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평: 혐오를 끊고 사실을 바라보는 현명한 눈을 배울 수 있는 작품
평점 : ??????????
<괴질>이란 작품은 1821년(신사년)에 콜레라가 조선에 처음 들어왔을 때 병을 ‘괴질’이라 부르며 크게 유행했던 시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설이다.
이 소설은 전염병이 퍼져 손잡을 수 없이 마을 사람들이 픽픽 쓰러져갈 때 사또의 횡령과 권력자들이 만든 근거없는 흉한 소문으로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고착화 시켜 진실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흐리뭉텅한 사실 관계를 옳다고 여겨 어리석음을 낳아 마을을 항상 도와주던 황부자댁을 멸시하고 조롱하며 혐오한다.
계속해서 끊어지지 않을 것 같은 우울한 상황 속에 독살 이라는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홍이와 완(사또의 서출)이라는 어린 주인공들이 각자 할 수 있는 눈 앞의 일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그들이 행한 선한 이타적인 한 줌의 생각들이 숨어 살던 의원의 마음에도 통하며 올바른 길을 걸어가려 한다.
스포가 될 것 같아 대략적인 줄거리만 적었지만, 이 책을 덮는 순간 까지도 머릿속에는 올바르고 선한 빛나는 눈의 잔상이 가득히 남아있었다.
처음 소설의 시작 부분에 헛된 이야기를 믿고 무방한 자를 마을 사람들이 비난하며 ‘사필귀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 ‘사필귀정’이라는 고사성어에 맞게 결국에는 흐려서 맞다고 생각했던 길을 아님을 인식하고 올바른 길을 걸어가게 된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고 복잡하고 힘들더라도 고통을 감내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며 감성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각각의 독특한 인물들을 통해 잊고 있었던 윤리를 다시금 깨달았다.
인물 중에서도 이인구 의원이 마주한 사또의 협박으로 하지 않으면 자신이 죽기에 해야 하는 곡식 수탈과 ‘진짜’ 의원의 일에서 갈등하던 장면은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두려움에 앞서서도 이타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질문을 진지하게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은
병자가 누구든,
하물며 그가 철전지원수라 해도
사람의 목숨을 한결같이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괴질 180p
단면적인 인간은 없다. 그가 매일 같은 행동과 같은 말과 같은 일을 반복한다고 하더라도 감정을 가지고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입체적일 수 밖에 없다. 누군가에게는 원수이고 누군가에게는 하나뿐인 인생의 동반자 일 수 있다. 착하고 나쁨을 그저 양방향으로 나누기에는 힘든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일테다. 아무리 그가 싫고 복수의 마음은 가득차도 사람의 목숨 앞에서는 이성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 정신을 차려야 한다. 코로나 19가 극심화 되면서 온갖 불안에 하루를 사는 내게 괴질은 다양한 문제점을 던져주며 혜안의 필요성을 강조해주는 작품이었다.
불안정한 상황에서 배려하며 선한 마음을 배푸는 사람을 그저 바보라고 말하는 것 보다 지신의 이익만을 추구한 사람들이 반성을 하는 것이 옳다. 결국에는 난세를 꺾어 나갈 때 올바른 눈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어야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다만 무조건 배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면 그저 없는 자를 수탈하고 약탈하는 것 보다는 자신의 것만 지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침묵을 지키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가장 나은 방법이다.
끝으로 괴질을 통해 코로나 19로 인해 일어나는 상황을 이해하는 것도 책을 보는 재미있는 부분이 되겠다.
++ 가끔 사람들이 청소년 문학이라고 하면 재미없고 따분하며 쉽게 쓰인 글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중학교 교과서에서 짧게 나마 본 책들이 나의 인생책이 되었듯 괴질이 청소년 문학이라 해서 보려고 했던 어른들이 다시 책을 내려놓지 않기를 바란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