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나라의 인구 정책 구호는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였습니다. 보통 3명 이상 낳는 경우가 많았는데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때 끊임없이 인구가 늘어나기만 하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후에는 2명도 많다면서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로 1명만 낳자고 했었네요. 몇 년 전부터 출산율은 1명 이하로 떨어졌으며 실질적으로 인구 감소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출산율을 높일 것인가로 고민하고 있는데 구호의 변화를 보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다른 선진국들도 출산율 저하를 경험하였는데 우리나라는 훨씬 빠르게 수치가 내려가면서 국가 소멸을 걱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같은 문제에 직면했던 나라들은 어떻게 대응하였을까요? '인구 위기' 는 스웨덴의 사회학자 부부가 쓴 책으로 인구 위기에 대한 대응책을 다각도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인구는 1,000만명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1/5 수준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우주 항공, IT 등 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표적인 강소국 중 하나인데 1930년대까지만 해도 무척 빈곤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아이 낳기를 꺼리면서 인구 수가 정체되었고 사람이 중요한 자원인 만큼 이대로 가다가는 스웨덴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었네요. 하지만 경제 상황이 나쁜데 아이를 낳으면 더 생활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스웨덴 사람들의 입장도 이해가 됩니다.
저자는 우선 부의 재분재를 통해 아이를 낳아도 가정에 경제적인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소득이 높은 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비용은 가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중산층이나 하위층에서는 양육 비용의 부담이 큽니다. 이를 위해 국가에서 가정에 주택을 제공하였고 직접적인 비용을 지원하였네요. 실제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상당 부분 바로잡았고 이후 인구가 늘어나는 효과를 보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수많은 예산을 쓰면서도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스웨덴의 정책이 시사하는 점은 큽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면서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것이 싫어서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선진국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강한데 저자는 수십년 전에 이미 고민을 하면서 대책을 제시하였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일을 하고 있는 여성이 아이를 낳아 기르는 동안 근무 환경을 조정하거나 경력이 중단된 이후에도 다시 사회에 복귀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국가 보육 시설을 만들어 가정과 국가가 같이 육아의 부담을 분담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육아에 대한 관점 변화가 이러한 큰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이 아닐까요.
현재 스웨덴의 육아 정책은 어떤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아이를 낳으면 엄마 아빠 모두 육아 휴직을 쓰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휴직 기간에는 일을 하지 않아도 이전 급여의 상당 부분이 지원되네요. 스웨덴의 출산율은 1.7명으로 우리나라의 두 배가 넘는데 수십년 전에 만들었지만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정책은 좋은 참고 사례가 될 것 같은데 책 읽으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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