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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살인사건 : 식민지 조선 사회에 ‘충격’과 ‘분노’를 불러일으킨 “그로 百% 살인사건”들
김복준 저
이제는 아이들 대학 입시에서 해방되어 나는 내 삶을 산다. 지나고 보니 그게 참 뭐라고. 아이들의 대학 입시가 엄마들의 성적표가 되는 것 같은. 그래서 엄마들은 치열하게 아이들과 한 몸이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이가 잘 따라와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집은 입시를 치르는 1년이 전쟁 같을지도. 공부하라는 엄마와 아직은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고민을 하는 아이 사이에서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인생이 그렇듯 아이를 키우는 것에도 정답은 없으니까.
아직은 초등학생이지만 명문 사립 중학교를 목표로 호숫가 별장에 모인 네 가족이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합숙 과외’가 한창이다. 슌스케는 아이 입시에 극성인 아내와 다른 학부모들이 못마땅하지만, 별장으로 향한다. 짐을 풀고 별장 상황을 보고 있는데 이곳에 슌스케의 내연녀가 에리코가 찾아온다. 슌스케는 놀랐지만, 그녀와 따로 만날 약속을 정한다. 이후 에리코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 도착한 슌스케.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에리코. 다시 별장으로 돌아간 슌스케 앞에 다른 부부들의 태도가 이상하다. 슌스케의 아내 미나코가 에리코를 죽였다는 것. 그러나 이상한 건 다른 부부들의 반응.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에리코의 사체를 유기하자고 하는데.. 이들은 도대체 어떤 관계이고 별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 책은 2005년 호숫가 살인사건으로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던 책이다. 이후 2019년에 양장 개정판이 나왔고 다시 2023년 8월에 레이크 사이드란 제목으로 다시 개정되어 나왔다. 우리 집에도 호숫가 살인 사건이라는 책이 있었다는. 한때. 거의 광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찾아 읽거나 구매했던 적이 있다. 지금은 그때의 열정은 없고, 그때의 신선함도 없고, 재미도 살짝 없어서. 도서관 예약 도서로 읽었는데. 그렇게 하기를 잘했다. 예전에 읽었을 때, 그때는 리뷰를 작성하지 않았기에 작성 리뷰가 없어서 이번에는 남겨 본다. 혹 다시 개정판이 나오면 어떤 책의 개정판인지는 알아야 하니까.
아이들 어릴 때 국제중학교를 필두로 과고나 외고 민사고나 하나고를 준비하는 엄마들이 제법 있었다. 사교육으로 잘 따라와 주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중간에 포기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초등학교 때엔 그나마 따라와 주지만, 사춘기가 되면서는 그게 쉽지 않다. 그래서 갈등을 일으키는 지인들도 있었으니 부모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입시라는 건. 악어와 악어새 같기도 하다. 부모의 말을 잘 따라와 준 아이는 소위 말하는 명문대 혹은 의대에 입학하고 그 기세 또한 등등하니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울 아이들은 평범해서 입시로 얼굴 붉히지는 않았는데. 가끔은 생각한다. 한창 공부해야 할 때 좀 닦달할 걸 그랬나? 하는 ^^
입시로 모였지만 부부들은 모두 나름의 비밀이 존재하고, 아이들도 뭔가 불편하다. 이런 장소에 슌스케를 만나러 온 에리코 그리고 슌스케의 아내 미나코. 가정을 지키고 싶었던 것은 어쩜 슌스케나 미나코가 아니라 미나코가 데리고 온 아들. 그 아들이었을지도. 어떤 이유 앞에 대동단결하는 그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는 건 나뿐인 건지. 어떻게 보면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킬링타임용으로는 뭐 나쁘지 않다.
요즘 추락한 교권에 대한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교권 추락의 원인을 한 가지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내 아이만 소중하다는 부모의 이기심 혹은 그릇된 사랑이다. 아이가 잘못을 해도 꾸짖고 교정하기보다는 자신의 아이를 괴롭힌 학교와 급우들이 잘못했다는 이기심만 있는 부모들이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연일 이어지는 뉴스 보도를 보면 이런 생각이 결코 과하지 않다고 본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소설 『레이크 사이드』에는 자녀교육에 인생을 건 부모들의 추악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아낸다.
학벌주의가 심한 일본은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엘리베이터식으로 연결되는 진학을 해 중학교 입시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 둔 네 가족이 숲속에 자리 잡은 고급 별장 지대에 모여 특별 합숙을 시작한 이유도 입시 준비를 위해서다.
미나코는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 공부를 하는 걸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던 남편 슌스케가 별장을 방문하자 당황한다. 다른 부모들도 그를 반기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어딘가 불편한 분위기가 이어지던 중 슌스케의 내연녀이자 회사 직원인 에리코가 부탁한 물건을 전해주려 왔다며 별장을 찾아온다.
두 사람은 저녁때 '레이크 사이드' 호텔에서 몰래 만날 약속을 잡지만 약속시간이 지나도 에리코가 나타나지 않자 별장으로 돌아오지만 별장 거실에 죽어있는 에리코를 발견한다.
그녀를 죽인 범인은 다름 아닌 아내 미나코.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아내가 내연녀를 살해한 치정사건에 당황하기도 잠시. 별장에 모인 사람들은 경찰 신고 대신 놀라운 결속력을 보이며 살인을 은폐하고 시신 유기에 동의한다. 그들은 시체를 호숫가에 빠트리기로 결정하고 증거를 인멸하기 시작한다. 아내를 감옥에 보낼 수 없는 슌스케도 그들의 결정에 동의하지만, 시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상함을 느낀 슌스케는 홀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불륜과 살인, 그리고 은폐는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놀라울 만큼 이기적인 인간의 추악한 비밀들이 숨겨져 있었다. 자신도 불륜을 저지르면서 아내와 유리한 조건으로 헤어지기 위해 슌스케는 흥신소 근무 경력이 있는 에리코에게 아내의 뒷조사를 부탁했고, 에리코가 전하고자 한건 그 증거들이었다. 그러나 살인사건의 실체에 접근할수록 슌스케는 그 증거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한 사실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건 모두가 경악할 만한 사실들이다.
입시에 대한 중압감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다. 명문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입시 준비 연령대도 점점 더 낮아지고 있고 부모들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이 잊고 있는 건 자신의 자식이 어떤 대학을 나오고 어떤 직업을 갖느냐보다 어떤 인간이 되느냐다.
미나코 역시 아들이 어려서부터 명문 대학에 입학하기만 하면 마치 인생의 면죄부를 받는 것 같은 말을 해왔고 아들 쇼타도 그렇게 믿어왔다. 그리고 그 왜곡된 믿음이 미나코는 물론 별장에 모인 이들의 인생을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이끌기 시작한 것이다. 명문학교에 입학할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은 물론 양심까지 버릴 수 있는 인간으로!
부모의 역할은 자식을 독립적인 인간으로 키우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세상의 많은 부모들이 헬리콥터 부모가 되어 자식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고, 오직 출세만이 최고인 어른으로 키우려 한다. 소설은 바로 그 추악한 욕망을 까발린다.
끊이지 않는 부도덕한 사회문제들을 보면 명문 대학 졸업장과 명함이 성공한 인생으로 이끌지 못함을 잘 알려준다. 책을 읽으며 수학문제를 잘 풀고, 영어 단어 하나는 더 외우는 것보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며 타인을 배려하는 성숙한 인간으로 자식을 키우는 게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누구나 느끼게 될 것이다.
입시라는 괴물에 이성과 영혼을 뺴앗긴 입시 서스펜스! 성공한 삶이란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다.
"그 사람들은 이상해요."
숲 사이 좁은 길이 미로처럼 얽혀 있는 곳에 자리잡고 있는 히메가미코(?神湖) 호숫가 별장 지대. 네 쌍의 가족이 동일한 목적을 갖고 이곳에 모였다. 바로 아이의 명문중학교 진학을 위한 합숙 과외를 위해서다. 이 별장에 어울리지 않는 단 한 명, 슌스케는 아이가 입시의 고통에서 자유롭길 바라지만 나머지 사람들로부터 '그저 평균적이고, 표준적인 생각'으로 치부될 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의 <레이크사이드(レイクサイド)>는 자식의 입시에 과몰입하고 있는 모습에서 출발한다. 아이의 진로는 어느 정도 부모에 따라야 하고, 특히 어떤 교육을 받게 할 지는 부모가 결정해야 한다고 여기는 학부모들과 그들의 아이들, 그리고 학원 강사. 슌스케역시 그들의 합숙에 뒤늦게 참여했지만, 그의 아내 미나코와는 여전히 생각이 다르다.
아이의 진로를 두고 대립선이 그어질 때 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찾아오면서 <레이크사이드>는 순식간 기묘한 사건에 휘말린다. 슌스케의 불륜상대 에리코가 아내로부터 살해당한 것이다. "내가 죽였어." 순수히 자신의 범행을 고백하는 아내. 미나코가 살인범이 되지 않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바로 사건 자체를 없었던 일로 하는 것뿐이다.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범이 되는 네 가족의 모습에서 슌스케는 강한 이질감을 느끼면서도 그들의 계획에 합류한다.
"당신들은 뭔가 특별한 인연으로 묶여 있는 것처럼 보여."
"무슨 뜻이야?"
"비밀스러운 유대감 같은 게 있는 듯해."
"그럴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모르는 무언가로 얽혀 있지."
슌스케와 아내 미나코의 이 대화는 책을 관통한다. 살인 사건을 은폐할 정도의 동기는 무엇인가. <레이크사이드>는 범인 찾기보다 사건의 동기에 더욱 주목한다. 처음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슌스케는 숱한 선택과 결정 앞에 놓이고, 그때마다 읽는이는 '나라면?'이라는 자문을 거듭하게 된다. 선뜻 '상식적인 결론과 행동'을 지지할 수 없는 물음앞에 말이다.
이 때문에 역자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영 찜찜함과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는 점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미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야미스(嫌ミス)'는 '싫다'는 뜻의 '이야'와 '미스터리'를 조합한 말로, 불쾌한 결말 등으로 인해 '싫은' 기분을 독자에게 남기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매력이 되는 장르다. 마리 유키코(?梨幸子)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기는 독자를 쉽게 집중하게 만든다. <레이크사이드>는 '호숫가 산장 살인사건(2002년)'을 원제를 살려 재출간한 것이라고 한다.(*)
*컬처블룸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앗 괜히 읽었다.
소재도 별로, 인물도 별로, 결말도 별로 ~
제대로 실망스럽다.
일본의 입시 비리도 대단한가보다
고등, 대학도 아닌 고작 중학교 가기 위해서 입시를 위해 합숙을 하고,
학부모들이 대거 출동해서 수발을 드는 모임이라니...
그리고 그 곳에 갑자기 찾아온 내연녀와 그녀의 연이은 죽음과 죽음 후 이루어진 행동들이
이렇게 공감이 안될 수가 그런데 다 읽었다.
뭐가 있는 것 같아서 뭐가 있을 것 같아서
판도라의 상자는 열릴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