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어도 좋은 『술술 삼국지』 1
이 책은
이 책 『술술 삼국지』는 『삼국지』를 종합하여 살펴보고 있는 책인데 <난세를 이겨내는 지혜를 읽다>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저자는 허우범, <기행작가이며 인하대 고조선연구소 연구원. 독서와 여행을 통해 오늘의 시대와 삶을 반추하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7년간 중국 전역의 삼국지 현장을 답사하고 『삼국지 기행』을 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성격을 살펴보자.
일단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삼국지』 번역본은 아니다.
<이 책은 역사소설인 『삼국연의』 120회 내용을 압축한 것으로, 주요 장면마다 소설의 모본인 『삼국지평화(三國志平話)』와 나관중, 모종강 『삼국연의』 의 차이점을 살펴봄으로써 소설 내용과 인물 묘사 변화를 알 수 있도록 예슝 작가의 삽화와 함께 구성한 책이다.>
해서, 시원한 삽화를 감상하면서, 저자가 읽어본 『삼국지』들을 한꺼번에 모두 살펴보는 보기 드문 기회를 독자들은 만나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가 번역을 참고하며, 비교하는 삼국지 역본은 다음과 같다. (59쪽)
나관중과 모종강 등 중국의 작품을 비롯하여 양주동, 최영해, 이병주, 박종화, 황석영, 정소문, 리동혁, 그리고 고우영 화백의 만화 <삼국지>까지, 두루 두루 설렵하면서 비교해 놓고 있다.
고우영 만화 『삼국지』도 의미있다.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를 인용한 부분 살펴보자.
『삼국지』 초반에 동탁이 권세를 잡고 횡포를 부리기 시작하는 부분에서, 사도 왕윤이 초선을 이용하여 동탁과 여포의 사이를 떼어놓는 장면이 있다. 일종의 미인계다.
여포에게 초선을 보여준 왕윤은 초선을 동탁에게 보낸다. 자기에게 보내줄 것으로 알고 있던 여포는 그날부터 오매불망 초선바라기가 되어, 동탁을 원망하기 사작한다.
그런 상황을 눈치챈 참모 이유가 동탁에게 초선을 여포에게 보내라 건의한다. 그러면 여포가 죽기살기로 동탁을 섬길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죽도밥도 아니게 된 초선은 다시 한번 계교를 짜내어, 참모 이유의 계략을 무너뜨린다. 여포에게 자신을 보내면 자결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물론 그건 연기다.
(동탁은) 초선에게 더 깊게 빠져들었습니다. 초선의 실감나는 연기에 삼혼칠백이 녹아나는 동탁의 모습을 가장 실감나게 묘사한 것은 고우영입니다. 한번 살펴볼까요? (72쪽)
저자의 말을 확인하고자, 직접 고우영 만화 『삼국지』를 찾아보았다. 2권 109쪽이다.
이렇게 해서 동탁 옆에 있게 되는 초선, 둘을 떼어놓는 임무를 무사히 완수한다.
결국 동탁은 분을 참고 있던 여포의 창에 찔려 죽게 된다. 사도 왕윤과 초선의 살신성인이 폭군을 무너뜨린 것이다.
우리말 번역에서 빠진 부분들
소패에서 여포의 공격을 받은 유비는 소패성을 빠져나갔다. 그때 그의 가족은 성안에 있었다. 이에 관한 기록이 이 책에 나온다.
여포는 미축에게 유비의 식솔을 데리고 서주로 가서 지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미축에게 특별한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모종강이 삭제한 나관중본의 내용을 알아볼까요
‘여포는 미축에게 자신이 지니고 있던 보검 한 자루를 주고는, 문으로 들어오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복을 베라고 하였다.’
이 한 문장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큽니다. 여포의 심중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147쪽)
이 부분이 우리가 흔히 보는 『삼국지』 번역본에서는 어떻게 되어있는지 확인을 해보았다.
여포는 유비가 이미 달아난 것을 알자 뒤를 쫓으려 들지 않았다. (…… ) (그는) 곧바로 소패로 들어가 남은 백성들을 안심시킨 뒤 고순에게 소패를 지키게 하고 자신은 다시 서주로 돌아가버렸다. (이문열 『삼국지』, 3권, 126쪽)
이 번역본에도 역시 위와 같은 여포의 말이 언급되고 있지 않다.
유비의 가족(식솔)에 관한 언급도 없다.
유비의 행동, 이해하자면
황제와 함께 사냥을 나선 조조, 그 방자함이 황제를 발아래에 둔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관우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당장에 조조의 목을 칠 기세였습니다. 유비가 이를 보고 급히 손을 저으며 안된다는 눈짓을 하자 관우도 움직이질 못했습니다. 오히려 유비는 조조에게 몸을 구부리고 칭찬했습니다.
“승상의 귀신 같은 활솜씨는 세상 어느 누구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하하하, 이 모두가 황제의 홍복이오.”
조조는 즉시 천자에게 칭하하는 말을 했지만 활은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을 읽을 때면 유비의 행동이 비굴해 보입니다. 하지만 나관중본에 있는 문장을 살펴보면 이해가 됩니다.
그 문장은 이렇습니다.
‘(유비가 눈짓을 하자) 관우가 감히 움직일 수 없었다. 조조가 빤히 유비 자신만을 바라보자. 이에 당황한 유비가 얼른 몸을 굽히며 조조에게 칭찬의 말을 건넸다.’
조조가 유비와 관우의 눈짓언어를 날카롭게 살펴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155-156쪽)
이런 세세한 상황의 변화, 움직임을 여러 본을 살펴보면서, 삼국지의 이면을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모종강의 회평, 읽어볼 가치 있다.
『삼국연의』 모종강본은 청나라 강희 연간에 모종강 부자가 엮은 판본으로, 현재 한중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판본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인용하고 있기도 하다.
모종강은 촉한정통론에 근거한 나관중의 『삼국연의』를 재편집하면서 ‘조조 악인론’을 강화시켰다. (41쪽)
특히 소설에서 모종강이 남기는 회평(回評)을 많이 인용하고 있어, 『삼국지』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된다. 모종강의 회평 몇 개 적어본다.
조조가 여백사 일가족을 죽이고 한 말, “차라리 내가 천하의 사람들을 배반할지언정 천하의 사람들이 나를 배반하게 두지는 않겠소”에 대한 모종강의 회평이다.
“누구나 이 대목을 읽다가 조조를 욕하거나 꾸짖으며 죽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조조의 이러한 솔직한 성격이 보통 사람과는 다른 점임을 알아야 한다. 내가 묻겠다. 누가 이런 마음을 갖지 않았다고 할 수 있고 또 어느 누가 당당히 나서서 이런 말을 할 수 있겠는가?” (42쪽)
관우가 조조를 살려준 대목에서 모종강의 회평을 들어보자.
‘관우가 조조를 대하는 태도를 가지고 어떤 사람이 문제를 제기했다.’
“어째서 허전에서는 죽이려 하면서 화용에서는 죽이지 않았느냐”고.
내가 답했다.
“허전에서 죽이려 한 것은 충이고 화용에서 죽이지 않은 것은 의다. 순역을 분별하지 못하면 충이라 할 수 없고, 은원을 헤아리지 못하면 의라고 할 수 없다. 관우같은 사람은 충성이 하늘에 닿고 의리가 해를 뚫으니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사람이다.” (394쪽)
『삼국지』를 읽는 재미가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제대로 알아가는 것이고, 일이 벌어질 때마다 순간 순간 대처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인데, 이럴 때 모종강의 회평은 독자들로 하여금 『삼국지』의 깊은 맛을 제대로 맛보게 해준다.
다시, 이 책은
소설 『삼국지』를 몇 번씩 읽었지만, 그래도 또 읽게 된다.
즐거리도 다 알지만,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가슴을 뛰게 하는 그 무엇이 있으니, 읽게 되는 것이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1권과 2권으로 되어 있으니, 일단 다른 번역보다는 페이지 수 - 다른 『삼국지』 번역본은 보통 10권씩이다 - 가 적어 읽을 양이 적어 좋다고 펼쳤는데, 이건 그런 것과는 성격이 아주 다른 『삼국지』다. 해서 눈을 크게 뜨고 읽게 된다.
중국은 문명이 탄생한 이래 수많은 나라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졌습니다. 한 나라의 힘이 강성해지면 주변 나라들을 하나씩 정복하면서 통일 왕국이 만들어졌네요. 처음에는 사회가 안정되고 경제가 발전하다가 전성기를 지나게 되면 서서히 반란이 일어나면서 여러 나라로 쪼개집니다. 그러다가 다시 어느 한 나라가 통일을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200년대에는 한(漢)나라의 힘이 약해지면서 혼란스러운 시기를 거친 후 위(魏), 촉(蜀), 오(吳) 세 나라가 살아남았고 결국 진(晉)이 통일을 하였습니다. 이 시기는 중국 역사의 일부분이지만 당시의 이야기는 '삼국지' 로 널리 알려졌네요. 삼국지를 다룬 책이나 영화, 게임 등은 현재에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술술 삼국지 1' 은 차이나랩에 연재되어 인기를 끌었던 삼국지 이야기를 엮은 책입니다.
방학이 되면 도서관에서 삼국지를 빌려 읽었는데 10권으로 된 삼국지도 여러 종류가 있고, 삼국지에 나오는 특정 인물이나 전쟁을 다룬 책 등 삼국지와 관련된 책들은 무척 많습니다. 결론을 알고 있지만 전쟁마다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이 흐르고 책마다 조금씩 문체나 내용이 달라서 더 재미있었네요. 술술 삼국지는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2권으로 요약하였는데 다른 책들과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많은 작가들이 삼국지를 쓴 만큼 각각의 삼국지에는 작가의 스타일이 잘 반영되어 있는데 초선이 미인계로 동탁과 여포를 유혹하는 장면 등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삼국지들은 서로 어떻게 서술하고 있는지 비교하기도 하네요. 정사와는 달리 소설에서는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될 수밖에 없는데 어떤 작가는 무미건조하지만 어떤 작가는 사랑에 몸달은 모습을 잘 묘사하였네요. 또 중국의 예슝이라는 화가가 그린 일러스트들도 실려 있는데 전쟁터에서 장수들의 용맹한 모습이나 서로 속고 속이는 장면 등이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책씻이에서는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기도 하고 삼국지의 무대가 되었던 장소의 현재 모습이 나와 있네요. 삼국지의 인기 만큼이나 많은 곳에 영웅들의 동상이 서있고 관광지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동상을 보면 마치 당장이라도 중원을 향해 말을 달릴 것처럼 역동적인데 지금은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당시의 삼국지의 모습을 그려보면 감회가 새롭네요.
이전에 중간중간 차아나랩에 연재된 이야기를 읽었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나와 유명한 장면인 도원결의부터 읽으니 예전 생각도 나고 재미있네요. 2권도 조금씩 아끼면서 읽어봐야 겠습니다.
"삼국지를 세번 읽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라는 말이 있듯이 누구나가 읽어야 하는 소설로 여겨져 왔다.
그런 이유에서 인지는 몰라도 어린 시절부터 꼭 한 번은 읽어야 한다고 주변에서 뿐 아니라 내 스스로에게도 강요아닌 강요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시도도 꽤 많이 했었다. 알다시피 삼국지는 기본적으로 10권분량이다. 역시나 우리집 책장에도 나관중지음에 일본사람이 편역한 것으로 10권이 나란히 수년째 꼿혀져 있다. 한 두권은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처음에 유비 관우 장비가 만난 도원결의정도는 아는 것을 보니 말이다. 그리고나서는 또 흐지부지해져서 부끄럽게도 결론은 유비는 선인이고 조조는 나쁜 사람 이게 다였다. 그러면서도 언제가는 읽어야지 하는 숙제처럼 남겨져 있는 것이 삼국지다.
이 책은 소설 삼국지가 아니다. 감사하게도 작가가 친절하게 삼국지를 설명해주는 책이다. 마치 영화평론가들이 영화 한 편을 보여주면서 설명해주듯이 작가는 삼국지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또 본인의 의견을 더해 기존에 만나보지 못한 삼국지를 접하게 해 주었다.
아마도 나같은 사람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 삼국지를 2권으로 요약해주신 것을 보니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지는 "삼국지평화"- 나관중 과 "삼국연의"-모종강이 모본이란다. 그러고 보니 우리집에는 나관중 지음인데 친구집에는 모종강이었던 기억도 난다.
삼국지는 어렵고 부담스럽다는 편견을 가차없이 깨부수고 컬러풀한 책과 삽화 거기에 뼈때리는 작가님의 의견까지 정말 재미있게 읽고 있다. 분량도 짧게 나뉘어서 매일 조금씩 조금씩 읽어 가기에도 좋고, 왕창 읽기에도 좋다.^^
1권에서는 5파트로 총 60개의 이야기가 담겨져있다.
삼국지를 이토록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고, 부분적으로 나관중의 설과 모종강의 설도 설명해준다. 또한 글 중간중간에 남겨진 작가님의 메세지가 인상적이다.
- 무식하고 고집쟁이인 자가 수장이되면 지혜로운 참모인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참고 따르거나 때려치우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
-세상에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은 드물로, 없어도 되는 사람은 널려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언제나 번잡하고 시끄러운 것인가 봅니다.-
매 파트 마지막 부분에는 책씻이 라는 이름으로 조조, 여포, 원소, 장비, 관우에 대해 다시한번 소개가 되고 소설밖 나들이라는 코너에서는 탁주, 허창 정매정, 정주 관도,당양 장판파, 적벽 등 실제 장소를 사진과 함께 소개해 주기도 하니 읽는 재미 뿐 아니라 볼 재미도 풍성하다.
단 두권으로 삼국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행운 중 행운이다.
덕분에 나도 이제 삼국지 일독한 여자라고 말 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작가님 감사합니다~~~~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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