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026
![]() 지은이: 윤혜준 출판사: 아날로그
들어가며~~
서평단에 신청 했었는데 당첨이 똑 떨어졌던 책이다. 아쉬움이 많이 남아 1월에 책을 구입할때 바로 선택했던... 그러나 읽지 못하고 있다가 독서습관캠페인 덕분에 바쁜 3월이지만 틈틈히 읽은 덕에 3월의 내돈내산 책 완독의 첫 책이다~~
코로나 사태로 모든 도시와 모든 나라가 멈추었던 2020년, 그리고 더 나아진게 없는듯한 2021년... 평소에 여행을 자주 다닌것도 아님에도 (특히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처지는 더더욱 아니지만) 코로나로 인해 더 여행을 못하고 집콕하며 답답한 마음에 여행을 못 가는 아쉬움을 이 책으로 대신하고 싶었던것은 아닐까?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고, 가지 말라면 더 가고 싶고, 만지지 말라~~ 들어가지 말라 하면 꼭 기필고 만져보고, 들어가봐야만 하는 인간 본성은 어디서 부터 기원하는 걸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우습지만 나도 유럽을 가지 말라고(까지는 아니지만...) 하니 더 가보고 싶은 강렬함이 내 속에서 꿈틀거렸다. 사실 젤 친한 동기언니와 유럽여행을 꿈꾸며 몇년동안 돈을 조금씩 모아두었고 2020년 1-2월에 여행을 가자고 계획을 했었었는데... 그렇게 되었네.. 나만 그런건 아니니 좀 덜 억울하달까~~~
아무튼 유럽여행의 계획이 무산되고 집콕하며 제주도 여행도 못했던 2020년의 일상을 잊어버리고픈 마음으로 이 책과 함께 했다.
이책을 읽는 동안 독서습관캠페인 포스트를 6개 올렸기에(7개 코드중 6개 코드에서 맘에 드는 것을 골라서 한가지만 소개했었다) 오늘 리뷰에서는 저자의 프롤로그 부분에서와 그리고 마지막 7번째 코드에서 맘에 닿은 부분만 살짝 맛보여 드리려고 한다. 궁금하신 분은 구입해서 또는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으시는 걸루요~~~
책속으로~~
여행을 시작하며 돈.물.피.돈.물.발.꿈에 담긴 도시의 역사를 따라 걷다
이 책은 유럽 도시 여행기도 아니고 역사서도 아니지만, 외형적으로는 여행기나 역사서를 닮아있다. 다만, 여행의 주제는 대한민국에서 떠난 개인이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유럽 도시들이다. 기원전 5세기부터 2020년 4월까지. 고대에서 중세, 근세에서 근대, 현대까지, 긴 시간을 여행한다. 이 여행길에서 독자는 영광과 수치, 쾌락과 고통, 아름다움과 추함, 건설과 파괴, 문명과 야만이 만들어낸 유럽 도시의 다양한 풍경과 마주친다(4-5쪽).
여행의 길잡이가 될 일곱 가지 코드를 소개한다.
돌. 유럽 도시들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역사와 전통이 배어 있는 석조 건물의 우아한 자태다. 철근 콘크리트 고층 빌딩은 전통을 급조했거나 전통이 단절된 도시들의 특징이다. 돌을 따라 먼저 여행한다.
물. 물 없이 생명이 불가능하듯 도시 또한 물 없이 존재할 수 없다.
피. 산 자들의 몸에는 피가 흐르고 살기 위해 피를 흘린다. 현세의 삶을 위해 가축의 피를 흘린다. 유럽 도시들은 내세의 삶을 위해, 자유와 정의를 위해 흘린 피를 기억한다. 피를 따라 가는 길은 피할 수 없고, 피하면 안될 길이다.
돈. 우리의 시대는 도시하면 돈, 돈하면 도시를 떠올린다. 그러나 돈이 이끄는 이 시간 여행에서 돈만 만나지 않는다. 예술과 구원, 죄와 벌의 장면들이 우리를 기다린다.
불. 물이 그렇듯 불 없이 살 수 없다. 물이 그렇듯 불은 삶을 파괴한다. 불과 연기 사이로 열린 여행길은 도시 문명의 심장으로 가는 길이다.
발. 유럽 도시들은 걷기 좋은, 걷기 즐거운 도시들이다. 보행자, 산책자의 길에서 '불'로 데워진 열기를 식힐 수 있을 것이다.
꿈. 꿈꾸지 않는 사람이 없듯이 꿈꾸지 않는 도시 또한 없다. 도시는 꿈을 이루기도 하고, 꿈에서 깨기도 한다. 꿈의 코드가 열어주는 마지막 길은 지금 여기, 이 책을 쓰는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계인의 발이 묶인 이 순간에서 끝난다. (5-6쪽)
이제 유럽 도시 인문 기행에 소중한 당신을 초대한다.
초대장이라고 할까?
책과 함께 왔던 사진 엽서 (피렌체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와 엽서뒤의 초대글 Editor's letter 가 가슴 설레게 해주어서 나만 좋은것 볼 수 없으니 살짝 ~~
유럽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교회나 성당에서 가는 성지순례가 아니여도) 여행을 하고 와서 이런 말들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가이드가 내리라고 해서 내리면 성당, 밥먹고 한참 가서 또 내리랬더니 성당.... 성당만 보고 왔다고....
나는 가톨릭 신자이고 성지순례로 다녀온 유럽이여도 성당만 가는 그 시간들이 모두 다 좋았지만, 종교가 없는 이들에게 성당만 구경(?) 하고 온 여행에서 어떤걸 얻고 왔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성당이라는 건축물이 주는 웅장함과, 경이로움, 신비로움, 성스러움등등을 넘어선 감정들이 분명 있을것이다. 그러나 눈으로 보고 느끼는 감정 넘어 그 역사를 하나씩 살펴보고 배우고 성당들을 만났더라면 나도 조금은 다른 감정도 느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여행 일정에 단체가 움직이는 패키지 성지순례이기에... 사실 가이드를 통해서 설명을 들으면서 머리에 남아있는건 없는듯 하다. 지금 곧 내려서 도착할 곳의 이름과 간단한 설명, 주의사항, 그리고 포토 존(?), 다시 버스로 모여야 할 시간, 그리고 단체사진... 이런건만 남아있다.
그럼에도 난 2019년 성지순례중에 만난 가이드님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미술사(?)를 전공했다고 했던가.. 아무튼 미술을 공부하러 로마에 왔다가 아예 눌러 앉아 결혼도 하고 공부도 하고 또 가이드까지 하고 있는 분이었는데... 로마 성베드로 대성당,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 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을 설명해주고 관람하고 관람후에는 또 그림을 보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셨었다. 그러다 보니... 그때 들었던 설명을 떠오르면서 이 책의 내용을 접하니 더 반갑기도 하고 지금 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도 들었다.
시스티나경당에 그려진 천장화 벽화를 실제로 보고 남은 기억, 느낌은 웅장함. 그리고 숨막힘이었다. 웅장하고 가슴을 떨리게 하는 무엇을 있었으나.. 사실 세계모든 나라 여행객들이 빼곡히 모여서 모두가 일제히 천장을 올려다 보고 있으니... 정말.. 숨막히고(미안하지만 그들의 땀냄새와, 거친 숨소리와 진한 향수냄새등등) 더 좋은 자리에서 바라보고 싶어 눈치게임하듯 움직였던 순간들만 기억에 남아있다. 그리고 바티칸 박물관, 시스티나 경당, 성베드로 성당을 다 둘러 보고 난 뒤에 가이드가 다시 한번 작품을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을 때 그림안에서 표현 하고자 했던 인물들의 표정이라던지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었다.
그런데... 이책에서 더 좋은건 이책은 미술만, 건축만을 말하고 있는것이 아니다. 그 역사안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함께 하고 있기에 인문학이 맞는 듯 하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천장 프레스코 작업을 하던 1510년 마르티 루터라는 독일인 아우구스토회 수도사가 로마를 방문하였고 화려한 르네상스 도시 로마를 보고 환멸과 분노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성당을 이교도 신전처럼 지어놓고 추기경들은 거만하고 사치스러울까, 이 짓을 하려고 면죄부 장사를 했던가 하고.. 독일로 돌아간 루터는 1517년 그 유명한 일을 해낸것이다. 종교개혁~!!!
여기까지는 예전 학교에서 배웠던 그래서 기억에 아주 쬐금 남아있던 종교개혁에 대한 내용이다.
그러나 교황들에 대해 한명한명 다 알수도 없고 배운 기억도 없다(성인품에 오른 몇몇분 빼고는...). 그 시절 로마의 교황은 메디치 가문 출신 교황인 레오 10세라고 한다.
<최후의 심판>이란 작품을 보면서 인물들에 대한 설명, 표정, 미술기법에 대한것만 봤다면 아.. 대단한 작품이다. 어찌 이런 작품을 그려냈을까 하는 놀라움과 멋있다라는 단편적인 감정만이 들었을것이다. 그러나 책을 통해서 작품 설명을 넘어서 역사안에서 만난 로마, 로마의 교황, 그리고 무너져 버린 르네상스 로마를 보며 늙어가며 죽음을 앞둔 화가 미켈란젤로의 고뇌를 느낄수 있었다. 한 인간으로소 개인의 삶도 종말, 죽음을 앞둔 미켈란젤로가 바라본 교회, 인류, 종말의 모습이 담겨진 <최후의 심판>이 나에게 묵직함은 또다른 감정이었다.
인간의 허황된 꿈과 욕망의 끝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7개의 코드에 각 7개의 장소가 나오기에 총 49개의 내용이다. 하나 하나 재밌기고 하고 아프기도 하고 놀랍기도 한 만남들이었다. 그중에 아직도 내 마음에 남아 있는 것 몇개만 소개하고 싶다. (독서습관캠페인 포스트에 올렸던 코드 중에 아직도 마음에 닿은 몇개만 더 소개한다면)
이 내용을 읽었을때는 정말 마음이 아팠다. 유럽의 역사안에서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했던 역사를 보게 되었다. 무엇이 그들을 뛰어나가게 했을까요? 총과 칼, 탱크도 두렵지 않았던 힘은 어디서 부터 왔을까요?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읽었을때 미얀마의 군부독재와 맞서 민주화를 위해 고통을 격고있는 미얀마 희생된 이들의 피가 느껴져 더 아프고 힘들었다. 이런 역사 안에서 기억되어야 할 것,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 다시 생각해 보며, 그리고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조용히 머물러 본다.
인간의 허황된 욕망과는 다르게 자신의 예술을 하느님께 받치는 예물로서 그려낸 화가 프라안젤리코의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
나가며~~
여행기가 아님을 책을 덮으며 확신했고, 리뷰를 쓰며 다시 들여다 보니 인문학이 맞는다는 확신이 든다.
여기 나온 여러 도시들, 성당(건축물), 다리, 미술작품들, 음식들 안에서 아름다움과 정의로움의 조화라는 이상을 생각한다. 그것을 위해 희생당한 많은 도시, 인류들을 생각한다.
어렵지 않고 그렇다고 또 너무 가볍지 않은 유럽 도시의 역사를 배우게 된 그런 책을 만나 감사한 3월을 보냈음을 고백하며 마무리 해본다.
독서습관캠페인 포스트
CODE 돌 7개의 코드로 읽는 유럽도시 1 CODE 물 7개의 코드로 읽는 유럽도시 2 CODE 피 7개 코드로 읽는 유럽도시 3 CODE 돈 7개 코드로 읽는 유럽도시 4 CODE 불 7개의 코드로 읽는 유럽도시 5 CODE 발 7개의 코드로 읽는 유럽도시 6
덧... 아.. 근데... 금토일 리뷰 이벤트는 이제 끝인건가요? 아껴뒀다(?)가 주말에 작성했는데.. 이벤트 공지가 없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야~~~ 또하나의 깨달음을 준 예스블로그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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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좋아하던 여행이 2018년 이후로 멈췄다. 코로나는 2019년 아니 본격적으로 유행한 것은 2020년부터니까 2019년에는 뭐했는가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그 사이 쌍둥이를 낳아서 여행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아이를 출산하고(물론 내가 낳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가까운 대만이나 일본이라도 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유행병으로 인해 세계는 여행이 멈춰버렸다.
사실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유럽이다. 나는 휴양보다 역사와 인문이 결합된 여행을 좋아한다. 그냥 유럽 도시의 그 딱딱한 길을 허리 아프도록 걸어도 그것만으로도 좋다. 이 책은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유럽 도시의 현재와 과거를 들여다본다. 돌·물·피·돈·불·발·꿈 7개 코드를 따라 여행하면서 유럽 역사 속의 특정 시대 특정 공간에 우리를 떨어트려 놓는 기분이다. 상징적인 하나의 공간에서 출발해 도시 전체의 역사를 살펴본다. 7개 코드로 7가지 이야기를 해서 총 49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럽 도시의 현재 모습이 담긴 사진까지 보고 있노라면 당장이라도 유럽으로 떠나고 싶다.
코드 1은 돌이다. 유럽의 길은 굉장히 딱딱한 돌로 이뤄져 있고, 군데군데 많은 비석이나 기념비, 웅장한 교회, 성당이 있다. 라벤나 산비탈레 교회의 반짝이는 모자이크를 보며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코드 2는 물이다. 베네치아의 아카데미아 미술관과 로마 나보나 광장을 통해 유럽에서 물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한다. 코드 3은 피다. 역사와 피는 거의 불가분의 관계로 전쟁이나 또는 내전 등으로 피가 흐른 역사가 있다. 특히 이탈리아의 내가 다녀왔던 피렌체의 산타크로체나 산타마리아 노벨라 등 세 대가의 세 십자가상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코드4는 돈이다. 유럽이 어느 순간부터 상업이 발달하고 무역이 발달하면서 도시가 돈으로 넘치게 된다. 코드5 는 불이다. 드레스덴 폭격의 참혹한 현장을 살펴보면서 불과 화재, 도시를 말한다. 코드6 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발로 걷는 유럽을 말한다. 지금도 바르셀로나의 중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바리 고틱을 걷는다. 마지막 코드7은 꿈이다.
코로나 19로 발이 묶여버린 지금, 나를 비롯해 많은 여행을 좋아한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영광과 고통, 미추가 공존하는 유럽 도시를 여행하며 언젠가 반갑게 재회할 순간을 즐겁게 상상할 것 같다.
저자는 연세대 영문과 교수로 인문과 사회가 결합된 연구를 하고 있다. 다시 떠날 수 있을 때까지 이런 책으로 대신 만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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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앞두고 구매했습니다. 지금껏 유럽을 가면 먹고 보는 것에 만족했는데 이번에는 역사를 중점으로 새로운 유럽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유럽 도시들이 담겨있고, 제가 가는 곳에 맞게 찾아 읽을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
그림, 신화 책을 읽다보면 그것을 품고 있는 도시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는 7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모두 49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49개의 도시가 아니라 49개의 이야기인 이유는, 여러 키워드를 가진 인기쟁이 도시가 있기 때문이다. 피렌체! 도시 전체가, 키워드다. 이 시국에 누구나 그렇듯, 한동안 여행서를 전혀 읽지 않았다. 에세이든, 정보서든, 인문서든, 아무 것도. 오랜만에 읽은 <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는 인문기행서다. 저자의 개인적인 소회는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 주제로 삼은 코드에 대한 소신이나 관점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으나, 시종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역사적 사건, 인물에 집중한 도서와는 결이 다른 관점으로 풀어내는 도시 이야기가 신선했고 흥미로왔다. 그래서 재미있었다. 여러 번 펼쳐 볼 것 같다. |
사회책에서 배우던 유럽 역사의 이면을 7개코드로 나눠서 볼 수 있었다. 과거 현재 미래가 역사의 소용돌이 앞에서 유지될수 있었던것과 2021년 코로나로 세계 사람들의 발목을 붙들고 있는 상황까지. 모두다 과거의 모습과 마주하고 있는 듯 했다. 유럽전역을 다 가볼수는 없지만 여행을 가게된다면 이 책에서 읽은 배경지식을 가지고 여행해봐도 좋을듯 하다. 특히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
책 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를 읽어보면서 내 삶이 참 우물안 개구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아직 유럽에 나가서 여행을 하며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비용과 시간에 의해서 망설였던 것은 사실이였다. 그러나 책을 통해서 나는 유럽의 여행이 꿈을 다시금 키울 수 있었으며 더나아가서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유럽을 바라보고 더욱 낳은 삶을 살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
미국의 대도시들이 현대성을 상징한다면 유럽의 도시는 전통성이 혼재된 느낌이다. 덕분에 수많은 도시들이 관광이라는 부가수익을 통해 도시의 우월성을 자랑하기도 하고, 뒤처진 발전성을 숨기기도 한다. 저자는 지난 20여 년 동안 각 도시들의 방문을 통해 유럽의 역사, 문화, 예술, 사상 등을 현지에서 느끼고 체험하면서 정리한 내용을 7개의 공통 요소로 묶어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첫번 째 요소는 각종 건축물을 구성하는 '돌'이다. 철근과 콘크리트로 지어진 현대 건축물 과는 역사와 전통이 석조 건물 속에 녹여져 있다. 두번 째 요소는 도시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물'이다. 베네치아는 바다, 물을 통해 중세 이후 중심 도시로 발전하기도 했으며 각 도시의 생활의 질을 결정해 주었다. 세번 째 요소는 도시의 역사와 함께 흐르고 있는 '피'이다. 자유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도시민들은 피를 흘리기도 했고, 분노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피를 원하기도 했다. 네번 째 요소는 도시의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돈'의 흐름이다. 한때는 도시 혹은 도시민의 죄악도 돈으로 씻어낼 수 있었으며, 도시의 규모나 생존도 돈의 흐름 속에 이루어져 있다. 다섯번 째 요소는 물과 달리 도시의 어려움을 담당 하고 있는 '불'이다. 불 역시 도시민의 생존과 연결되지만 탄생보다는 죽은과 연관된다. 여섯번 째 요소는 도시 내부를 연결하고 각 도시를 이어주는 '발'과 길의 흔적이다. 현대 도시와 달리 유럽의 도시에서의 발걸음은 느려질 수 밖에 없으며 당시의 생활을 느끼며 방문자들은 관광객이 되기도 한다. 마지막 요소는 도시에서 사는 거주민들이 꾸던 '꿈'의 이미지다. 어떤 시민은 혁명가가 되어 도시를 바꾸고자 했고, 어떤 이상가가 되어 도시를 아름다운 꿈의 선택지로 바꾸고자 벽화나 조각을 이용하기도 했다.
우리도 유럽 못지않은 도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각 도시들의 특징을 잘 잡아내어 대한민국의 도시를 알리고,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정의를 물려 보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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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주말판에서 북판을 보면서 책을 고르는데 우연히 눈에 띄었다. 어느 신문이었는지는 기억에 없다. 다만 책 담당기자가 제법 우호적으로 써준것으로 기억된다.
한번 읽어보지 머. 그리고 장바구니에 담았다. 우선, 도착한 책의 표지를 보고 실망했다. 대충 들쳐보았는데 사진이 크게 들어간것도 영 개운치 않았다. 이런 류의 책이 대개 그렇듯, 내용은 부실하고 사진을 대충 넣어 페이지수만 늘린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행문에 그런 경우가 많은데, 한두번 당한게 아니다. 어찌됐건 "엮었군!"이란 생각에 저 멀치감치 책을 치웠다.
그런데, 겨울비가 내리는 오늘, 이책이 운명처럼 눈에 들어왔다.어디 한번 읽어볼까? 라는 생각에 책을 폈다. 윤혜준이란 이름도 생소했다. 영문학을 전공했다. 영문학을 전공한 친구 몇명이 있는데 그들은 대부분 문학의 기초가 튼튼했다. 오히려 국문학을 전공한 친구들보다 내공은 강했고,문장은 세련됐다. 그래서 기대가 컸다.
생각대로였다.책을 읽으면서 자빠져있던 내 자세가 점점 정좌로 바뀌었다. 어! 어! 이거... 장난 아닌걸! 그동안 왠만큼 책을 읽었다고 자부했는데 윤 혜 준 이란 이름을 모르고 있었다는게 좀 미안할 정도로 저자는 대단한 내공의 소유자였다. 영문학자 답게 풍부한 지식이 책 속에 가득했다. 물론 문장도 좋았다. 재치도 있었다.나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 작가랍시고 무슨 기금을 받아 외국에 나가 놀면서 돈 좀 벌겠다는 욕심에 대충 책을 낸 이들을 나는 스무명도 넘게 기억하고 있다. 그들과는 질적으로 달랐다."60세를 바라 보는 지금,이제는 대학 울타리 바깥의 독자들에게도 깨달은 바를 전하고자 이책을 썼다"는 저자의 말이 코로나로 거의 미쳐가는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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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국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여행이라 더 이런 책들이 끌리나봅니다. 유럽 도시들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7개의 코드별로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분류하고 있는데 이런 식의 접근도 꽤 흥미로웠어요. 코드들은 돌, 물, 피, 돈, 불, 발, 꿈 등이고 그에 따라 49개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처음 생각했던 도시 이야기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고 분량이 아쉽지만 흥미진진하게 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