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는 것은 말을 타고 산을 빠르게 오르는 것과 같다. 굉장한 속도감으로 중국의 역사를 훑어준다. 어디선가 본 듯한 등장인물과 사자성어 들은 중간 중간 중국의 역사에 대해 무지했던 내용을 지나 알고 있는 이야기를 만난 것에 대한 반가움을 느끼게 된다. 기존에 어렴풋이 알던 내용을 정리하게 해주기도 하고 긴 페이지의 압박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이 책을 읽는 것을 말을 타고 산을 빠르게 오르는 것에 비유한 이유는 그만큼 중국사를 빠르게 정리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려오는 방법은 개개인의 선택이다. 이 역사책으로 하여금 중국의 역사에 관심이 생겼다면 다양한 책을 접하며 더 자세한 내용을 읽어 가면 되겠다. 혹 적을 달성했다면, 내려오는 방법은 개개인의 선택이다. 십팔사략이란 책은 18개의 역사책을 요약한 것이기 때문에 산에 올랐다는 목적 자체에 만족할 수도 있고, 천천히 자연이 만들어준 풍경을 즐기듯이 중국사와 관련된 다른 서적으로 넓혀가며 더 깊게 중국의 역사를 살필 수 있을 것 같다.
역사라는 것은 누군가에게 과거의 살았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함께 따라 가며, 현재의 우리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그런 호흡을 즐기는 사람에게 역사란 참 매력적인 존재이고, 그 긴 호흡이 누군가에겐 무게가 되어 역사를 좋아하지 않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천천한 호흡으로 따라갈 책은 아니다. 빠른 호흡으로 읽어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책이 주는 무게감은 실제 책의 페이지 수 보다 적게 느껴진다. 역사서를 읽는 것을 어렵게 느꼈던 사람일지라도 특히 기나긴 중국의 역사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에 대해서 막막함을 느꼈던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졌다.
근래 대기업의 채용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이야기를 듣다 보면 한국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 중이다, 기출문제를 풀고 있는데 역사가 생각보다 외울 것이 많아 까다롭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것만 봐도 풀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등의 푸념을 듣곤 한다.
실제로 한국사를 반영하여 채용 시험 문제를 내는 것이 대기업 직무적성검사의 트렌드처럼 비춰지기도 했고, 이왕 공부를 하느니 자격증을 따겠다며 한국사 자격증 공부를 하는 후배들도 많이 보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사까지 출제가 되었다고 하는데 후배들에게 쉬어가듯 중국사를 정리한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해 보면 어떨까란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