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나는 나와 함께 걷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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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나는 나와 함께 걷기로 했다

일 년 동안의 시골 생활에서 찾아낸 삶과 마음

리뷰 총점 10.0 (8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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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마음속 깊숙이 살랑이는 바람의 이야기 평점10점 | s******y | 2022.11.28 리뷰제목
그는 여행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이스탄불의 거리 한복판에서 그를 만났을 때 놀라지 않았다. 나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방랑을 멈춘 지가 꽤 됐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늘 묶인 내 발의 슬픔을 그의 자유로운 발로부터 위로받곤 했다. 세상의 많은 비행기가 운항을 멈추었던 시절에 그의 안부가 궁금해져 들여다보니 밀양의 어느 시골에서 집을 고치며 살아가고 있
리뷰제목
그는 여행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이스탄불의 거리 한복판에서 그를 만났을 때 놀라지 않았다. 나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방랑을 멈춘 지가 꽤 됐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늘 묶인 내 발의 슬픔을 그의 자유로운 발로부터 위로받곤 했다.
세상의 많은 비행기가 운항을 멈추었던 시절에 그의 안부가 궁금해져 들여다보니 밀양의 어느 시골에서 집을 고치며 살아가고 있었다. 시골 미용실에서 머리를 말지를 않나, 도시에서 먹는 것 못지 않은 근사한 파스타를 먹지를 않나, 그림을 그리질 않나, 그걸 유튜브로 기록하고 있질 않나.....
엄청 잘 지내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늘 바람처럼 지내던 사람인지라 어느 작은 시골집에 틀어박힌 속내가 너무 궁금했다. 그럼 물어보면 되지 않느냐 누군가는 반문할 수도 있겠다. 요즘같이 좋은 세상에. 하지만 요즘같이 좋은 세상이라 더 손을 뻗기 어렵기도 하다. 사람 좋은 웃음과 푸근한 말투를 가졌지만 그가 얼마나 예민한 사람인지 잘 아는데 그렇다고 우리가 그런 속내까지 소통하는 사이도 아니어서 그저 궁금한 채 지낼 뿐.
그런데 나의 이 호기심이 하늘에 가 닿았나보다.
그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고 그게 바로 <당분간은 나와 함께 걷기로 했다>이다.
가장 눈에 띈 건 문장들 중심으로 구성된 책이라는 것.
워낙 사진 잘 찍는 사람이라 그동안 그의 책들에선 좋은 사진으로 눈호강하는 호사를 누렸는데 이번 책은 문장이 중심이 되었다. 사실 첨엔 조금 당황했는데 그 이유는 책을 읽으며 알게 됐다.
이번 그의 여행 이야기는 그가 틀어박힌 밀양 시내에서도 차로 30분 들어가야 겨우 나오는 시골의 일상이 아니라 결국 작가 자신의 마음속으로 떠나는 이야기였음을.
익숙한 언어를 사용하는 내 나라지만 모든 것이 익숙하고 편리한 도시가 아닌 시골로 틀어박힘으로써 어쩌면 조금은 강제로 하게 되는 자아성찰.
신기한 건 어쨌든 생판 남인 그의 마음속 여행을 함께하며 나의 내면도 같이 들여다보게 된다는 것.
청주에서, 경주에서 작은 원룸에 혼자 지내며 오로지 나와 깊숙이 소통하던 시간들도 소환되었던 즐거운 독서의 경험.
책장을 덮을 즈음엔 생각했다. 나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자고.
다그치면 다그칠수록 바라던 것에서 멀어지지 않았던가.
그러니 이젠 그저 나와 나란히 걷는 것으로 시작해보자고.
나에겐 고쳐서 살아야 하는 시골집과 텃밭은 없지만 전쟁 같은 일상도 여행처럼 즐겁게 살아가는 신기한 능력이 있으니까.
.
.
.
아주 오랜만에 변종모 작가에게 안부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아무렇지 않게 답장이 왔다.
지금 묵호로 가는 기차 안이라고.
바람 같은 사람.....
그 메시지에 답하는 대신 언젠가 그 바람을 다시 만날 날이 생기길, 하고 묵호 쪽으로 부는 바람에 슬쩍 마음을 실어 보냈다.
가 닿아도 가 닿지 않아도 좋을 아주 가벼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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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당분간 나는 나와 함까 걷기로 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t*****d | 2022.11.25 리뷰제목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아쉽다. 그의 여행같은 일상을 더이상은 볼수 없다 생각하니 재미있게 보던 연속극이 종방한것처럼... 서운하다. 한편의 영화라고 하기엔 다소 긴 여정이기에 연속극이라는 표현이 더 잘어울릴듯 하다. 책에 몰입하느라 읽으며 마시려고 타놓은 차는 아주 조금의 김도 내뿜지 못할정도로 미지근해져 있다.차한모금을 마시며 창밖 넘실대며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
리뷰제목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아쉽다.
그의 여행같은 일상을 더이상은 볼수 없다 생각하니 재미있게 보던 연속극이 종방한것처럼... 서운하다.
한편의 영화라고 하기엔 다소 긴 여정이기에 연속극이라는 표현이 더 잘어울릴듯 하다.

책에 몰입하느라 읽으며 마시려고 타놓은 차는 아주 조금의 김도 내뿜지 못할정도로 미지근해져 있다.
차한모금을 마시며 창밖 넘실대며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지금 이 계절 작가가 지내온 밀양 그곳분들은 잘 지내고 계실지, 작가는 또 어떤 곳에서 여행자의 삶을 만끽하고 계실지 궁금해 멍하니 바다만 바라봤다.

작가의 말대로 나의 삶도 어찌보면 여행이겠구나 싶은 마음에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바다는 다른날보다 더욱 찬란하게 반짝여 눈을 찌푸려야만 마주할수 있을 정도였고 마음 한켠이 설레임으로 부풀러오름을 느낄수 있었다. 왜그렇게 우리가게애 오신분들이 경치가 좋다고 환상을 지르시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가는것같기도 하다.

이책은 따스하다. 도시생활을 하다 떠난 밀양이란 시골에서 일년의 시간을 보내며 겪게되는 흔치 않은 일상들,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이웃분들과의 이야기들, 자연과 어우러지며 지내온 일상들, 도시생활에 비해 넘처나는 시간들을 온전히 자기자신에게 사용하며 느끼며 깨달은점들, 중간중간 깨알처럼 굴러다니는 해외여행의 추억들로 이 책은 묵직하다. 어찌보면 반복된 일상속에서 마음만 먹으면 손에 쥘수 있는 행복들로 둘러싸인게 사람의 인생이 아닌가싶을 정도로 희망의 기쁨을 만끽할수 있었다.

모든것이 어설프게나마 예쁘다. 하지만 자세히 보지 말아야 예쁘다. 내가 한 모든 일이 그렇다. 바닥을 기어 다니며 열심히 타일을 붙였지만, 줄눈은 일정하지 않다. 원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어긋난 인생처럼, 고칠수는 없지만 자주 보다 보니 어느새 무뎌졌다. 그거려니 한다는 말이다. P51

삶의 주변을 걷고 돌아온 밤, 추억은 걸어온 분량만큼 쌓였다. 결과 없는 하루라고 의심하지 마시라. 그대는 오늘도 아름답게 살았다.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렇다. 살아 있는 자만이 추억을 가질수 있다. P120

나는 여전히 낯선 곳을 여행중이다. 길 위에서 걷는 것만으로 배워야 했던 많은 날들. 평화로운 헤엄중에 난데없이 침범해온 손등을 코끼리로 이해할지도 모를 물고기들처럼 경험한 만큼, 사는 만큼 알아 가면 되는 것이다. P137

거대한 은행나무가 털어내는 계절의 비늘. 은행잎은 겨울로 가는 버스의 승차권같다. 노랗게 물든 골목은 가을과 겨울사이, 잠깐 우리가 모르는 또 하나의 계절이 진행되고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찬란하다. P192

고작 길 위의 이야기들을 주워 모아다가 모닥불 같은 글을 쓰는 일이 전부인 것을. 그 모달불마저 제대로 지피지 못한 날에는 작은 소리에도 마음이 이리저리 휩쓸려 다닌다. P199

"여행자들은 이름이 없다. 친구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나를 구할 사람도 아니고, 나는 당신을 살릴 사람도 아니다. 나란히 걸으며 서로의 말을 들어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우리는 모두가 자유로운 여행자다.“ P246

인생은 원래 아름다운 것이다. 이렇게 여기지 않으면 살아갈 방법이 없다. 벚꽃잎 한장을 희망으로 삼아 오늘도 산다. 삶은 그래야 삶이다. 산다는 것은 희망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P250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감사히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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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의 가장 아름다운것을 찾기 위한 시간 할애 평점10점 | k******5 | 2023.07.13 리뷰제목
기록의 기적을 이야기 하고 싶다. 작가는 중2때부터 일기를 썼다고 한다. 팩트기반으로 글을 쓴다. 결국은 나하나 알고자 겨우 살아간다고 한다. 지금은 바로 그가 살아온 삶의 결과이다. 이 또한 그가 정해서 한일이다. 직업이 산책이고 직업이 여행인것 또한 그로부터이다. 이는 이책중 이 문단에 모두 내포되어 있다. [이 삶 또한 내 인생의 어느 한 구간을 충실하게 채워줄 것 이라고
리뷰제목

기록의 기적을 이야기 하고 싶다. 작가는 중2때부터 일기를 썼다고 한다. 팩트기반으로 글을 쓴다. 결국은 나하나 알고자 겨우 살아간다고 한다. 지금은 바로 그가 살아온 삶의 결과이다. 이 또한 그가 정해서 한일이다. 직업이 산책이고 직업이 여행인것 또한 그로부터이다.
이는 이책중 이 문단에 모두 내포되어 있다.
[이 삶 또한 내 인생의 어느 한 구간을 충실하게 채워줄 것 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나는 나를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더라도 그건 자신이 선택한 가장 옳은 방향이며, 가장 이로운 쪽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자기 삶이 가장 아름답기를 바라니까. 마치 여행처럼]
여행작가를 하면서 가장 감동받은 포인트는 그의 기록이 어느누군가에게는 큰목표가 되었다는거다. 이에 함부로 소홀히 할 수 없게 되었다 한다. .
앉은자리가 꽃자리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는 여행이 사람을 바꿀수 있다라고 한다. 아니다. 내가 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건 앞으로 좋아질거라는거다.
그가 글을 쓰는 이유는 독자가 이 책을 읽는 동안만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책을 덮고 생각이 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다만 책을 읽는 동안 따뜻하고 부드럽고 순해졌으면 좋겠다. 읽는 동안 좋았다 라는 그 마음이면 된다고 한다. 
그의 책은 명언 제조기도 아니다. 독자가 이 책을 읽고 잠을 못 이루는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작가도 더 잘할려고 하니 힘들다 한다. 책을 내니 독자가 모인다. 허영이 독약이 된다. 허영을 충족하려는 갈망이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잘하는 부분을 못본척하지 말라 한다. 
여행은 그룹여행도 좋지만 가급적 나혼자 여행도 시도해보라는 조언도 한다. 혼자임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리고 주위와는 간헐적 이별을 권한다. 그리움에는 간격이 필요하다.  어떨때는 내 진심이 다른이의 악한 마음보다 더 못할때가 있다. 왜냐면 그들이 알아주지 않아서이다. 나의 걱정에 그의 편안한 모습을 우리는 배신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함께 여행 하는 중에도 간헐적 이별을 하는것도 방법이다. 아침에 헤어지고 저녁에 만나면 된다. 태어난게 나의 의지가 아닌데 오롯이 나인 시간은 있었는가? 처절하게 혼자인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를 모르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나의 시간을 가져보자.
자주하고 좋아하면 직업이 된다는 작가의 말은 크게 와 닿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내 경험이 그러하지 못해서인듯 하다. 

작가가 말한다. 가장 아름다운것을 찾기 위해서는 결국 시간이 필요한건데 시간 또한 필요성이 있어야 할애할 수 있는것이란 마무리 멘트에 묘하게 공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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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는 걷기? 읽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o | 2023.07.07 리뷰제목
훤칠한 키에 약간은 슬픈 분위기가 풍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작가 특강에서 만난 저자는. 강연이 시작되자 유쾌하고 위트 있게 좌중을 압도했지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일과 패션 일을 했고, 아이돌과 사업도 했다고 했습니다. 빈틈없이 시간을 관리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행자로 삶의 쉼표를 찍으며 견디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 쉼표들은 책들로 온전히 남았고, 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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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칠한 키에 약간은 슬픈 분위기가 풍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작가 특강에서 만난 저자는. 강연이 시작되자 유쾌하고 위트 있게 좌중을 압도했지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일과 패션 일을 했고, 아이돌과 사업도 했다고 했습니다. 빈틈없이 시간을 관리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행자로 삶의 쉼표를 찍으며 견디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 쉼표들은 책들로 온전히 남았고, 대중들로부터 인정도 받았지요. 여행작가이지만 스스로를 오래도록 여행자라고 표현합니다. 저서로는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라>,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같은 시간에 우리 어쩌면>등이 있어요.

 

계획하지 않았던 몸의 아픔으로 일 년간의 시골 살이가 책에 실려 있습니다. 책은 자연스럽게 계절의 흐름을 따라 봄과 여름, 가을, 겨울, 또다시 봄으로 이어져요. 시간이 공간을 가득 채우는 경험도 해보고, 자신을 낮춰 집을 쓸고 닦으면서 자신을 돌봅니다. 자신을 잘 돌보는 방법으로 매번 새로운 재료들로 새롭게 요리도 하고, 처음 만난 집에 이름도 붙어 줍니다. 사람에 어울리는 집이 아니라 집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면서요. 작가의 눈에 비친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듯이 선명합니다. 그와 함께 걷는 길이 낯설지 않고, 문을 열고 나가면 인심 좋게 웃어주는 그를 만날 것도 같아요. 동네에서 가장 젊은 나이로 주위의 어르신들을 선생님처럼 모시며 산책을 하고 안부를 챙깁니다. 그들과의 일상이 나른한 오후의 햇살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하죠. 만약 한 계절만 고른다면 어떤 계절을 고르고 싶나요? 타닥타닥 마디를 부러뜨리며 타들어가는 봄밤인가요? 바늘처럼 예리한 더위가 촘촘히 내리꽂히는 여름인가요? 갈대 깃에 내려앉은 가을볕인가요? 거친 바람 소리에 깨어 삶을 자책하는 겨울인가요?

 

그대가 앉은 자리를 잘 쓸고 닦으며 보살피시라.

아무것도 없는 이 시골 산중보앉은 그 자리다, 그대가 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자라니 이곳보다 낫지 않겠나. 그대가 그대의 자리에서 가장 빛이 날 때 이곳에 오시라. (P90)

정말 그럴까 생각하다가 의심 없이 믿기로 합니다. 더 좋아질 거라고 믿으면서 밀양으로 내려왔던 저자가 실제로 좋아졌던 것처럼. 그의 말을 믿기로 합니다. 내가 앉은 자리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자리라고. 사랑이 옅은 바탕색이 되어 존재감을 잃어가는 것이 결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분명 사랑했고,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전부가 되지 않고 바탕이 되는 것. 모든 것의 바탕이 되어 바탕 위에 삶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 것이 결혼생활이지 않을까요? 결혼하고도 상대를 향해 계속 심장이 두근대면 심장 마비로 죽는다는 우스갯소리처럼 밋밋한 사랑에 익숙해져가는 것이 생활이며, 일상이고, 내가 앉은 자리입니다.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저자의 말을 잘 들어 보기로 합니다. 오래 묵혀두었던 먼지를 쓸어 내듯 내 마음도 쓸고 닦습니다. 희미한 바탕색이 조금은 더 잘 보이도록.

 

앙상한 가지 사이로 관통하는 태양의 온도를 만지는 일로 다가오는 계절을 견디고 살자.(P193)

겨울에는 꽃이 없어도 앙상한 가지 사이를 관통하는 태양의 온도를 만지는 일로 견딜 수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겨울의 흰 눈은 나오지 않지만,(그가 있을 때 눈이 오지 않았을 수도 있지요) 충분히 겨울이 느껴집니다. 무심히 흔들리는 바람 소리에 잠을 설치는 새벽, 쨍한 추위에 코끝이 시려오는 아침, 그 아침을 음계를 집듯 산을 밝히는 일출. 생각보다 겨울도 아름다운 것이 많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쪽이든 저쪽이든 스스로 아름다울 수 있다면 어디든 꽃자리이니까요. 겨울날 태양의 온도는 설명하기 쉽지 않습니다. 분명 추운데 따뜻하고, 따뜻하면서 포근한 느낌이 드니까요. 그 햇살 한 줌으로도 겨울을 견딜 수 있다니. 어디서나 그는 아름다울 자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있는 그곳에서 한 줌의 햇살을 발견하시길. 그래서 어디에서나 스스로 아름다워 지시 길. 그대도 나도. 아름다운 것들만 눈에 담기에도 부족한 삶이니까요.

 

책을 읽고 나자 왠지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라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무심히 보내던 문자에도 마음을 담아 보려 단어를 고르는 내가 보여요. 구름을 뚫고 비치는 햇살이 전과 같지 않습니다. 말없이 슬쩍 다가가 팔짱을 끼고 함께 걸어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서로의 속도 맞추며 걷고 싶습니다. 많은 말들은 살랑이는 바람에 실어 보내고, 당신과 나는 조용히 걸을 겁니다. 함께 걷는 당신으로 인해 우리는 서로 좋아질 겁니다. 더 아름다워지고, 더 사랑하는 사람으로 더 좋아질 거예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석양이 지는 초여름의 저녁을 걷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외롭지만 따뜻하고,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분주히 삶의 자리를 쓸고 닦는 당신에게 슬쩍 팔짱을 끼듯 전합니다.

“우리 함께 걸어요. 같은 곳을 보면서 오래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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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내가 나에게 말을 거는 순간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q*****2 | 2023.02.06 리뷰제목
필시 서울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도시에서 비롯돼 한 차례도 도시로부터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이 삶에 대해 나는 너무도 잘 안다. 사람으로부터 상처받고 사람 때문에 지쳐도 이게 내 삶의 방식이므로 버릴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익숙함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나는 결단의 용기를 타고나지 못했다. 차라리 크게 한 번 울고 휘청이며 이 자리를 사수하는 게 나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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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시 서울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도시에서 비롯돼 한 차례도 도시로부터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이 삶에 대해 나는 너무도 잘 안다. 사람으로부터 상처받고 사람 때문에 지쳐도 이게 내 삶의 방식이므로 버릴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익숙함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나는 결단의 용기를 타고나지 못했다. 차라리 크게 한 번 울고 휘청이며 이 자리를 사수하는 게 나 다운 방식이라고 난 믿는다.

저자의 이전 삶에 대해 잘은 모르겠다. 막연히 짐작하기에 그는 지쳤다. 해결이 요원했으므로 차라리 뒷걸음질 쳐 거리를 두고자 했을 수도 있다. 많고 많은 지역 중 밀양이 그의 선택을 받았다. 이제까지의 모든 소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곳. 아직 경험해 보지 아니한 장소를 글의 힘을 빌려 나는 상상하기 시작했다. 도심으로부터 제법 떨어진 그의 삶터는 전형적인 시골 동네였고, 그는 마을에서 가장 젊은 축에 속했다. 머리가 하얗게 변한 이들의 시간은 멎은 듯하면서도 고요히 흘러갔다. 세상 모진 풍파를 견딘 그들은 이제 세상 사람들이 소일거리라 부르는 것들에 몸을 맡긴 채 평온에 속한 삶을 살았다. 다가서는 일에 거리낌 없음은 원체 한 동네에 오래 살아서이기도 하나 사람 자체가 드문 까닭도 컸다. 저자의 설명대로라면 한두 집 건너 하나씩 빈 집이 있을 터였다. 도시도 인구가 줄어 문제라던데, 시골은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도시로 빠져나간 이들, 나이 들어 요양원으로 옮겨간 이들, 아예 다른 세상으로 먼 길 떠난 이들. 그들이 남기고 간 텅 빈 집은 시일이 흐를수록 사람 향기를 잃어갔다. 어둠이 짙게 깔리면 마치 귀신이 나와 울부짖을 듯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할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상상했는데, 저자는 달랐다. 그는 이미 떠난 이들의 온기를 떠올렸고, 집이 머금은 이야기를 추억했다. 도시에서 삶에 치인 이들이 있다면, 휴식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빈 집은 여느 곳보다도 좋을 것이다. 직접적인 만남은 아니지만, 같은 시간에 존재하지 않을지라도, 같은 장소를 공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건 참으로 많다고 그는 말했다. 아마도 모든 걸 수치화 해가며 이득 따지기에 능한 현대인들 대다수는 눈 뜬 장님 마냥 이를 놓칠 것이다. 나에게 말을 건네는 수많은 존재를 외면하면서 “외롭다”하는 어리석음. 밀양에 오지 않았더라면 저자 또한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밀양에서의 삶은 단조로웠다. 밝아오는 세상과 함께 눈을 떴고, 하늘빛이 변하면 잠들었다.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추위와 더위가 있는 동안은 일했다. 이 일은 도시에서의 일과는 영 딴판이었다. 몸은 가만히, 대신 머리에선 불이 나던 사무실과 달리 흙과 함께하는 동안은 머리가 맑았다. 충분히 노동에 단련되기 전까지는 아마도 연신 쏟아지는 피로와 씨름했겠으나 잡초를 뽑는 일과를 그는 즐겼고, 난 그런 그가 부러웠다. 모든 걸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조금 괴롭지 싶었다. 폰을 꺼내들고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원하는 게 집 앞까지 곧이곧대로 배달되는 도시와 같은 환경은 더 이상 없었다. 널린 게 콩인데 고작 두유를 들고 와 파스타가 먹고 싶다 말하는 지인의 눈치 없음을 꼬집는 문장 앞에서 아무리 밀양에서의 삶이 좋아도 난 감당해내지 못할 거 같단 생각을 했다. 모든 걸 동시에 취할 순 없다. 어느 하나를 버려야만 다른 하나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세상 이치임에도 난 아직 그게 많이 어렵다.

뒤늦게 나의 게으름을 탓한다. 읽으며 진정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있었는데, 이제서야 책장을 넘겨 가며 찾으려니 도통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많고 많은 문장에 저자의 마음이 녹아 있으므로 어느 하나 콕 집으려 들었던 건 어쩌면 나의 욕심이었을 수도 있지만, 내 영혼이 흔들리는 경험은 정녕 오랜만이었으므로 더더욱 안타깝다. 북적이는 세상만을 향해 있던 시선이 볼품없는 나로 향하는 드문 일에 이 책을 읽으며 난 놀랐다. 마냥 외롭지만은 않도록 이따금 안아주고 다독여주어야겠다고, 이런 멋진 생각을 나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나답지 않은 환호를 하기도 했다. 그 시점이 그립다. 밀양 위에 선 내 자신을 그리던 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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