 얻은 영혼이 아니죠. 스스로 수련해서 얻은 영혼이에요. 자기를 닦는 수련이라고 고통이 없을 리 없지요. 다만 외부 조건이 변한다고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는 상황은 절대로 벌어지지 않겠지요.

 

인어공주가 왕자에게 집착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언니들이 준 칼로 왕자를 죽이지 않았을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려는 마음으로 왕자를 죽였을 거란 말이에요. 이해가 안 되나요? 사랑하는데 왜 죽이냐는 생각이 드나요? 집착과 사랑은 전혀 다른 겁니다. 집착은 상대를 소유하려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상황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내 물건에 손을 대면 화가 나잖아요? 집착은 바로 그런 마음인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을 물건처럼 취급하는 거죠. 인어공주가 왕자에게 집착을 했다면 그래서 살려두지 않았겠죠. 인어공주는 왕자를 사랑했습니다. 사랑은 상대를 그 자체로 인정해주는 겁니다. 상대를 인정해야 나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고요. 사랑을 얻기 위해 끔찍한 고통을 겪었으면서도 인어공주는 다른 여인을 선택한 왕자를 원망하지 않았어요. 원망은 집착과 다르지 않은 말입니다. 집착하지 않으면 원망이 일어날 리 없지요.

 

공기 요정들은 인어공주에게 넌 온 마음을 다해 우리처럼 영혼을 얻으려고 노력했어.”라고 말합니다. 인어공주는 목숨을 걸고 사랑을 했어요. 물약을 먹는 순간 인어공주는 자기가 살던 세계와는 다른 세상으로 들어갑니다. 다른 세상이란 곧 저승이 아닌가요. 인어공주는 물약을 먹고 다른 존재로 태어났고, 바다에 몸을 던지는 순간 또 다른 존재로 태어납니다. 인어공주는 어머니 몸에서 태어나는 순간까지 세 번이나 다른 존재로 변신하는 체험을 하는 거지요. 이것이 어찌 보면 막내 인어공주를 다른 언니 공주들과 다르게 만든 요소라고 할 수 있지요. 할머니와 아버지, 언니들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바다를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불멸의 영혼도 당연히 얻지 못할 겁니다. 인어공주는 다른 세계로 나아갈 마음을 기꺼이 행동으로 옮겼죠. 엄청난 고통이 따를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녀는 변신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인어공주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공기 요정들 말대로 인어공주는 온 마음을 다해 영혼을 얻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죽을 각오로 했으니 이보다 더 큰 노력이 어디에 있을까요? 거기다가 인어공주는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대상으로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나아갈 때는 거침없이 나아가고, 물러날 때는 주저 없이 물러난 거죠. 사랑을 이유로 상대방을 자기 품안에 가두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을 품안에 가두는 거라고 말하죠. 인어공주가 이 말을 듣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이들은 자기 마음을 항상 합리화합니다. 사랑을 해서 상대를 괴롭히고, 사랑을 해서 상대를 때린다고 주장합니다. 참 웃긴 사랑(?)이죠? 인어공주는 끊임없이 자기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순간순간 그녀는 외부 대상에 마음이 흔들리지만 결국에는 그 흔들리는 마음을 이겨내죠. 인어공주의 이런 마음을 품고 싶지 않나요? 그러려면 자기 마음을 한껏 들여다보세요. 마음은 흔들리는 물결과 같답니다. 그 물결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마음을 항상 다잡아야 해요.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은 이토록 힘들 일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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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작은 소망을 안고 읽어보기로 - 안데르센 동화전집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i | 2023.10.07 리뷰제목
우리 동네 도서관에 가면 언제나 그림동화 한 권을 전부 인쇄해서 현관에 비치해 둔다. 10페이지 남짓한 책의 글씨는 읽는 것은 일도 아니다. 글자도 몇 자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림을 통해 여러 가지를 상상하고 생각하다 보면 꽤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어려서 친구집에 있던 미키 아무스가 나오는 동화책이 참 재미있고 부러웠다. 그러다 아이들이 생기고 동화책,
리뷰제목

 우리 동네 도서관에 가면 언제나 그림동화 한 권을 전부 인쇄해서 현관에 비치해 둔다. 10페이지 남짓한 책의 글씨는 읽는 것은 일도 아니다. 글자도 몇 자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림을 통해 여러 가지를 상상하고 생각하다 보면 꽤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어려서 친구집에 있던 미키 아무스가 나오는 동화책이 참 재미있고 부러웠다. 그러다 아이들이 생기고 동화책, 만화책을 읽다 단순한 생각이 들었다. 세상 두꺼운 책을 읽느라 고생하느니 차라리 동화책과 같은 핵심 서머리가 훨씬 쉽지 않나? 물론 인문학에 한정해서. 동화책이나 전재동화를 읽다 보면 재미있고 또 한 편 부끄럽다. 이렇게 쉽게 잘 알려줬는데, 세상 살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이렇게 한심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책이 1Kg은 넘어 보이고, 두께도 일반 소설 3배 정도 된다. 이 책을 다 읽었냐고? 책상에 두고 쉬엄쉬엄 읽을 계획이다. 보통 잡은 책은 끝을 내고 다른 책을 보는데, 168편이 들어있는 동화책을 단숨에 읽으면 너무 싱거울 듯하다. 지금부터 열심히 읽고, 읽어주는 연습도 하면 나중에 얼라들이 나타나면 잘 읽어줄 수 있을까? 자신은 없지만.

 

 첫 장부터 병사가 구리성에 갇힌 공주와 결혼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맥락 없이 죽음을 맞이한 마녀가 참 억울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해피엔딩인데 왜 자꾸 따지게 되나 모르겠다. 서문에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시인처럼 동화를 통한 성공을 기원하는 문구가 나온다. 이 책을 보며 나도 작은 소망을 품다 보면 안 될까?

 

#안데르센 #동화전집 #독서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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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안데르센 「벌거벗은 임금님」 평점10점 | o*****s | 2018.06.05 리뷰제목
‘벌거벗은 임금님’의 진실 게임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에서 벌거벗은 임금님은 신하들과 진실 게임을 벌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거짓말 게임이겠지만, 거짓말을 진실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금님이 벌이는 게임은 진실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임금님은 사기꾼들이 말하는 화려한 옷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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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임금님의 진실 게임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에서 벌거벗은 임금님은 신하들과 진실 게임을 벌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거짓말 게임이겠지만, 거짓말을 진실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금님이 벌이는 게임은 진실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임금님은 사기꾼들이 말하는 화려한 옷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면 되는데, 임금님은 마치 자신이 그 옷을 보는 것처럼 행동한다. 왜 그럴까? 사기꾼들의 거짓말 때문이다. 사기꾼들은 일할 능력이 없거나 바보 같은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신비한 옷감으로 옷을 만든다고 임금님을 속인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세상에 그런 옷감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런데 임금님은 그 얘기를 믿는다. 자신이 바보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증명하고 싶기 때문이다.

 

화려한 옷을 보지 못하면 바보라는 사기꾼들의 거짓말에 임금님이나 되는 사람이 속는 게 우습게 느껴지는가? 우습기는 하다. 하지만 임금님의 그 모습이 바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라고 하면 어떨까? ‘사람들속에는 글을 쓰는 나도 포함되고, 글을 읽는 당신도 들어간다. 아니라고? 맞다. 당신이 아니라고 할수록 당신은 서서히 임금님을 닮아가고 있다. 사기꾼의 말을 믿는 순간 임금님에게는 옷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옷을 보는 게 중요하다. 그것도 보이지 않는 옷을 봐야 한다. 옷을 보지 못하면 바보라는 사기꾼의 말을 받아들이자마자 임금님은 정말로 바보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그 바보는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합리화하고 있다. 바보가 하는 합리화라고 

 

임금님은 자신의 눈을 믿지 못한다. 그러니 보이지 않는 걸 보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금님은 신하들을 끌어들인다. 그들의 눈에도 안 보이면 옷을 만드는 사람들을 사기꾼으로 몰아버리면 된다. 이제 신하들이 게임의 공간으로 들어선다. 보이지 않는 옷이 신하들의 눈에 보일 리는 없다. 임금님에게 가서 그렇게 말하면 되는데, 신하들도 이미 들은 말이 있다. 옷을 보지 못하면 바보라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믿지 않으면 일은 쉽게 풀린다. 그런데 그게 안 된다. 신하들 또한 자신들의 눈을 믿지 않고 사기꾼들의 말을 믿는다. 그래야 바보라는 평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신의 눈으로 옷을 보는 게 아니라 사기꾼=타자의 눈으로 옷을 보려고 한다. 정말 바보들이다.

 

문제는 이 바보들의 진실 게임이 진실이라는 허망(虛妄) 속에서 끊임없이 새끼를 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문이 진실을 만들어낸다. 진실이 뻔히 보이는데, 그들은 애써 그 진실을 외면한다. 이렇게 행동하기도 참 힘들다. 보이지 않는 걸 어떻게 보인다고 하는가? 하지만 신하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진실보다 중요한 것은 바보가 되지 않는 일이다. 남들에게 바보라고 불리면 안 된다. 남들에게 능력 없는 사람이라고 인식되어도 안 된다. 온 세상 사람들이 이 말=소문에 들떠서 소문을 진실로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진실 게임이 바보들의 거짓말 게임으로 변질되는 순간, 바보들은 게임을 현실로 착각하는 상황에 빠져버린다.

 

사기꾼들이 만든 가상공간에서 벌거벗은 임금님과 신하들이 진실 게임을 벌이고 있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행진을 구경하는 사람들 또한 가상공간을 현실로 생각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눈에는 분명 벌거벗은 임금님이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니라고 그들은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하긴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외칠 용기도 없다. 임금님이 벌거벗을 리 없다고 자신들의 생각을 애써 합리화하는 게 최선이다. 내 눈이 잘못된 것이다. 나만 입 다물고 있으면 된다. 행복한 바보들이 만드는 행복한 세상이다. 사기꾼들이 만든 세계가 이런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임금님은 아마도 행복한 얼굴로 행진을 마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돌아갈 리가 없다. 누군가 진실을 보는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과연 어린아이 하나가 나선다. 그리고 말한다. 임금님이 아무것도 안 입었다고. 벌거숭이라고. 왜 하필 어린아이일까? 어린아이는 어른들이 벌이는 진실 게임의 바깥에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바깥에 있으므로 어린아이들은 게임의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다. 임금님과 신하, 그리고 백성들(어른)은 게임의 안쪽에 존재한다. 따라서 게임의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 한 게임의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 진실 게임의 규칙은 무엇일까? 게임을 만든 사기꾼의 말, 곧 이 옷을 보지 못하면 바보가 된다는 것이다.

 

임금님이 벌거숭이라는 어린아이의 말에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한다. 게임의 바깥에서 예상치 못한 실재(the real)가 게임의 안쪽으로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작가 안데르센은 어린아이의 말에 어른들이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백성들은 게임의 규칙에 깊숙하게 빠져 있지 않다는 것을 작가는 믿고 싶은 것일까? 하지만 임금님과 신하들은 백성들의 그런 술렁임을 보고도 모른 척한다. 백성들보다 잃을 게 더 많기 때문이다. 벌거벗은 임금님이 의젓한(?) 걸음걸이로 행진할수록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더욱 높아진다. 진실이 밝은 세상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도 임금님은 여전히 그 진실을 외면하려고 한다. 바보가 되기 싫어서이다. 가상공간의 어릿광대는 이렇게 현실 속에서 진짜 바보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빠져든 셈이다.

 

안데르센은 진실을 말하는 어린아이에게 어른들이 동조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실제 현실이라면 과연 어땠을까? 어른들이 어린아이의 말을 믿었을까? 어린아이의 말을 어른들은 철모르는 아이가 내지르는 소리로만 듣지 않았을까? 게임의 규칙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게임의 규칙을 모르는 어린아이는 어른=이성으로 대접받을 수가 없다. 게임의 규칙을 모르는 어린아이가 이럴진대 게임의 규칙을 알면서도 그것을 어기는 어른들을 이 사회가 어떻게 대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당장 우리 사회의 현실이 그렇지 않은가. 진실을 알리는 사람들을 권력자들은 철저하게 바보로 만들어버린다.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고문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죽이기까지 한다. 힘없는 이들이 게임의 바깥에서 진실 게임을 벌이는 건 그만큼 목숨을 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권력을 쥔 사람들은 항상 게임의 규칙을 만든다. 규칙은 게임을 하려면 꼭 지켜야 할 사항들이다. 문제는 그 게임이 선택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 누군가 만든 게임의 규칙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사회학자들은 그것을 사회화라고 명명한다. 사회화란 게 결국은 그 사회의 규칙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닌가. 사회화가 되지 않은 사람들을 우리는 게임의 바깥으로 내몰고 그들에게 바보라는 이름을 부여한다. 그들이 바보인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이 게임 속 세상으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돌려 말하면 게임의 바깥에서 그들은 바보라고 불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게임의 규칙은 그 사회의 질서를 구성하는 근원으로 작용한다. ‘바보라는 낙인이 찍히는 순간 그 사람은 게임의 규칙에 따라 처벌되어도 무방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게임의 안쪽에 사는 우리가 게임의 바깥을 끊임없이 사유해야 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게임의 안쪽에 있으면 그 바깥을 볼 수가 없다. 우리 모두 임금님의 신세로 전락한다. 임금님이야 힘=권력이라도 있었지만, 힘 하나 없는 우리들은 어떻게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것인가? 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주인공 네오는 모피어스가 내민 빨간 약과 파란 약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운명처럼 빨간 약을 선택한다. 빨간 약을 먹으면 게임 속 진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진실을 보는 만큼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파란 약을 먹으면 진실을 아는 대가를 치르지 않지만, 게임 속에서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 무지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이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진실 게임은 어찌 보면 우리에게 빨간 약과 파란 약 가운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말하는 듯싶다. 당신은 어떤가? 빨간 약인가, 파란 약인가? 선택은 당신 몫이다. 다른 이의 선택은 다른 이가 선택할 몫이다. 게임의 규칙에 갇히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이제 당신이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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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현대지성] 안데르센 동화전집 - 한스크리스티안 안데르센 평점10점 | p******1 | 2019.12.31 리뷰제목
이 책의 태그는 이렇게 달고 싶다.#어른들을위한동화 #덴마크여행전읽어야할책 #안데르센 #눈의여왕 #인어공주 #성냥팔이소녀 #겨울왕국 #겨울왕국2 #덴마크작가 #한스크리스티안안데르센 #안데르센동화전집 #현대지성 #엘사 #우리가아는동화 #동화전집 26. 다정한 연인들애인이 5년 동안 추녀의 홈통 속에 있다가 추한 꼴이 되어 버렸다면 그 사랑은 식어버리는 게 다연하다. 그래서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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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태그는 이렇게 달고 싶다.

#어른들을위한동화 #덴마크여행전읽어야할책 #안데르센 #눈의여왕 #인어공주 #성냥팔이소녀 #겨울왕국 #겨울왕국2 #덴마크작가 #한스크리스티안안데르센 #안데르센동화전집 #현대지성 #엘사 #우리가아는동화 #동화전집

26. 다정한 연인들

애인이 5년 동안 추녀의 홈통 속에 있다가 추한 꼴이 되어 버렸다면 그 사랑은 식어버리는 게 다연하다. 그래서 쓰레기통 속에서 애인을 만나더라도 다시 아는 체하고 싶지 않은 법이다.

29. 눈의 여왕

"너희가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이제 두 사람은 어른이 되어 거기에 앉아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순수했다.

33. 할머니

죽은 사람은 살아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안다.

언젠가 우리들의 눈은 다정한 할머니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지금은 흙이 되어 버린 싱싱한 빨간 장미에 처음으로 입을 맞추던 때의 젊고 아름다운 할머니를!

64. 모든 것은 제자리에!

결국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영원함이란 아주 길다. 이 이야기보다도 훨씬 더 길다.

84. 늙은 떡갈나무의 마지막 꿈 - 크리스마스 이야기

"이 세상의 아름다움은 더 오래 지속돼. 그 시간은 내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무한히 길어."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삶의 길이는 똑같아. 다만 서로 다르게 계산할 뿐이야."

106. 영감이 하는 일은 언제나 옳다.

이것은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들은 이야기인데 생각할수록 아름답다. 나이가 들수록 더 훌륭하고 멋져지는 사람들처럼 이 이야기도 시산이 흐를수록 매력을 더해 가는 것 같다.

(근데 끝까지 읽었는데 옳은건지는 잘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6. 간직한 것은 잊혀지지 않는 법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것은 잊혀지지 않는 법이지요!"

불행과 슬픔은 가난한 사람만이 겪어야 하는 고통이 아니다.

슬픔은 가슴속에 묻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가슴이라는 책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감춰진 것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 법이다.

140. 행운은 작은 나무토막에 숨어 있기도 하는 거야

우리는 누구나 행운을 딱 한 번은 경험하게 된다.

흰 나무토막을 입에 물면 다른 사람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는 덴마크 속담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어떤 동화들의 제목보다 이 제목이 제일 예쁜것 같다.)

<안데르센 작품의 세계 역자 윤후남>

그러나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번역본들은 대부분 동심주의나 교훈주의에 기댄 어린이 독자층을 겨냥한 작품 위주였으며, 번역 방법에 잇어서도 어린이 수용자에 관한 국내의 번역 관례에 따라 번역이 이루어져왔다. 그래서 때로는 번역자의 판단 하에서, 혹은 판사의 판단 하에서 아동물이라는 기준에 어긋나는 경우에는 원문의 내용을 삭제하거나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번역되어 왔기 때문에 안데르센 동화의 진가를 충분히 맛볼 수 있는 독자의 권리를 박탈하여 왔다.










덴마크가 낳은 세계 최고의 동화작가

어렸을적에는 동화를 엄마아빠 혹은 할머니가 읽어준 동화들로 기억을 한다. 내가 책으로 읽은 기억은 없는 것 같다. 물론 분명히 있었겠지만 읽었던 기억이나, 구체적인 내용이 기억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런건지 안데르센 동화전집을 읽는 내내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원작은 이런 내용이었구나." 라고 몇번이고 감탄했다.

또, 이런 재미를 빗대서 남편한테도 "오빠, 이 동화 기억나? 이 다음에 결말이 어땠는지 알아?" 라고 물어봤고, 역시 오빠가 아는 내용도 책과 달라서 다시 얘기해주곤 했다.

'장다리 클라우스와 꺼꾸리 클라우스'를 읽으며 진짜 재치넘치는 전개라고 생각했다. 지루할 틈이 없었고, 조금은 잔인하긴 해도 마지막에 그 통쾌함이란 ! 물론 둘 다 잘한것은 없어보인다.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이 동화를 읽는다면 어떤 편에 서게 될까? 한번쯤 고민하게 만들었다.

또 완두콩 공주를 읽을때면, 정말 이 완두콩이 박물관에 전시가 되어있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나중에 덴마크에 놀러갈때면 꼭 오덴세를 들러야지. 안데르센 박물관에 가면 이 이야기에 나오는 침대를 구현해놓은 작품이 있다고 한다. 이 책을 덴마크 가기전에 필독서로 꼽아보고 싶다:)

나는 이 책을 처음부터 쭉 읽어나가는 방식보다는, 생각날때 한편씩 읽는게 더 낫다고 생각되었다.

가끔 내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마음에 드는 제목을 콕 찝어 한편을 읽는것이다.

내용이 공상적이라면 잠깐 현실을 떠나서 여행하는 기분이 들테고,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것들을 잠깐 상상속에서나마 이뤄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 서정적이면 정말 동화속 주인공이 되어 그 기분을, 그 정서를 느껴볼 수 있다. 또 대부분의 동화들이 그렇듯 어린아이에게 좋은 교훈을 주고자 하는 내용이 많은데, 이건 어린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것이 아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성인 모두가 한번쯤 다시 되돌아보고, 깨우쳐야 하는 것들을 알려주곤 한다.

실제로 안데르센은 자신의 작품이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만 수용되는것을 못마땅해 했다고 한다.

“나는 한 번도 아이를 내 등에 태우거나 무릎 위에 올려놓은 적이 없다. 어린이들은 단지 내 이야기의 표면만 알 수 있으며, 성숙한 어른이 되어서야 온전히 작품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성숙한 어른이 되어서야 온전히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어릴적에 내가 받아들였던 작품과 정말 많이 다르다고 읽는 내내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다른 점들을 찾아가면서 읽을 수 있는게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싶다:)

동화는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안데르센 원작을 읽어보면 어른이 읽어도 이야기에 푹 빠져-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들이 많다. 또, 안데르센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더 알고나면 새드엔딩이나 배드엔딩으로 끝나는 경우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이 가난하게 살아왔던 환경, 소심한 성격으로 인해 상처받았던 과거들을 엿볼수 있다. 예를 들면 '인어공주'의 경우는 자신이 좋아했던 남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안데르센은 양성애자로 알려져있다.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지 얼마되지않아 그 남성은 다른여자와 결혼을 했다. 그 이야기를 나타난 이야기가 인어공주라니. 정말 알면 알수록 더 마음아픈 새드엔딩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안데르센의 동화를 보며 아래와 같은 평가를 남긴 작가도 있다.

안데르센은 성공한 ‘미운 오리새끼’이며, 고결한 ‘인어공주’이다. ‘꿋꿋한 양철 병정’이자, 왕의 사랑을 받는 ‘나이팅게일’이며, 악마 같은 ‘그림자’이다. 우울한 ‘전나무'이기도 하고, 불쌍한 ‘성냥팔이 소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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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안데르센 동화전집]어른을 위한 동화 평점10점 | p*****d | 2017.01.17 리뷰제목
서평을 시작하기 전 잡담 -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동화는 어린이들만의 전유물에서 벗어난지 꽤나 오래되었다.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나오면서 어른들이 동화를 더 많이 찾아 읽고는 한다.장래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부터 자신의 힐링까지 이유는 가지가지..자~ 안데르센의 이야기로 떠나보자.책 설명 -  책 분량은 1280페이지 정도로 꽤나 많은 분량이다.예상은 했지만 이렇
리뷰제목

서평을 시작하기 전 잡담 -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동화는 어린이들만의 전유물에서 벗어난지 꽤나 오래되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나오면서 어른들이 동화를 더 많이 찾아 읽고는 한다.

장래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부터 자신의 힐링까지 이유는 가지가지..

자~ 안데르센의 이야기로 떠나보자.


책 설명 - 

 책 분량은 1280페이지 정도로 꽤나 많은 분량이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클줄이야 +_+


책의 아름다운 모습 - 

책 표지가 꽤나 예쁘다.


한번씩 보이는 삽화가 상당히 예쁘다.


눈사람에 나오는 삽화인데 약간 어두운 느낌의 삽화이다.


총 168편의 이야기 +_+


서평 - 

 예전 초등학교 때 정말 미친듯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주변 말을 들어보자면 눈이 멍해가지고 화장실도 안가고 책을 읽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읽은 책이 아마 고전 명작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이해하기 힘든 고전을 어떻게 그 때 재미붙여 봤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중 그나마 이해가 가는 것은 안데르센과 전래동화 전집도 그 속에 포함이 되었었다는 것인데

어른이 된 지금도 동화책을 한번씩 얻어서 읽어보면서 힐링을 하는 것을 보면

복잡하고 까다로운 책과 지식에 지친 머리에 동화나 소설도 넣어주는게 꽤나 도움이 되는 듯 하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맞으면 사람죽겠다라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로 꽤나 두껍고 크다.

물론 그만큼 읽을 거리가 많아서 좋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선물을 하면 질릴 것 같다.

어른들을 대상으로 나온 책이기에 글자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고 세련된 일러스트라서

그것 역시 마음에 든다.

국내에 나온 안데르센의 156편의 이야기에 추가로 12편을 더해 총 168편의 이야기가 있다.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그런데 하나 궁금한 점은 정말 156편만 국내에 나오고 왜 12편은 안 나왔던 것일까?

모... 이딴 궁금점은 치워버리고 즐거운 동화의 세계로 떠나보자.


서평을 마치며 - 

 항상 머리가 과부하에 걸려 두통을 달고 사는 나인지라 뭔가 할일이 있을 때는 

왠간하면 어려운 책은 보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소설책이나 동화책, 여행책을 찾아읽고는 하는데 꽤 오랫동안 읽을 수 있는 책이

생겨서 진심으로 기쁘다.

저녁식사 배불리하고 쇼파에 앉아 리모컨 만지작거리며 티비보지 말고

나중에 내 자녀에게 슬쩍슬쩍 하나씩 던져줄 수 있는 동화 이야기 한편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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