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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정우열 원장의 엄마들 사이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 심리서다. 내 마음과 상대의 마음이 불편해지지 않을 수 있도록 엄마들의 마음을 분해해 자세하게 보여준다. 대조적인 방법으로 제목을 제시해 서로를 비교해 보도록 하고, 구체적인 예들을 들어 엄마들의 심리를 잘 조각해 내고 있다. 엄마들이 읽으면 무척이나 공감할 내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엄마가 되면 여성으로서 마음가짐과 또 다른 심리 상태가 되는 경우를 많이 인지할 수 있다. 엄마가 되면 아이들의 입장이 고려되어야 하는 마음이 되어야 하기에 상황에 따라 자신보다는 아이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경우도 생긴다. 그런 상태에서 서로의 관계가 성립될 때 엄마들의 자신의 본 모습보다는 꾸며진 모습으로 나타날 때가 많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 가는데도 심리가 많이 작용한다. 내 아이가 주눅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부족하지 않도록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자신을 옥죄는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본문
다양한 심리 상태가 구체적인 예를 동반해 예시되고 있다. 아마 엄마들이 많은 도움을 받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성적인 엄마, 감성적인 엄마>, <친절한 엄마, 불친절한 엄마>, <외향적인 엄마, 내향적인 엄마>, <외동 엄마, 다둥이 엄마> <의심이 많은 엄마, 의심이 없는 엄마> <혼자 놀게 두는 엄마, 모든 걸 함께하는 엄마>, <야단치는 엄마, 칭찬하는 엄마> 등 엄마들에게 나타나는 다양한 성향을 대조적으로 제시한다. 그래서 그들의 심리 상태를 분석해 나간다.
희연 엄마는 지원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만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지원 엄마는 너무 까다롭고 원칙만 따진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이 냉랭한 성격이 너무 부담스럽다. 엄마들끼리 만나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떠드는 게 전부 아닌가. 그게 엄마들의 소소한 즐거움인데 지원 엄마가 끼면 별 것도 아닌 것을 학술토론 하듯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게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다.
엄마들의 성격을 두 가지로 분류해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엄마, 감성적이고 따뜻한 엄마가 그 분류다. 이 글은 감성적인 엄마의 이성적인 엄마에 대해 못마땅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다. 얘기들을 들어보면 그럴 듯하다. 별 일도 아닌데, 심각하게 따지고 거론하는 것은 분위기만 해치지 별다른 소득이 없다. 그것은 유려한 삶을 원하는 자들에게는 피곤한 일이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서로 소원해 지고 관계가 끊어지게 된다.
반면에 이성적인 엄마들은 감성적인 엄마들이 못마땅할 수도 있다. 매사에 불분명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성격상 도저히 함께할 수 있는 입장이 안 된다. 그것을 같이 하고자 하니 고치길 바라고, 그것이 논리적인 논의의 형태로 대화가 되는 것이다. 이들이 서로의 상태를 잘 이해하고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다가가지 않으면 철길과 같이 늘 평행선이 될 수 있다. 같이 걸어가야 할 길이라면 서로를 조금씩 내려놓는 작업이 필요할 듯하다.
흔히 게으른 엄마는 나쁜 엄마, 부지런한 엄마는 좋은 엄마인 것처럼 여긴다. 한편 조급한 엄마는 부정적인 느낌을 주고, 느긋한 엄마가 바람직해 보이기도 한다. 나는 어떤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까? 겉으로 보기에 많은 행동을 하냐 적은 행동을 하냐보다, 행동 이면의 마음을 헤아려 보아야 한다. 같은 행동이어도 전혀 다른 마음이 작동할 수 있다.
사람을 흑백으로 재단하기는 쉽지가 않다. 바르지도 않다. 사람들은 늘 양면성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더 강하냐가 문제가 되는 것이지? <어떤 사람이다>라고 틀 속에 넣어 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 글도 어떤 행동에 대해 <나쁜 엄마, 좋은 엄마>라고 표현하기 전에 그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한다. 똑같은 행위에 대해서도 마음에 따라 그 행동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글은 엄마를 소재로 해서 사람들의 유형을 분석해 나가고 있다. 엄마가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이라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도 많다. 사람을 이분법을 사용해서 <뭐한 엄마, 뭐한 엄마>로 대조적인 기법을 사용해 얘기를 만들어 간다. 그러면서 적절한 예를 제시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엄마들의 성격과 행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하는 책이다. 사람들의 행위를 통해 그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는 잘 읽히는 글이다.
엄마도 사람이다. 사람은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것을 인식하고 그것에 적응해야 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면이 요구하는 것을 인식하고 그것에도 적응해야 한다. 때로는 외적인 요구에 맞춰진 엄마가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면 된다. 그것이 페르소나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도 오히려 페르소나에 어울리게 사는 방법이다. 겉과 속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통합시키는 성숙한 엄마의 모습인 것이다.
페스소나는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들이 쓰는 가면을 말한다. 즉 여기에서 사용된 페르소나는 엄마들은 엄마가 되는 동시에 사회적 가면을 쓰게 된다는 말이다. 엄마들은 사회적 가면을 썼기에 그 가면에 어울리는 행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이에 엄마들은 겉과 속이 다른 엄마가 된다.
사회적 역할을 감당해야 할 때는 해야 한다. 하지만 이웃이나 친구들과 모였을 때 그 페르소나를 찾을 이유는 없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이들을 혼동해 참고, 참고 하다가 결국 특별한 상황이 되어 폭발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는 바르지 못하다. 엄마들은 사람의 역할과 엄마의 역할을 잘 통합시켜 자신의 안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현명한 엄마가 되는 길이다. 우리는 엄마에게 오로지 엄마이길 강요하는 습성도 버려야 한다. 엄마도 누구의 딸이고, 누구의 친구이며, 꿈을 꾸는 여인이다.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 나름의 고충과 함께 때로는 피해의식마저 생긴다. 다른 엄마들을 만나면 은근히 나이가 어리다고 동생 취급하는 엄마들도 많다. “자기는 젊을 때 아이 낳아서 좋겠다.” 말하는 어떤 엄마 말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 날도 많다. 엄마 모임에 나가도 언니들을 모셔야 할 판이니, 연락을 하는 자질구레한 일은 모두 나이 어린 엄마들의 몫이다.
나이와 엄마의 상관관계도 많은 모양이다. 나이가 많으면 많다고 나이가 적다면 적다고 나름의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이다. 나이가 많으면 아이를 기르는 것은 체력전이라고 하는데, 모든 것이 젊은 엄마들보다 못하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약해 보이면 너무 늦게 나은 것 때문이 아닌가 자신을 책하게 된다. 뱃속에 있을 때도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된다. 이리저리 걱정이 많다.
나이가 어린 엄마도 마찬가지다. 같이 어울리는 엄마들 사이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아이 친구들의 엄마들과 함께 있으면 항상 뒷일을 맡아야 한다. 인간관계에 있어 보편은 어쩔 수가 없고 그것이 괜히 짜증스럽게 다가온다. 이런 일들을 치유하는 길은 마음 다스림이다.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모두 자신의 마음을 다스림이 중요하다. 그런 속에서 자신감을 키우고 대범한 마음을 가꾸어야 한다. 그래야 나이와 관계없이 건강한 엄마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당근과 채찍이 본성이 고집 센 당나귀를 조련할 때조차 유익하듯, 야단과 칭찬 모두 말 안 듣는 아이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목적에서는 꽤 효과적이다. 하지만 엄마는 조련사가 아니다. 단순히 아이를 훈련시키는 존재가 아니다. 행동 변화를 목적으로 야단을 치느냐 칭찬을 하느냐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야단을 자주 하는 그 이면에는 부모와 자식이 상하 관계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았을 소지가 있다. 그러한 생각은 문제가 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아이에게 고스란히 그러한 생각을 심어주는 경향을 가질 염려가 있다. 대등한 관계고 독립된 개체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면서 자라는 것과 성장하여 자립성을 가지는데 상당한 차이를 보일 우려가 있다.
칭찬도 마찬가지다 과도한 칭찬은 아이가 눈치를 보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칭찬하는 것만 하려는 쪽으로 성장하고 칭찬하지 않은 어떠한 행동도 잘 하려 하지 않는다. 진취적이고 창조적인 일은 아예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무사안일의 목적성이 부족한 아이로 성장할 수가 있다. 즉 야단과 칭찬, 그 중간의 어디쯤에 적절한 조화를 시킬 수 있는 부모의 지혜가 필요하다. 그 지혜는 근본은 사랑이 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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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사람이다. 엄마이기 이전에 꿈 많았고 정갈한 것을 좋아했던 여성이다. 엄마라는 사실에 너무 매몰되어 자신을 버려 나가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경우에 따라 모든 삶을 자식들을 위해 희생을 하게 되는데, 그럴 때 아이들에게 과도한 기대가 따른다. 이럴 때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만 엄마도 다양한 개성이 존중되어야 하는 사람들이고, 그것을 자각할 때 오히려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게다.
다양한 성향의 엄마들의 특성을 인지하는데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개인적인 성향에 매몰되게 하지 않는다. 엄마들이 자신을 잘 알고 엄마들 사이의 관계, 아이들과의 관계 등을 슬기롭게 만들어 나가도록 배려하는 글이다. 각자의 특성에 따라 이 관계를 고집하지 않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서로 역지사지하여 관계를 생각해 나갈 때 조화로운 엄마들의 관계가 조성되리라 생각해 본다. 아이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그 기저에 사랑이 있다. 관계의 가장 핵심적인 해결책은 사랑이다. 사랑은 울던 아이도 웃게 만든다. 그리고 어엿한, 필요한 성인으로 성장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