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자
미리보기 공유하기

수확자

리뷰 총점 9.7 (121건)
분야
소설 > SF/판타지
파일정보
EPUB(DRM) 53.30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 도서의 시리즈 내서재에 모두 추가

종소리
닐 셔스터먼 저/이수현 역
종소리
수확자
닐 셔스터먼 저/이수현 역
수확자
선더헤드
닐 셔스터먼 저/이수현 역
선더헤드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50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불사의 세계에서 죽음을 독점한 자들 평점10점 | k**u | 2023.02.23 리뷰제목
역사 이후로 넘어서는 문턱을 건너고 나면, 인간성은 사라지고 경박성의 시대, 유희와 조롱의 시대가 시작된다. 왜냐하면 이제부터 행해지는 모든 것이 조금의 의미도 갖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뱅상 데콩브(Vicent Descombes), 『Modern French Philosophy』 P31에서     인간의 모든 질문은 결국 하나의 궁극(窮極)으로 향한다. 사실 ‘죽음’에 대한 알 수 없음, 그 두
리뷰제목

역사 이후로 넘어서는 문턱을 건너고 나면, 인간성은 사라지고 경박성의 시대,

유희와 조롱의 시대가 시작된다. 왜냐하면 이제부터 행해지는 모든 것이 조금의 의미도

갖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뱅상 데콩브(Vicent Descombes), Modern French PhilosophyP31에서

 

 

인간의 모든 질문은 결국 하나의 궁극(窮極)으로 향한다. 사실 죽음에 대한 알 수 없음, 그 두려움이라는 생()의 한계가 부여하는 간절함이 인간 문명의 동력으로 작동한다. 그럼에도 인간은 이 무능력을 떨쳐내기 위해, 그 궁극의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내기 위해 몸부림친다. 사실 이 장광설은 케케묵은 얘기이겠지만 오랫동안 반복하며 집요하게 묻는 이유는 납득할 만한 답변이 여전히 없기 때문이다. 즉 인간 그 누구도 필멸(必滅)을 피해 갈 수 없는 까닭이다.

 

닐 셔스터먼의 이 소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죽음이 해결된 세상의 이야기다. 소설의 배경은 타자에 의한 사고와 사건에 의한 죽음, 그리고 자살과 자연사()가 만연하던 사망 시대는 종결되고 누구도 죽지 않는 시대다. 초지능 선더헤드가 지구 모든 지역의 국가행정체제를 해산하고 인간 세계를 통제하는 유일한 존재가 된 세계다. 이제 거의 모든 것이 알려져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 인간에게 고통, 질병, 노화, 죽음은 없다. 체내 나노봇에 의한 치유와 치료, 재생술로 아무도 죽지 않는다. 선더헤드에 의한 직업과 부의 배분이 평등하고 풍부하게 이루어지는 쾌적한 세계, 새롭게 쫓을 물음이 없는 세계이다. 프랑스 철학자 뱅상 데콩브의 말처럼 모든 것이 조금의 의미도 갖지 못하는 세계이다.

 

앎의 영역이 제아무리 정복될지라도 인간 본성이 암약할 수 있는 지대가 존재한다면 인간은 항시 예외와 위계 구조를 만들어 내는 종()이라는 점이다. 인간은 의미를 잃어버리면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책의 표지 그림인 낫(scythe)을 든 낯선 복식을 한 인간, 이들이 바로 예외의 존재자이다. 한정된 지구라는 공간의 불사(不死)의 존재들이 된 인구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인간의 목숨을 거둘 수 있는, 합법적 재량이 주어진 유일한 존재자. ‘수확자라 부른다.

 

 

죽인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이삭을 줍듯 인간의 목숨을 거두어들이는, 즉 수확하는 것이다. 인류의 쾌적한 공존을 위하여 수확자는 중요한 사회적 봉사자로서 성스러운 임무로 이해하도록 교육된다. 문명의 성장은 완료되었고, 인간 존재에 대해 더 해독할 것이 없으니 어느 누구도 다른 인간보다 더 중요할 이유가 없는 세계, 그러니 모두 똑같이 쓸모없는 존재일 뿐이다. 이제 변화는 없다. 아이러니는 죽음을 완전히 이긴 세계인데 여전히 사람들이 죽어야 하는 세계라는 점이다. 수확자는 바로 이 죽음을 독점한 자들이며, 죽음의 유일한 배급자다.”

 

이것이 이 작품의 근간이다. 수확자들은 인구에 비례하여 우월한 도덕성과 인간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연민을 지닌 인간을 선택하여 오랜 수습훈련 기간을 통해 수확자들의 연례회의인 콘클라베에서 최종 선정된다. 소설의 서사구조를 빼 놓을 수 없겠다. 시간적 진행방식의 물 흐르듯한 통상적 이야기 서술방식에 더해, <수확 일기라는 수확자가 의무적으로 매일 기록하게 되어있는 수확자의 일기가 자칫 가벼워 질 수 있는 담론에 진중한 철학적 무게를 부여하며 소설의 서사에 균형을 잡는다.

 

인간의 생명을 거두는 일에 대한 고뇌, 이를테면 고결한 수확자인 퀴리는 때로 내 직업의 무게를 견딜 수 없어지면, 나는 죽음을 정복하면서 잃어버린 모든 것을 애도한다.”고 쓴다. 이와 달리 거둘 수 있는 생명의 수량을 배당하는 한계에 대해 반감을 표현하는 수확자의 일기도 있다. 독자는 생명을 거두는 이들의 성향에 매혹되어 다시금 인간이란, 인간성이란 대체 무엇인지의 세계 속으로 침잠하게 된다. 수확자 시리즈의 첫 편인 이 작품은 세계의 법령이자 인간 행동의 주제자인 선더헤드의 통제 예외지대인 수확령에 시선을 맞추고 있다. 선더헤드는 인류에게 엄청난 타격을 입힐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순수한 정의, 순수한 헌신의 존재로서 인류를 위해 일하는 지성체다. 이러한 존재를 벗어나 독자적으로 영위되는 지대가 수확령이다.

 

수확자는 여느 인간과 다를 바가 없는 존재, 단지 도덕성과 공감능력에 의해 수확자라는 인간들에 의해 선발된 인간일 뿐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타인의 생명을 거두는 독점적 권한이 부여되었으며. 또한 이들에게는 죽음 면제권도 있다. 타인의 생사여탈(生死與奪)을 관장하는 그야말로 신이 사라진 시대의 신이다. 이런 존재들이 지녀야 할 도덕성이란 과연 어떤 것이어야 할까? 인간의 역사는 인간들이 사회체를 만들면 항상 위계구조를 우선 만들어낸다고 한다. 위계구조란 구성원에 수직적 계급이 주어지고 이에따른 권력이 동반된다. 또한 인간들의 모임이란 너절한 자기 이익을 위한 논쟁을 벌이고 세력을 키우며, 권력을 향한 암투가 전부이기도 하다. 아마 이러한 인간성의 적나라함이 지극히 자연스럽게 펼쳐지기에 익숙한 인간적 실상임에도 그 낯익음 때문에 더욱 이야기는 독자의 정신을 휘어잡는다.

 

살해하기를 극도로 혐오하며 싫어하는 인간만이 수확자의 기본적 자질이라는 말은 그야말로 모순을 떠안고 있다. 타인을 규칙적으로 할당량의 범위 내에서 죽여야 하는 수확자가 그 일을 싫어해야만 한다는 가치의 충돌, 아마 고결함이란 이러한 해결 불가능함을 극복할 수 있는 도덕적 신념에 대한 곤혹스러움의 표현일 것이다. ‘시트라로언이라는 열여섯 살 아이들은 페러데이라는 수확자의 지목에 의해 수습생이 된다. 생명을 거두어야 하는 대상을 선정하는 일부터 그 대상을 수확하는 구체적 도구와 방법까지 도덕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또한 수확하는 일이 권력의 행사이거나 살해의 즐거움, 쾌락적 이벤트로 변질되지 않도록 자기성찰에 철저함을 실천하는 일을 배운다.

 

시트라와 로언은 일 년의 수습 기간동안 연간 세 번 개최되는 수확자들의 회의인 콘클라베에 참여하여 테스트를 받게 된다. 수많은 수확자들 앞에서 일종의 자질 검정을 받는 것이다. 생명을 거두는 일의 신성함, 그 지엄한 도덕적 요구에 대해 이러한 도덕은 사망시대에 지닌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보수적 퇴행이라 비난하는 일군의 수확자 무리가 있다. 이를 대표하는 고더드 라는 수확자는 주장한다. 수확은 상징적이어야 한다. ...필멸성에 메어두기 위해서, 지금 가장 숭고한 소명이 한때는 범죄로 여겨졌다는 사실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라며 인간 살해에 도덕적 기준을 들이미는 것을 위선이라 조롱한다.

 

페러데이와 고더드는 수확자의 소명에 대해 이처럼 대척점에 서 있다. 고더드는 수확행위를 왜 즐겨서 안 되는가 하고 묻는다. 어차피 일 아닌가? 인류의 무한한 삶을 돕기위한 신성한 일을 하는데 그 행위자가 그 일을 축제화하는 것이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비()도덕적인 발언에도 일말의 진실이 있다. 무한한 삶이 보장된 인간들이지만 우발적으로 다가오는 죽음이라는 한계를 제시, 각인(刻印) 시킴으로써 그들에게 삶의 동력, 삶의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망 시대(필멸 시대)에 사는 오늘의 우리들에게 죽음이 사라진다면 우리가 지금처럼 억척스레 무엇인가를 성취하려 하겠는가? 알 수 없는 일이다.

 

불사의 존재로 비록 인간은 바뀌었으나, 인간의 행위, 본성은 변화하지 않는다. 수확자의 십계명, 수확자에 대한 엄중한 금기와 계율이지만 그 틈새, 편의적 해석은 언제나 가능하다. 콘클라베는 두 수습생을 훈육하는 고결한 수확자 패러데이를 시기하는 세력의 주장으로 인해 두 수습생 중 한 명의 선정과 선정되지 못한 수습생은 즉시 목숨을 거두어야 한다고 의결하고, 페러데이는 스승으로서 제자들이 불의한 싸움에 내몰리는 결의를 무효화시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거둔다. 그러나 이러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시트라와 로언은 각기 다른 수확자의 수습생이 되어 불가피한 대결에 내몰린다. 아마 수확자는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라 해도 될 것이다. 조직 범죄자 양성소 같은 로언에 대한 고더드의 강도 높은 살인 병기로의 훈련과 수확자 퀴리에 의한 시트라에 대한 고결한 도덕적 훈육은 대비되어 각기 다른 환경 속의 인간 변화를 들여다보게 한다.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 수확령은 자신들의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역할의 수행을 위해 선더헤드의 통제 밖에 있다는 점이다. 선더헤드는 수확자들과 수확령에 대해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는다. 선더헤드가 그네들의 행위를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인류 사회를 위한 숭고한 약속의 이행을 지키기 위함이다. 외부(선더헤드)로부터의 이 불간섭은 수확령의 부패성을 키운다. 계율의 위반, 더러운 것들의 합종연횡(合從連橫), 대규모로 집행되는 수확, 컬트(cult)화된 수확자 집단의 범죄조직화 등 죽음을 판돈으로 한 세력 싸움이 과연 볼 만하다.

 

또한 선더헤드로부터의 이 독립과 배제는 선더헤드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확령 내부의 불의에 의해 위기에 빠지거나, 피살되더라도 선더헤드가 개입하지 않기에 범죄는 더 극성을 부린다. 완벽한 지성체의 통제가 미칠 수 없는 지대, 즉 무법지대가 펼쳐지는 것이다. 이름하여 자율’, 이 얼마나 그럴듯한 단어인가! 수확이라는 신성한 언어는 살인이라는 적나라한 의미를 되찾는다. 수확자는 곧 살인병기로 둔갑하는 세계이다. 두 명의 수습생은 예정대로 한 명의 수확자로 선정되고 한 명은 탈락한다. 그러나 이 선정과 탈락은 수확자들의 세계, 수확령에 의미심장한 파장을 몰고 올 것 같다. 더구나 부패의 온상이 되고 순수하게 인간 살해의 특수 면허 집단화되는 수확령에 선더헤드가 어떠한 명목으로든, 그 초지능의 지성이 개입할 것만 같다. ‘인간적이라는 이 해묵은 휴머니즘이라는 괴물의 탈은 벗어던질 수 없는 것일까 

 

1편은 이렇게 끝맺는다. 우리에게 우리 자신보다 더 지독한 적이 있을까? ....수확령의 양심이 고장나고, 그 자리를 특권에 대한 탐욕이 대신한다면 우리는 다시금 최악의 적이 될 수 있다. ....부패하고 비열한 수확자들을 찾아서...불로 끝장내는 누군가...그를 수확자 루시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2선더헤드로 가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인간과 초지능과의 협력이 펼쳐질까? 아니면 유희와 조롱만이 쇼처럼 펼쳐지는 스텍타클한 이벤트가 점령한 쾌락의 제물(祭物)놀이 세계가 될 것인가? ()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0
종이책 삶과 죽음을 소재로 재미와 철학적 사색 모두를 얻을 수 있는 작품 평점10점 | y********j | 2023.03.13 리뷰제목
[삶과 죽음을 소재로 재미와 철학적 사색 모두를 얻을 수 있는 작품]   지금 당신이 사는 세상에는 굶주림과, 질병, 전쟁은 물론 죽음까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실수'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도 나흘 정도면 재생 센터에서 완벽한 몸으로 다시 눈뜰 수 있죠. 이 유토피아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것은 슈퍼컴퓨터인 선더헤드. '그들'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몇 번이고 젊은 몸으로 회
리뷰제목


 

[삶과 죽음을 소재로 재미와 철학적 사색 모두를 얻을 수 있는 작품]

 

지금 당신이 사는 세상에는 굶주림과, 질병, 전쟁은 물론 죽음까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실수'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도 나흘 정도면 재생 센터에서 완벽한 몸으로 다시 눈뜰 수 있죠. 이 유토피아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것은 슈퍼컴퓨터인 선더헤드. '그들'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몇 번이고 젊은 몸으로 회춘해서 영원과도 같은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죽지 않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세상을 조절하기 위해 생명을 끝낼 의무를 가진 '그들', 수확자를 만나기 전까지는요.

 

평범하다는 것에 지루함을 느낀다는 사춘기 소녀 시트라와 소년 로언은 수확자 패러데이의 선택을 받아 수확자 수습생이 됩니다. 패러데이는, 타인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엄격한 사람, 수확자의 임무에 있어 윤리와 도덕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사람이에요. 그런 그가 두 사람을 수습생으로 선택한 이유는 그들이 세상의 이면을 볼 수 있다는 것, 죽음을 앞둔 이에게 연민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패러데이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이는, 말 그대로 타인의 목숨을 거둬들이는 것을 광적으로 기뻐하는 사람, 고더드입니다. 특히 그는 한꺼번에 대량의 사람을 거두는 것으로 유명하고, 그런 그를 비판하는 수확자들도 있지만 찬양하는 이들의 수도 무시할 수 없어서 수확령은 점점 혼란 속으로 빠져들어갑니다.

 

시트라와 로언에게 닥친 시련, 그 시련을 뛰어넘어 서로를 살리고자 하는 시도, 점차 무르익어 가는 두 사람의 애틋한 마음 등 대중소설로서의 재미도 충분하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의 매력은 수확자들의 철학입니다. 곳곳에 삽입된 수확자들-패러데이, 퀴리, 고더드 등-의 <수확 일기>를 통해 그들의 고뇌와 욕망을 엿볼 수 있어요.

나는 일시적으로 신체 일부를 잃거나,

일시적으로 목숨을 잃는 결과를 초래하는 기벽을 여럿 목격했다.

사람들은 맨홀에 빠지고, 떨어지는 물체에 맞고, 빠르게 움직이는 차도에 넘어진다.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웃어 버린다..

아무리 끔찍한 사건이 벌어져도 그 사람은 만화 속의 코요테와 마찬가지로

하루 이틀만 지나면 멀쩡해진 몸으로 돌아오니까.

 

불사성(不死性)은 우리 모두를 만화로 바꿔 놓았다.

-수확자 퀴리의 <수확 일기> 중에서, p226

자꾸 곱씹어보게 되는 <수확 일기>들. 타인에게 죽음을 전달할 권리를 갖는 것이 마땅한가에 대한 고민은 물론 수확자로서의 중압감, 그로 인해 꾸게 되는 악몽 등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그 일이 결코 우쭐해할만 것이 아님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고더드처럼 수확자로서의 일을 최대한 즐겨야 한다는 감상을 남긴 이도 있지만요.

내가 인류에게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은 평화나 안락이나 즐거움이 아니다.

다른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할 때마다 우리 모두의 내면도 조금씩 죽기만을 빈다.

공감의 고통만이 우리를 인간으로 유지시킬 터이기 때문이다.

그것마저 잃어버린다면

어떤 신도 우리를 도울 수 없다.

-수확자 패러데이의 <수확 일기> 중에서, p449

죽음이 사라진 세상에서 소멸된 것은 죽음 그 자체만이 아니었어요. 죽음이 언제 찾아올지 몰라 정해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는 열정, 타인의 고통에 함께 마음 아파하는 공감 능력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에게서 그런 생에 대한 열정과 공감 능력을 제외한다면 우리가 기계와 다를 것이 뭐가 있을까요.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수확자 제도에 이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수확자들과 그들이 하는 일에는 개입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선더헤드. 이번 [수확자]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선더헤드는 시트라에게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선더헤드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시트라를 통해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긴장감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게 된 로언의 행보가 특히 기대됩니다. 고뇌 없이는 걸어갈 수 없는, 걸어가서는 안 되는 수확자의 길. 그 길을 선더헤드가 응원하게 될지, 방해하게 될지 어서 2권으로 달려가 보렵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인류의 죽음을 조종한다면.. 평점10점 | f*******h | 2023.03.10 리뷰제목
“내가 인류에게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은 평화나 안락이나 즐거움이 아니다. 다른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할 때마다 우리 모두의 내면도 조금씩 죽기만을 빈다. 공감의 고통만이 우리를 인간으로 유지시킬 터이기 때문이다. 그것마저 잃어버린다면 어떤 신도 우리를 도울 수 없다.”대박 대박 ???????????? 이렇게 긴 호흡의 책을 읽은 것도 오랜만인데 놓지않고 책을 붙들고 읽은 것도 오랜
리뷰제목
“내가 인류에게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은 평화나 안락이나 즐거움이 아니다. 다른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할 때마다 우리 모두의 내면도 조금씩 죽기만을 빈다. 공감의 고통만이 우리를 인간으로 유지시킬 터이기 때문이다. 그것마저 잃어버린다면 어떤 신도 우리를 도울 수 없다.”



대박 대박 ???????????? 이렇게 긴 호흡의 책을 읽은 것도 오랜만인데 놓지않고 책을 붙들고 읽은 것도 오랜만이다. 정말 신박하고 재미있다.



<선더헤드>라는 초초초슈퍼 컴퓨터가 지구의 질병, 전쟁 등을 통제해서 인류의 수명이 대폭 늘어난다. 늙고 약해진 몸은 회춘을 통해 다시 젊어지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인류의 수는 과밀해지고 ‘수확자’만이 이들을 ‘수확’, 죽일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시트라‘와 ’로언‘이라는 학생들이어느 날 수확자 패러데이를 만나며 수확자가 되기 위한 견습생 역할을 제안받고 허락하게 된다. 서로 경쟁을 해야되는데 둘은 서로에게 마음이 생기게 되고 이를 눈치챈 고위 수확자들이 경쟁을 심화시키는 조건을 걸게 된다.



수확자들에겐 계명이 있는데 그 계명을 교묘히 이용하는 수확자들도 있다. 어느 세계에나 흑과 백, 여당과 야당이 있듯 이 책도 정치가 관여하는 부분이 많은데 1편인 이 책은 정치적인 부분의 시작이라고나 할까?

또 다양한 스타일의 수확자가 있는데 수확을 하는데 철저한 통계와 수치를 계산해서 골고루(?) 수확하는 타입, 어린아이는 수확하지 않는 타입, 무작위로 대량수확을 하는 타입이다.
마지막 타입은 살인을 즐기는 스타일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수확을 해대고 할당된 수확의 수가 너무 작다고 불평한다. 아마 현재에 태어났다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가 되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에게 죽음은 갑작스럽게 나가와서 더 슬프다. 당장 결혼을 앞둔 부부들, 건강했던 아이들, 노년을 바라보는 노부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 그리고 짧은 생을 살기에 갑작스러운 죽음은 더 고통스럽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눈 앞에서 보는 것 만큼 끔찍한 고통은 없는 것 같다. 일상생활을 함께 살아가는 수확자들은 갑자기 이들 앞에 등장해서 예고없이 수확한다.

‘회춘’을 통해 100년, 200년 이상의 삶을 살았으면서도 수확당하는 사람들은 죽기를 두려워한다. 삶이 그만큼 가치있는가? 죽어가는 몸을 되돌리면서 연장하는 그 삶이 100년을 더 살고 싶은 만큼 재미있을까? 지금 당장 내 삶이 수확된다면 조금 억울할 것 같지만 50년 뒤에 수확된다면 난 담담히 받아들일 것 같다. 오래도록 살아가기에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 단조로울 것 같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공감의 고통만이 우리를 인간으로 유지시킬 것이다 평점10점 | s****i | 2023.03.03 리뷰제목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수많은 음모론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에 내가 가장 흥미롭다고 여겼던 음모론은 전 세계 인구 조절을 하기 위해 전염병을 퍼뜨렸다는 내용이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단일 정부로 만들어 통제하려는 특정 세력이 배후이고 그들이 세계 인구 수를 조절하고 통제하기 위해 백신을 주입해 DNA를 조작하려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포화된 인구 수를
리뷰제목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수많은 음모론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에 내가 가장 흥미롭다고 여겼던 음모론은 전 세계 인구 조절을 하기 위해 전염병을 퍼뜨렸다는 내용이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단일 정부로 만들어 통제하려는 특정 세력이 배후이고 그들이 세계 인구 수를 조절하고 통제하기 위해 백신을 주입해 DNA를 조작하려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포화된 인구 수를 조절하기 위해 코로나19 전염병을 퍼뜨려 노약자들을 먼저 제거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과학 기술로 그 어느 때보다 발전했고, 사람들을 수없이 죽게 만들었던 질병을 정복하고 치료법을 발견하여 인간의 평균 수명은 100세 시대를 맞이했다. 『수확자』를 읽으며 이 음모론이 떠올랐다. 모두가 더 오래 머물게 된 지구에서 적정한 인구는 어느 정도일까? 인류가 죽음을 정복하는 시기도 맞을 수 있을까?

 

"세계의 디지털 네트워크가 <클라우드>라고 불리던 시절, 사람들은 인공 지능에 너무 많은 힘을 부여하는 것이 아주 나쁜 생각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클라우드가 의식의 불꽃, 혹은 놀랍도록 그와 비슷한 뭔가를 일으키며 선더헤드로 진화했다. 사람들의 두려움과는 완전히 대조적으로 선더헤드는 권력을 잡지 않았다. 선더헤드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알았다. 생태 환경을 계속 성장하는 인구로부터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모두 알았다. 일자리를 만들고, 가난한 이들에게 옷을 입히고, 세계의 법을 정립했다. 선더헤드는 우리에게 완벽한 세상을 선사했다."

 

2042년, 컴퓨터의 힘이 무한해지고 죽음을 정복한 해. '선더헤드'의 진화는 인류에게 굶주림과 질병, 전쟁과 죽음마저 없는 완벽한 세계를 선사했다. 고통의 순간 핏속에 들어 있는 진통 나노 기기가 마취제를 풀었고, 죽음의 위기에는 재생 센터로 이송되어 되살아났다. 자연적인 죽음이 사라진 세계에서 생명은 끊임없이 새로 태어났고, 지구는 이 모든 인간들이 살기엔 너무 좁아졌다. 지구 밖 행성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결국 인류는 인구 조절을 위해 목숨을 거두는 임무를 맡은 <수확자>라는 존재를 탄생시킨다. 선더헤드에게 권위가 넘어가지 않은 단 하나의 조직.

 

열여섯 살의 학생 시트라와 로언은 우연한 계기로 수확자 패러데이의 눈에 들어 수확자 수습생이 되고 살인 기술을 익힌다. 이들은 스승으로부터 수확자가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 즉 끊임없이 살인을 하면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자신이 거두는 생명에 연민을 가지며, 이것이 올바른 수확이었는지 스스로에게 되묻는 태도에 대해 배운다.

 

"문명의 성장은 완료되었다. 모두가 그 사실을 알았다. 인류의 경우 배울 것은 더 남아 있지 않았다. 우리 존재에 대해 더 해독할 것이 없었다. 그것은 누구도 다른 사람보다 더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사람들이 꿈꾸는 미래는 무엇일까? 최근에 읽은 SF 소설 속 죽음을 정복한 설정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인류는 결국 질병과 죽음을 정복하고 무한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그러나 그 무한한 삶이 어떤 형태로 유지되는지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감을 볼 수 있었다. 우리의 의식 외에 육체는 기계화가 되어 살아가지 않을까? 인공 지능이 우리를 지배하게 되지 않을까? 『수확자』는 유토피아 같은 세계에서 인구 조절을 위해 죽음을 관장하는 '수확'이라는 소재를 통해 흥미로운 상상을 이끌어간다. 죽음이 사라진 세계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패러데이는 양심과 공감이라고 말한다.

 

"내가 인류에게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은 평화나 안락이나 즐거움이 아니다. 다른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할 때마다 우리 모두의 내면도 조금씩 죽기만을 빈다. 공감의 고통만이 우리를 인간으로 유지시킬 터이기 때문이다."

 

시트라와 로언이 수습생 자격으로 참석한 콘클라베에서 고더드의 선동에 의해 둘 중 한 명만 수확자로 선택되게 되고, 나머지 한 명은 그 자리에서 거두기로 약속한다. 이들은 스승의 수확을 보조하면서 괴로움과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서로 경쟁해야 했고, 스승 패러데이가 갑자기 사라진 후 각자 너무나 다른 신념으로 수확하는 스승에게 보내져 자신만의 가치관을 만들어가며 성장해간다.

 

『수확자』 3부작은 현재 유니버설 영화사에서 영화 화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의미 있는 죽음이란 무엇인가? 생명을 끝낼 권리는 누구에게 있어야 하는가? 어떠한 신념을 가지고 살아야 할까? 여러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일단 너무 재밌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수확자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r*********a | 2023.02.24 리뷰제목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어떤 편견도 죽일 수 있을까. 수확자, 수확이라는 단어는 곡식을 포함한 어떤 결실들을 거두어 들임을 의미하는데 여기서 수확자는 사람을 생명을 아무 편견없이 거두어 들임을 의미한다. 사람이 사람을 감히 평가할 수 있을까. 영화 주피터 어센딩을 보며 지구의 생명체, 인간이 유전공학의 수확물로서 표현된다. 영화가 단순히 유전공
리뷰제목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어떤 편견도 죽일 수 있을까.

수확자, 수확이라는 단어는 곡식을 포함한 어떤 결실들을 거두어 들임을 의미하는데 여기서 수확자는 사람을 생명을 아무 편견없이 거두어 들임을 의미한다. 사람이 사람을 감히 평가할 수 있을까.

영화 주피터 어센딩을 보며 지구의 생명체, 인간이 유전공학의 수확물로서 표현된다. 영화가 단순히 유전공학과 sf적이라고 보다가 그보다 더 높은 신분의 누군가의 소유이며 또 수확된다는 의미로 표현되었을때의 놀라움. 그 놀라움보다 더 놀라운 상상력이 소설이 되어 있었다.

먼미래의 지구는 죽음을 극복하고 오래 사는 것이 당연해지고 그로 인해 수확자라는 편견없이 공정한 죽음을 가져가는 수확자가 있다.

 

인간이 인간의 목숨을 편견없이 선택하고 또 수확자로서 집행한다. 이것이 과연 공정한지 또 누구를 위한 것이며 그들이 공정하다는 것은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수확자는 서로간의 사제간에 꾸준히 서로를 관찰하고 살핀다.

수확자는 인간을 넘어선 인간이며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자들이다.

그들 중 누군가는 수확이라는 것을 악마처럼 즐기며 사냥하고 누군가는 수확이라는 것에 의문을 갖는다. 어떤것이 대의이고 진실인지 알 수 없는 미로같이 꼬여있다.

인간을 사랑하며 소중히 여기지만 수확자의 입장은 다르다 끊임없이 수확이란 행위에 대한 의문과 공정성, 행해야 하는 것에 대한 진실을 찾는 이. 각자의 입장차이는 모두 명확하게 다르다.

 

 

머지 않은 미래. 우리가 수확자가 필요로 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할까.

재밌게 읽었다는 말이 슬펐다.

2편이 기대가 되지만 어떤 슬픔과 고뇌가 있을지 한편에선 두려워지는 책이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한줄평 (7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7점 9.7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