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가나,가타카나 외우는 것을 시작으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지 만 5년 6개월이 조금 넘었다. 그동안 공부했던 책들을 보니 50권이 넘었다. 친구들과의 스터디와 독학으로 공부해오고 있는데, 작년 7월에는 JLPT N1에 처음으로 응시해서 다행히 합격했다. 어느 정도 입은 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회화를 잘해보고 싶어 원어민 선생님이 계시는 문화센터에 갔던 것을 제외하고는 수업은 받아본 적이 없다. 워낙 좋은 책들도 많고, 공부할 수 있는 매체가 많아 얼마나 고마운지. 하지만, 공부는 끝이 없고,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자연스러운 회화를 하기위해서는 적절한 어휘 구사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어휘를 알아야하는 것이 중요할터. 결국, 일본어를 이루고 있는 한자를 제대로 공부해야한다는 것인데. 여기서 일본어에 큰 벽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다행히 한자를 열심히 배웠던 세대라 읽는 것은 어느정도 할 수 있지만, 일본어로서의 한자 공부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하는 것은 당연했다. 같은 한자인데도 음독, 훈독이라 하여 읽는 방법이 달랐고, 읽는 법은 같아도 다른 한자인 경우가 많아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가장 쉬운 독학 일본어 필수한자>라는 책으로 본격적으로 한자를 공부했다. 그 책은 특별한 설명 없이 사전과 같은 구성이었다. 반복학습을 통해 효과를 보았지만 조금 더 쉽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했는데, 그 이후에 만났던 <일본어 상용한자 무작정 따라하기 1>는 그러한 갈증을 해소시켜주었다.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저자의 두 번째 책인 이 책도 꼭 공부해보고 싶었다. 1권은 일본 초등학교 필수 교육 한자 1026자 전체 +추가 188자를 수록하고 있었다면, 2권은 중학 레벨 이상의 상용한자 1110자 전체 + 추가자로 이루어져 있었다. 즉, 구성은 비슷하지만 한자의 수준은 높아졌다.
구성을 한 번 살펴보자. 첫째 마당에서는 본격적인 학습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본 부수 다지기라고 해서 학습자가 혼동하기 쉬운 부수들을 정리해두었다. 이런 부수가 있구나하는 정도로 그냥 쓱 한 번 읽어보면 될듯했다.
둘째 마당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처음 히라가나를 공부할때 비슷비슷해서 잘 외워지지 않았을때 나름 연상작용을 이용했더니 쉽게 외워졌다. 그런것처럼 무작정 암기하는 것보다는 효율적 암기가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했고, 그런 방법들을 책에 담았다.
사람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것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한자를 쓰면서 무작정 '슬퍼할 도, 애도할 도'라고 외우는 것보다는 '감정(? ) 중 그 정도가 가장 높고(卓 ) 밖으로 잘 드러나는 슬퍼하며 애도하는 마음이니'라고 읽으면서 순서대로 적어보니 훨씬 잘 외워졌다.
잠깐만요 에 있는 깨알같은 팁들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라 공부하면서 기분도 좋고 뿌듯했다. 알아간다는 것이 이런 재미가 있구나 싶은 느낌. '중쇄를 찍자'라는 드라마에서 만났던 표현인데 정확한 쓰임새를 알게되어 좋았는데, 이렇게 알고 있는 것들이 연결되는 느낌들도 좋았다.
질문있어요 에서 만나는 일본과 한국의 문화 차이, 효율적인 공부법을 알려주었다. 이 파트는 학습에도 도움이 되지만, 읽으면서 쉬어가는 느낌도 가질 수 있었다.
둘째마당은 총 일곱개 마디로 이루어져있는데 매 마디마다 확인문제가 있어 실력 체크도 하고, 복습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특별 보너스 : 일본인들은 어떻게 훈독의 한자를 선택할까? 를 통해 실생활 속 훈독의 한자 표기 매커니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읽는 방법은 같지만 한자는 다를때 어떤 한자를 사용할 것인가?등 일본인들의 한자 사용에 대해서 팁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일본인이 아닌 이상 그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무리일듯싶어 읽고 이해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2주라는 시간동안 많은 양의 공부를 할 수는 없었다. 겨우 첫째마디 200자 정도했을 뿐이라 책을 마스터 하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것같다. 한 번으로는 되지 않을테고 여러 번 반복해야하고 갈 길이 멀지만, '낙숫물이 돌을 뚫는다'는 저자의 말처럼 조금씩 내 실력도 좋아지지 않을까? 한자는 단순히 아는(知る) 것을 넘어 이해하여(分かる)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정말 와닿았다. 그럴때 더 기억에 오래남고 회화에도 잘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취지에 맞게 잘 만들어진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자취생K-일본어의 모든 것-'이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으니 방문해봐도 좋을듯싶다.
YES 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