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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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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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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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맛깔스러운 언어로 조각한 일상들/ 빅피시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j****3 | 2022.02.14 리뷰제목
매력적인 작가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통해 등단한 신인이다. 92년생인 작가의 언어가 깊이가 있다. 날 선 언어가 있는 반면에 그것을 에둘러 표현해 뜻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하고 있다. 반어와 역설이 주가 되는 언어의 모습을 보인다. 삶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기보다는 변죽을 올린다고나 할까? 그런 언어를 만나고 있다 보면 작가의 깊은 심연을 들여다 볼 수 있을 듯하다.
리뷰제목

매력적인 작가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통해 등단한 신인이다. 92년생인 작가의 언어가 깊이가 있다. 날 선 언어가 있는 반면에 그것을 에둘러 표현해 뜻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하고 있다. 반어와 역설이 주가 되는 언어의 모습을 보인다. 삶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기보다는 변죽을 올린다고나 할까? 그런 언어를 만나고 있다 보면 작가의 깊은 심연을 들여다 볼 수 있을 듯하다. 아직도 많은 생애를 살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삶의 여정에서 만난 다양한 경험들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달리는 와중에 원수를 사랑하라는 격언이 떠오르기도 했다. 원수가 생겨보기 전에는 깊이를 알 수 없었던 말이었다. 그러나 직접 해보니, 남을 미워하는 일은 좋아하는 일의 백 곱절로 고되었다. 아치 흉곽으로 하는 강제 노역 같았다. 사랑에도 많은 품이 들지만 증오에 비할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를 기약 없이 싫어하다 보면 내 심장이 아직 빛깔 좋고 통통한 자이언트 자두였을 때가 그리워졌다. p28

-관계 절취선을 찢고 나서 중에서

 

삶에서 원수야 왜 없겠느냐만 그렇게 다가가니 더욱 아팠다는 말이 가슴 아리게 다가든다. 저자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은 원수를 응징하려는 밧줄로 내 목을 조르는 일을 멈추라고 하는 말처럼 들렸다고 한다. 즉 원수를 미워하고 응징을 하겠다고 나선 나의 모습은 나에게 커다란 상처가 되고 있음을 보고 있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비난과 나에 대한 비판을 구분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있음을 작가는 느끼고 있다. 원수를 만들고 미워하는 것이 자신의 부분을 찢는 아픔을 가지게 된다는 말이다. 하나의 말에서도 자신의 삶이 깊이 있게 각색되어 있다. 진한 의미의 애착과 깨달음이 원수에 대한 사랑이란 말에 체험으로 녹아 있다. 이 글들은 거의 모든 내용이 이런 깨달음과 표현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글이다.

 

표현과 생각이 맛이 있다. 시간의 힘옆에 빌린다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깨달은 의미를 적고 있다. 시간은 내 것도 내 편도 아니지만, 언제나 나보다 힘이 셌다. 그리고 너그러웠다. 내가 빌리고자 한다면 이자를 붙이지 않고 여유를 내어줄 것이었다. 시간의 성격을 잘 규명하고 있다. 시간은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니다. 하지만 누구의 것도 된다. 개인이 물리적인 사간을 어찌할 수 없지만 개인적인 시간은 줄였다 늘이기도 가능하다. 이 시간을 빌린다는 표현을 통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표현 하나하나가 멋이 있다. 저자의 언어적 힘이 아닌가 생각된다.

 

연인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애인들은 내가 나를 어떻게 여기는지 묻지 않고 주구장창 자신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만 늘어놓는다고 한다. 상대의 의중은 생각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 늘어놓는다고 한다. 그러기에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도 한다. 상대는 나를 기가 세다고 하면서 거리를 두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연애가 구슬퍼졌다고도 한다. 남자들은 자신들만 자존감이 있고 여성들은 고분고분 따라와야 한다는 구태의연한 생각들을 보이고 있음을 꼬집는다. 그러니 자연히 관계가 좋을 수가 없다. 만남과 헤어짐이 일상이 되고 있는 연인의 이야기를 듣는다. 한 번은 자신과 똑 같은 연인을 만나기도 했다. 그 연인을 통해서 자신이 싫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 이야기도 한다. 그와 싸울 때마다 남자로 태어난 나와 그림자 복싱을 해대는 것 같은 허무함이 찾아왔다는 얘기도 한다. 잘 될 까닭이 없다. 그러면서 상실의 아픔을 자주 느낀다.

 

직장 생활도 얘기한다. 생활을 하다 보면 모든 것이 차근차근 붕괴되어 종말이 왔음을 인정하게 되는 때가 있다고 한다. 급여, 업무, 동료 등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다가온다. 그곳에 버틸 수가 없게 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의 직장에 대한 생각을 잘 보여주고 있는 표현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난 시간 우리들은 반 강제적으로 직장을 내 집처럼 생각하며 살았다. 그래서 부모들 같은 상사의 꾸중을 달게 받아야 하고 과중한 업무도 당연히 감당해야 했다. 하지만 요즘의 직장인들에게 그것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직장은 하나의 잠시 머물면서 이익을 보장받는 곳이고, 삶의 전부가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쉽게 직장을 바꿀 수가 있게 되는 모양이다. 저자의 의식도 직장을 자신의 집처럼 생각하는 것에서는 멀어져 있다.

 

저자는 25ADHD와 우울증을 동시에 발견했다고 한다. 자신의 표현으로 반미치광이로 퇴행하고 있었다 한다. 안 미친 쪽으로는 둘째 딸, 회사원, 여자 친구 같은 역할을 연기했다고 한다. 그러기에 겉으로 드러나는 광증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신병원의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듯한 느낌이었다 한다. 그러니 모든 삶이 답답함의 연속이었고,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러고 연기는 착각을 불러왔고 삶에서 나쁜이란 말을 붙일 수 있는 것은 죄다 만난 듯한 삶을 살았다. 나쁜 사장, 나쁜 애인, 나쁜 친구, 나쁜 나쁜........ 그리고 은희경의 말에서 위로를 받은 경험을 얘기한다. 악의를 악의로 대항하지 않을 수 있게 한 말 말이다. 삶이 내게 할 말이 있기 때문에 그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 긍정적으로 주변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는데도 저자는 천사가 될 수는 없었다. 폭발과 후회, 인내와 폭발로 이어지는 시간들을 보냈다. 저자의 참람한 삶을 그리고 있다. 이런 생각과 삶이 있었기에 폭이 깊은 언어들이 나타나지 않나 생각이 된다.

 

글은 3부분으로 그려져 있다. 1부에서는 내가 사랑한 실망들, 2부에서는 세계와 세계가 부딪치는 소리 3부에서는 먼 나라 이웃 사랑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1내가 사랑한 실망들는 주로 자신의 삶을 통해 부정적으로 다가온 소재들을 맛깔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언어가 무척이나 지혜로운 감각으로 나타난다. 한 마디로 맛있는 언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2세계와 세계가 부딪히는 소리는 욕설에 대한 생각, 일기와 관련된 심리, 미워하지 않을 용기, 부모님, 죽음, 돌싱, 음주와 연예의 상관관계 등과 관련된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준다. 정말 언어의 매력에 취하지 않을 수 없는 저자의 솜씨다. 그 중심에 자조적인 호흡이 있다. 반어와 역설의 표현이 있다.

 

3먼 나라 이웃 사랑은 몇 가지 얘기를 하고 있다. 트위터리안도 그중 하나다. 트위터리안들이 생산하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고 얘기한다. 이 책 속에서도 그런 어투가 많은 듯함을 느낀다. 날카로운 말장난이라고 할까? 트위터 세상에는 만담가들이 많았다. 그들의 어법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그 속에 깊이 빠져 들었다. 저자는 그렇게 트위터에 오래 머문 시간을 지녔다. 이 글의 화법도 그곳에서 단련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우스개, 자조, 유머와 위트, 과한 칭찬, 은근한 자랑 등 책에서 나타나고 있는 언어의 특징이 이 세계의 언어가 아닌가 생각된다. 또 이 부분에서는 친구, 가창력, 전업 작가 등을 소재로 얘기를 펼쳐내고 있다. 아직도 많은 연륜을 지닌 삶은 아니지만, 살아온 과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기에 짙은 마음의 단련이 보인다.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저자라는 생각이 든다.

 

서른이 된 저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는 겸손한 척하면서 겸손 아닌 이유들로 자주 고개를 숙였다. 솔직히 털어놓자면 대책 없는 나 자신이 비렁뱅이 같고 창피했다. 그동안 어린 나이로 얼버무려온 여러 가지 격차가 점차 분명해지고 있었다. p221 현재의 자신을 얘기하고 있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난 사람들과 비교한 내용이리라 생각된다. 정규적인 과장을 거쳐 이름을 내고 있는 30의 인물들과 자신을 비교하면 당연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저자의 입장도 그리 못한 것은 아니다. 이 글도 자신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유별한, 특별한 삶을 살고 있는 저자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꽤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산다는 것은 미친다는 것의 다른 말이리라. 물론 미친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열심과 광기기 그들이다. 이 둘이 절묘하게 저자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꽤 매력적인 책을 읽었다. 트위터의 언어 감각이 그대로 표현으로 이어져 멋진 감각의 언어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글들이다. 물론 삶이 소재가 되고 있다. 저자의 조금은 특별한 삶이 마음에 와서 부딪힌다. 하지만 삶보다 그것을 표현한 언어의 맛깔스러움이 이 책은 참된 맛이 아닌가 생각된다. 생각의 깊이, 그 깊이를 기발한 언어로 표현, 자신의 삶에 대한 끝없는 성찰 등이 책을 통해서 내가 만난 소중한 요소들이었다. 저자의 앞길에 무궁한 발전이 있길 기원해 본다.

 

예스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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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조금 덜 미치기를 기대하며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l*****j | 2022.02.20 리뷰제목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관심을 두는 건 내 몸의 상태다. 기상 알람을 듣고 영차!하고 가뿐하게 일어나느냐, 1분만 더, 1분만 더! 이러며 몸을 일으키기 힘든 상태냐를 확인한다. 몸이 가벼울 때와 천근만근 무거울 때. 후자일 때 살짝 걱정을 한다. 하루가 피곤하겠구나. 아침 상태가 곧 하루 일과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지수가 있다면 이것을 결정하는 척도가 몸이다.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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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관심을 두는 건 내 몸의 상태다. 기상 알람을 듣고 영차!하고 가뿐하게 일어나느냐, 1분만 더, 1분만 더! 이러며 몸을 일으키기 힘든 상태냐를 확인한다. 몸이 가벼울 때와 천근만근 무거울 때. 후자일 때 살짝 걱정을 한다. 하루가 피곤하겠구나. 아침 상태가 곧 하루 일과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지수가 있다면 이것을 결정하는 척도가 몸이다. 몸이 가볍고 활기가 도는 날은 어지간한 자극에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지만, 몸도 마음도 무거운 날은 아주 가벼운 자극에도 힘들어진다. 아침마다 내 몸 느끼기에 힘쓰는 이유다.

 

몸은 그날 하루를 좌우할 뿐 아니라 삶 자체를 좌지우지한다. 건강한 몸으로 사는 사람, 병약한 몸으로 사는 사람의 일상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알 수 있다. 어떤 몸으로 살고 싶니? 라고 나에게 선택권을 준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 김종국만큼은 아니라도 강한 근육을 가지고 싶고, 황대헌이나 최민정처럼은 아니라도 빠른 스피드로 날아다니는 몸이었으면 좋을 것 같다. 몸만 받쳐준다면 살면서 해낼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해진다. 몸이 가진 가능성이 우리가 느끼는 삶의 한계를 뛰어넘는 중요한 원천이 된다. 

 

몸이 곧 삶이다. 몸이 없으면 삶도 없다. 간단한 논리지만 몸을, 입고 있는 옷처럼 여기지도 못하는 우리가 까맣게 잊고 있는 사실이다. 삶은 몸이기 때문에 삶에서 느끼는 고통은 우리 몸이 가진 한계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 몸 때문에 나는 아프고, 내 몸이 타인과 달라 아프고, 내 몸과 타인의 몸은 하나가 될 수 없어 아프다. 우리는 몸이라는 존재로 살아가야 할 운명이기 때문에 늘 아프고 힘들 수밖에 없고, 단지 정도가 약한 아픔, 이미 익숙한 아픔은 아픔이라 여기지 못하기 때문에 아프면서 살고 있다 감지하지 못할 뿐이다.

 

사람들은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알지 못하니 가질 수도 없다. '나'와 '너', '우리'의 경계에서 빈손으로 헤맬 뿐이다. 이것을 영원히 채워지지지 않는 결핍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끝없는  가능성이라 말하고 싶다. (008쪽)

 

각자의 몸 안에 자리한 영혼이 다른 몸 안에 사는 영혼을 이해할 방법은 없다. 몸은 나와 남을 실제 거리와는 엄청난 거리로 구분하는 경계다. 이런 몸의 한계는 절대로 공유할 수 없는 아픔을 안겨준다. 육체의 한계가 주는 고통이 가장 우리를 힘들게 한다는 사실. 그럼에도 우리는 다른 가능성을 꿈꾼다. 현실이 되기 힘든 가능성. 하나가 될 수 없는 존재가 하나가 되어보려고 발버둥친다. 그 발버둥을 멈출 수가 없다. 그렇게라도 불가능이 주는 허무함을 메우지 않으면 정말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느낄 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홀로 남어 버텨내는 그리움은 아름답지도, 심지어 순하지도 않더라. 나는 그리움이 사람을 쥐어 팬다고 생각해. 어떤 날엔 많이 맞고 어떨 땐 덜 맞는다는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내 마음에는 멍이 사라질 날 없는 거야. (204-205쪽)

 

살아 있는 이를 향한 그리움과 세상을 떠난 이를 향한 그리움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살아 있는 이에게서 느끼는 거리가 몇 만 광년이나 떨어진 별의 거리처럼 느껴진다면 그 그리움에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을지. 그래서 그대가 곁에 있어도 여전히 그리운 것이다. 심리적 거리는 물리적 거리와는 아무런 상관없다는 것을 그때 깨닫는다. 몸이라는 경계, 분리가 던져주는 풀 수 없는 과제를 안고 산다는 것도. 가슴에 멍이 들도록 아파하면서도 길을 찾을 수 없는 것이 각자의 몸으로 사는 우리의 운명인 셈이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살까?' 내가 매일 하는 생각의 중심은 '저 사람', 즉 남이었다. 하지만 '삶이 내게 무엇을 알려주려고 저 사람을 보냈을까?라고 생각하면 다시 내가 주인공이 되었다. (072쪽)

 

내게 일어난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그런데 그 이유를 내가 찾아야 한다. 이 일 때문에 왜 아픈 걸까? 저 사람 때문에 왜 힘들고 아플까?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그 이유를 찾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 시간이 지나고 그때의 상처가 아물고 나니 그게 내 몸의 세포를 강하게 만들고, 면역력을 높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노래 가사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순간이다. 정지음 작가처럼 많이 아파본 사람, 아픔을 온몸으로 겪어본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읽게 되는 이유는, 우리도 늘 아프며 살기 때문일 것이다.

 

술과 연애에 대한 탐닉은 의외의 경로로 멎었는데, 나이를 조금 먹고 체력이 떨어지니 하고 싶어도 지속할 수가 없어졌다. 과거의 내가 남달리 날뛴 이유가 남달리 힘이 좋았기 때문이라니 민망하여 약간 웃음이 났다. (140쪽)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너도 아프고 힘들지?'라고 묻는 것 같은 제목이다. 독자가 가진 문제, 힘듦, 고통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주진 않지만 작가의 이야기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을 만나면 상처에 연고를 바른 것 같이 통증이 덜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사람과 관계를 고민하다보면 결국 내 문제로 돌아오게 되고, 내 몸과 마음을 구석구석 성찰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러다 나도 몰랐던 내 몸이 원인이 된 비밀을 발굴하는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내 결론은 그렇다. 몸이 전부다. 모든 문제는 몸이다. 이 몸으로 잘 살아내는 것이 이 생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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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떄가 있지-정지음 평점10점 | s*****m | 2022.11.26 리뷰제목
우울증자에게 상처를 주더라도 나의 우울부터 떨치고 싶으니까 나는 나쁘고, 그래서 우울은 나를 떠나지 않는다. 나는 너무 별로여서 우울할 의무가 있다. 나는 나를 버티기가 힘들어 우울을 씻어내기 위한 노력을 하지 못한다.  (정지음,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中에서)   내가 전 직장에서 이상한 인간을 만나 겁나 힘들다고 느꼈을 때도 누군가는 고작 그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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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자에게 상처를 주더라도 나의 우울부터 떨치고 싶으니까 나는 나쁘고, 그래서 우울은 나를 떠나지 않는다. 나는 너무 별로여서 우울할 의무가 있다. 나는 나를 버티기가 힘들어 우울을 씻어내기 위한 노력을 하지 못한다. 

(정지음,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中에서)

 

내가 전 직장에서 이상한 인간을 만나 겁나 힘들다고 느꼈을 때도 누군가는 고작 그런 일로 힘들다고 징징대고 죽고 싶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손가락질하며 비난할까 봐 참았다. 실제 그런 말을 듣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실체 없는 누군가의 시선, 누군가의 말을 생각하느라 우울을 드러내지 못했다. 참아야지. 참아봐야지. 이러다가 결국엔 참을 수 없는 지점까지 왔고 나는 그 길로 짐을 쌌다. 비유적인 게 아니라 진심 빡쳐서 모든 짐을 챙겨 나왔다. 

 

후회하느냐고? 놉. 전혀. 후회하지 않고 오히려 잘했다고 아무도 들을 수 없게 나에게만 말해준다. 일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힘들어서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땐 들을 수 있게 잘했다고 말해준다. 잘한 겁니다. 쌔하고 이상한 낌새가 있다 싶으면 바로 나와야 합니다. 버텨야 한다. 참을성이 없다고 가스라이팅을 당하기 전에 재빨리. 

 

정지음의 에세이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는 인간관계의 오묘함과 복잡함을 유머러스하게 파고든다. 인생사 새옹지마, 전화위복이라고 매일 고성과 윽박과 가스라이팅을 당하다 이제는 은은하고 은근한 압박만이 존재하는 곳에서 일을 한다. 업무가 많아서 인간관계를 생각할 틈이 없다는 건 다행인 거,겠지? 책은 작가 정지음이 겪은 인류애가 사라진 에피소드와 그럼에도 인간을 사랑하기 위한 시도가 담겨 있다. 

 

그리고 앞에서 인용한 문장을 읽고 믿지도 않는 신을 찾으며 감사하다고 말하는 지경에 이른다. '나는 너무 별로여서 우울할 의무가 있다'니. 힘들다고 다 그만두고 싶다고 하면. 그 정도면 너는 살만하지 않느냐. 다른 힘든 사람도 많은데 호강에 겨워 요강 차는 소리 한다는 위로 같은 비난을 받고 나면 그래 난 우울하면 안 돼 이겨내야 해 아자아자 혼자 청춘 드라마를 찍었다. 

 

나도 안다. 알아도 너무 잘 안다. 내가 너무 별로라는 거. 영화 《미쓰 홍당무》에서 공효진이 외치는 것보다 크게 외칠 수 있다. 별로인 나.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요행이나 바라고. 매일 드러누워 있으면서 잘 되기를 바라고. 성공한 사람의 인터뷰를 보며 나의 미래를 대입하며 좋아하기만 하는. 나는 별로니까 우울해도 된다.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는 엉망진창인 나를 그럼에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오늘을 잘 지내보자고 한다. 

 

별로인 거 받고 우울해도 되니 그 상태여도 너는 너라는 것. 책을 읽으면 엉망진창인 인간관계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읽어도 좋고. 기대했지만 묘수는 없네 실망해도 좋다. 나 말고도 인간을 대하는 게 어려운 사람이 있다는 것, 망한 인간관계 에피소드 모음집이라 나만 망한 게 아니었네 미안하지만 안도할 수도 있는 책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요즘은 가끔이 아니라 내내 광기를 발하고 있는 것 같아 조심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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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에세이 #우리 모두가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빅피시 평점10점 | i******n | 2022.02.21 리뷰제목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정지음 1992년 경기도 출생.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을 받고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젊은 ADHD의 슬픔》이 있고, 소설 《언러키 스타트업》을 출간 준비 중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나는 이미 게으름이란 감옥에 갇힌 몸이라 더는 약간의 범법도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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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정지음

1992년 경기도 출생.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을 받고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젊은 ADHD의 슬픔》이 있고, 소설 《언러키 스타트업》을 출간 준비 중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나는 이미 게으름이란 감옥에 갇힌 몸이라 더는 약간의 범법도 감수할 수가 없다.

내 월요일은 일요일의 쫄병일뿐이어도 편집자님들에겐 그렇지 않을 것이므로,

무엇이든 계속하여 적는다.

 

자유와 방종 사이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는 삶,

그런 모호함을 유지할 작정으로만 굴러가는 삶도 있는 것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즐거운 나의 집 속에.

p174

 

뭔가 대단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 하루 하루다.

 

무료하기도 하지만 안온한 날 같아서 마음이 놓여서 좋기도 하다.

 

자칫 남들이 볼 때는 너무 집에 틀어박혀서

게으르게 사는게 아니냐고 이젠 좀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한다.

 

태생이 느리고 게을러서 그런지

대게는 불편함 없이 잘 지내며 산다.

 

행동 반경이 크지 않고 고작해야 집 안에서 하는 일들이 전부라서

동선이 늘 뻔한 편이다.

 

그나마의 책읽기와 글쓰기는 뭔가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기분이라

이만큼은 게으르고 싶지 않으나 나태해질 때도 많다.

 

그렇게 한동안 시간을 보내다가도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을 알기에 스스로를 다그치진 않는다.

 

자유와 방종 사이를 나도 고민하게 된다.

 

발전과 성장이 없어보이는 삶 같아서 별로일지 모르겠지만

역시나 내 집만큼 포근한 내 공간이 없기에

이 곳에서 난 안락함을 느끼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먹고 즐기며 산다는 것에 만족하며 산다.

 

앞으로도 그럴테지만 말이다.

 

나의 은둔은 '은둔'이란 단어의 고유한 의미대로 진행되진 않았다.

나는 인정한다. 내가 주변과의 긴밀한 연결감을 통해

내 자신의 선명함을 확인하는 사람이라는 걸.

그러나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실제로 나갈 필요가 없음을 안다.

이제는 외출을 필요로 하는 제안들에 성가심마저 느낀다.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집이 너무 좋다.

p201-202

 

자발적으로 거리두기를 하면서

꽤 오랜 시간 집에서 머물러 사는 것에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는 아니고 사람을 좋아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나의 적은 에너지를

꽤 오랜 시간 비축하며 쉬고 살아가고 있다.

 

모처럼의 외출과 약속이 잡히는 날이면

전날부터 마음이 분주해지고 뭔가 집중이 잘 안된다.

 

펑크내고 도망갈 궁리도 해보지만

여러가지 핑계 속에 숨는 것도 떳떳하지 않고 관두고 정면돌파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쉽게 지치는 체력 덕에 금새 방전된 몸을 이끌고

겨우 집으로 들어선 내 비루한 몸을 보며 

수고한 나를 위로할 집이란 곳에서 꽤 오랜 충전을 하며 지낸다.

 

집순이가 별 수 있을까 싶다.

 

대단히 혁명적인 시도도 해보지만

본능적으로 기질적으로 타고난 부분을 구지 뒤바꿀 이유를 아직은 찾고 있진 못하다.

 

코로나 19 덕분에 불편한 관계가 억지 만남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아서 좋다.

 

거북했던 관계에 대한 어려움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자발적인 만남 속에서

서서히 잊혀지고 둔해지고 있는 듯했다.

 

다시 대면하게 되는 날을 생각하면 좀 아찔하다.

 

관계에서 이 정도의 거리가 지금 딱 좋은데

구지 좁혀가야 할 타협점을 찾아야 할까.

 

막상 상대 앞에서 할 말을 내뱉지도 못할 나란 걸 잘 알아서

그저 먼 거리에 있으면서 상처 받고 싶지 않아서 더 숨게 된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에

위로 아닌 위로가 되고

그런 사람의 이야기가 나는 또 궁금하다.

 

그래도 내가 편하면 된 거 아닌가 싶어

관계도 생각도 조금은 간결하게 끝내고 쉬고 싶을 뿐이다.

 

책을 읽으며 혼자만의 넋두리가 늘어간다.

 

같은 호흡 속에 있진 않지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조그마한 시간을

나에게 선물하는 것 같아 만족한다.

 

사람과의 관계도 이 책처럼 술술 읽혀졌으면 좋으련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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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는 가끔 미치지 평점10점 | l*****g | 2022.02.21 리뷰제목
이 책을 쓴 작가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다.  ADHD를 겪고 있고, 자신의 경험으로 쓴 <젊은 ADHD의 슬픔>이란 책을 냈고, 이 책이 두 번째로 낸 책이라고 한다.  전작을 읽었더라면 더 잘 공감하고 더 재미있게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먼저 낸 책의 제목으로만 보더라도 참 센스있게 제목을 잘 뽑았네! 라는 생각을 했다.  우선 제목부터가 흥미를 끌었다. 난 가끔이 아니라 자주
리뷰제목

이 책을 쓴 작가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다. 

ADHD를 겪고 있고, 자신의 경험으로 쓴 <젊은 ADHD의 슬픔>이란 책을 냈고,

이 책이 두 번째로 낸 책이라고 한다. 

전작을 읽었더라면 더 잘 공감하고 더 재미있게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먼저 낸 책의 제목으로만 보더라도 참 센스있게 제목을 잘 뽑았네! 라는 생각을 했다. 

우선 제목부터가 흥미를 끌었다. 난 가끔이 아니라 자주 미치는데?! 라며

아닌가, '미친다'라는 표현을 너무 남발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인가?! 

작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내 이야기인 듯 내 친구 이야기인 듯한 느낌으로

책은 술술 잘 읽힌다. 

 

책은 크게 3파트로 나뉘는데 

파트1. 내가 사랑한 실망들

파트2. 세계와 세계가 부딪치는 소리

파트3. 먼 나랑 이웃 너랑 

 

작가는 관계가 어렵다고 했는데 이렇게 정리를 해서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단계라면

어느 정도는 극복을 하고 치료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먼저 그 시기를 지나온 사람으로서 봤을 때는 인간관계가 쉬운 사람이 어디 있는가

나도 그런 시기를 겪었고, 힘들었고, 지금도 쉽지는 않다.

조금이라도 상처를 덜 받으려고, 덜 힘들게 생각하려고 노력할 뿐.

글을 쓰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마음을 바꾸어 먹는 것, 

그런 모습과 노력이 보여 좋았고, 상처를 잘 받는 나도 많은 부분을 배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모습, 센스가 넘치는 문장들. 

 

책 속에서~ 

20P.

 이렇게 살면 가끔은 미쳤다는 평가에 노출되기도 한다. 하지만 스스로의 미침을 허용하는 인간만이 타인의 광기에도 조금쯤 유연할 수 있었다. 자기가 미쳤듯이 저 사람도 미쳤음을 이해하고, 그가 미칠 힘이 떨어져 제정신이 되기를 기다려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따지면 나 한 몸 미쳐보는 일은 다시 가장 이타적인 행위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미쳤다는 소리를 착한 일 스티커처럼 잘 모으고 있다. 내 마음속 빈칸이 숭숭 뚫린 판이 다 채워질 때마다 수고한 나 자신에게 약간 비싼 무언가를 사 준다.

모쪼록 이해받지 못할수록 즐거운 삶이라 생각하면서, 즐거움은 고단함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겠다고 얼버무리면서. 

 

31P.

 사랑이든 미움이든, 끓는 감정에는 기다림이 필요한 법이었다. 사랑이었다가 미움으로 둔갑한 마음이라면 더욱 그랬다. 두고 본 후에도 끓고 있다면 그때 온도를 확정해도 늦지 않았다. 그제야 '시간의 힘' 옆에 '빌린다'라는 동사가 따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시간은 내 것도 내 편도 아니지만, 언제나 나보다 힘이 셌다. 그리고 너그러웠다. 내가 빌리고자 한다면 이자를 붙이지 않고 여유를 내어줄 것이었다. 

 

118P.

 때로 가족이란 세상에서 가장 가까워야만 하는 사이처럼 보인다. 그러나 역시 실제 거리보다는 거기를 벌릴 줄 아는 능력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서로를 미지의 세계로 두어야 미지를 탐구하고픈 열망이 식지 않고, 짐작보다는 질문을 나누며 오소도손 해답을 찾아갈 수 있다. 

 

134P.

 삶을 너무 모루다 보니 모르는 척에만 도가 튼 것일지도. 하지만 우리를 찌르는 것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니 서로에게만큼은 뭉툭하게 굴어도 괜찮지 싶다. 


 

어떤 해답을 찾으려기 보다 그저 오늘 인간관계로 인해 지치고 힘들었다면

같이 맥주 한 잔을 기울이며 수다떨 요량으로 그녀의 글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보기 바란다.

같이 공감해주며 내 편을 들어줄 것이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우리모두가끔은미칠때가있지

#정지음작가

#YES24리뷰어클럽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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