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 미미여사의 에도 시리즈 중 '헤이시로와 유미노스케'의 활약이 돋보이는 '얼간이-하루살이-진상'을 차례대로 만나보고는 그 이야기에 흠뻑 빠져 에도 시리즈라 할 수 있는 소설은 다 꼭 한번쯤 만나보고 싶었다. 헌데 단편을 엮었다해도 방대한 분량의 책들이 많아 좀처럼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 이야기는 여타 다른 책들에 비해 분량도 작고 그 전부터 궁금했던 소설이기에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일본의 혼조라는 지역에는 '일곱가지 불가사의'가 있다고 한다. 각 단편의 제목이기도 한데 차례로 언급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외잎 갈대
2. 배웅하는 등롱
3. 두고 가 해자
4. 잎이 지지 않는 모밀잣밤나무
5. 축제 음악
6. 발 씻는 저택
7. 꺼지지 않는 사방등
대개의 이야기는 혼조 일대의 어느 가게를 중심으로 사건이 벌어지며 그걸 혼조 일대를 담당하고 있는 수사관(=오캇피키, 하급 관리 밑에서 범인의 수색, 체포를 맡았던 사람 p10)이라고 할 수 있는 '에코인의 모시치'가 해결해나간다. 하지만 그는 전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단 도움을 주는 역할에 가깝고 사건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어 흘러가는데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한편, 으스스한 소름이 느껴져 살짝 무서우나 뒷이야기가 몹시 궁금해지는 나머지 술술 잘 읽혔는데 등장하는 인물도 그렇고 일곱가지 불가사의와 관련해 하나같이 안타깝고 애잔하지 않은 사연이 없었다.
"외잎 갈대네."
오소노가 문득 중얼거렸다.
"신기하네요. 어째서일까?"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마음에만 남아 있는 추억을 나타내듯이, 한 쪽에만 잎이 나는 ㅡ.
"모르기 때문에 좋은지도 모르지요." p43~44
한 사람은 돌아서서 잊어버린다해도 또다른 한 사람은 꽤 오랫동안 기억할지도 모른다. 그때 그 일을... 너무나도 소중히 간직하게 되는 것이다.
***
일본의 에도 시대의 이야기는 역사서를 읽어도 단편적인 것들만 알 뿐 잘 모르는 부분이 훨씬 많고 어떤 부분은 좀처럼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 소설 역시 그랬다. 하지만 역자가 꼼꼼하게 달아놓은 주석 덕분에 어느 정도는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다. 거기다 등장인물도 꽤 많은 편이라 이번 소설은 줄거리도 생략하고 리뷰도 건너뛸까 했었는데 그들의 안타깝고 애잔한 마음은 기억해두고 싶어 끄적여보았다.
이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를 읽으며 불가사의는 불가사의일뿐 어쩌면 이 불가사의도 사람이, 사람의 마음이 만들어낸 게 아닐까 싶은데 혹 사람의 마음을, 그 숨겨진 이면을 엿보고 싶다면 한번쯤 만나봐도 좋겠다.
미야베미유키의 책을 계속해서 끌어모으고 있다. 자꾸 히가시노 게이고 형님과 비교해서 좀 미안하지만 미미여사의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 형님과 비교 시 개정판이 많지가 않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출간하면 현 기준으로 개정판이 거의 80% 이상이고 신작이 20% 수준이다. 그만큼 미 번역된 작품이 많이 없고 또한 인기가 많다는 증거가 되겠다. 미미여사의 작품도 인기가 제법 있지만 작품의 완성도에 비하여 인기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 어렵게 구매한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작품도 미야베 미유키만의 특징이 잘 녹아들어 있다.
2019년 독서 목표인 ‘미야베 월드 2막 완전정복’의 네 번째 작품입니다.
앞선 3작품(‘말하는 검’, ‘흔들리는 바위’, ‘미인’)이 신비한 능력의 소녀 오하쓰 시리즈였다면
이 작품은 혼조 일대를 담당하는 오캇피키인 모시치가 주인공인 작품입니다.
하지만 오하쓰 시리즈와는 달리 모시치는 적극적인 주인공이라기보다는
매 작품마다 ‘설명역’ 또는 ‘차분한 조연’ 정도로만 등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본 출간일 기준으로는 이 작품이 ‘미야베 월드 2막’의 첫 작품입니다.)
모두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돼있는데,
현재 도쿄 스미다 구에 해당하는 혼조 일대에 떠돌던 일곱 가지 불가사의를 소재로
무척이나 애잔하고 가슴 아픈 사연들을 미스터리와 함께 녹여내고 있습니다.
미스터리 자체도 그다지 긴박하거나 대단한 반전을 지니지 않았고,
주인공 모시치 역시 (능력자인 건 분명하지만) 그 캐릭터가 예리한 명탐정보다는
마음씨 좋고 정의로운 이웃집 아저씨에 가깝습니다.
그래서인지 매 작품마다 살인, 강도 등 강력사건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의 관심은 (후기에 실린 편집자의 말대로)
미스터리보다는 사건을 겪은 사람들의 사연과 안부에 더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릴 적 먹을 것을 적선해줬던 생명의 은인에 대한 흠모와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는 남자,
어처구니없는 사건으로 남편을 잃은 뒤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는 아내,
너무나도 아름다운 새어머니를 흠모했지만 그녀의 과거와 비밀을 알게 된 후 충격에 빠진 딸,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깊은 나머지 집착과 의심에 이르지만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되는 처녀,
어린 딸을 잃은 뒤 서로에게 깊은 상처만 남기며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내온 부부 등
남녀노소는 물론 빈부의 격차와 상관없이 각자의 지난한 사연들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거기에 미스터리와 판타지(혼조의 일곱 가지 불가사의)가 끼어들면서
각자의 오랜 사연들은 더 절절하고 애틋하게 현실의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홀로 밤길을 떠다니는 등롱, 지나는 어부에게 말을 거는 해자, 꺼지지 않는 사방등,
연주자 없이 밤새 울리는 축제 음악 등 모두 일곱 개의 불가사의가 등장하는데,
대단하거나 기괴하진 않아도 이야기 규모에 알맞은 소소한 판타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야베 월드 2막’의 전반적인 느낌이 높은 수위의 미스터리와 판타지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포문을 연 이 작품의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하고 애잔한 편에 가까운데,
그런 탓에 독자에 따라 좀 간이 덜 된 심심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사랑, 흠모, 집착, 증오, 회한 등 다양한 감정과 사연들이
소소한 미스터리와 판타지 속에 잘 녹아 있는데다
어수룩해 보이면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기지를 발휘하는 오캇피키 모시치의 캐릭터 덕분에
안 그래도 짧은 단편들이 더 짧고 속도감 있게 읽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작품으로 ‘미야베 월드 2막’을 처음 접한 독자라면 다소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매력적인 시리즈를 성급하게 예단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작품마다 편차는 있지만 에도 시대의 미스터리와 판타지가 절묘하게 그려진,
즉 미미 여사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작품이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경우, 다시 읽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는
‘미야베 월드 2막’ 중에도 나름 고유한 미덕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위로가 필요한 때가 있다. 마음이 어수선해서 인문학,경제경영서 등등 책들이 맘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럴때면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위로가 될때가 있다.
미미여사의 에도 시리즈는 이럴때 딱이다.
에도 시대는 사람의 목숨을 간단히 뺏을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연대감이 매우 강했습니다.
제가 에도 시대물을 계속 쓰고 싶어 하는 이유는 ,
그렇게 따뜻한 인간의 정이 있는 사회를 향한 동경때문입니다.
작은 것도 함께 나누고 도와가며 살았던 시대가 있었다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후카가와에 일곱가지 불가사의한 이야기가 있다. 또한 그곳을 지키는 에코인 모시치가 있다.
불가사의한 이야기보다 어디에서나 번개같이 나타나 사건을 해결하는 모시치가 더불가사의 한다 .
두사람 중 한 사람의 마음에만 남아 있는 추억을 나타내듯이 ,
한 쪽에만 잎이 나는 -
배웅하는 등롱 - 좋아하는 누군가가 밝히는 불빛
열두살 오린 , 제일 큰 담배가겟에서 고용살이다. 오린은 담뱃가게 아가씨 오노야의 부탁으로 새벽두시경에 에코인 경내에 가서 자갈하나를 주워와야 한다.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실을 맺기 위해 백일동안 자갈을 주워다 이름을 적어 강에 흘려보내면 이루어진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실행하기 위해서이다.
봉숭아물을 들인 손가락이 첫눈이 올때까지 있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와 비슷한 근거없는 이야기이다.
열두살인 오린이 새벽에 일어나 무서운 밤을 뚫고 자갈 하나 주으러 가야하다니 ..
행수중 가장 나이어린 세이스케는 오린의 이야기를 듣고 불쌍하게 생각하면서 챙겨준다.
자갈을 가지러 가던 첫날 차가운 겨울추위, 나무들의 술렁거림,어둠에한 두려움때문에 떨던 오린에게 나타난 등롱의 불빛
후카가와의 불가사의 중 하나 배웅하는 등롱 , 집앞까지 오린을 따라오는 등롱의 불빛
배웅하는 등롱에게 무언가를 주지 않으면 잡아먹힌다는 이야기에 겁을 먹지만 , 그이후 계속 오린을 배웅해주는 등롱의 도움이 계속된다.
오린의 노력로 인해 아가씨의 사랑도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보인다.
그러던 어느날 자갈을 가지고 돌아온 새벽 , 집안가득 불이 켜져 있는데... 그리고 세이스케의 부상
열두살 오린이 가지고 왔던 자갈은 어쩌면 아가씨를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이 연모하는 상대를 위한 노력이었던 것 같다. 백일이 채워지기 전에 끝나버린 연모이긴 하지만 ...
두고 가! 해자 - 세상사는 두려움은 두고가 !!
오시즈 , 쇼타라는 남편을 잃고 삶에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채 , 아들 오우타로를 키우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가끔 근처 살해당한 남편이 떠오른 연못에 가서 자살을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날 에코인 모시치가 묘령의 여자와 함께 오시즈가 일하는 식당에 들러 이상한 이야기를 한다.
후카가와의 불가사의 중 하나인 두고 가 연못에서 한을 풀지 못한 생선장수의 혼령이 마을로 올라온다고 ..
오시즈의 남편도 생선가게 주인이며, 살해당한후 아직 범인을 잡지 못했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다음날 아침 우물가에서 커다란 발자국을 발견하면서 괴상한 소문의 정체가 자신의 남편이 아닐까 생각하던 중 아들을 안고 그 연못으로 가게 된다.
해자에서 들려온 오시즈하고 부르는 소리 그리고 " 비참해" 라는 남편의 목소리를 듣고 무서워 집으로 달려온다.
그리고 그다음날 남편을 다시 보기 위해 연못으로 간 그곳에 이상한 두남녀을 발견하게 되는데...
스스로의 양심앞에서 불가사의한 이야기가 더해져 자신을 괴롭히는 도구가 될수 있음을 보여준다.
때론 열심히 살아도 어이없는 희생이 따를 수도 있다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 ..
인간이란 약한 법이지 .
스스로에게 꺼림칙한 데가 있다보니 아무래도 쇼타의 얼굴을 보면 불안했을 걸세.
뭔가 알고 있고 , 씩 웃고 있는 것같은 기분이 들고 ....
잎이 지지 않는 모밀 잣 밤나무 - 상처도 낙엽처럼 쌓인다. 마음에
좁은 골목길에 회홥을 마치고 돌아가던 상인이 살해되었다.
목덜미 움푹한 곳을 바늘로 찔린채 살해당하고 ,범인은 잡히지 않은 채 오리무중이다.
그런데 그 근처 오호하라야의 고용살인 일꾼 오소데라는 처녀가 그집의 나무낙엽때문에 범인을 못잡았다고 질책하면서 밤낮으로 낙엽을 쓸고 있다고 한다.
오소데는 고용살이이긴 하지만 그 집주인 부부의 며느리가 될사람인데, 주인부부와 남편이 될 센타로가 말리는데도 들을 기미가 없이 밤낮으로 낙엽치우는데 매진해서 에코인 모시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오소데를 만나러간 모시치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어릴적 아버지가 살해당했는데 그 역시 낙엽으로 인해 범인을 잡지 못한 기억때문에 그런다고 말한다.
그리고 오소데의 집근처에서 허름한 복장을 한 수상한 남자를 발견하고 , 모시치는 부하 분지에게 잠입수사를 하라고 명한다.
어이없게도 잠입수사에 너무 빠진걸까!! , 분지는 오소데를 짝사랑하게 되고..
계속 그녀곁을 맴도는 수상한 남자 그리고 수상한 여자도 나타나는데....
오소데 그녀가 그토록 쓸어버리고 싶은 것은 낙엽이 아닌 자신의 아픈 상처가 아니었을까!!!
축제음악 - 모든 사람에게 축제처럼 들리지 않을수도 있다.
에코인 모시치의 조카 오토시는 큰아버지댁에 들렀다 자신의 살인을 고백하는 이상한 여자를 보게 된다.
너무나 많은 살인행각에 아연실색하지만 알고 보니 ,상상속의 살인을 털어놓는 것이었다.
그처녀의 이름은 오요시, 목욕탕 집 막내딸인데 언니둘은 시집가고 홀로 남아 가업을 이어 받을 참이었는데 반년전 부터 이상해져서 만나거나 스치거나 아는사람들에게 죽인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어버렸다.
오요시의 부모는 걱정 되어서 모시치에게 부탁했고 , 오요시에게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때 모시치를 찾아와 이야기를 하라고 하면서 이만남은 시작되었다.
언니들보다 미모가 떨어진 오요시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오토시 또한 어릴적부터 연모한 상대 소키치가 커서 훗날을 약속한 사이가 되었지만 좀처럼 맘을 나타내지 않아 약간 두려움과 의심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길을 같이 걸으면 여자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몇일전에는 분가루까지 묻혀서 돌아온 소키치에게 실망과 함께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의심을 하면서 괴로워한다.
그러던 어느날 다리위에서 오요시를 만나고 그녀와 이야기를 하던중 이상한 괴한의 습격을 받게 된다.
사랑이라는 것이 서로의 감정이 같은 방향일때만 아름답지 사실 한쪽의 감정이 커져버리면 둘 다 에게 고통이 된다. 또한 남을 판단할때 아무 뜻없이 던져지는 말이 때론 얼마나 큰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될수 있는지 똑같은 고통을 겪어봐야 상대방의 아픔을 이해할수 있다는 것이 슬프다.
축제음악.
밤중에 잠에서 깨었을때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피리나 북소리 .
어디의 누가 소리를 내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히 귀에 들린다.
멀어졋다, 가까워졋다 하면서.
오요시는 그 축제 음악에 자신을 비웃는 목소리를 겹쳐 듣고 있었다.
당신도 축제 음악이잖아.
발씻는 저택 - 씻어라 씻어라 지난날의 불행들을 !!!
어릴적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후 들어오신 새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좋아하는 오미요.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 오미요 아버지 조베에
오시즈 찻집에서 일하다가 조베에를 만나고 그의 구애를 받아들여 새엄마가 되어 들어오지만
조베에의 고용살이 우두머리인 오카쓰는 오시즈는 외톨이라는 점 때문에 반대를 하지만 어쩔수 없이 주인의 말에 따른다.
조베에를 따라 들어온 오시즈는 상냥하고 수줍으면서 소박한 면때문에 조베에 집안의 모든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고 또한 외동딸 오미요도 끔찍히 사랑한다.
그러던 어느날 집앞에 수상한 여자가 나타나 집안을 쳐다보면서 서성이고 , 그 찰나 오시즈는 악몽을 꾸기 시작한다.
그 꿈은 어릴적 여관에서 남의 발을 닦아주던 일을 하던 오시즈는 꿈속에서 씻어도 씻어도 더러워진 발이 계속 눈앞에 다가와 무서워서 도망가면 수많은 발들이 쫓아오는 꿈을 꾸었다고 말한다.
저기 어머니.
어머니는 어릴때 더러운 발을 많이 씻었지요? 꼼꼼하고 깨끗하게 씻어 주셧지요?
그러니까 복이 온거예요.
그러니까 앞으로 좋은 일들만 많이 있을 거예요.
또 발을 씻는 꿈을 꾸면, 그렇게 생각하면 돼요.
이건 행복이 올 징조다 .하고요
새어머니의 악몽이 잠잠해질쯤 아버지 또한 밤중에 악몽과 함께 몸이 안좋아진다.
그리고 수상한 여자가 나타나 " 가까운 시일 안에, 틀림없이, 불행이"라며 사라진다.
이집안에 정말 불행이 닥치고 있는 것일까? 씻어라 얽힌 슬프고 불행한 이야기 .
꺼지지 않는 사방등 - 증오로 가득 활활 타올라서 꺼지지 않을 수 도...
살아 있어 봐야 좋은 일이라곤 하나도 없다.
그저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또 하루가 시작되고 , 일을 하면 배가 고프니 밥도 먹는다.
그리고 또 일을 하면 지쳐서 잠이 오니 자고 만다. 그 반복, 그저 그뿐이다.
라는 생각을 갖고 사는 오유에게 어느날 고헤이지라는 남자가 나타나 버선가게에 죽은 외동딸의 대리역할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게 된다.
남의 아픔을 속이는 것이라고 거절하지만 실은 외동딸이 죽은후 정신을 놓아버린 아내를 위해 남편이 사람을 고용해서 하는 일이라고 한다.
속사정을 듣고 그집에 가게 된 오유. 고용살이가 아닌 외동딸처럼 아가씨노릇을 하고 지내라는 말에 어색해하면서 그집 행수에게 버선 만드는법과 글자를 배우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후카가와에 화재가 발생하고 외출한 집주인 남편은 그다음날 돌아오는데 그에게서 여자의 분냄새가 난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아내의 날카로운 눈빛
딸을 기다리는 마음이 혼조의 불가사의 꺼지지않는 사방등처럼 삶을 지탱하는 이유가 되어버린 버선가게주인과 그아내 , 그러나 그마음이 서로를 갊아먹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개선을 하지 않는 부부 .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그들에게 꺼지지 않은 증오의 사방등이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상대방에 대한 증오가 커졌을때 표출하지 않고 쌓아둔다면 그 증오는 상대방이 아닌 자신의 삶을 점점더 더 큰 나락으로 빠져들수 있을지도 모른다.
살아 있어 봐야 좋은 일이라곤 하나 없다라는 말이 가슴에 박히기 전에 증오와 용서라는 두갈래길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꺼지지 않은 사방등이 남을 이끌어주는 좋은 빛이 될지 서로에게 칼날을 겨누는 증오의 빛이 될지가 결정됨을 보여 주는 것 같다.
혼조의 불가사의한 일곱이야기를 통해 본 여러가지 이야기들, 대단한 괴담이나 기적같은 것이 아닌 흘러지나가는 이야기들 속에서 그것과 연관지어 나타나는 사건과 인물들이 다변적이고 다채롭다.
생계때문에 하루견디고 지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또한 많이 가졌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한것이 아닐수 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소한 것에 맘이 상하고, 이유없는 희생을 겪지만 그 또한 삶이라는 것
대단한 영웅이나 커나큰 사건이 아닌 조그마한 이기심,질투가 아주 큰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
세상사 모두 그러하다. 나만 힘들고 어려운것은 아닐것 같다는 안도감이 드는것은 왜일까!!
그래서 미미여사의 미야베월드2막이 좋다.
은근한 연민과 애정이 느껴진다. 삶에 사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