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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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경계 위의 방랑자

리뷰 총점 9.8 (3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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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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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리트머스처럼 말러에게 빠져드는 인문여행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s****6 | 2024.02.12 리뷰제목
2022년 개봉해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OST로 사용한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는 많은 사람들에게 말러의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지만 말러의 음악은 내게 결코 쉬운 음악이 아니었다. 평소 즐겨듣는 클래식 음악들과 달리 교향곡 1번 「거인」 등 말러가 작곡한 대부분의 음악들은 어릴 적 컴컴한 동굴 속에서 느꼈던 두
리뷰제목


 

 2022년 개봉해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OST로 사용한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는 많은 사람들에게 말러의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지만 말러의 음악은 내게 결코 쉬운 음악이 아니었다. 평소 즐겨듣는 클래식 음악들과 달리 교향곡 1번 「거인」 등 말러가 작곡한 대부분의 음악들은 어릴 적 컴컴한 동굴 속에서 느꼈던 두려움과 무거움을 떠올리게 했고,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에서 환희를 느끼게 했던 기악과 합창의 만남을 말러는 교향곡 2번, 3번, 4번(소프라노 솔로), 8번 교향곡에서 경험하게 했는데,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에서 느꼈던 감정과는 다른 낯설음과 난해함을 느끼게 했다.

 

  책 한 권으로 말러의 심오한 음악 세계를 다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말러에게 빠져 들게 되는 리트머스 같은 책을 만났는데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에서 31번째로 나온 말러다.  

 그동안 국내 최대 인문 기행 프로젝트인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에서 출간한 다수의 책을 읽어왔지만 이번 말러편은 여행기에 가까울 정도로 저자 노승림이 방문한 도시와 자연을 자세하게 묘사 한 것이 특징인데, 말러를 좋아하는 독자 뿐만 아니라 여행기를 즐겨 읽는 독자라면 더 없는 행복과 감흥을 전해 줄 책이라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만날 수 있는 말러의 흔적을 이정표 삼은 여행기에 가깝다. 다행히 모차르트나 베토벤에 비해 말러의 유산은 가필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았고, 무엇보다도 그가 즐기던 자연 경관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방문한 도시와 자연을 필요 이상으로 자세히 묘사한 까닭은 이 책을 가지고 또 다른 여정을 떠날 독자들을 작게나마 배려하기 위해서다. - 프롤로그 중, p.15

 


 

 오스트리아 그린칭에 있는 말러의 묘지부터 시작한 저자 노승림의 여정은 말러가 유년시절을 보낸 체코 이흘라바를 거쳐 지휘자로서 발돋움을 했던 독일 함부르크, 지휘자로 명성을 날렸던 오스트리아 빈을 비롯해 창작의 산실이었던 오두막이 있었던 세 곳(아테르제, 마이에르니히, 토블라흐), 마지막 예술혼을 불 사른 미국 뉴욕까지 말러의 발자취를 빠짐없이 따라가고 있다. 특히 말러가 휴가 때면 오로지 작곡을 위해 은둔했던 대자연 속에 있는 오두막을 찾아가기 위해 말러가 그러했듯이 저자 노승림이 저전거를 타며 마주한 대자연의 정취를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저자와 말러가 분명 다른 세계에 존재함에도 마치 서로 교감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광활한 풍경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자연은 다음 순서로 눈 대신 귀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빙하가 흘러 내려오는 물소리와 소프라노 같은 새소리, 바람에 첨벙거리는 호수의 희롱 소리, 나무와 나무 사이를 솨솨거리며 가르는 바람 소리는 다양한 악기가 동원된 한 편의 관현악곡처럼 들려왔다(중략). - p. 247

 

 앞서 서두에 언급했지만 말러의 음악은 난해할 뿐만 아니라 왠지모를 무거움과 어두움이 느껴지는데, 말러의 인생과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죽음'이다. 말러는 유년시절 방에서 함께 생활하던 동생들이 병으로 숨을 거둔 후 시신으로 관에 실려나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봐야 했고(열 네 명의 형제 중 절반이 어린 나이에 사망한다), 가장 우애가 좋았던 동생의 자살, 알마와 결혼해 낳은 두 딸 중 첫째 딸 마리아가 다섯 살을 못 채우고 성홍열과 디프테라아로 세상을 떠나는 등 '죽음'은 말러에게 강박관념처럼 평생을 따라다닌다. 더구나 말러 자신도 심장병 진단을 받고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며 급격히 쇠약해 지는데 말러가 선배 작곡가인 베토벤, 슈베르트, 드보르자크 등이 9번 교향곡을 작곡하거나 작곡 중 사망한 것을 보고 9번째에 작곡한 교향곡을 9번 교향곡 대신 '대지의 노래'로 이름 붙인 것에서 보듯이 말러에게 '죽음'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느끼게 된다.

 


 

 말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알마 말러다. 알마는 빈 사교계에서 발을 들이며 클림트, 쳄린스키 등 연상의 여러 남자들을 만나는 등 팜므파탈의 모습을 보이는데 지인이 초대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처음 만난 말러와 사랑에 빠져 4개월만에 결혼을 하게 된다. 말러와의 결혼생활 10년 중 8년 동안은 당시 유럽 최고의 지휘자였던 말러의 아내로서 본분을 다하지만 첫째 딸인 마리아가 성홍열로 죽자 우울증에 빠지며 그동안 억누르던 팜므파탈의 모습을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여행 중 만난 네 살 연하의 건축 지망생 그로피우스와 불륜을 저지르더니(말러는 알면서도 묵인했다고 한다) 말러 사후에는 일곱 살 연하의 표현주의 화가 오스카 코코슈카와 열애를 하다가 헤어지고 다시 그로피우스와 결혼을 한다. 하지만 강렬하게 사랑했던 그로피우스와도 결국 이혼을 하고 불륜 관계였던 당시 연하의 무명 소설가 베르펠과 3번째 결혼을 하며 남셩 편력이란 무엇인지를 보여 주었던 알마는 말러보다 50년이나 더 살다가 유언에 따라 두 번째 남편 그로피우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열여덟에 요절한 딸 마논과 합장된다.

 말러는 미완성으로 남은 교향곡 10번 자필 스케치 악보 중 4악장 마지막 페이지에 알마의 이름과 그녀를 은유하는 시를 갈기갈기 적어 놓은 낙서를 해 놓았다고 하는데 사랑했던 아내 알마의 불륜을 지켜보면서 느꼈을 말러의 복잡한 심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하겠다.

 


 

 말러는 당대 최고의 지휘자라는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당시 청중과 평단의 혹평 속에서도 자신과 사회의 모순을 똑바로 마주하기 위해 노력하며 꾸준히 작곡을 이어나갔으나 끝내 세기말 청중들에게는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1960년대 미국의 명지휘자이자 말러 스페셜리스트인 번스타인에 의해 자신의 교향곡 2번의 표제처럼 화려하게 '부활'을 하며 지금까지 영화의 OST 등 다양한 경로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작곡가가 되었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언급했듯이 새롭되 새롭지 않은 말러 음악의 진면목을 알고 싶은 독자라면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말러는 놓치지 말아야 책이다.

 

 우리가 말러의 음악에 적극적으로 열광할 수 있는 까닭은 그와 동시대 청중보다는 더 성숙했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의 약점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직시할 수 있을 만큼 용감해진 것은 아닐까? 혹은 그런 용기를 그의 음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 에필로그 중,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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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말러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l*****6 | 2023.02.07 리뷰제목
구스타프 말러 나는 이 말러라는 거장에겐 보이지 않는 진입 장벽을 느낀다. 이름은 친숙하지만, 그가 작곡한 교향곡은 일반 교향곡들과는 다른 느낌과 긴 연주 시간 때문인지 쉽게 다가서기 힘들었다. 한동안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의 OST로 삽입된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의 아름다운 선율에 마음을 빼앗겼지만, 그 너머 말러의 음악에 깊이 들어가지 못했기에
리뷰제목


구스타프 말러

나는 이 말러라는 거장에겐 보이지 않는 진입 장벽을 느낀다. 이름은 친숙하지만, 그가 작곡한 교향곡은 일반 교향곡들과는 다른 느낌과 긴 연주 시간 때문인지 쉽게 다가서기 힘들었다. 한동안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OST로 삽입된 교향곡 54악장 아다지에토의 아름다운 선율에 마음을 빼앗겼지만, 그 너머 말러의 음악에 깊이 들어가지 못했기에 이번 클래식 클라우드를 통해 말러와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

 

1860년 체코에서 태어난 말러는 자라면서 14명의 형제자매 중 그 절반의 죽음을 경험한다. 아버지가 술집을 운영했고 가족 모두 한 방에 다 같이 생활해서인지 그는 유독 혼자만의 시간과 사색을 즐겼다. 열다섯 살에 빈 음악원으로 유학을 갔다 중퇴 이후 지휘자로 전향한 그는 라이바흐, 라이프치히 등을 거쳐 부다페스트와 함부르크시립극장의 최고 자리에 오른다. 철저하고 완벽함의 추구로 오케스트라를 진두지휘하며 완성도 높은 음악을 선보이며 청중은 열광했지만, 단원들에겐 그만큼의 반감도 사게 된다. 말러의 작곡에 대한 끝없는 열정에도 불구하고 청중들은 그의 음악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작곡에 대한 그의 끊임없는 열정은 위대한 자연 속에서 영감을 받기 위해 오두막까지 지어 작곡할 정도였다. 뉴욕으로 자리를 옮겨 지휘자로 명성을 쌓으면서도 작곡을 위해선 다시 유럽의 오두막을 찾았다.

 

19살 연하의 빈 사교계의 최고의 팜므 파탈이었던 알마와의 결혼으로 평온한 날들이 지속될 것 같았지만 첫째 딸 마리아의 죽음으로 알마는 조강지처의 옷을 벗고 남성 편력이 다시 시작된다. 아내의 지속된 외도로 프로이트에게 상담을 받을 정도였으나 헤어질 수 없었던 말러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말러가 아무리 가부장적인 남편이라 할지라도 알마의 반복된 외도 패턴을 보면 병적일 정도이다. 인간의 삶은 결코 평화로울 수 없음을 몸소 느꼈기 때문에 그는 자기의 음악에 세상 모든 것을 담고 싶었나 보다.

 

단원들과의 불화, 나태한 분위기의 오페라 문화, 유대인에 대한 멸시,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난, 작곡가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자괴감에 그는 고통을 겪었다. 이 교향곡들은 말러가 겪은 상처의 기록이다. 하지만 그 상처를 말리는 패배자처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략) 말러의 음악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런 보이지 않는 저항 정신 때문이다. 그는 고상함의 최고봉을 달리는 오케스트라 무대 위에 감히 길거리 집시들이나 쓰는 깽깽이 피들(fiddle)을 초대한다. 평민의 선술집에서나 들을 수 있는 저속한 선율을 노래하고, 심지어 악보에 '최대한 천박하게 연주하라"라고 지시한다. (p.219~220)

 

번스타인이 말했듯 말러의 모든 음악은 근본적으로 모두 그 자신에 대한 것이었다. 그의 삶은 온통 갈등투성이였다. 잘나가는 지휘자이자 삼류 작곡가였고 기독교로 개종했지만 딱 한 번 교회에 나간 유대인이었으며, 보헤미아 시골뜨기 출신의 빈 유명 인사였고, 아내를 사랑하는 지극히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남편이었다. 그가 지닌 개인적 모순은 사회가 부여한 것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그는 음악으로 자신의 모순을 똑바로 마주하려고 노력한 용자였다. (p.313)

주변 평가에 휘둘리기보다 자신만의 세계를 지켜나가는 것임을 평생 온몸으로 실천한 말러는 외로울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어디서나 이방인으로 환영받지 못했다고 스스로 느낀 말러가 선택한 길은 이방인으로 느껴지던 이 세상에 자신은 결코 주눅 들지 않고 온 세상을 음악에 담아 외쳤다. 오히려 말러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에 이 클래식 클라우드가 안내해준 말러의 일생, 그가 사랑했던 알프스의 풍광 그리고 말러가 새로운 역사를 썼던 오페라 극장들이 더욱더 인상적이었다. 한때 사심을 담아 좋아했던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말러 음악의 부활에 앞장섰다는 점 또한 내가 말러를 더 친밀하게 느껴진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클래식 클라우드를 왜 읽게 되는지를 가장 잘 보여준 것이 말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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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말러 평점10점 | g*****3 | 2023.02.08 리뷰제목
도 서: 말러 저 자: 노승림 출판사: 아르테   평소 음악을 잘 듣지 않고 간혹 기분이 울적할 때 찾곤 한다. 음악이 주는 위로는 타인이 주는 것보다 그저 혼자 듣고 있기만 해도 마음에 위로가 된다는 거 놀라운 현상이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나에겐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는 데 오늘음악의 거장인 '구스타프 말러'를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통해 알게 되었다. 너무 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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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말러

저 자: 노승림

출판사: 아르테

 

평소 음악을 잘 듣지 않고 간혹 기분이 울적할 때 찾곤 한다. 음악이 주는 위로는 타인이 주는 것보다 그저 혼자 듣고 있기만 해도 마음에 위로가 된다는 거 놀라운 현상이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나에겐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는 데 오늘음악의 거장인 '구스타프 말러'를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통해 알게 되었다. 너무 익히 들었던 음악가와 달리 나에겐 생소한 작곡가이며 지휘자인 데 책을 읽는 동안 음악 보단 그의 생애에서 느껴지는 방황과 갈등을 만날 수가 있다. 그렇다보니 난 그가 심취한 음악 보단 '삶'에 더 초점을 맞추면서 읽었다. 말러는 체코에서 태어났으며 유대인으로 어릴 적 아버지가 운영하는 선술집에서 들려오는 악기 연주에 자연스럽게 음향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 교육은 엄격함을 강조했고, 정신적 폭력 역시 흔했으며 더 나아가 성인이 봐도 소름이 끼치는 민담집이 교육용으로 팔려 나갔다는 것 이건,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 그런 거 같다. 이런 상황에 친모가 낳은 열네 명의 자식 중 병으로 사망한 일도 있었는 데 동생의 시체가 관에 담겨져 가는 것을 본 말러..어린 나이에 이런 충격은 어떤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었을 테다. 음악과 불행이 공존했던 말러의 삶에 유대인이라는 차별에 또 한번 시달리기도 했다. 형편은 어려웠지만 음악에 소질이 있어 음악 학교에 가고 훗날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감독직과 지휘자를 맡기도 한다. 유대인이라는 인종차별을 넘어 말러의 음악은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는 데 그 이면에는 정말 노력과 완벽함이 밑바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의 선택을 받기 위해 음악을 만들지 않았다. 그는 당시 사회가 존중하던 형식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파괴했고, 촌부들의 세속적인 권주가 혹은 거리의 노래를 서슴없이 음악적 재료로 사용했다.

-본문 중-

 

앞서 적었듯이 말러의 생은 불행과 음악이 아이러니하게 섞어져 있는 데 여기에 완벽하게 하려는 꼼꼼한 성격이 오케스트라 단원들간의 불화를 낳기도 했다. 당시, 오페라궁정음악은 시민들을 위한 것으로 프란츠 요제츠 2세는 음악에 관심이 없으면서도 이어나갔다. 클래식에 대해 문외한이나 음악은 귀족들 사이에서 당연한 모임(사교계)으로 간주되었고 말러가 감독직을 맡은 후 많은 횟수의 공연을 치렀는 데 그만큼 단원들의 고된 연습도 있었다. 여기서, 저자는 적당주의를 의미하는 '슐람페라이' 를 소개하는 데 당시 빈에서 적당주의가 관례처럼 곳곳에 있었는 데 이건 오스트리아 제국이 여러 민족과 국가가 결합되었기에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자연스럽게 음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니, 아무리 시민들이 잦은 공연을 보더라도 수준은 이하였다는 것이며 말러가 맡은 후에는 대충주의는 철저하게 뜯어고치게 된 것이다. '구스타프 말러 룸' 라는 공연장에 휴식 공간이 있는 데 명칭과 어울리지 않는 상황으로 말러는 연주가 시작이 되면 누구도 나가서는 안되었고 설령 늦게 들어오고 싶어도 철저하게 금지시켰다. 그러니 1막을 놓치면 끝날 때가지 기다려야했다는 것, 여기에 막간의 휴식도 없애려고 했다가 겨우 타협을 한 것이 바로 '말러 룸'을 만든 것이다. 본인은 원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도대체 음악은 말러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고통의 근원을 치유하는 것이기도 했으며 동시에 고통을 주기도 했다고 할 수밖에 없는 삶. 그렇다면 그의 개인적인 삶은 어땠을까?

 

 


 

 

말러의 아내 알마는 남성편력이 심했는 데 그녀의 소개글을 읽을 때면 기함을 멈추지 못했는 데 말러외에 두 명의 남성이 있었다. 알마 역시 유대인이었으나 반유대인처럼 철저하게 유대인을 무시했으며 작곡가로도 능력은 있었다고 한다. 말러를 만나기 전에도 여러 소문이 있었지만 연상인 말러를 만나 8년동안 나름 두 딸을 낳고 가정에 충실했다. 하지만, 첫 딸의 죽음 때문인지 남성편력이 다시 돋아났고 심지어 말러와 사는 동안에 건축가인 내연남을 두었으며 그 남자가 오히려 말러에게 편지까지 섰다. 이 충격으로 프로이트를 찾아가기도 했다는 데 사실, 말러가 아니라 알마가 가야했던 게 아닌가? 하여튼, 아내의 불륜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첫 번째 내연남을 시작으로 소설가인 베르펠과도 염문이 퍼졌다.

 

그런데 왜 이혼을 하지 않았을까? 사실 모르겠다. 가부장적인 말러에게 자유분방한 알마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지만 말러가 죽을 때까지 결혼 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실이다. 더 충격인 건 말러 사후 알마는 건축가 내연남과 결혼 했다가 베르펠과 여전히 관계를 이어갔고, 심지어 이혼 후 베르펠과 세번째 결혼을 했다. 저자는 알마의 이런 행동(?)에 대해 만약 작곡가로 활동을 했었다면 다른 삶을 살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알마의 행위를 보면 ... 말러가 사망 후 내연남과 결혼 하고 이혼을 하면 다시 말러의 아내라는 호칭으로 사교계에서 활동을 하고, 다시 결혼을 하고 또 혼자가 되었을 때 다시 '말러의 아내'로 돌아왔고, 천수를 누리고 생을 마감했다는 소개에 정말 화가나기도 했다. 심지어 자신의 묘지에 말러 이름 외에 불륜남의 이름을 새긴 것을 보면 정상적으로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말러에게 알마처럼 힘겨움을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도움을 주었던 인물도 있는 데 바로 말러의 여동생 유네스티다. 말러는 작곡을 위해 휴양지로 조용한 곳을 자주 찾았는 데 이를 도와준 게 바로 여동생이다. 복잡한 도시보단 시골과 숲을 찾았고 산책길을 걸었던 말러. 저자가 찾은 말러의 흔적은 대부분 한적한 이런 길이었다. 그가 작곡을 할 때면 집안 고요했고, 심지어 식사 역시 그가 나올 때까지 동생들이 기다릴 정도였다. 늘 자연과 함께 했고, 강에서는 수영을, 숲에선 트래킹을 했었는 데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서 모든 것을 그만둬야 했다. 여기서 말러의 관한 내용은 오로지 알마가 남긴 책인 데 이 또한 자신 위주로 썼고, 다른 사람들의 증언과 맞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사실, 여동생이 썼다면 어땠을까? 더 객관적으로 기록되지 않았을까?

 

권위적이지 않고 모두에게 평등한 음악을, 길거리를 비롯해 어느 곳에서든 음악의 원천을 찾은 '구스타프 말러'.  음악가로서 나에겐 여전히 문외한이나 한 인간으로서 사망하는 순간까지 고통과 방황의 경계선을 걸었던 인물로 남겨졌다.

 

말러의 음악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런 보이지 않는 저항 정신 때문이다. 그는 고상함의 최고봉을 달리는 오케스트라 무대위에 감히 길거리 집시들이나 쓰는 깽깽이 피들을 초대한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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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말러 × 노승림 경계 위의 방랑자 평점10점 | s*****a | 2023.02.09 리뷰제목
이 책은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중 제31권이며, 구스타프 말러의 자취를 따라가보는 책이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우리 시대 대표 작가 100인이 내 인생의 거장을 찾아 떠난다는 콘셉트인데, 책에서 여행으로, 여행에서 책으로, 깊이 있게 더듬어보는 클래식 수업이다. 1권 셰익스피어를 시작으로 니체, 클림트, 페소아, 푸치니, 헤밍
리뷰제목

이 책은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중 제31권이며, 구스타프 말러의 자취를 따라가보는 책이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우리 시대 대표 작가 100인이 내 인생의 거장을 찾아 떠난다는 콘셉트인데, 책에서 여행으로, 여행에서 책으로, 깊이 있게 더듬어보는 클래식 수업이다.

1권 셰익스피어를 시작으로 니체, 클림트, 페소아, 푸치니, 헤밍웨이, 모차르트, 뭉크, 아리스토텔레스, 가와바타 야스나리, 마키아벨리, 피츠제럴드 등 이미 30권의 책이 출간되었고, 이번에는 구스타프 말러를 따라가보는 시간을 보낸다.

말러 음악의 음향적 원천이 된 이홀라바에서부터

음악 인생의 정점을 찍은 빈을 거쳐

마지막 예술혼을 사른 뉴욕에 이르기까지

말러의 삶과 예술 공간을 찾아가다 (책날개 중에서)

예술가의 행적을 따라 여행을 한다니 얼마나 설레겠는가!

나도 이 책을 읽으며 함께 동참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구스타프 말러.

19세기에서 20세기로 전환될 때, 주로 오스트리아 빈과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지휘자와 작곡가로서 활동한 말러는 낭만주의 시대의 마지막 거장이자 현대음악의 관문으로 평가받는다. (책 속에서)

지은이 노승림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정책대학원 문화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음악 칼럼니스트로서 각종 매체에 고전음악에 대한 글을 꾸준히 집필해 왔다. (책날개 중에서)

책이나 음악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 내가 만난 말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떠돌던 파우스트와 같은 방랑자다. 부귀영화나 세속적인 명예는 그의 마음을 채워 줄 수 없었다. 인간이 저마다 안고 태어나는 인생의 고난은 극복이 아닌 포용하고 초월할 대상임을 삶은 그에게 가르쳐 주었고, 그의 음악이 우리에게 알려 주는 바도 이것이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게 마련이라는 괴테의 명언을 되새기며 독자들도 이 여행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17쪽)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파우스트의 고독한 방랑길'을 시작으로, 1장 '그린칭 묘지로 가는 길', 2장 '유년기를 찾아서', 3장 '애증의 도시 빈', 4장 '빈의 이방인', 5장 '제체시온의 황금 기사', 6장 '알마, 뮤즈인가 악처인가', 7장 '호수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8장 '두 번째 오두막', 9장 '세 번째 오두막', 10장 '뉴요커 말러'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죽음, 그 이후'로 마무리된다. 말러 예술의 키워드, 말러 생애의 결정적 장면, 참고 문헌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펼쳐들어 첫 장을 넘겼는데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 인생이 가장 정점을 찍었을 때의 사진부터 시선을 끈다. 또한 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말러 그림도 인상적이고, 말러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 알프스의 자연 사진도 볼 수 있다.

말러의 생애와 예술공간까지, 본문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구스타프 말러에 대해 한 걸음 가까워진 듯한 느낌으로 바라볼 수 있다.

"나는 삼중으로 고향이 없는 사람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보헤미아인으로, 독일인들 사이에서는 오스트리아인으로, 세계에서는 유대인으로, 어디에서나 이방인이고 환영받지 못한다."라는 그의 유명한 토로에는 태어날 때부터 어디에서나 소외된 자의 운명적 고독이 묻어 있다. 하지만 말러는 타고난 고독을 부정하거나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살지는 않았다. 그는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거나 기우는 법이 없이 음악이라는 외줄타기 인생을 완고하게 고집했다. (12쪽 발췌)

 

이 책을 읽으며 말러의 유소년기부터 시작하여 그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행에 함께 동참해본다.

생생한 사진과 함께 눈길을 사로잡는 글을 통해 현장감 있게 그 여정을 따라가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빈국립오페라극장에서 지휘자로 전성기를 보냈던 그 장소를 사진으로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의 탄생부터 찬란했던 시기 등 굵직굵직한 삶의 궤적에 머물면서 함께 하는 여행을 안내해주는 책이다.

 

 

이 책에서 사진을 비롯하여 그림 등의 자료도 시선을 끌어서 그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좀 더 입체적이고 흥미롭게 그의 뛰어난 예술세계의 경지를 엿보는 시간을 갖는다.

저자의 필력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구스타프 말러에 대해 이름만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니 잘 모르더라도, 이 책을 펼쳐들면 집중하지 않을 수 없게 이끌어가고 있다. 그의 안내에 따라 예술가의 여정을 함께 답사할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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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말러 평점9점 | f*******3 | 2023.02.05 리뷰제목
"나는 오스트리아에서는 보헤미안으로, 독일인들 사이에서는 오스트리아인으로, 세계에서는 유대인으로, 어디에서나 이방인이고 환영받지 못한다." 삶, 그 속되고 아름다운 것을 모두 포용한 구스타프 말러의 삶과 예술 공간. 책 첫페이지에는 말러의 생애와 예술공간을 지도형태로 간략하게 소개해놓은 글이있다. 이홀라바 (체코)는 말러가 유소년기를 보낸곳, 함부르크(독일
리뷰제목

"나는 오스트리아에서는 보헤미안으로,

독일인들 사이에서는 오스트리아인으로,

세계에서는 유대인으로,

어디에서나 이방인이고 환영받지 못한다."

삶, 그 속되고 아름다운 것을 모두 포용한 구스타프 말러의 삶과 예술 공간.

책 첫페이지에는 말러의 생애와 예술공간을 지도형태로 간략하게 소개해놓은 글이있다.

이홀라바 (체코)는 말러가 유소년기를 보낸곳,

함부르크(독일)은 지휘자로서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곳,

아테르제(오스트리아)는 첫 번째 작곡 오두막이 있는곳,

빈국립오페라극장(오스트리아) 가장 찬란한 시절을 보낸곳,

마이에르니히(오스트리아) 두번째 작곡 오두막이 있는곳,

토블라흐(이탈리아) 세번째 작곡 오두막이 있는곳,

뉴욕(미국) 마지막 예술혼을 사른 곳,

그린칭(오스트리아) 영원히 잠든곳.

어릴적부터 몽상에 잠기는 것이 취미였고 사차원이던 말러는 자발적으로 고독에 빠져들었다.

같은 고독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승화시키느냐에 따라 말러와 같이 성장할수도 있고

어두운 세계에 빠져 헤어나오질 못하는 사람도 있다.

말러의 음악은 독창적이라고 한다.

이책은 철저하게 음악만을 추구한 말러의 인생을 따라간 여정을 그리고있다.

오늘날 도처에서 만날수 있는 말러의 흔적을 따라 여행하는 여행기와 같은 책이다.

필요이상으로 방문한도시와 자연경관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다분히 작가가

독자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쉽게 생각하는 관광이 아니라 말러의 발자취를 따라 그의 외로운 창작물과 그가 살아남기 위해

투쟁한 도시 그리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도 온전히 그것을 누리지 못한 고독을 세상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인간은 저마다 인생의 고난을 극복하고 포용하면서 살고

말러의 음악 또한 그런것들을 알려주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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