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실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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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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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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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변에 이런 도서관 하나 있으면 좋겠어요 평점8점 | c******4 | 2022.02.16 리뷰제목
작은 도서실에서 근무하는 신비한 사서와 일 때문에 고민하는 다섯 명의 주인공 사이에서 일어나는 가슴 따뜻한 사연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일과 삶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다섯 명의 주인공이 우연한 계기로 동네의 작은 도서실을 찾아온다. 이 도서관에는 무뚝뚝한 표정과는 달리 따뜻한 목소리의 주인공인 사서 고마치 씨가 근무한다. 이들의 사연을 들은 고마치 씨는 생뚱맞은 책
리뷰제목

작은 도서실에서 근무하는 신비한 사서와 일 때문에 고민하는 다섯 명의 주인공 사이에서 일어나는 가슴 따뜻한 사연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일과 삶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다섯 명의 주인공이 우연한 계기로 동네의 작은 도서실을 찾아온다. 이 도서관에는 무뚝뚝한 표정과는 달리 따뜻한 목소리의 주인공인 사서 고마치 씨가 근무한다. 이들의 사연을 들은 고마치 씨는 생뚱맞은 책 한 권을 추천하면서 자신이 직접 만든 자그만한 양모펠트를 책의 부록이라면서 함께 건네준다.

 
이렇게 고마치 씨가 건네준 책과 양모펠트는 그들의 삶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계기로 작용한다. 시골에서 도쿄로 상경하여 커리어 우먼을 꿈꾸었으나 대형마트 의류판매 점원으로 근무하며 의기소침한 21살의 도모카에게도, 좋아하는 골동품 가게를 하고 싶지만 회사의 경리일로 꿈을 위한 출발을 하지 못하고 미루기만 하는 35살의 남자 료에게도, 육아휴직이 끝나고 잡지 편집자 일을 계속하고 싶었으나 자료 정리 업무로 보직변경된 마흔 살의 나쓰미에게도,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꿈을 꾸었지만 아직 백수인 30살의 남자 히로야에게도, 42년간 일한 회사에서 정년 퇴직을 하고 허무함을 느끼는 65살의 마사오에게도, 사서가 추천한 책과 그 부록인 양모펠트는 그들이 잊었던 꿈을 찾아가게 만드는 작은 기적을 일으킨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특별한 재주가 없는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이고, 또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다. 이야기 주인공보다는 엑스트라가 더 어울리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고민 또한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낯익은 것들이다. 여기에 이야기들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사서 고마치 씨도 필요한 것을 툭 던져주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실마리를 제공하는 역할만 담당한다. 이런 구성이 이야기의 현실감을 더해 주는 것 같다.

 

인생에는 파도는 밀려오고, 또 밀려가는 법이다. 인생이라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법은 이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마주치고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작가는 이런 원리를 다음과 같은 말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지구는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아침과 밤이 지구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찾아가는' 것이다(204쪽)" 꿈을 이루길 원한다면 내가 먼저 찾아가기 위한 첫발을 내딛어야 한다는 엄연한 진리를 5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가 도서실이란 소재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책이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삶의 지혜를 전하고 있는 책이 가진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책을 읽는다고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고마치 씨와 같은 사서가 있어 구체적 방법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도서관이 주변에 하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2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1 댓글 10
종이책 『도서실에 있어요』 그건 당신한테 주는 부록이야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22.01.05 리뷰제목
몸집이 커다란 여성이 의자에 앉아 바늘로 콕콕 찌르며 무언가를 하고 있다. 양모 펠트라고 하여 조그만 동물이나 물건 등을 만든다. 도서실에서 누군가 책에 대하여 궁금한 사람이 레퍼런스 룸에 들어가면 무뚝뚝한 사서는 말한다.   당신, 뭘 찾고 있지    그 목소리는 몸을 포옥 감싸는 듯하다. 사서 고마치 사유리의 생김새에 놀랐다가 그 목소리에 안도하여 고민을 털어놓고
리뷰제목

몸집이 커다란 여성이 의자에 앉아 바늘로 콕콕 찌르며 무언가를 하고 있다. 양모 펠트라고 하여 조그만 동물이나 물건 등을 만든다. 도서실에서 누군가 책에 대하여 궁금한 사람이 레퍼런스 룸에 들어가면 무뚝뚝한 사서는 말한다.

 

당신, 뭘 찾고 있지 

 

그 목소리는 몸을 포옥 감싸는 듯하다. 사서 고마치 사유리의 생김새에 놀랐다가 그 목소리에 안도하여 고민을 털어놓고 자기에게 맞는 책의 목록을 받는다. 책의 부록과 함께. 책의 부록은 양모 펠트로 된 프라이팬이나 고양이, 지구본, 비행기, 게 등이다. 책의 부록은 그 사람에게 딱 맞는 물건이다. 마치 그 사람의 마음을 꿰뚫은 것처럼.

 

폭신한 양모 펠트는 책을 찾는 사람에게 작은 기적을 일으킨다. 도쿄에까지 와서 커리어 우먼이 되고 싶었으나 하찮은 옷가게 점원이라 생각한 사람에게, 좋아하는 골동품 가게를 하고 싶으나 현실은 회사의 경리담당인 남자에게도, 육아휴직이 끝나고 잡지 편집자 일을 계속하고 싶었으나 자료 정리만 해야 하는 여성에게도,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꿈을 꾸었지만, 백수인 남성, 회사 한 곳만 보고 일해왔던 정년 퇴직자에게도 사서가 추천한 책과 책의 부록은 그 사람에게 잊고 있었던 꿈을 일깨운다.

 

 

 

도서실이라는 공간을 떠올려보자. 책들 사이로 드문드문 앉아서 책을 보는 사람들. 서가를 걸으며 좋아하는 책을 살펴보는 사람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간이다. 자기와 전혀 어울린다고 여기지 않았던 책을 골라주고 책의 부록까지 건네주는 도서실이 있다면 가보고 싶지 않은가.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고민이 있어 찾아온다. 자기가 생각했던 것처럼 일이 풀리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도서실을 기웃거리지만, 사서가 건네는 책에서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다. 어느 것을 택하더라도 나의 선택이다. 때로는 뒤로 돌아갈 수 있고, 옆을 둘러봐야 할 수도 있다. 어렸을 때 꾸었던 꿈이 조금 더디게 오더라도 결국엔 내가 가장 원하는 것에 다다를 수 있다.

 

젠가, 언젠가 하는 동안 꿈이 끝나지 않아. 아름다운 꿈인 채로 끝없이 이어지지. 이루어지지 않는대도, 그 또한 삶의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해. 계획 없이 꿈을 안고 살아간들 나쁠 거 없어. 하루하루를 즐겁게 만들어주니까 말이야. (98페이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현재 하는 일을 무조건 그만둘 필요는 없다.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직한다면 이도 저도 아닐 수 있다. 자신만의 가게를 위해서는 어느 곳에 다다를 때까지 병행할 필요가 있다. 물론 누군가의 이해와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이 상황은 현재의 직업 외에 다른 것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방법이겠다.

 

육아에 지친 나쓰미는 잡지 편집자 일을 무척 좋아했다. 아이를 낳은 후 휴직 기간에도 편집팀으로 복귀하기 위해 펴내던 잡지를 잃는 등 감을 잃지 않으려 했다. 육아휴직 기간이 끝난 후 복귀했으나 회사에서는 그녀를 배려한다며 자료팀으로 발령을 냈다. 의기소침해진 그녀는 주말에도 일 때문에 나가는 남편을 미워하기도 한다.

 

 

 

인생이란, 항상 복잡하게 꼬여 있는 거예요. 어떤 환경에 있든 뜻대로 되지 않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지도 못한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잖아요. 결과적으로는 바라던 대로 되지 않아서 다행이야. 살았다!’라고 생각할 때도 정말 많으니까요. 계획이나 예정이 꼬여버리는 일을 두고 불운하다거나 실패했다고 생각할 필요 없어요. 그렇게 변해가는 거죠. 나도, 인생도. (199~200페이지)

 

때로는 이처럼 아무 소리도 없이 기회가 닿을 수도 있다. 잡지를 만들 때 작가와 협의하여 젊은 여성에게 맞는 내용을 이끌어 내어 단행본으로 작업 하였잖은가. 어쩌면 잡지가 아닌 다른 분야의 편집에 더 맞을 수도 있었다. 아이와 함께 만드는 그림책처럼.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전에는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어떻게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전과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초등학교 부설 커뮤니티 센터에 있는 도서실은 사서를 돕는 노조미와 함께 꿈의 공간이다. 마치 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본 것처럼 책을 골라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런 도서실 실제로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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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정녕 도서실에 있기를 [외국소설-도서실에 있어요]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j***6 | 2022.12.13 리뷰제목
소설이 현실에서 이루어졌으면 하는 사항을 만족스럽게 그려 내는 장르라고 볼 때 이 소설은 이 조건에 참 안성맞춤이다. 이렇게 되었으면, 이런 도서실이 있고 이런 사서가 있고 이렇게 도서실을 찾는 이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 주변에 이미 있는데 내가 미처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사는 것을
리뷰제목

소설이 현실에서 이루어졌으면 하는 사항을 만족스럽게 그려 내는 장르라고 볼 때 이 소설은 이 조건에 참 안성맞춤이다. 이렇게 되었으면, 이런 도서실이 있고 이런 사서가 있고 이렇게 도서실을 찾는 이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 주변에 이미 있는데 내가 미처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사는 것을 고단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고 고맙게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똑같은 조건이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것도 안다. 이왕이면 좋은 마음으로 좋은 생각으로 받아들이는 게 낫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이 또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어도 마음에 차지 않아 방황할 수 있고,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마땅한 일을 못 만났다고 한탄할 수도 있고, 퇴직을 해서 더 이상 일을 하지 말라는데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몰라 번민할 수도 있고. 그래서 인생에 답이 없다고 하는 것이겠지. 

 

소설은 다섯 명의 인물이 사서의 도움으로 삶의 새로운 길을 찾는 과정을 보여 준다. 따지고 보면 특별한 방법은 아니다. 그저 내 마음을 좀더 분명하게 들여다보고 확인하고 챙기는 것일 뿐. 이 과정에 사서가 권한 책 한 권이 큰 역할을 맡고 있고. 그러니 사서가 하는 말도 맞다. 책은 읽는 이의 태도에 따라 더 가까이 더 절대적으로 다가서게 되어 있는 존재라는 것.   

 

누군가에게 책을 권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할 수 있는 일인지 알았다. 무심코 전하는 메시지가 누군가의 삶의 방향을 가리키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는 일이니까. 책도, 책을 권하는 일도, 책을 읽는 일도, 참 다 좋다. 점점 추워지는 이 계절, 마음이 자꾸만 쓸쓸해지는 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자신만의 책을 찾을 수 있게 되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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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도서실에 있어요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g*****3 | 2021.12.23 리뷰제목
도 서: 도서실에 있어요   저 자: 아오야마 미치코   출판사: 달로와     "뭘 찾고 있지?"   -본문 중-   제목을 본 순간 뭐지? 무엇이 도서실에 있다는 거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목에 먼저 눈길이 끌리게 된다. 일본 서점대상 2위라는 [도서실에 있어요]는 도서실에 방문한 다섯 명의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각각 나이가 다르고 그들이 가진 상황 또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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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도서실에 있어요

 

저 자: 아오야마 미치코

 

출판사: 달로와

 

 

"뭘 찾고 있지?"

 

-본문 중-

 

제목을 본 순간 뭐지? 무엇이 도서실에 있다는 거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목에 먼저 눈길이 끌리게 된다. 일본 서점대상 2위라는 [도서실에 있어요]는 도서실에 방문한 다섯 명의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각각 나이가 다르고 그들이 가진 상황 또한 다른데 공통점은 바로 현실에 대한 부정과 희망이 없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부정적 마음은 가질 수밖에 없지만 그 상황을 이기려 노력하는 것은 각 사람들마다 다르다. 오늘 읽은 도서는 도서실 이라는 공간을 등장시켜 이곳에서 만난 한 사서로 인해 그들이 스스로 삶을 바꿔가는 내용인데 스스로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면 결코 변화를 일어날 수 없었다. 단지, 한 걸음 나갈 수 있게 한 것은  "뭘 찾고 있지?"라는 한 마디 질문 뿐이었다. 

 

책 속에 등장한 사람들은 인생의 낙오자들이 아니다. 먼저 도모카는 대학을 졸업하고 여성복 판매원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상사에 대한 불만과 자신이 부족한 모습에 대한 것으로 가득하다. 그러다 안경점에서 근무하는 기리야마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부족한 점 그리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우연히 도서관에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들은 첫 마디 " 뭘 찾고 있지?" 온화하면서 안정적인 목소리로 자신에게 묻는 이 질문에 자신이야 말로 무엇을 찾고 있는 걸까? 그리고 누가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했었던가? 짧은 말이지만 가장 중요한 무엇인가를 움직이게 하는 한 마디였다. 


 

그렇다. 모두가 이 도서실에 오면 이 질문에 자신이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생각하지 못한 것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도모카를 시작으로 어릴 적 골동품 가게의 향수를 잊지 못하는 료. 그는 가구업체 경리 담당으로 근무를 하지만 언젠가 엔티크 숍을 하는 게 소원이다. 하지만, 지금은 안되니 언젠가..언젠가...이 말만 다짐하는 데 역시, 도모카가 갔던 도서관에 가게 되면서 다시 한번 인생의 전환점을 찾게 된다. 다음으로는 전직 잡지 편집자로 승진까지 앞둔 시점에 임신으로 다른 부서로 이동된 나쓰미의 이야기다.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남들보다 많은 노력을 했지만 임신으로 내려놔야 했다. 직업에 대한 회의와 육아로 지친 그녀가 방문한 한 도서관에서 한 권의 책으로 자신의 주위가 아닌 타인의 주위를 둘러보게 되면서 자신이 변하니 상황이 변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어, 백수인 히로야 그림을 전공했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로 결국 회사에 나가는 것조차 버거워 집에만 있게 되었다. 엄마의 권유로 우연히 들렀던 도서관에서 한 권의 책과 부록이라고 준 양모 펠트 인형으로 히로야는 조금씩 변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한 순간에 변하는 것은 쉽지 않으나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려는 그 모습에 분명 다른 인생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년으로 은퇴를 하면서 갑자기 공허함을 가진 65세 마사오 중년의 한 남자의 내용이다. 이제 100세 시대라고 하면서도 막상 직장에서는 한계선을 그어놓고 있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아내는 나름 왕성하게 활동하는데 자신은 회사를 그만두니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부인의 권유로 문화센터에 가서 바둑을 억지로 등록해 배우게 되는데 역시, 한 사서가 소개 한 도서와 양모 펠트를 받으면서 자신이 살아온 세월이 헛된 것이 아님을 자각한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길을 안내 해준 사서는 누구일까? 그녀의 이름은 '고마치 사유리'로 누가 보면 놀랄 정도로 뚱뚱하고 늘 실 덩어리 같은 것을 찌르고 있다(양모펠트). 도서관에 찾아온 이들의 상황을 어렴풋이 아는 것 같은데도 전혀 알은체 하지 않고 그저 이들에게 필요한 도서를 주고 여기에 개인적으로 부록이라고 하면서 자신이 만든 양모 펠트를 선물로 준다. 어쩌면 사소한 행동일 수도 있지만 상대방은 선물에 의미를 찾게 되면서 더 나아가 삶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도서관 사서의 존재는 뭐랄까? 꺼져 가는 불에 꺼지지 않도록 한 번 휙 하고 저어주는 존재 같았다. 누구에게나 '고마치 사유리'같은 존재가 있을 테다 힘들 거나 지치고,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길을 볼 수 있도록 말이다. 도서실에 방문한 이들의 변화는 주변이 아닌 먼저 자신부터 달라졌고 그 다음 주위 환경이 달라졌다. 인생이란 한 치 앞을 모른다 주위는 그대로지만 자신이 달라지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전과 다르다. 이들은 바로 이 점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앞으로 나아갔다. 

 

 

 

1장 도모카 -"나도 조금은 사람답게 사는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쩐지 마음이 놓였다."

 

2장 료 -"어느샌가 이어져 있던 보이지 않는 실을 끌어당기듯, 우리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있는 시간'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나갈 것이다."

 

3장 나쓰미- " 나에겐 부족하다거나, 혹은 분에 넘친다고 믿었던 일도 환경이 달라지면 정반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4장 히로야- "누군가의 인생에서 마음에 남을 만한 그림을 한 장이라도 그릴 수 있다면, 그것이 나의 어엿한 거처가 되지 않을까."

 

5장 마사오- " 곤노 씨, 저는 말이죠 사람과 사람이 연관되어 있다면 그건 전부 사회라고 생각해요."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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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어떤 삶이든 괜찮아 평점8점 | r*********s | 2021.12.24 리뷰제목
현재의 삶에 완벽하게 만족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어쩌면 만족 같은 것 생각하지도 못하고 그냥 살아갈지도 모른다. 원하는 삶은 이게 아닌데, 하면서 말이다. 그럼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생각하고 나가면 되는 거 아닐까. 알다시피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왜 이리 삶은 어렵고 버거울까.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로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 『도서실에 있어요』 속 인물들의 현실적인 고민
리뷰제목

현재의 삶에 완벽하게 만족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어쩌면 만족 같은 것 생각하지도 못하고 그냥 살아갈지도 모른다. 원하는 삶은 이게 아닌데, 하면서 말이다. 그럼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생각하고 나가면 되는 거 아닐까. 알다시피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왜 이리 삶은 어렵고 버거울까.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로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 『도서실에 있어요』 속 인물들의 현실적인 고민도 우리네 사정과 너무도 비슷하다.

 

사실 제목의 ‘도서실’이라는 단어 때문에 궁금한 소설이었는데 기분 좋은 답을 들은 것 같다고 할까. 도서실에 무엇이 있다는 걸까. 도서실의 비밀 같은 걸까. 도서실에는 사서가 있었다. 책을 찾는 이에게 추천도서 목록과 함께 양모 펠트로 직접 만든 부록을 건네주는 이상한 사서 고마치다. 문화센터의 역할을 하는 '하토리 커뮤니티 센터’에 강의를 들으러 오거나 그 안의 도서실을 찾는 이들의 사연을 들려준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도서실에 찾아오는 이들의 고민과 마치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듯한 고마치의 부록에 대한 따뜻하고 정겨운 이야기다.

 

 


 

지방을 떠나 도쿄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여성복 판매원으로 목표도 꿈도 없이 하루하루를 사는 도모카, 앤티크 잡화점을 꿈꾸면서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는 가구업체 경리 료, 아이를 낳고 일찍 복귀했지만 잡지 편집이 아닌 다른 부서로 발령을 받아 일과 육아로 지친 나쓰미, 그림을 잘 그려 전공까지 했지만 구직은 어려운 현실에 속상한 백수 히로야, 유명 과자 회사에 다니다 퇴직 후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몰라 무기력한 마사오까지 평범한 이들이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거나 간절함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그들의 마음을 더 잘 알 것 같아 안타깝다. 그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찾은 도서실에서 사서 고마치를 만나고 그녀가 건네는 부록을 받는다. 컴퓨터를 배우러 온 도모카는 그림책과 프라이팬을, 여자친구를 따라 강습회에 온 료는 식물에 대한 책과 고양이 인형을, 주말에 아이와 함께 온 나쓰미는 별자리 책과 지구본을, 엄마의 심부름으로 프리마켓에 왔다 도서실에 들른 히로야는 자연 도감 비슷한 책과 비행기를, 바둑을 배우로 왔다가 관련 책을 빌리러 온 마사오는 시집과 게를 받았다. 책과 양모 펠트 인형이라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고마치가 권해준 책 때문인지 대충 식사를 때우던 도모카는 그림책 속 요리를 직접 하기 시작했고, 료는 직장을 다니면서 여자친구와 잡화점을 열 준비를 하고, 육아와 일로 고민하던 나쓰미는 자신이 원하던 편집자로 이직한다. 료는 도감 속 사진을 따라 그리다 자신감을 얻고 커뮤니티 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마사오는 퇴직 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알게 된다. 하나같이 우리가 겪는 어려움과 같았다.

 

나는 그 파란 뭉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지구는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아침과 밤이 지구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찾아가는’ 것이다. 지금 나는 뭘 하고 싶은 걸까? 어딜 가고 싶은 걸까? (204쪽)

 

치에의 가방에서, 살아 움직일 것만 같은 게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지금껏 줄곧 앞으로, 앞으로 걸어왔다. 인생은 세로로 뻗어 있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옆으로 걷는 풍경에는 무엇이 보이려나. (365쪽)

 

저마다 다른 형태의 고민이지만 결국엔 나를 움직이는 힘에 대한 계기를 마련하는 일이라고 하면 맞을 듯하다. 나쓰미와 마사오의 생각이 가장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매일 자전하는 지구처럼, 옆으로 걷는 게처럼,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내게도 ‘쿵‘ 하고 뭔가 내려앉는 순간이다.

 

“하지만 저는 무언갈 알고 있지도,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에요. 모두들 제가 드린 부록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죠. 책도 그래요. 만든 이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부분에서 그곳에 적힌 몇 마디 말을, 읽은 사람이 자기 자신과 연결 지어 그 사람만의 무언갈 얻어내는 거예요.” (368~369쪽)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고마치가 있지만 내면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는 건 자기 자신이라는 걸 깨닫는다. 우리 모두의 삶이 그렇듯이. 힘들면 잠시 멈춰도 좋고 한 걸음 떨어져 바라봐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소설이다. 인생에 있어 길은 하나가 아니고 새로운 길을 만들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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