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
야구를 좋아하는 올드팬이면 언제가 한번 들어봤을 이름이다.
나는 감사용이라는 영화를 통해 삼미 슈퍼스타즈를 처음 알게됐는데,
우연히 관련 소설책이 있다는 걸 알고 읽어보았다.
제목만 봤을 때는 야구 선수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실제 내용은 삼미 슈퍼스타즈를 좋아하는 어느 한 팬이 겪는 우여곡절의 스토리이다.
다만, 내용은 생각보다 심오하다.
'잡을 수 없는 공은 잡지 않는다'
힘들 일이 있을 때마다 이 문구를 생각한다.
친한 친구의 추천으로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었다.
전체적으로 쭈욱 재밌게 읽었지만 사실 스토리는 특별한게 없다.
하지만 읽고 나면 잔잔하게 다가 오느게 있다.
최근 회사일에 가정일에 바빠 정신없이 보내었는데, 이런 내 상황에 와닿는
문장이 있었다.
"지면 어때?"
맞다. 지면 어떠냐
생각대로 안풀리는 일이 있을 때마다 이 말이 떠오르게 된다.
오늘 점심 반찬이 맛없으면 어떻고, 내 눈앞에서 버스를 놓치면 어떻냐. 그럴 수도 있는거지.
이런 마음을 가지니 삶이 훨씬 여유가 생긴거 같다.
힘든 일이 있거나 마음의 여유가 없는 분들께 감히 추천한다.
박민규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일단 재밌고, 가볍다.
만년 꼴찌로만 기억하고 있던 야구팀 삼미 슈퍼스타즈를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어서 참 즐거웠던 책이다.
삼미 슈퍼스타즈는 첫 전지훈련을 떠나며 야구를 통한 자기수양을 말한다. 다른 팀들의 목표인 우승과는 동떨어진 목표이다. 그들이 과연 프로일까? 프로라면 당연히 우승이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삼미는 시즌이 시작하자 팬들의 열렬한 기대와는 반대로 연패에 연패를 거듭하고, 해설자들은 그들의 경기를 중계하며 이게 프로가 맞냐는 말을 연신 해대곤 했다.
그렇게 삼미 슈퍼스타즈가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던 찰나, IMF의 여파로 회사에서 잘린 주인공은 다시한번 80년대의 삼미 슈퍼스타즈를 기억한다.
삼미 슈퍼스타즈를 응원했던 자신도 어느새 프로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더 이상 삶을 즐길 수 없는 프로.
여유로운 삶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다시 아마추어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린다. 사실 원래 사람들에겐 많은 시간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시간을 자신을 위해 사용했을 때 우리는 프로 이상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