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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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끝

리뷰 총점 9.6 (5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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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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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이야기의 끝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k*****3 | 2022.08.09 리뷰제목
꿈을 좇는 사람, 꿈을 포기한 사람, 꿈을 돕는 사람, 꿈을 방해하는 사람 (326)   결국 내 인생의 이야기는 내가 쓰는 것. 누굴 탓하는 것도 누굴 원망하는 것도 누굴 미워할 것도 없는 것. 인생은 매 순간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의 책임은 내가 져야 한다. 인생을 살면서 과거의 어느 순간. 그 순간으로 돌아가 다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8개의 단편 같지만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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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좇는 사람, 꿈을 포기한 사람, 꿈을 돕는 사람, 꿈을 방해하는 사람 (326)

 

결국 내 인생의 이야기는 내가 쓰는 것. 누굴 탓하는 것도 누굴 원망하는 것도 누굴 미워할 것도 없는 것. 인생은 매 순간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의 책임은 내가 져야 한다. 인생을 살면서 과거의 어느 순간. 그 순간으로 돌아가 다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8개의 단편 같지만 모두 나름의 사연이 있다. 첫 이야기는 에미로부터 시작한다. 시골 어느 마을 빵집 딸. 그녀는 소설가를 꿈꾸는 소녀다. 시골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다양한 공상을 하고 이야기를 꾸며 나가는 것. 이런 소녀에게 햄씨는 같은 얼굴을 다르게 봐주는 사람이다. 과연 햄씨는 에미의 꿈을 끝까지 지켜주는 사람이 될까? 그렇게 시작된 소설 같은 이야기. 임신한 여자가 배를 타고 여행을 한다. 그녀에게는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 자신은 아프지만, 아이를 낳고 싶은 사람. 그녀에게 끝이 나지 않은 소설 꾸러미가 전해진다. 이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직업이 결정되어 진 남자, 사랑했다고 생각했던 남자에게 상처받은 여자, 딸아이와의 의견 충돌로 고민하는 남자, 과거 자신이 남자에게 상처를 주고 그게 계속 후회로 남는 여자, 잘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손녀와 아내에게 상처를 주고 만 남자, 그리고 돌아 돌아 할머니의 꿈을 할아버지가 망쳤다고 생각한 소녀..

 

살인 사건도 없고, 반전도 없지만 잔잔하게 읽게 되는 소설.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은 다 읽었고, 아마 앞으로도 읽게 될 것이다. 이번에 읽은 소설은 잔잔하지만, 인생이나 기회 혹은 선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지금도 우리는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된다. 그 선택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것도 아닌 선택이 누군가를 위협할 수도 있고,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기도 한다. 3자가 봤을 때, 아쉽고 아까운 선택이 본인에게는 최선이자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결국 내 이야기의 끝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지금도 나는 내 인생 이야기를 써나가고 있다. 너무 평범한 이야기지만 수정하고 또 쓰고 수정하고 또 쓰는 인생을 살고 있다. 내 인생 장편 소설의 끝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어떤 상황이 다가오고 어떤 현상이 생길지는 모르지만 매 순간 선택을 잘하고 싶다. 그리고 그 소설의 끝이 잔잔하지만 즐거운 소설이면 좋겠다. 오늘도 나는 내 인생을 산다. 예측할 수 있고,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생이지만 미세하게 조금씩 다른 오늘. 그렇게 사는 게 인생 아닐까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2
종이책 구매 인생의 모든 결말은 옳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i***9 | 2022.08.09 리뷰제목
열린 결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해피엔딩이든 새드엔딩이든 확실한 닫힌 결말을 선호한다. 그래서 어떤 책을 볼 때면 책의 뒷부분을 먼저 확인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결말 부분이 마음에 들 때 비로소 첫 장을 시작할 용기를 낸다.   그런 면에서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 《이야기의 끝》은 내 취향과 어울리지 않는 소설이다.   소설은 산간마을에 사는 에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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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결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해피엔딩이든 새드엔딩이든 확실한 닫힌 결말을 선호한다.

그래서 어떤 책을 볼 때면 책의 뒷부분을 먼저 확인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결말 부분이 마음에 들 때 비로소 첫 장을 시작할 용기를 낸다.

 

그런 면에서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 《이야기의 끝》은 내 취향과 어울리지 않는 소설이다.

 

소설은 산간마을에 사는 에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작은 산골마을, 에미는 저 산 너머 세상이 궁금하다.

가보지 못한 세계, 누가 살고 있을까, 뭐가 있을까 궁금한 에미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베이커리 라벤더>를 운영하는 부모님은 항상 바쁘시고 외동딸 에미는 혼자 있는 시간을 상상의 시간으로 보낸다.

 

상상은 또 다른 상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그 상상의 세계는 갈수록 커져간다. 그렇게 상상의 세계가 커져 갈 때 마침 같은 짝이 된 친구 미치요가 묻는다.

 

"네 머릿속에는 뭐가 있어?"

 

그 상상 속의 이야기를 미치요는 놀라워하며 에미에게 작가라고 말해준다. 그제서야 작가라는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된 에미는 미치요의 격려에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그 후 부모님의 가게에서 일을 도와주던 중 늘 같은 시간에 햄 샌드위치를 사 가는 남학생 '햄 씨'를 만나게 되고 둘은 사랑하는 연인이 된다. '햄씨'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햄씨'가 홋카이도에서 대학 생활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와 결혼만을 약속했을 때 어린 시절 자신을 작가라고 격려해주었던 친구 미치요에게 연락이 온다. 자신이 견습생으로 있던 유명한 마쓰키 류세이의 일을 도와주지 않겠느냐고. 더구나 마쓰키 류세이가 에미의 작품을 읽었고 재능이 있다고 한다면서.

부모님의 가게를 물러받고 햄씨와의 결혼만을 생각하던 잔잔한 에미의 심장이 뛴다.

마쓰키 류세이 밑에 일하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이 나오지 않을까? 이 기회를 꼭 잡고 싶다. 하지만 약혼자 햄씨도, 그리고 부모님의 강한 반대에 눈물을 흘리며 꿈을 접는다. 이대로 지나가자 생각한다.

하지만 한 번 뛰기 시작한 심장이 멈추지 않는다. 힘들어도 해 보고 싶다. 그렇게 에미의 발걸음은 역으로 향한다. 역에서 도착한 순간... 햄씨가 있었습니다. 마치 내가 그 곳에 올 줄 안 것처럼.

 

드라마라고 한다면 '다음 시간에' 라는 자막이 뜨며 다음을 기약하겠지만 이 소설은 대담하다.

 

이 이야기에 다음은 없다.

결말은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고 해야 할까.

경황없는 일상 속에서 소설 결말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을지 모르겠으나

결말 없는 이야기는 여행의 동반자로 안성맞춤일지 모른다.

<이야기의 끝> 48p

 

그리고 소설은 훌쩍 시간을 지나 홋카이도를 여행하는 여러 여행자들에게 전해진다.

 

홋카이도. 라벤더 꽃이 피고 유명한 사진가 마에다 신조의 <다쿠신칸>이 있는 곳. 사람들마다 여행의 목적이 모여든 만큼 홋카이도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사연도 다양하다.

 

투병 생활을 하며 임신을 유지하는 도모코, 그녀는 배에서 만난 십대 소녀 모에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소녀에게 부탁을 받는다. 이 이야기를 읽어달라고. 출처 미상, 열린 결말의 이야기의 에미와 햄씨의 이야기를 읽으며 도모코는 생각한다. 과연 이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그 결말을 자신의 상황에 비추며 자신이 원하는 결말로 만들어간다. 그리고 그 결말을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인다.

 

'에미와 햄씨의 이야기'는 도모코가 또 다른 여행자에게 만난 청년 다쿠마에게 전해지고 다쿠마는 시바타 아야코에게 그리고 아카네에게 전해진다.

 

재미있는 사실은 에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각자의 다양한 사연만큼 서로 다른 인물들에게서 자신을 발견하고 다른 해답을 찾아간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꿈을 잃을 위기에 처한 에미의 입장에서,

누군가는 꿈을 포기할 것을 종용하는 에미의 부모님 또는 햄씨의 입장에서 자신을 바라본다.

자신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자신이라면 꿈을 포기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자신의 상황에서 이야기의 중간을 이어가며 결말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각자가 만들어낸 결말은 자신들의 삶에 새로운 시작이 되어 준다.

 

원작의 결말은 모른다.

그러나 내가 이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든다면

이런 결말로 하자.

 

내가 꽉 닫힌 결말을 선호했던 이유는 바로 그 이야기에서 멈추었기 때문이다. 더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린 결말은 다르다. 이야기는 진행형이고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이 소설이 열린 결말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야기 속에서 자신을 만나고 화해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니까. 이 끝나지 않은 결말을 만들어가며 그들은 가장 중요한 것을 깨닫는다. 아직 인생이 끝나지 않았음을.

인생은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하며 틀린 답은 없으며 결국 모든 답이 정답이자 소중함을.

 

이야기는 결국 돌아돌아 다시 '에미와 햄씨'의 이야기로 돌아간다. 그리고 숨겨진 결말을 확인할 때는 최고의 감동어린 반전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작가 미나토 가나에는 결국 인생이란 우리가 결말을 만들어가는 여정임을 알게 해 준다.

그러하기에 이 이야기를 전달받는 사람들 모두 여행자들인 것도 우리가 인생이라는 여정을 걷는 여행자임을 말하고자 함이 아닐까. 그 여정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여기서 멈출지 아니면 계속해나갈지 만들어가는 건 결국 여행자의 선택이다. Go할지 Stop할지. 하지만 중요한 건 모든 선택이 끝이 아님을. 또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있음을.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가자고 여행해준다.

 

올해 만난 소설 중 하나를 꼽는다면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묻고 싶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종이책 이여기의 끝 평점10점 | a*****a | 2022.07.15 리뷰제목
p.117 "처음 만나는데 이런 일이 가능하다니 여행이라는 것, 참 신기하네." p.168 "아야코 씨가 쓴 작품을 읽은 적이 없으니까 실력은 뭐라고 할 수 없지. 하지만 이야기를 좋아해서 형태는 다르지만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일에 자신의 능력으로 취직한 거잖아. 아주 큰 행운이야." p.241 "그것도 있지만, 그것만은 아니죠. 저는 공무원인데 제 일에 만족합니다. 하지만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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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7

"처음 만나는데 이런 일이 가능하다니 여행이라는 것, 참 신기하네."

p.168

"아야코 씨가 쓴 작품을 읽은 적이 없으니까 실력은 뭐라고 할 수 없지. 하지만 이야기를 좋아해서 형태는 다르지만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일에 자신의 능력으로 취직한 거잖아. 아주 큰 행운이야."

p.241

"그것도 있지만, 그것만은 아니죠. 저는 공무원인데 제 일에 만족합니다. 하지만 저는 뜬구름을 잡는 듯한 직업을 원하는 사람을 보면 일을 얕잡아 보지 마라, 네 꿈이란 것은 결국은 평범한 일에 종사하는 대다수 사람 위에 성립하는 여흥 같은 것 아니냐, 왜 자신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냐고 따지고 싶은 심정이 들어요. 딱히 그 사람이 나를 무시한 것도 나를 깔본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게 나를 최대한 지키려는 수단이었음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깨달았어요."

'하늘 저편'이라는 첫 챕터를 읽고 어? 흥미진진한데 단편이었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챕터 과거로 미래로가 전혀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뭐지? 장편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고백으로 유명한 작가 미나토 가나에. 엄청 많이 추천받은 작품이었는데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책을 읽다 보니 책 속의 인물들이 홋카이도라는 도시와 '하늘 저편'이라는 작품으로 이어져 있었다. 과거로 미래로의 모에가 마지막 챕터 여로의 끝에서 이어지는 걸 보고 와!!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정세랑 작가의 피프티피플처럼.

깊은 산속에 사는 에미는 빵집을 운영하는 부모님이 바쁘고, 도시에서 전학 온 친구에게 추리소설을 빌려 읽기 시작한다. 햄 샌드위치를 사 가는 고등학생 오빠를 알게 되고 그와 이웃 마을에 처음으로 나가게 되었다가 정혼하는 사이까지 된다. 대학생이 된 그에게 추리소설을 써 보내고, 친구에게도 보낸다. 친구의 스승인 유명한 작가가 그녀의 원고를 읽고 제자로 삼겠다고 한다. 그러니 도쿄로 오라고. 정혼자인 햄씨와 부모님은 반대하지만 에미는 역으로 향한다. 그런데 그 곳에는 이미 약혼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시작은 여기서 끝난다. 이 원고를 모에의 손에서 여러 사람을 거치게 되고 다들 처한 상황에 맞춰 에미의 이야기의 결론을 생각해 보게 된다. 아이를 품고 있던 엄마는 자신의 입장에서는 에미를 응원하지만, 또 뱃속에 있는 아이가 에미 같다면?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의 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에미를 대입해 생각해 본다면? 자신의 딸이 분장사를 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하는 상황에서 에미를 빗대어 본다면?

다양한 상황들이 재밌기도 했고, 나라면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상상해 보게 되었다.

얼마 전 학교에서 릴레이 소설 쓰기를 진행했는데, 이야기의 끝의 '하늘 저편'으로 예측하는 글쓰기를 해도 재밌을 것 같다!

나는 아마도 에미를 응원하는 글쓰기를 하지 않았을까.

반전이 있는 결말이었다! 뒤표지의 문구처럼 살인사건도 없고, 살 떨리는 경험도, 칼날 같은 감정도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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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이야기의 끝에서 당신이 발견할 것들 평점10점 | y********j | 2022.07.15 리뷰제목
2008년 [고백]으로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와 서점 대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나타난 작가, 미나토 가나에. 그 후로도 여러 작품을 발표하면서 주요 상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그녀지만, 저에게 미나토 가나에라고 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역시 [고백]입니다. [고백] 의 충격을 잊지 못해 이후 작가의 작품이 발표되는대로 찾아 읽었지만, 처음같은 감동이나 충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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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고백]으로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와 서점 대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나타난 작가, 미나토 가나에. 그 후로도 여러 작품을 발표하면서 주요 상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그녀지만, 저에게 미나토 가나에라고 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역시 [고백]입니다. [고백] 의 충격을 잊지 못해 이후 작가의 작품이 발표되는대로 찾아 읽었지만, 처음같은 감동이나 충격은 받지 못했던 것 같아요. 재미없다-가 아니라, [고백]으로 받은 타격(?)이 그만큼 컸던 탓이겠죠. 주로 복수나 악의로 점철된 작품 세계를 보여주었던 작가가 이번에는 180도 다른 분위기의 작품인 [이야기의 끝]을 발표했습니다. 짙은 초록색에 청아해보이는 은방울꽃이 그려진 표지마저도 '이 책은 맑고 깨끗해요'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총 여덟 편의 작품이 실린 작품집에서 신호탄을 울린 것은 에미의 이야기입니다. 작은 동네에서 산 너머를 상상하며 자신만의 세상을 그리던 빵집 딸 에미. 생각에 빠져 있는 에미의 머릿속이 궁금하다며 다가온 미치요에게 자신을 채우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자, 미치요는 '너는 작가가 되어야 한다'며 노트까지 선물해요. 책을 읽고 이야기를 상상하던 에미는 빵집에 햄 샌드위치와 햄 롤을 사러 오던 남학생과 인연을 맺어 결혼까지 약속합니다. 하지만 에미의 가슴 속을 채우고 있는 열망은 계속해서 그녀의 등을 떠밀어요. 꿈을 향해 한발짝 나아가 보라고. 서둘러 역으로 향한 에미 앞에 나타난 햄씨.

 

독특하게도 첫 번째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을 맺습니다. 일반 소설이었다면 에미가 집으로 돌아갔는지, 돌아가지 않았다면 작가가 되었을지 어떨지 결론을 맺어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말 그대로 열린 결말로 마무리가 지어진 거죠. 열린 결말을 매우 싫어하는 저로서는 비명을 지를 정도의 충격이었지만,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계속 읽어보니 이 에미의 이야기가 <하늘 저편>이라는 소설로 여러 사람에게 전달되는 겁니다!! 그렇게 에미의 사연을 접한 각각의 인물들은 자신이라면 어떤 결말을 낼지 생각하며 각자의 인생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고 마음을 다잡기도 합니다.

 

출판사의 홍보처럼 핏빛 복수도, 숨막히는 추격전도 없었지만, 저는 한 편의 소설로 연결되는 사람들의 사연이 너무나 흥미로웠어요. 작품 전체의 분위기는 차분하고, 설사 누군가와 갈등을 겪고 있다 해도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는 그런 일들이지 드라마틱한 사건들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작가가 선보인 여덟 편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던 이유는 그들이 나 자신, 혹은 우리가 현실 세상 속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그런 인물들이었기 때문 아닐까 싶어요. 여기에 등장인물들이 생각하는 결말이 제각각이라 여러 버전의 마지막을 맛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에는 마침내 <하늘 저편>의 실제 결말이 등장하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사실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누구나 좋아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저 또한 스릴러나 미스터리를 읽을 때마다 그런 책 좀 그만 읽으라는 타박을 듣기도 했었고, 제목이 그게 뭐냐는 이유 없는 구박을 들을 때도 있었어요 (제가 책 제목을 정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런 이야기들을 지을 때는 읽는 사람만큼이나 쓰는 사람도 힘이 들어가기 마련일 듯 한데, [이야기의 끝]을 통해 만난 미나토 가나에는 어딘가 힘이 빠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나쁜 의미가 아닌, 어깨에서 힘을 뺀 작가 자신도 편안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다는 느낌이랄까요.

 

어떤 책을 읽다보면 나라면 이렇게 할 거야라든지, 혹은 이런 결정은 하지 않을텐데 등등 생각하기 마련이잖아요. <하늘 저편>의 이야기는 어떻게 끝을 맺었을지, 다른 등장인물들은 이 <하늘 저편>을 읽고 어떤 결정을 내렸을지 '이야기의 끝'이 궁금하지 않으실까요. 이야기는 끝나고 삶은 또다시 이어집니다.

 

** <소미미디어>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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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순한맛도 좋은 미나토가나에! 평점10점 | k********4 | 2022.07.08 리뷰제목
*<이야기의 끝 - 미나토 가나에, 소미미디어 / 2022.07.08,p,338>- " 네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것을 나도 보고 싶어. 그렇게 생각해 데리고 나왔더니 뭘 봐도 너무 좋아해서. 앞으로도 계속 네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 이 이야기의 다음은 없다. 결말은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고 해야 할까. 경황없는 일상 속에서 소설 결말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을지 모르겠으나 결말 없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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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끝 - 미나토 가나에, 소미미디어 / 2022.07.08,p,338>

- " 네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것을 나도 보고 싶어. 그렇게 생각해 데리고 나왔더니 뭘 봐도 너무 좋아해서. 앞으로도 계속 네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

- 이 이야기의 다음은 없다. 결말은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고 해야 할까. 경황없는 일상 속에서 소설 결말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을지 모르겠으나 결말 없는 이야기는 여행의 동반자로 안성맞춤일지 모른다.

- 부모와 자식이 똑같은 감동을 공유했다는 증거를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 갑판 끝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면 배가 힘차게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대로 곧장 수평선을 보면 마치 자신이 파도를 헤치며 돌진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직 보지 못한 목적지, 미래를 향해

- 이 소설을 본인의 해석이나 의견을 더하지 않고 내게 건넨 것은 스스로 답을 찾으라는 의미일까.

- "누가 그래? 그거, 틀림없이 질투야. 꿈에 다가간 아야코 씨를 질투하는 거야."

- 행복이란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성립하는 것인데 모두가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니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 그렇지 않은가. 무엇이 옳은지 몰라 그 대답을 찾아 떠난 여행이다.

- 마흔을 넘기며 급격히 늙어버렸나. 아니, 틀림없이 이십 년간 조금씩 녹슬어왔는데 오늘에서야 드디어 알아차린 것이다.

- 그러나 제대로 된 결론을 내줬으면 좋겠다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의 지점에서 만드는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궁합이 맞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으니까.

- "옛날에는 여기에 서면 지금은 평범한 학생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빛을 마음대로 다루는 사람이 되자는 화려한 상상이 마구 솟았는데 지금 보니 반짝이는 것은 딱 이 정도 떨어져 있는 게 좋은 것 같아. 너무 가까우면 빨려드니까."

????미나토가나에 순한맛 순한맛의 결정판이다! 내가 좋아하는 미나토가나에 그 작가가 맞은가!!싶을 정도로 순한맛이다. 그래서 더 좋았다. 내 연인의 새로운 모습에 설레는 느낌이랄까?

8편의 단편이 서로서로 미완성소설로 이어지는 과정이 흥미롭다. <하늘 저편>에서 이야기를 쓰게 된 에미의 과정에흐뭇하게 읽고 있다가, 끝이 났다..? 어라 이야기를 나보고 지으라는 건가? 싶었다가. 그 이야기가 전해지고 전해진다.홋카이도를 배경으로 배를 타고 여행가는 암에 걸린 임산부, 오랜 꿈이 프로 카메라인을 포기하려는 남자,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홋카이도로 자전거 여행 온 방송국 입사예정인 여자, 라이딩으로 여행하는 아버지, 오랜만에 모인 대학교 동기들, 그리고 이야기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

서로서로 얽혀지는 이야기도 좋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에미의 소설을 읽고 서로 저마다의 이야기를 풀고, 해석해가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공감하며 어 그런 결말을 만들 수도 있겠군이라며 즐거워했다.

나라면 어떤 결말을 만들까? 여기서 쓰면 내용이 다 나올 것 같아 쓰진 못하겠지만, 역자 후기 너무 재미있었다. "이 작가, 그동안 쌩한 표정으로 마구 칼을 날려댄 것도 쇼였나.아니면 이 사람도 나이가 들었나"라고 적힌 문장에서 깔깔거리며 박장대소했다. 순해진 작가 대신 역자가 쓴 이야기 아주 서늘했다. 아니 역자님 한번 이야기를 번외로 좀 더 길게 써주시죠!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예전에 읽고 싶어서 원서로까지 구비했었다. 미나토가나에의 순한 맛도 역시나 좋았다. 그래도 매운 맛 다시 한 번 또 읽고 싶다. 매운 맛 찐하게 한 번 갑시다!!

*덧,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 진짜 좋아하는데!!!!!! 여기서 나와서 정말 반가웠음????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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