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쪽 - 대한민국 도슨트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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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쪽 - 대한민국 도슨트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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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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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제주 동쪽] 제주의 찬란함 속에 감춰진 제주의 진짜 이야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4 | 2021.07.18 리뷰제목
<제주 동쪽> 한진오 저/ 21세기 북스 2021년 6월 10일 "아름답고 인기있는 관광지인 제주의 찬란함 속에 담긴 제주의 진짜 이야기"     1. 여행 전   당신은 '제주'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당신도 알다시피 제주는 우리 나라에서 최대의 인기있는 관광지이며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신비로움과 에메랄드 바다를 품은 아름다움을 둘다 가지고 있는 곳이다. 그렇게 우리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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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쪽

한진오 저/ 21세기 북스

2021년 6월 10일

"아름답고 인기있는 관광지인 제주의 찬란함 속에 담긴 제주의 진짜 이야기"


 


 

1. 여행 전

 

당신은 '제주'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당신도 알다시피 제주는 우리 나라에서 최대의 인기있는 관광지이며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신비로움과 에메랄드 바다를 품은 아름다움을 둘다 가지고 있는 곳이다. 그렇게 우리는 제주를 화려하고, 찬란하다고만 보아왔다. 나 또한 제주를 그저 인기있는 관광지로만 생각했지, 실제 제주도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고 어떤 삶의 고통을 겪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이 책 [제주 동쪽]은 나에게 충격이었다. 솔직히 나는 이 책을 제주 관광 가이드북으로만 생각했었다. 나중에 코로나가 끝나면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갈 때 가이드북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서평단을 신청했었다. 그러나 저자는 그렇게 관광가이드북으로만 생각하던 가볍게 읽으려고 했던 나를 채찍질했다. 그리고 그렇게 관광 목적으로 가볍게 읽으려고 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한진오씨는 이 책을 쓴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관광이라는 렌즈로는 보이지 않는 아름답고 내밀한 제주의 속살을 전하고 싶었다." 

겉으로는 화려해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그들의 진짜 고통과 아픔이 있었다. 따라서 이 책은 아름답고 화려한 관광지인 제주의 찬란함 그 이면에 존재하는 진짜 제주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외부 관광객의 시선이 아닌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이자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중 한 명인 저자의 렌즈를 통한 시선이라 더욱더 의미가 깊다. 정말 제주를 제대로 알고 사랑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환경과 신비로움에 감탄하면서도, 제주 4.3 사건이 제주 사람들에게 남긴 아픔, 고통과 상흔에 마음 아파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주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을 생각하면서 진짜 제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2. 여행 중

 

아름다움 너머에 애틋한 사연을 품은 제주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의 섬 제주, 그 중에서도 제주 동쪽은 제주 전역에 자리한 한라산은 물론 나머지 두 유산인 성산일출봉과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를 모두 포함한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 책에서는 제주 동쪽 지역인 구좌읍, 남원읍, 성산읍, 우도면, 조천읍, 표선면 지역의 자연환경과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 제주 동쪽의 역사의 문화 속에는 제주 창조의 신은 '설문대할망'의 전설과 무수한 마을 수호신의 원조로 불리는 '금백조'와 '소로소천국'의 본향당 등 여러 마을 수호신들에 얽힌 신화들이 포함되어 있다. 저자는 제주의 신화와 굿의 매력에 빠져 오랜 시간 제주 곳곳을 누비며  제주도에 전해오는 신화, 굿을 기록해왔다고 한다. 저자는 제주 동쪽을 가리켜 '깊은 역사와 특별한 이야기가 숨겨진 빛나는 곳'이라고 말한다. 제주 동쪽에는 세계도 반한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 경관과 그 속에 숨 쉬고 있는 신과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그 제주 동쪽의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24곳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사람들의 염원과 소망이 담긴 신화, 제주가 간직한 아픈 역사, 그것을 말없이 오랜 시간 동안 묵묵히 지켜봐온 자연의 모습까지 제주 동쪽의 진짜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모두 담았다. 그런 지도를 보며 제주 동쪽 여행을 떠나보려고 한다. 

 

<제주 동쪽 지도 p.11>
 

여기 제주 동쪽 지도가 있다. 어디서부터 여행해볼까. 코로나로 제주 동쪽을 실제 가볼 수 없어서 랜선 여행을 한다는 가정 하에 제주 동쪽 여행을 시작해보려 한다. 

우선은 제주 동쪽의 상징인 성산일출봉부터 시작해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아침을 여는 마을 성산리는 발길 닿는 곳 모두가 일출봉이다. 다시말해 일출봉이 성산리이며 성산리가 일출봉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출봉은 바닷속에서 마그마가 분출하며 생겨난 수성화산이다. 세 차례의 화산 활동 끛에 지금의 신비로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높이 182m를 자랑하는 일출봉은 1976년에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36호로 지정된 뒤, 2000년에 주변 1km 이내의 해역까지 아우르는 구역을 정해 천연기념물 제 420호로 지정되었다. 그후 2002년에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에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이어 2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에서 3관왕을 달성한 곳이다. 

<광치기해변에서 본 성산일출봉> p. 38
 

위 사진은 광치기 해변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의 모습이다. 광치기해변의 너럭바위는 썰물 때 완전히 드러나 성산일출봉 아래 초록 카펫의 절경을 선물한다. 아득하게 펼쳐진 모래톱과 그 위의 너럭바위 행렬은 파도가 아니면 누구도 빚어내지 못할 절정의 풍광이다. 노련한 석공이 다듬기라도 한 것 같은 바위 위에는 키 작은 해초들이 밀림을 이루고 있다.

<성산일출봉> p.40 참조, 출처: 제주도청
 

<성산일출봉 일출모습> p.40 참조, 출처: 구글 이미지

정말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보는 기분은 어떨까. 언젠가 동해안 여행을 갔다가 떠오르는 해를 본 적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출보다는 일몰을 좋아한다. 물론 내가 사는 지역이 지리적으로 일몰을 더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몰을 보면서 하루를 마감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일출도 정말 멋지다. 아직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본 적이 없지만 나중에 코로나가 끝나면 언젠가 성산일출봉의 일출을 직접 보고 싶다. 

 

이렇게 아름다운 섬 제주는 누가 만들었을까? 특이하게도 제주에는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와 전설 이야기가 많다. 

 

<설문대할망상> p. 16

 

제주 사람이면 누구나 '설문대할망'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제주 창조의 여신 설문대는 바다를 도랑처럼 넘나드는 거인이었다. 섬을 다 만든 후에 그는 일출봉 기숡에 앉아 해진 옷을 기우는 바느질을 하곤 했다. 별이 사라져 어둑어둑해질 때면 거대한 등잔불을 밝혔는데. 일출봉 중턱의 우뚝 솟은 바위기둥 꼭대기에 등잔을 얹어놓았다고 전해온다. 사람들은 이 바위기둥을 등잔을 올려놨던 바위라는 뜻에서 '등경돌'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렇게 설문대할망이라는 창조의 신이 제주를 만들고, 화산섬이라는 신비를 가진 제주가 아픈 역사가 있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왜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나는 아직까지도 이해할 수가 없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제주 4.3 사건이다. 제주도의 역사 중 이 제주 4.3사건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금도 제주도민들은 그 아픔을 가슴 속에 깊이 간직하고 통탄과 슬픔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남로당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다수의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그 당시 기록에 따르면 제주도민 중 3분의 1 이상의 주민들이 제주 4.3으로 희생되었다고 한다. 즉 4.3 광풍은 당시 30만 명의 제주 인구 중 무려 3만여 명을 학살할 정도로 끔찍했다. 제주 토박이라면 한 집 건너 한 집이 억울한 희생자를 가슴에 묻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 당시 광치기해변에서도 곳곳에 끌려온 양민들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풀잎 위에 이슬 마르듯 목숨을 거두었다. 어찌 전쟁 상황도 아닌데 이러한 학살과 만행이 가능했을까.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제주 4.3사건의 진상은 어느 정도 밝혀졌지만, 아직까지도 제주 사람들의 가슴 속에 맺힌 상흔은 가시지 않고 있다. 

왜 그들은 희생되어야 했는가. 국가에 의해서, 정부에 의해서 자행된 일이었다는 것이, 같은 나라에 사는 국민들끼리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 참으로 통탄할 만하다.

<제주 4,3 사건 학살의 모습> p.40 참조, 출처: 국제뉴스

 

이 제주 4.3 사건은 제주도 전역에서 일어났다. 제주 4.3 사건은 성산일출봉도 예외로 두지 않았다. 1949년 1월 2일 칼바람이 몰아치던 추운 겨울, 성산리와 이어진 오조리 주민 30여 명이 이곳으로 끌려와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다이너마이트를 소지한 폭도'라는 게 이유였다. 위에서 소개한 광치기해변에서도 곳곳에 끌려온 양민들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풀밭 위에 이슬 마르듯이 목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터진목 희생자 위령비> p. 55

 

터진목 희생자 위령비는 성산리에서 4.3 당시 악명 높았던 서북청년단에 의해 학살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460여 명이 목숨을 잃은 터진목은 저승의 문턱으로 불릴 정도였다고 한다. 

또한 서봉봉 또한 4.3의 무도한 학살이 벌어진 곳이다. 1948년 12월 1일과 1949년 1월 19일, 평사동 위쪽의 관됫모살에서는 20여 명의 청년과 노인이 학살되었다고 한다. 이 때 제주 독립운동의 주역인 한백홍과 송정옥도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은 청년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토벌대를 향하여 선량한 사람들을 죽이려 든다며 항의를 했는데, 항의했다는 죄로 그들 역시 청년들과 함께 살해당했다고 한다. (167쪽 참조)

해변을 따라 서우봉 자락으로 뻗어 나간 난간의 끝 지척에는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다. 꼭대기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는 듯한 이 바위를 생이봉오지라 불린다, 이곳에서는 함덕리와 같은 조천읍 관내의 마을인 선흘리에서 끌려온 젊은 처녀 하나가 발가벗겨진 채 죽임을 당한 처참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또한 오름 산책로의 북쪽 끝 절벽에서는 선흘리에서 붙잡혀온 주민들을 총살한 뒤 시신을 절벽으로 떨어뜨렸다고 하는데, 몇 명이 희생되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생이봉오지> p. 166

 

그리고 제주 4.3을 이야기할 때 이 마을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북촌리의 아픔은 유독 핏물로 흥건한 늪처럼 어둡고 깊기만 하다. 북촌리는 일제강점기에도 청년을 중심으로 끊임없는 항일 운동을 벌였던 곳이다. 누구보다 뜨거웠던 청년들은 해방 이후에도 자치 조직을 만들어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희망찬 미래를 설계했다. 1947년과 이듬해 사이에 경찰관 폭행과 납치, 살해하는 일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급기야 1948년 11월부터 대대적인 학살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기까지 하자, 북촌리를 주목하며 단단히 벼르던 군경 토벌대는 기다렸다는 듯이 12월 중순에 주민 24명을 난시빌레라는 곳에서 집단 총살했다. 주민들이 학살당하는 일이 터지자 이번에는 무장대가 기습해 경찰 후원회장 등을 보복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190쪽 참조) 꼬리에 꼬리를 물던 인명 살상은 1949년 1월 17일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학살로 이어졌다. 이날 아침 주민들을 모두 북촌국민학교 운동장에 모이게 한 토벌대는 온 마을에 불을 질러 마을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북촌국민학교에서의 총격을 시작으로, 400명 넘는 주민들이 총탄의 희생양이 되었다.

그 당시 4.3 사건을 최초로 세상에 알린 [순이 삼촌]에서 이런 학살의 모습과 그로 인한 살아남은 자 중 한 명인 순이 삼촌'를 통해 그들의 아픔과 고통이 잘 나타나 있다. 

<제주 4.3 사건을 세상에 알린 계기가 된 소설 '순이 삼촌> p. 191 참조 출처: 예스24

 

제주 4.3 을 직접 겪은 소설가 현기영은 북촌리 학살을 배경으로 가상인물인 순이 삼촌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1978년에 이 소설이 발표되자마자 현기영은 보안사에 끌려가서 구금을 당한 채 고문에 시다렸다고 한다. 이 소설을 쓴 동기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비극적인 참사를 밝히지 않으면 또다시 전철을 밟을 것이 아니냐." (p.193)

 


<너븐숭이 4.3 기념관> p. 192 참조

 

북촌리 학살 당시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인 너븐숭이 4.3 기념관이 있다. 이 기념관에서는 사건을 낱낱이 기록한 전시물과 증언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1949년 1월 17일 학살 당시 어머의 품 안에 안긴채 주검이 된 젖먹이 아이들의 무덤 20여기도 아직 남아 있다. 이 애기무덤은 4.3 학살자중 한 곳인 너븐숭이 위령탑 옆에 있다고 한다. 

젖먹이 아기들까지도 무참히 살해했다고 한다.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하고 무섭고 슬픈 일이다.

 

<애기무덤> p. 192

 

이 아기들은 무슨 죄를 지은 것일까. 무엇을 잘못했기에 태어나자마자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을까. 이 애기무덤을 보면서 생각해본다. 다시는 있어서도 안 되는 일임을 다시 한번 마음 속에 새겨본다. 

 

이런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제주이긴 하지만, 이 제주에서도 억척스럽게 그 삶을 이어가고 제주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제주의 해녀들이다. 온평리에서는 1946년 마을 출신 재일 동포 독지가들의 도움을 받아 초등학교 부지를 마련했다. 그런데 학교를 지을 비용이 턱없이 부족해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해녀들이 이 문제를 발 벗고 나서서 해결했다. 그들은 물질해서 채취한 미역을 팔아 생긴 돈을 남김없이 학교를 짓는 비용으로 내놓았다. 해녀들의 희생으로 학교는 제법 모습을 갖추었고 들뜬 아이들은 앞다투어 모여들었고, 목청껏 책을 읽는 소리가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희망도 잠시 1950년 겨울 학교에 화제가 발생해서 목조건물들이 전소가 되고 말았다. 마을 전체가 낙담하고 있을 때 해녀들이 또 한 번 나서서 문제를 해결했다. 해녀들은 마을 바당밧 한 구역을 '학교바당'으로 정해놓고 거기서 채위한 해산물의 판매대금은 무조건 학교를 위해 쓰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그 때 제주 최초의 학교바당이 만들어졌다. (73쪽 참조)

 

<학교바당> p. 72

 

 

<해녀공로비> p. 7

온평초등학교에는 학교바당을 일궈 낸 온평리 해녀들을 기리는 '해녀공로비'가 함께 서 있다. 이것은 이 마을의 해녀들이 물질로 마련한 돈을 모두 학교 설립과 재건을 위해 내놓은 공로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학교바당에 뛰어들어 열심히 물질을 한 해녀들을 생각해본다. 그들도 먹고 살기가 힘들었을텐데 학교를 세운다는 그 목적하에 흔쾌히 그들이 번 돈을 내놓았던 그들의 희생과 나눔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찌 그 숭고한 희생과 아름다운 나눔을 저 비석 속에 모두 다 새겨넣을 수 있을까. 

그들은 식민지 시대에도 노도처럼 일어나 항쟁을 계속했다. 그리고 이것은 세계 여성운동사에서도 매우 드문 대단한 투쟁이었다고 한다. 1920년대에 이르러서는 급기야 일본인 제주도사가 해녀조합장을 겸하는 파행을 일으키며 해녀들을 착취했다고 한다. 그들이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전횡을 일삼는 것에 더 이상 참지 못한 제주 하녀들은 1932년에 마침내 집단 투쟁에 나섰다. 1월 7일 세화리오일장 날을 택해 하도리 해녀 300여 명이 밀려 나와 해녀조합의 전횡을 성토하며 당시 구좌면사무소까지 행진해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피와 노력으로 지켜온 제주였기에,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환경이 더욱더 눈부실 수 밖에 없다. 제주도는 다른 섬과 달리 화산섬이기 때문에 수백개의 오름이 존재한다. 
 


<다랑쉬오름> p. 200쪽 참고

 

제주도에는 삼백육십여 개의 오름이 있다. 하루에 하나씩 쉬지 않고 올라도 꼬박 일 년을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제주에서도 북동부의 오름 군락은 실로 엄청난 장관을 연출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제주의 모든 것을 창조했다는 여신 설문대처럼 거대한 몸을 얻어 이 오름에서 저 오름으로 성큼 큰 걸을 내딛고 싶어진다고 말한다. (199쪽 참조)

많은 오름 중에서도 단연 높이 솟아 주위의 오름을 동생처럼 아우르는 것이 '다랑쉬오름'이다. 높게 솟은 정상에 올라서면 어마어마한 기ㅠ이의 절벽 같은 분화구가 펼쳐진다고 한다. 넓고 놃은 다랑쉬의 분화구는 요정의 눈물을 채우는 그릇 같아 보인다. 

 

또한 '아부오름' 같이 독특한 분화구를 자랑하는 것도 있다. 마을 중심가를 기준으로 남쪽에 자리한 아부오름은 바다부터 높이를 잰 해발고도가 301.4m에 이른다. 크고 깊은 분화구의 깊이가 무려 78m나 되기 때문이다. 분화구 깊이가 오름의 높이보다 27m  더 깊으니 내려다보면 땅속으로 빨려들 것처럼 아득하다.

 

<아부오름의 분화구> p. 152

 

아부오름은 해발 301.4m이며 지면에서의 높이가 51m에 불과하다. 반면 분화구 깊이는 78mdp 다다라 오름 높이보다 분화구가 깊은 오름으로 유명하다. 분화구 안에는 삼나무가 자라고 있어 이색 풍경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저자가 개성 가득한 오름들 중에서 '아부오름'을 뽑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3. 여행 후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돌아오던 걸음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제주의 진짜 이야기를 마주해보자.
 

지금까지 제주 동쪽을 저자와 함께 여행을 해보았다. 나에게 여행은 많이 보고 듣고 관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여행지에 대한 역사, 문화 및 숨겨진 이야기 등 종합적으로 알게 되어서 좋았다. 제주에서 나고 자라고 살아가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라는 화려함 속에 감춰진 그들의 민낯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시금 제주 4.3 사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제주 4.3 사건' 이 사건들 속에 이런 끔찍함, 불합리함, 잔인성, 폭력성 등을 이 책을 읽으며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은 제주도를 단순히 아름다운 여행 관광지로 생각하고 있던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리면서 제주도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렇게 화려함 속에 가려진 제주도의 속살을 이제는 똑바로 직시하고 관광객을 포함한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도 진짜 제주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할 차례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제주 지역 거주민들과 그 제주를 여행하기를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제주 발견과 제주 탐구의 출발점이 주기를 바래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4
종이책 제주 동쪽 평점10점 | t*****1 | 2021.06.19 리뷰제목
책을 읽다 생각난 진성기님의 <신화와 전설>과 함께 사진 찍어보았다. 제주 문화의 뿌리를 소중히 여긴다는 공통점을 가진 분들.   제주하면 관광지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제주 역시 어느 곳과 마찬가지로 관광과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고 나름의 역사와 문화를 가진, 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 동쪽>은 관
리뷰제목

 

 

 

책을 읽다 생각난 진성기님의 신화와 전설과 함께 사진 찍어보았다.

제주 문화의 뿌리를 소중히 여긴다는 공통점을 가진 분들.

 

제주하면 관광지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제주 역시 어느 곳과 마찬가지로 관광과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고 나름의 역사와 문화를 가진, 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 동쪽은 관광지라는 이미지 아래로 내려가 그 지역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하겠다. 화산섬으로 한라산이라는 커다란 산이 가운데 위치해 있고 크고 작은 하천들이 있는 까닭에 제주에도 지역별 특색이 있고 남북으로 나뉜 행정구역과는 별도로 예로부터 문화적으로는 서쪽과 동쪽으로 나뉜다고 한다. 이 책에는 아래 지도에 보이는 구좌읍, 남원읍, 성산읍, 우도면, 조천읍, 표선면을 다루고 있다.

 


20대 후반부터 제주의 전통굿에 몰두해온 저자는 생사를 위해 초자연적 힘에 기대는 해녀들이 많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제주의 굿이 발달한 동쪽 지역을 많이 방문해왔기에 제주에서도 이 지역을 선택해 집필하였다고 한다.

 

책의 앞부분에서 제주의 동쪽과 서쪽의 문화를 자연환경, 역사, 생활 방식 등을 통해 개괄적으로 보여줘서 전체적인 이해를 돕고, 이어서 24꼭지로 나누어 각각의 지역을 안내하고 있는데 아름다운 자연에 가려서, 또는 그러한 자연으로 가리고 싶은 제주의 아픈 역사들도 꺼내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관광 개발이라는 목적으로 원주민의 삶을 무시한 채 마구잡이로 진행되어 왔고 자본의 주체만 바뀌어 지금도 계속되는 난개발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용 예쁜 맛집 같은 곳은 소개가 되지 않지만, 해녀들이 운영하는 지역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들이 소개되고, 지역 토박이만이 전해줄 수 있는 지명의 유래, 신화와 전설, 역사, 나무와 돌에 얽힌 사연들과 이야기들, 무속 신앙을 포함한 문화적인 소개는 가득하다.

 

책을 읽다 특히 방문하고 싶은 곳을 표시하다보니 주로 이다. 나름 종교와 무속 신앙에 관심을 갖고 있던 20대의 내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생개납돈짓당- 바다의 풍요를 관장하는 용왕과 배를 지켜주는 선왕을 모시는 성소

당캐할망당- 마을 수호신인 당캐할망을 모시는 신당

나만 알고 싶어서 이름 밝히기 싫은 오조리의 어느 오름

책방무사 - 가수 요조와 친구 종수가 만든 독립서점

 

책에서 소개되는 곳 중 뜬금없이 느껴지는 곳이 한 곳 있었는데, “가수 요조와 그의 친구 종수가 만든 독립서점인 책방무사였다. 하지만 읽다보니 책방지기 종수가 제주로 이주해와 마을 사람들 삶 속으로 들어가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고, “그곳에 머문 모두의 하루하루가 무사하길 바라는 기도를 담고 있다.”고 하니 어쩌면 현대판 마을 신당의 한 모습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책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제주의 자연 사진은 언제나 그렇듯 아름답고, 때로 신성한 느낌도 들었다. 코로나로 이동이 조심스러울 때는 이러한 책 한권 들고 집에서 남다른 여행을 미리 떠나본다면 실제 여행을 떠났을 때 그곳에서 느끼게 되는 정취와 에너지가 다를 것 같다.

 

책과 함께 온 대한민국 도슨트시리즈 안내를 보니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고 벌써 8권이 출간되었으며 앞으로의 출간 계획도 기대가 된다. 제주도도 서쪽, 남쪽, 북쪽이 필자명과 함께 보이니 집필 중인 것 같은데, “지역민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라는 문구의 여운이 참 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뱀발. 

1. 저자에 대한 지역 신문의 기사

http://www.headlinejeju.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4102

 

2. 저자가 출연하고 만든 뮤직 비디오 포스팅

http://blog.yes24.com/document/14576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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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제주 동쪽 평점10점 | y********7 | 2021.07.05 리뷰제목
제주도.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육지에 살고 있는 나에게 제주는 한국의 아름다운 관광지로 인식되어 있다. 처음에는 그저 시간적, 경제적 여유로 가서 유명한 핫스팟에서 인증샷을 찍고, 기념품을 사오고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나눠주면서 정말 좋았어, 다음에 또 가고 싶어 등등등 이야기를 하거나. 조금 다녀봤다면 혼자서 혹은 가족끼리 한달살이를 하면서 아이들과 이런 저
리뷰제목


 

제주도.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육지에 살고 있는 나에게 제주는 한국의 아름다운 관광지로 인식되어 있다.

처음에는 그저 시간적, 경제적 여유로 가서 유명한 핫스팟에서 인증샷을 찍고, 기념품을 사오고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나눠주면서 정말 좋았어, 다음에 또 가고 싶어 등등등 이야기를 하거나.

조금 다녀봤다면 혼자서 혹은 가족끼리 한달살이를 하면서 아이들과 이런 저런 경험과 체험을 하고. 아름다운 추억들을 만들고,

조금 더 다녀봤다면 조용히 혼자서 말없이 가서 그 시간들을 즐기고 오는 곳.

 

하지만, 이 책을 접하고 보니

제주 동쪽에는 참으로 기구한 사연들이 많이도 있었고 그러기에 더욱 아름답고 신비롭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제주도는 돌과 여자, 바람이 많아 "삼다도"라고 알려져 있지만, 

정작 제주 사람은 그 누구도 제주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오히려. 태풍과 홍수 그리고 가뭄이 잦은 기후 환경을 탓하며

세가지 재앙이 풍재(風災), 수재(水災), 한재(旱災) 끊이지 않는 " 삼재도"(三災島) 라고 한탄하기 일쑤다. 한때는 정부와 육지사람들로부터 갖은 수탈과 차별을 받는 섬이라 봉건시대에는 멀리 떨어진 최악의 섬이라는 뜻의 " 원악도" (遠惡島)라고  불리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주 사람들로서는 달리 기댈 곳이 없어 결국에는 초월적인 힘을 빌려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였고, 제주에는 무려 1만8천에 이르는 신과 신화가 존재한다.

 

내가 보기에 사방이 다 아름다워 보이는 제주도는 동쪽과 서쪽이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동쪽은 오름이 많고 평지가 매우 적다. 이에 비해 서촌은 널따란 평야지대가 여러 곳 펼쳐져 있다. 동쪽은 평지가 적은 데다 돌이 매우 많아 농지도 매우 부족하다.


 

동촌에서는 사람 먹을 양식 기르는 밭도 모자랐기에 소를 위한 공간이 없었다. 또한 매일 같이 소를 몰고 먼 곳까지 오르내리는 고생을 했기에 그들은 "테우리"라는 목자(전문적으로 소를 치는 사람)을 두고 관리했다.

제주도를 여행하다 보면 어느 곳에선가는 저렇게 소가 방목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 어머 여기는 소가 있네" 하고 지나갔지만, 이유를 알게 된 이제는 적어도 "아 여기는 동쪽이구나." 더 나아가서는 " 소를 키울 땅이 없어 방목한대"라며 조금은 알은 척을 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서쪽에 사는 사람에 비해 동쪽에 뿌리내린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쉴 새 없이 일하지 않으면 살기 힘든 환경을 견디고 살아온 근면의 유전자가 있다.

지금도 옛 삶을 기억하는 제주 어르신들은 " 동촌 사람은 억척스럽고 기질이 강하며, 서촌 사람들은 온순하고 성격이 느긋하다."는 말씀을 종종 하신다.

 


 

이 책에서는 24곳은 아름다운 제주 동쪽을 소개하고 있다.

비단 그곳의 자연환경 뿐 아니라 얽힌 신화와 역사까지 소개되어 있으니 읽으면서 알아가는 기쁨이 있고, 단순한 관광책이 아님을 알게 되어 저자에게 새삼 감사하게 된다.

 

한 번 들으면 잊혀지기 힘들 정도로 재미있고, 아름다운 신화들 몇 편과 

그저 핫 플레이스라고만 알고 있기엔 그 역사와 담은 의미가 너무도 소중한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5. 신천목장과 용궁올레 (P79)  - 바닷속 세상을 잇는 미지의 게이트

이곳은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자도 제주 최고의 비경으로 꼽는 곳이다.

* 신천목장


                                 <신천 목장에 널어 놓은 진피>

겨울이 되면 아득히 넓은 들판이 탐스러운 귤껍질로 뒤덮이는 곳. (부지가 무려 5만평)

겨울에 제주도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러야 할 핫 플레이스고, 인증샷 명소다.

그 광경이 너무도 아름다워 여러 광고와 영화 그리고 요즘에는 웨딩촬영도 많이 한다고 한다.

때때로 눈발이라도 날리면 그림과 같은 절정의 판타지를 경험할 수 도 있다.

 

* 용궁올레


 

대대로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물질 잘하기로 소문난 해녀 송씨가 있었다.

해녀들에게는 아무리 물질 솜씨가 훌륭한 해녀라 할 지라도 자연의 힘을 이길 수 없기에 절대 혼자서는 물질을 하면 안된다는 관습이 있다.

하지만, 해녀 송씨는 자신의 재주만 믿고 혼자서 용머리 바다에 뛰어 들었다가 그만 남해 용궁의 입구에 다다랐다. 인간이 올 수 없는 곳에 이승 사람이 온 것을 알면 용왕에게 죽음을 면치 못한다면서 선녀가 달아나라며 길을 안내해 주었다. 단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된다는 당부와 함께. 필사적으로 헤엄쳐 달아난 송씨는 뭍에 가까워지자 용궁의 진풍경을 다시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에 뒤돌아 보는 순간 주위가 칠흑같이 어두워졌다. 눈은 떠보니 용궁입구에 다시 와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선녀가 아닌 괴물형상의 수문장이 시퍼런 칼날을 겨누었다. 송씨는 사정을 고하고 간절히 애원하여 구사일생으로 살아 나올 수 있었다.

송씨가 뭍으로 나오는 순간 바다가 요동치며 어마어마한 소용돌이가 일고 칼날 같은 바위 한 쌍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올랐다. 

다시는 어떤 인간도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경고로 남해 용왕이 칼날 끝이 하늘을 향하게 거꾸로 세워놓아 사람들의 출입을 막은 것이다.

이것이 칼선다리와 창곰돌에 얽힌 이야기다.

전설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곳에서 조금 더 가면 냇물처럼 흐르던 용암이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간 흔적이 있는데 이 모습은 마치 제주도 전통 초가의 어귀에 있는 올레를 닮았다하여 용궁올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곳은 마치 따라 걸어가며 남해 용궁에 닿을 것만 같다.

하지만, 누구도 바닷속에 발을 담그면 안된다.

 

7. 김녕리(P99) - 무엇보다 뜨겁게 타올랐던 용암의 마을.


                    <   위 - 만장굴            /           아래 -  김녕굴 >

김녕리는 제주의 대표이자 우리나라의 대표인 한라산을 탄생시킨 용암의 수만 년 내력을 지닌 마을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만장굴과 김녕굴을 비롯해 현재까지 확인된 용앙동굴만 여덟 곳이나 된다.

만장굴은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굴이 있다는 소문만 있고 그 싶에가 밝혀지지 않았던 곳인데, 1946년 당시 김녕국민학교 교사였던 부종휴선생님이 자신의 제자들로 꾸린 꼬마 탐험대를 이끌고 탐사해 세상에 알렸다. 당시 변변한 장비하나 없이 나무토막에 고무신을 붙여 밝힌 횃불 하나에 의지하여 발견하였다니 정말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다.

김녕사굴로 불리는 김녕굴에는 전설이 하나 있는데,

이 굴속에 거대한 뱀이 살고 있어 해마다 젊은 처녀 한 명을 바치지 않으면 마을에 해코지를 해서 사람을 바치는 일이 있었다. 이를 알게 된 제주목 판관 서린이 처녀를 잡아먹으러 굴 밖으로 나온 뱀을 찔러 죽여 그 뒤로는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일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러한 전설을 품을 김녕굴은 현재 일반인이 관람할 수 없다고 하니 아쉬울 따름이다.

 

13. 함덕리 (p159) - 아름다워서 슬픈 서우봉해변


 

함덕리를 찾아오는 사람이라면 열에 아홉은 해변으로 돌진할 만큼 함덕리 해수욕장은 제주 토박이인 저자에게조차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름다운 해변에 호텔과 수많은 카페, 식당들...

하지만, 이런 것들이 함덕의 속내를 살짝 잊게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함덕리사무소가 있는 곳은 식민지 시대에 대대적인 만세 시위를 펼친 곳이다.

1919년 3월 1일 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태극기 물결은 제주까지 이어졌다.

3월21일 함덕리 청년 한철영과 한백흥등을 중심으로 제주에서도 만세운동이 터졌고 이들은 3월 23일~24일 이틀동안 지금의 리사무소앞과 장터에서 독립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지금도 리사무소 건너편 함덕의원 입구에는 함덕리 독립만세운동의 주역인 한백홍과 송정옥을 기리는 기념비가 서 있다.

이제부터라도 제주도 함덕해수욕장을 찾는 일이 있다면 그저 즐기는 것을 떠나 한번쯤은 이런 일을 상기시켜보고 시간을 내서라도 기념비를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단 일제의 탄압만이 아니었다.

해변을 따라 서우봉 자락으로 뻗어 나간 끝 자락에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꼭대기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것 같다하여 "생이봉오지"라고 불린다. 이곳에서는 젊은 처녀 하나가 발가벗겨진 채 죽임을 당한 처참한 시신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또한 붙잡혀 혼 주민들을 총살한 뒤 시신을 절벽으로 떨어뜨렸다고 하는데 ....

제주 어디에도 4.3 광풍이 들이 닥치지 않은 곳이 없다지만 이곳 서우봉과 함덕해변은 아름답기에 더욱 슬프다.

 

15. 표선리 (P178) - 여신이 빚은 고운 모래밭


 

표선리 해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 "표선해수욕장"

그 모래사장은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정도로 부드럽고 좋은 촉감의 모래들로 가득하다.

이곳은 "한모살"이라 부르는데, 하얀모래가 많다는 뜻의 "흰모살개"라고도 불렸었다.

전설에 따르면 이 부드럽고 촉감좋은 모래는 여신이 내려준 기적의 선물이다. 

이 마을의 수호신 중 하나인 "당캐할망"의 선물인 것이다.

원래 이곳은 깊은 바다여서 수시로 불어닥치는 태풍으로 인해 온갖 고생을하던 마을 사람들이 손금이 닳도록 기도를 올려 당캐할망의 마음을 움직였다.

어느날, 밤새도록 바닷가에 천둥이 내리치고, 요란한 소리에 마음 사람들은 두려워 문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밤을 지새고 날이 밝자 밖을 나와 보니 온갖 도끼며 괭이 등 연장들이 엉망이 되어있고, 소들의 등짝이 다 까져 벗겨진 것이었다.

알고보니 당캐할망이 밤새도록 마을의 도끼와 괭이를 절로 움직이게 하고 나무를 베어 바다를 메우게 한 것이다. 그리하여 하루아침에 은빛 모래밭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당캐할망의 신전을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 역시 4.3 사건을 피해가지 못해 이 아름다운 은빛 모래사장이 당시 붉은 핏빛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또한 1980년대까지만 해도 태풍이 불고 난 뒤에는 모래밭에서 사람의 유골이 발견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슬픈 역사다. 

 

20. 오조리 내수면 (p233)- 나를 비추는 물의 마을


 

제주 최고의 명소로 알려진 일출봉. 그 비경을 품어 안은 마을 오조리.

오백 년이 넘는 깊은 역사를 지닌 어촌 마을 오조리의 내수면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놀라운 점은 바다와 이어진 호수로 알려진 이곳은 본래는 바다였고 일출봉은 섬이었다는 것이다.

이 오조리 내수면에는 식산봉이라는 오름이 있다. 무려 108종에 이르는 식물들올 보유하고 있는 식산봉은 자연이 빚은 비밀의 화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전설에 의하면 부씨 총각과 옥녀라는 여인이 있었는데 옥녀를 탐내던 조방장이 부씨를 죽이고 옥녀를 취하려고 하였지만, 부씨의 죽음을 알게 된 옥녀가 바다 기슭에서 차디찬 돌이 되어 바위산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옥녀는 바오름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바오름은 식산봉의 옛 이름으로 제주 속담으로 " 작아도 아줌마","너무 작아서 어린아이로 보이지만 어엿한 아줌마"라는 뜻이 있다. 


 

특히 이 식산봉은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 일부 지역과 제주에만 피는 황근의 자생지로 유명하다. 무궁화와 비슷하여 노랑 무궁화라는 이름이 붙여진 " 황근" 은 7,8월에 노란 빛깔을 뽐내고 가을이 되서는 단풍이라도 든 것처럼 붉게 변한다.

 

 

**** 마치면서 ****

 

"도슨트(Docent)" 란 미술관이나 박물관등에서 전시작품을 관람객들에게 설명하는 전문 안내인을 말한다.

왜 이 책 제일 윗편에 대한민국 도슨트라고 적었는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미술관에서 내눈에는 그저 잘 그린 작품에 불과하던 것이 그 작품의 배경및 작가의도등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보면 새삼 달리 와닿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관광지로도 이미 충분한 제주도 동쪽에 대해 그 배경과 신화 역사등을 너무도 재미있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 책이다.

하여 그 지역이 이제는 인증샷을 찍을 핫 플레이스를 넘어서서 

좀 의미있게 다가온다. 

예를 들자면, 이제부터는 함덕리 해수욕장을 가면 쏟아지는 햇살아래 물놀이를 즐기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적어도 한 번 쯤은 이곳인 제주에서 3.1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독립운동을 펼쳤던 곳이라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아~~~ 그리고 또 하나.

4.3 사건은 도대체 ..... 우리 육지 사람들에게는 혹은 모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그 사건이

제주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었고, 수많은 희생자와 억울한 사람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이별과 상처를 남겼다는 것이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와 슬프다.

비교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5.18광주사건은 영화로도 몇 편 만들어졌고, 방송에서 자주 회자되건만, 그에 비해 4.3 사건은 많이 잊혀진 것이 사실처럼 느껴진다.

나 역시 자세히 알지 못해 이 책을 접하고 인터넷을 검색해서 알아보고 또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혼자서 나름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제주가 이토록 아름다운 이유눈 아픔을 묻었기 때문이라고.....

제주의 경치를 즐기고 느끼는 것 자체도 충분히 소중하지만,

이렇게 각 지역의 사연을 알고 나니 더욱 소중하게 다가오는 제주동쪽이다.

마치 어린왕자와 여우처럼 처음에는 수많은 어린소년과 수많은 여우에 불과했지만, 서로에게 길들여진 후 이 세상에서 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듯이.

이제까지 나에게 그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경치로 다가왔던 제주동쪽이었다면, 

혹은 누군가와 함께 해서 소중한 추억을 품은 장소였다면 

이 책을 읽고 나서부터는 그 경치와 추억과 더불어 그 장소가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 책이다.

저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YES24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2
종이책 제주 동쪽의 속살들을 만나고 오다 평점10점 | n*****9 | 2021.06.22 리뷰제목
바다를 구경하지 못하고 별 다른 요동 없이 흐르는 섬진강을 하염없이 보며 지낸 까닭인지 가없이 펼쳐진 바다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배를 타고 처음으로 가본 대학 졸업여행지인 제주도는 배 멀미로 신비로운 자연 환경에 녹기는커녕 자리에 누워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30여 년 전 멀미약은 왜 그리도 독했던지...........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안정적으로 사회생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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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구경하지 못하고 별 다른 요동 없이 흐르는 섬진강을 하염없이 보며 지낸 까닭인지 가없이 펼쳐진 바다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배를 타고 처음으로 가본 대학 졸업여행지인 제주도는 배 멀미로 신비로운 자연 환경에 녹기는커녕 자리에 누워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30여 년 전 멀미약은 왜 그리도 독했던지...........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안정적으로 사회생활하면서 한 해에 두 번은 제주도를 찾았다. 항공편으로 한 시간 거리도 안 되는 제주에서 보낸 사나흘은 뭍에서 보기 힘든 비경에 곳곳이 경험하지 못한 빛깔로 여행자 눈길을 끌었다. 어쩌면 눈에서는 잡히지 않는 비현실적인 공간 제주도는 지칠 때 떠나고 싶은 환상의 섬이었다.

 

   계절마다 다른 빛깔의 옷을 입고 동서남북 어디를 가도 그 지역 특유의 자연은 제주도를 찾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어머니의 손길처럼 따스했다. 하지만 이런 비경에 취해 황홀해하는 것조차 송구하게 여겨지는 것은 제주의 풍경 이면에 담긴 속살의 아픔이었다. 투명한 빛깔의 수채화 같은 제주의 풍경 에 감탄하며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사람들의 신산한 삶을 간과하여 온 점을 되짚으며 제주 동쪽의 내밀한 삶을 들여다본다. 바다로 떨어지는 정방폭포를 배경으로 찍은 단체사진은 앨범 속에 멈춰 있지만 이곳 역시 4·3학살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라니 희생당한 영혼들의 아픔이 서려 있는 듯하다. 남원 지서 근처와 멀리 정방폭포까지 70여 명을 끌고 와서는 인정사정없는 학살을 자행해 홀치기 사건으로 불릴 정도라니 바다로 바로 흘러가는 폭포수는 원한 맺힌 이들의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의 결정인 지도 모르겠다.

 

   제주의 상징 중 하나인 성산은 조천읍, 구좌읍, 우도면, 성산읍, 표선면, 남원읍을 아우르는 지역이다. 제주에 애착이 강한 저자는 제주 굿판에 홀려 성산을 수시로 드나들며 제주 동쪽에 서려 있는 역사, 문화적 자원을 발굴하여 독자들에게 전한다. 제주의 동과 서를 가르는 한라산은 땅속으로도 깊은 화산 활동이 일어나 곳곳에 동굴을 만들었고 물줄기를 이뤄 이색적인 경관을 낳았다. 한라산은 백록담과 더불어 360여 개에 이르는 오름은 지닌 화산의 군집으로 세계가 인정한 세계자연유산으로 자리한다. 4~5천 년 전, 바닷속에서 마그마가 분출해 형성된 수성화산인 성산 일출봉은 천혜의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지만 이곳 역시 4·3항쟁 당시 무고한 이들이 죽어간 곳이라니 처연한 슬픔이 더한다.

 

   제주도 창조주인 설화 속 설문대 여신은 바다를 도랑처럼 넘나들며 섬을 만든 뒤에 일출봉 기슭에 앉아 해진 옷을 기우는 바느질할 때 등잔을 올려놓은 바위라는 등경돌 너머 만곡의 해안선을 끝없이 펼쳐내는 광치기 해변이 펼쳐진다. 관치기라고도 불리는 광치기 해변은 해난 사고를 당한 무연고 시신들이 떠밀려 와 관을 짜서 시신을 수습하는 일이 잦았다니 바다를 생업의 터전으로 삼고 사는 이들의 애 끊는 시름이 깊었을 듯하다. 낙향해 우도 개간의 뜻을 세운 김석린은 교육에도 힘을 써 지금의 우도를 찾게 하였다. 우도 속의 섬인 비양도 들머리에 있는 돈짓당은 해녀들이 섬기는 바다의 신인 요왕할망과 선왕신을 모신 곳이다. 이곳에는 바람의 신으로 알려진 영등신이 머물러 겨울 모진 바람을 몰아내고 훈훈한 봄을 알리는 촉매로 자리하는 듯하다.

 

   성산읍 동쪽 끝 마을인 신천리는 수백 마리 마소가 뛰어 놀던 목장이 있어 드넓은 초원의 목가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봄부터 가을까지 푸르렀던 들판이 겨울에는 귤껍질을 말리느라 누런 들판으로 변한다니 그 광경을 한번은 보고 싶다. 용궁으로 가는 길이라 불리는 용궁올레에 얽힌 전설은 바다라는 대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기를 바라는 신의 당부는 인간의 탐욕을 경계하는 듯하다. 지질 트레일 코스로 유면한 김녕리는 용암이 타올라 바다와 만나 굳어져 웅덩이를 만들었고, 썰물 때라야 살짝 머리를 드러내는 수중의 갯바위인 두럭산은 백록담을 닮아 이를 신성시하였다. 섬과 바다, 오름을 함께 품은 아름다움의 정점인 마을 종달리는 제주에서 귀한 소금을 만드는 마을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싶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많은 소녀들은 물질을 운명으로 여기며 파도에 몸을 싣고 제주 바다 곳곳을 누비고 있다. 물질을 잘하는 정도에 따라 상군·중군·하군 해녀로 나뉘는 해녀들은 애기 잠수의 망사리에 해산물을 나눠 주며 어린 해녀를 배려하였다. 제주에서 해안선이 가장 긴 마을인 하도리는 제주에서 해녀가 가장 많은 마을이다. 해녀 박물관 건립 이후 해녀들의 땀이 밴 삶터인 숨비소리길을 조성해 바다를 생업 터전으로 삼아 온몸으로 이뤄낸 해녀들의 강건한 삶의 의지를 담았다. 곳곳에 뿌리 내린 나물들이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 숲을 이뤘고, 머체왓의 편백 군락지도 조성되어 짙은 피톤치드 향을 풍기며 오욕에 찌든 몸과 마음을 씻어줄 듯하다. 숲에서 시작해 숲으로 끝이 난다는 머체왓숲길을 걱정 없이 걸을 수 있기를 바란다.

 

   조선 세종 때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수산진성의 옛터에 자리를 잡은 수산초등학교의 담벼락은 철옹성처럼 단단하여 육백 년이 지났어도 학교 담장 구실을 하고 있다니 놀랍다. 절제의 미를 갖춘 백동백나무가 운동장에 있는 수산초등학교에는 진성 완성의 제물로 희생된 아이의 넋을 달래기 위해 세웠다는 진안할망당이 있다니 이색적이다. 제주에서는 드문 리아스식 해안을 자랑하는 오조리의 식산봉은 108종의 식물을 품고 있는 비밀의 화원으로 불리는 해발 60미터의 작은 오름이다. 오름이 많고 평지가 적은 제주 동쪽은 척박한 환경에 농사를 짓다 보니 소의 힘을 빌려야 했다. 이에 따라 전문적으로 소를 치는 테우리가 있어 자연적 환경에 적응하며 지역민들만의 고유한 풍습을 이루었다. 자연재해와 목민관의 수탈 등으로 곤욕을 치르면서도 초자연적인 힘에 기대어서라도 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제주도 사람들의 고단한 시간은 설화 속에 융해되어 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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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제주동쪽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d | 2021.07.06 리뷰제목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고, 너무 미래를 위하여 달려만 가는 삶을 지양하는 모습들이 대두되면서 여행이라는 것이 여유가 있어야만 즐길 수 있는 특수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원하는 방법과 상황을 따라서 스타일을 따라서 여행을 즐기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자신의 삶에서 여유를 누리는 것도 여행의 범주에 포함 시키기 시작하면서 여행은 더욱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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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고, 너무 미래를 위하여 달려만 가는 삶을 지양하는 모습들이 대두되면서 여행이라는 것이 여유가 있어야만 즐길 수 있는 특수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원하는 방법과 상황을 따라서 스타일을 따라서 여행을 즐기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자신의 삶에서 여유를 누리는 것도 여행의 범주에 포함 시키기 시작하면서 여행은 더욱 사람들의 일상에 가까워 진 것 같다.

 

그런데 여행이 익숙하고 당연한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갈 때쯤에 코로나라는 것이 터지면서 모두가 발이 묶이게 된 시점에 여행은 가고 싶으나 갈 수 없는 로망과도 같은 것이 되어버렸더랬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상황을 모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망을 끝까지 가둘 수가 없었고 호텔의 가격인하와 맞물린 호캉스의 보급과 그동안 잘 몰랐던 국내여행지에 대한 정보들이 보급 되면서 여행이라는 것의 테마가 국내와 휴식으로 많이 바뀌게 된 것 같다. 심지어 해외여행의 경우에는 입,출국시 자각격리 2주식 총4주와 많이 닫혀있는 외국의 상황도 국내를 더욱 살펴보게 한 것 같다. 

 

그런 모든 조건들을 충족 시킬 여행지가 바로 제주였고, 제주는 어느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체적인 핫플이 되어버렸다. 

 

제주도가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국내이면서 국외 같기도 하고 한적하면서 시끌하기도한 그런 곳, 자가격리도 필요없고 여행지도 관광지도 놀이시설 편의시설이 다 갖춰진 자연과 도시가 모두 있는 장소가 그곳이기에 우리게 제주는 더 특별해진 것이 아닐까, 

 

그 중에 이 책은 제주의 동쪽과 그 곳에 대한 이야기와 정보들을 우리에게 준다. 사실 이런 정보들 자체는 유튜브가 더 정확하고 간결하게 그리고 편하게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런 책을 보고 들고 다니면서 적고 여행을 기록하는 느낌도 좋다. 사실 얼마전 제주 동쪽 위주의 여행을 다녀왔는데 이 책을 읽으며 제주 동쪽이 주었던 감동들이 다시금 느껴진다. 구좌와 성산에 머물렀던 기억들이 다시금 사진과 글로 다가오니 색다른 느낌으로 살아나도록 만드는 생동감이 있는 책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힘이라 할 수 있다. 

 

'도슨트'의 정확한 사전적 의미는 조금 다를지라도, 개인적으로 도슨트라는 것은 예술을 관람할 때 그 관람을 도와주며 더 깊이 있게 다른 세상을 만나게 도와주는 친절한 선생님과 같은 느낌의 단어인데, 이 책은 개인적으로 도슨트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는 기분 좋고, 친절한 선생님과 같은 책이다. 

 

다음 제주를 갈 때 이 선생님과 꼭 동행하며, 이 친절한 배움과 함께 하고 싶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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