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저자 권성희는 〈머니투데이〉 콘텐츠총괄부국장으로 '줄리아 투자노트'라는 칼럼을 통해 투자와 부자들의 습관 등에 대해 쓰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줄곧 기자로 일했는데 국제부와 증권부, 금융부에서 주로 기사를 쓰며 투자에 대해 많은 것을 듣고 배웠다. 특히, 뉴욕 특파원으로 활동한 것이 투자 지식을 쌓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어릴 때 돈이나 투자에 대해 배운 경험이 없었기에 투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 돌아보니 '아, 이렇게 했으면 투자에 성공했을 텐데'라는 깨달음이 생긴다. 이 책이 탄생하는 계기가 된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엄마, 돈 관리는 어떻게 해?)에서는 본격적인 투자에 앞서 돈 관리하는 법, 즉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한 적금 가입과 똑똑한 소비 방법 등을 설명한다. 2장(엄마, 주식 투자하게 돈 좀 줘)에서는 본격적인 투자 이야기로 들어간다. 주식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물론, 주식투자의 아주 기초적이지만 중요한 지식을 전하고 있다. 재무제표 보는 법, 차트 분석방법, 증권사 고르는 법 등이다.
3장(엄마, 무슨 주식을 살까?)에서는 좋은 주식을 고르는 안목을 키우는 법을 가르친다. 가치주와 성장주를 판단하는 법, 좋은 기업을 알아보는 법, 좋은 기업의 주식을 산 후의 투자법을 다룬다. 4장(엄마, 이럴 땐 팔아, 더 사?)에서는 주식투자를 하며 여러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담고 있다. 언제 더 주식을 사야 할지, 언제 꼭 팔아야 할지 등의 시점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5장(엄마, 주식 팔아 돈 쓰고 싶어)에서는 돈을 대하는 태도를 다루고 있다. 젊은 투자자들에게 시간을 자신의 편으로 끌고 오는 법을 깨닫게 해주며, 부자의 진짜 의미와 그들의 정체에 대해 저자가 기자 생활을 하며 관찰하고 느낀 점도 알려준다. 또 일상을 파괴하지 않는 건강한 주식투자를 당부한다.
소득의 최소 30%는 저축하라
돈이란 건 쓰려고 들자면 아무리 많이 벌어도 부족하다. 이 세상에 돈으로 즐길 거리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평생 벌기에도 힘든 수십억원 로또를 맞았다가 얼마 못가 빈털터리가 되는 사람들은 바로 이 때문이다. 돈을 남겨서 모아야 미래를 위해 뭐라도 할 수 있다. 집을 살 수 있고, 노후를 대비할 수 있고, 모은 돈으로 투자해 더 큰 돈을 모을 수도 있다. 돈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다. 바로 종잣돈이다.
그럼 얼마를 저축해야 할까? 소득의 최소 30%는 저축을 해야 한다. 사회에 나가 최저임금을 받는다 해도 월 200만원은 번다. 그 중에 60만~70만원은 저축해야 한다는 말이다. 홀로 독립해서 사회생활을 한다면 최소한 부담해야 할 식비나 집세 등의 명목으로 지출이 불가피한 돈을 제외한 나머지 돈은 반드시 저축해야만 최소한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법이다. 반면, 부모님 집에 얹혀 산다면 집세나 식비 등의 부담 없이 용돈만 쓰게되므로 매월 150만 원 정도는 저축할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영원히 '캥거루족'은 될 수 없지 않겠는가.
"현금은 쓰레기다Cash is trash"
- 레이 달리오/유명 헤지펀드
이는 현금의 실질가치는 물가상승률 때문에 계속 떨어진다는 점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물가가 오르면 돈의 가치가 어떻게 될까? 그렇다. 당연히 떨어진다. 예를 들어, 지금은 자동차를 2천만원이면 샀는데 내년엔 2,100만원을 줘야 한다면 돈의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현금이 안전할까? 아니다. 착각일 뿐이다.
그렇다면 저축이 필요없다는 얘기일까? 비록 초저금리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저축을 해야 지출을 억제할 수 있기에 돈이 모인다. 초기 종잣돈의 마련을 위해선 매월 약간의 돈을 불입하는 적금을 추천하고 싶다. 이때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금리이다. 좋은 은행, 나쁜 은행을 굳이 따지지 말라. 보통은 저축은행이 일반 시중은행보다 높으므로 저축은행에 불입하는 게 유리하다. 인터넷에 검색해서 제일 높은 금리를 주는 것에 가입하라. 그런데, 아파트 관리비 결제용 이체계좌, 평균잔고 유지 등 조건 등을 내세워 금리를 조금 더 얹어주는 상품은 피하는 게 좋다. 몇 푼 되지 않는 이자 때문에 복잡하게 살 필요는 없다.
살다보면 갑자기 큰돈을 지출해야 될 일이 생긴다. 부모님의 병원의료비나 자동차 접촉사고 합의금 등처럼 말이다. 이런 일이 생기면 우리들은 적금 통장을 만지작거리게 된다. 이때 적금을 해약하면 당초 약정했던 이자를 다 못 받는 일이 생긴다. 이런 일이 여러 번 일어나면 나쁜 습관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중도 해약 버릇이 부자되는 길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으므로 초기에 가입하는 적금의 만기는 되도록 짧은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3개월 짜리 만기가 바람직하다.
이젠 효율적으로 저축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월급이 급여통장에 입금되면 즉시 청약저축, 정기적금, 증권 계좌, 연금 계좌 등에 자동적으로 이체되도록 만들어 놓자. 자동이체는 금융기관 모바일 앱에서 쉽게 설정할 수 있다. 이런 저축이 10년, 20년 장기간 지속된다면 점점 더 큰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주식투자가 워런 버핏도 "최상의 재테크는 바로 절약과 저축이다"라고 말했다.
도박심리로 주식 투자에 나서지 마라
특정 종목의 주식매수 후, 이익 발생시에 차익을 챙겨 빠져나가면 된다는 식으로 주식투자에 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투자행위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갬블링에 참여하는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즉 이런 생각이라면 차라리 정선 카지노에 가서 잠간 즐기는 게 오히려 나을 것이다.
도박이라서 돈을 잃을 확률이 벌 확률보다 훨씬 높다는 일반적인 선입견이 있다. 이처럼 도박은 돈을 잃을 확률이 크지만 반면에 주식은 잘 알고 하면 100%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이는 옳은 생각일까? 아니다. 이는 단순한 꿈에 불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꿈에 빠져서 주식 투자에 나섰다가 물린 사람이 부지기수라는 게 팩트다. 즉 원금 손실이 나서 주식을 팔지도 못하고 본전이 되기만 기다리는 상태가 바로 '물렸다'는 것이다.
물론 운이 좋은 사람은 단기간에 차익을 거두고 주식시장에서 휘파람 불며 빠져나올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이 사람은 투자에 성공한 것일까? 절대 아니다. 오히려 불행이다. 우리들이 지인들과 심심풀이로 고스톱을 쳤을 때를 연상해보라. 고스톱에서 용돈 벌이를 해본 사람은 다른 고스톱 판에도 쉽게 참여한다. 왜 그럴까? 자신은 돈을 딸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에서의 도박이 성공하면 반드시 다시 주식에 같은 도박심리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심지어 판돈을 더 키워서 말이다. 이것이 '패가망신'의 길인 것이다.
주식시장은 장기 투자를 위한 장소야. 빨리 차익을 챙기려는 도박꾼 심리를 갖고 있으면 아예 주식 투자를 시작하지도 마.
나무냐, 숲이냐?
다같이 주식투자를 했는데, 누구는 돈을 벌고 또 다른 이는 손해를 본다. 여기서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 중 하나로, 당시의 나라 경제 환경이 어떠했는지를 들 수 있다. 즉 시장 여건이 좋을 때는 대세 상승기에 놓여 있어서 대부분 주가가 상승하므로 투자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에 저성장에 처하거나 기업의 경영 환경이 매우 열악할 경우엔 좀처럼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다.
따라서, 투자에 나설 때 고려해야 하는 환경을 '숲'으로 투자종목을 '나무'로 이해해야 한다. 이는 크게 두 가지다. 바로 투명성과 성장성이다. '투명성'은 투자자들이 믿을 수 있게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느냐는 것이다. '성장성'은 그 나라의 경제가 성장하고 있느냐는 거다. 경제성장률은 국내총생산GDP으로 판단하는데 GDP 성장률은 좋았다 나빴다 변동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추세다. 즉 성장하는 추세인가, 위축되는 추세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그런데 성장률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성장률을 보고 투자한다면 GDP 규모가 작아서 GDP가 조금만 늘어도 성장률이 높게 나타나는 개발도상국만 투자해야 할 것이다. 어느 정도 GDP 규모를 갖춘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성장 추세를 보이는 국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투명성과 성장성을 보고 투자할 국가를 선택했다면 이후 단기적인 경기 변동에 따라 주식을 사고파는 건 금해야 한다.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이를 산책 나간 주인과 개에 비유하면서 주인이 '경기'라면 개는 '주가'라고 설명했다. 개는 주인보다 앞서 달리기도 하다가 다시 되돌아 주인에게로 달려오고, 어떨 때는 주인보다 한참 뒤쳐저 다른 일에 팔려 있다가 멀어진 주인에게로 급히 달려오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코스톨라니가 말하는 '장기적으로 경기와 주가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단기적으론 둘이 전혀 상관없이 움직일 때도 많다'는 교훈이다.
가치주냐, 성장주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 문제는 지금 주식투자 공부를 시작하는 아내의 질문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렌 버핏으로 인해 크게 주목을 받은 가치주는 '기업가치가 현재 주가보다 낮은 주식'을 가르키는 말이다. 즉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인 PER이 낮거나 보유자산 대비 주가 수준의 척도를 보여주는 PBR이 낮은 기업을 말한다.
여기엔 함정이 있다. 저PER주, 저PBR주라고 다 가치주가 아니란 사실이다. 가치주 투자란 기본적으로 향후 주가가 기업가치 수준으로 상승한다는 믿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좋은 회사의 주식'이어야 한다. 사실 회사의 사업성이 좋지 않아 하향길에 접어든 경우에도 PER이나 PBR이 낮다. 그렇다면 이런 부류의 회사에 투자할 수 있겠는가?
주식투자는 심리게임이다
주식 투자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욱하는 감정이다. 감정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애초부터 주식에 관심을 끊는 것이 현명하다. 사실 주식 투자는 감정 게임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투자 전문가들을 만나보고 투자 서적과 각종 보고서를 읽으며 살펴보면 주식 투자의 성공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있다. 그중 두 가지가 감정에 관한 것일 정도다.
주식 투자에 성공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
좋은 기업을 고르는 머리,
그 기업의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배짱,
좋은 기업의 주식에 투자해 최대의 수익률을 올릴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
멘탈이 강하다고 스스로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 대개는 위험한 착각이다. 투자한 주식이 손해가 났을 때 아무리 멘탈이 강한 사람이라도 불안해진다. 다 딸아지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엄습해온다. 정말 좋은 기업인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한 달, 두 달 계속 하락하면 이걸 참아내기는 정말 힘들다. 그나마 적은 돈이라면 본전 생각이 간절해서 없는 셈 치고 인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주식 투자의 어려움이 바로 이런 것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의 방향성을 결정해 투자할 수밖에 없는 거다. 결국 기업의 내재가치는 그럴 듯한 허울이고, 투자란 자기 확신을 믿고 하는 행위이다. 예를 들어 2015년 7월 2일에 아모레퍼시픽을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가정해보자.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액도, 이익도 두 자리수씩 늘어나는 화장품 1등기업이었는데, 주가는 2015년 7월 2일에 45만 5,500원으로 최고가를 찍고 횡보하다가 하락하기 시작한다. 2015년은 중국인들이 한국 화장품을 많이 사면서 화장품업체들의 실적이 급증하던 때로, 화장품주식은 폭등했는데 아모레퍼시픽이 단연 대장주였다. 실적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 PER은 52배까지 치솟았다. 이후 추락하는 추세를 보고 과감하게 '손절매'를 한 사람은 결과적으로 투자에 성공한 케이스다. 참고로 최근의 주가는 16만원 중반 정도이다. 이제 심리게임임을 인정하겠는가?
주식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앞서 내비친 것처럼 주식투자에 전혀 무관심했던 아내가 얼마전부터 주식공부를 시작했다. 이에 도움이 될 기본서적을 준비해 주었다. '제로 금리'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으니 비록 전업주부일지라도 당연히 투자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인들과 카페에서 만나 수다 떨다가도 주식 얘기가 불현듯 나온다는 얘기였다. 이 책은 주식투자 전문가인 엄마가 아들에게 주식투자할 때 명심해야 할 것들을 싣고 있다. 유익한 내용들이 많아서 아내에게도 권하기로 했다. 주식투자 초보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