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나를 바꾸는 일이다.
누구에게나 앎에 대한 갈증은 무의식적으로도, 의식적으로도 높은 것 같다. 이유야 다르겠지만 그 앎에 대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읽거나, 시청하거나, 공부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독서를 할 때 교양에 관한 도서는 늘 관심의 대상이 아닌가 싶다. 그런 도서를 찾아 읽으면 알게 되어서 안심이 되는 부분도 있고, 알게 된 정보로 삶에 대해 달라지길 바라면서 흥미롭게 찾아 읽게 되는 것 같다.
저자가 고전을 통해 만난 옛사람들의 삶은,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의 다섯 가지 분야를 통한 것이었고, 그로 인해 자신이 생각한 틀을 독자에게 전하고 싶어 이 도서를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30인의 희대 사상가들의 시행착오와 번민을 통해 얻게 된 지식을 독자와 나누고 싶어 하는 책이다. 이 도서를 통해 보니 대가들은 끊임없이 정신적으로 독립하려고 애썼던 존재들이며 5가지 분야를 통해 '삶의 문제에 대한 해결'이라는 시각으로 재정의하려는 저자의 의도 역시 보인다. 그리하여 맞춤화된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대에 자신의 의견없는 선택을 버리고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어른의 교양을 통해 필요한 자양분을 얻기를 바라는 것이 저자의 바람이라 여겨진다.
다섯 가지 분야를 통해 만난 대가들은 이름만으로 무척 반가운 존재가 많았고, 개인적으로는 자세히 소개하고 싶은 대가도 많았지만 예술분야의 '바흐', 정치분야의 '공자'가 인상적인 인물이어서 그들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노가다로 역사를 만든 천재, '음악의 아버지' 바흐
p.57 천재들은 의외로 소위 '노가다'에 강하다. 번쩍 떠오른 생각으로 별안간 역사를 바꾸는 천재는 없다. 작은 생각을 이리저리 굴리고 반복 실험하며 좌충우돌한 끝에 어마어마한 성과가 쌓였을 뿐이다.
17~18세기 독일의 작곡가로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년 3월 21일 ~ 1750년 7월 28일)는 스물여덟이라는 젊은 나이에 궁중 악장이 되었다고 하며 평생 매월 한 곡의 칸타타를 썼다고 한다. 이는 교회 예배에서 연주할 합창곡이 필요했기 때문인데, 신에게 천정하는 곳은 허튼 내용이 없어야 했기에 바흐는 수십 년간 여러 나라에서 연주된 곡들은 정리해 자신만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의미 있는 부분만을 뽑아 자신의 스토리에 넣었다고 한다. 솔직히 음악의 아버지라고 외우기만 했었지, 그의 음악적 노력이나 삶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게 되면서 바흐에 대해 더욱 알게 되었으니 그는 반복적인 노력과 함께 곡에 열정을 갈아 넣는 음악가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바흐는 음악을 착실히 공부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했고, 바이올린과 오르간에 천재적 소질이 있음에도 어려운 삶을 살아가며 가난과 싸워야 했다. 음악계에서 실력에 비해 박한 평가를 받으면서도 실력은 한 번도 폄하 당하지 않았다고 하니 그가 무척이나 노력했음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환경적인 요소도 있었겠지만, 성공으로 얻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여유에도 스스로 예술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독일 전역을 돌아다니고, 아무리 돈을 많이 주어도 작곡가의 순수성이 침해당할 수 있는 곳은 과감히 피했다고 하니, 삶에서 오는 유혹을 떨쳐버리는 일이 인간에게 쉽지 않음에도 그것을 해내는 바흐를 보며 존경스러운 마음이 절로 든다. 그러하기에 훗날 많은 사람이 바흐의 음악을 '또 하나의 우주'로 평가하는 것이 깊은 영성과 인간에 대한 통찰이 작품에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흐의 음악 안으로 들어갔다가 빠져나가지 못했다고 하는 이유는 다 원인이 있었다.
무척이나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바흐는 반복적인 일상이 쌓여 역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 보이는 음악가였고 인간이 만드는 모든 것은 시간이 걸리지만 그를 통해 많은 사람이 깨달을 수 있는 진리를 알려주는 스스로의 가치를 높일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좌절할 수 있는 많은 순간을 자신의 재능을 닦아 역사에 남긴 것만 보아도 그는 열심히 하면서도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사람을 알려면 말하는 방식을 보라.
도서의 정치 분야에서 인상적이었던 공자가 살았던 시대는 도리가 땅에 떨어지고 정치적으로도 불안정한 나라가 많았다고 한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영웅이 필요하듯, 공자는 그런 시대를 안정시키기 위한 기본으로 '말'에 대한 자세를 중히 여겼으며 도덕적으로 올바른 군자를 찾는데 힘쓴 인물이었다.
p.164 어지러운 국가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거창한 구조 개혁이 아니라 말부터 먼저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 공자의 생각이었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리더의 생각도 바뀌고,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을 담았던 듯하다.
공자는 중국 춘추시대의 정치가, 사상가, 교육가, 시인이며 작가이면서도 덕망이 높아져서 외교직과 재판관도 겸하게 되었다고 하니 여러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낼만큼 뛰어난 인물이었다고 한다. 당시 순장으로 인해 아이가 죽을뻔한 것을 보고 순장을 폐지하도록 왕에게 끈질기게 요청하여 악습을 폐지하였다고 하니 공자의 생명을 소중히하는 바른 마음가짐과 올바른 것에 대한 포기하지 않는 노력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관료 생활을 하는 내내, 박학다식함과 고매한 인품으로 인해 여러 곳에서 스카웃 제의도 많았던 공자는 국정을 쇄신하며 학문적 이상을 현실 정치에서 실현해 줄 군주를 찾아 여러 해를 애썼지만 그의 도덕 정치는 외면을 당했고, 더 이상 정치에서 희망을 볼 수 없었던 공자는 교육자의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는 현대의 정치와 오버랩시켜 보게 된다. 길이 아니라면 무의미하게 자리를 지킬 것이 아니라 자신이 빛나는 자리를 만들거나 옮기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지 싶다. 이것을 '포기'로 바라보지 말고 '선택'으로 바라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다시 책 속으로 돌아가면, 공자는 좋은 말과 행동을 갖추었지만 정치적인 행보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치 분야에 공자가 소개된 것은 수백 년이 지난 현재에도 많은 나라와 사람들이 그의 체제 이념을 중히 여기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그의 말과 책과 생을 계속 기억하려 애쓰고 있지 않은가.
도서 속에서 옛 인물들을 만나면서 생각해 본 각 장은 짧은 이야기를 통해 전해지고 있지만, 그들의 삶을 더욱 배워가면서 원인과 결과를 알게 하고 강렬한 메세지를 새로 만날 수 있기도 한 도서이다. 다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분야별로 짧은 소개와 저자의 이야기가 합쳐져 적은 분량으로 여러 인물을 만나기 때문에 인물에 대한 개인적 조사를 통해 어른의 교양을 더욱 깊게 쌓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섯 분야의 모든 것이 인간이 살아가면서 삶을 통해 만나는 분야이기 때문에 고전을 통해 알아가는 앎의 재미와 깨달음의 미학이 큰 도서였다. 공자의 교육 목표가 군자의 양성이었던 것처럼 만약 후대를 위해 필요한 한 가지를 선택하라면 나는 망설임 없이 '교육'을 택할 것 같다. 교육을 통해 얻는 수많은 이익이 사람을 사람답게 하면서, 어른으로서의 최대의 교양을 쌓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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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위한 생각의 기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를 아우르는 실전 인문학을 표방하면서 '각자도생의 시대'의 팍팍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적 도구라 소개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시대일수록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연대의 중요성을 고민하는 게 어른의 생각이 아닐까? 싶어 살짝 삐딱해져 본다.
이 책은 앞서 소개한 5가지 분야를 다루면서 동서양을 넘나드는 30명의 사상가와 철학자들의 통찰을 담았다. 어른이라면 어설픈 지식으로 가르침을 설파하는 소위 꼰대 됨을 지양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반복하는데 사실 읽다 보면 그 역시 그러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그가 전하는 메시지를 그냥 활자로만 읽고 넘겨 버리기에는 그 안에 담긴 의미가 너무 묵직하게 느껴져 심호흡이 필요할 정도다. 어쩌면 그 역시 꼰대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여러 서적들에서 부정적 마인드보다 긍정적 마인드가 인생을 풍요롭게 사는데 필요하다고들 했다. 어차피 사는 건 피곤하고 고달프니 있거나 가진 것 안에서 행복을 찾아 키득거리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고 말이다. 더구나 하루키는 소확행이란 단어까지 만들지 않았던가.
한데 몰랐다. 세네카가 긍정보다는 부정을 삶의 정수로 보았다는 것을. 물론 염세주의까지는 아니지만 '전략적 비관 예측'을 통해 갑자기 닥친 불행에 견딜 수 있는 멘털을 키우라는 주문은 잘 될 거라고 무조건 긍정했다가 밀려든 실패에 무너지는 것보다 나은 인생관이라고 조언한다.
그렇다고 하나부터 열까지 시시콜콜 부정적으로 보고 안 될 것을 예측하고 행동하는 건 너무 피곤한 인생이 아닐까 싶다. 사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부정과 비관은 환영받기 어렵다. 물론 세네카도 '존재를 똑바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지적하며 지나친 부정이나 비관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실패를 예측해 시작도 하기 전에 멘탈 관리를 하다 보면 아예 시작도 못할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그럴 바에야 그 시간과 에너지를 잘 되는 쪽으로 쏟아붓는 게 현명할지도 모른다. 결국 적정한 지점을 찾는 건 본인의 몫이다.
인간의 사회화 구성은 예나 지금이나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은가 보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말라는 소확행을 2000년 전 아테네의 한 학당에서 에피쿠로스가 가르침을 전파하고 있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그가 추구한 쾌락을 오해하고 있지 않았던가.
책 속에 등장하는 한꼭지의 이야기로 에피쿠로스, 베케트, 히틀러, 가의, 노스 등 위대한 사상가들을 제대로 알 순 없다. 하지만 이들의 사상과 철학을 엿보면서 무언가를 깨닫고 더구나 아는 길로 들어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분명 어른이 되기 위한 지적 도구로 이 책은, 아니 한꼭지로도 충분하다. 또 그들의 이야기에 저자의 사견이 더해져 독자가 자신만의 사유에 빠질 수 있도록 돕는다.
솔직히 처음에는 잘난 척하는 저자의 지적 소비로 치부했다. 한데 읽을수록 놀라운 내용에 빠져들면서 진심 미안해지고 무릎을 꺾게 된다. 저자가 펼쳐 놓는 전혀 다른 5개의 분야의 지식은 해박한 정도를 넘어서 내 얕은 지적 수준이 단편적으로도 이해의 한계를 넘나들게 만든다. 그의 정체가 궁금할 정도다.
그리고 경제 학자 노스의 '경로 의존성'에 대한 설명은 영화 기생충의 연교가 생각났다. 지인의 소개만으로 집안 도우미를 뽑던 장면이 바로 경로 의존성이 설명하는 관성 아닐까 싶다. 또 SNS의 좋아요에 목말라하며 '인정 자본'이 아닌 자신에 대한 공부를 통해 얻는 '성찰 자본'이 중요한 시대라는 저자의 지적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 한 권으로 어른이 될지 어쩔지는 모르겠지만 줄치고 메모하며 곱씹고 새길만한 글들이 넘쳐난다. 여러모로 짧지만 강렬한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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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인문학에 대한 재평가와 재해석이 증가하고 있는 시대이다. 여기저기 우후죽순으로 발행되고 있는 인문학 관련 도서들을 접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인문학 관련 도서의 개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문제아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단순히 한분야의 인문학만을 언급하기보다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라는 인문학의 대표 5개분야의 핵심 개념을 모아 삶을 위한 생각의 기술을 증진시켜보라는 책이 한권 발간되었다. 이 책의 이름은 '어른의 교양'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도서는 크게 다섯 영역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에서 저자가 주요하게 생각하는 인물들을 선택해 그들의 삶의 궤적과 주요 사고관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기존의 인문학 도서가 한 분야를 선택하여 집중했다면 이 도서는 인물과 그 인물의 주요 사고관을 핵심적으로 추려 내용을 줄이되 분야를 다양화하는 선택을 했다.
각 장에서 진행하는 흐름은 해당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인물의 주요 인생과 그 인생 속에서 이루어낸 결과 그리고 그 결과를 통해서 독자가 얻어야 할 삶 또는 일을 대하는 자세와 사고관 순이다.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이뿐만 아니라 실패한 삶을 살았던 이들도 포함시켜 그들의 성공 또는 실패를 하게 된 원인과 결과를 되새겨 보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특히, 기존에 국내에 잘못 알려져 있는 내용들을 근거에 기반하여 분석하고 실제적 의미를 부연설명하고 있어 해당 인물들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기 싶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 다른 인문학 도서들과의 차별점이라 하겠다.
하지만, 책 전반을 꿰뚫는 주제의식을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의 단순 집합 형태의 인물 선택이 아쉬우며 기존의 다른 인문학 도서들에서 언급하고 있는 다수의 내용들이 중복적으로 존재하고 있어 도서의 가치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뭘 좋아하지 몰라 좋은 것들을 다 모아봤어 정도라고 할까.
챕터 하나가 3-4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아침에 가볍게 한 챕터씩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용도로 활용하기에 적당한 도서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가 도서 후기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을 가지고 스스로를 제대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연습, 깊은 고민을 통해 새로운 것을 직접 만들어내는 훈련을 바탕으로 새 기회를 찾아 가는 입문자용 도서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인문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삶의 가치를 깨닫는 연습을 하고는 싶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또는 인문학에 대한 깊은 지적 배경이 없는 이들에게 가볍게 읽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용도의 도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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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살아가기가 힘들수록, 경쟁이 치열할수록 올바르고 나를 위한 삶을 위해서는 인문학을 떠올리고 이를 통해 실천하는 삶이 어른이 되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천영준>의 <어른의 교양>(21세기북스 펴냄)에서 저자는 '나만의 생각과 행위를 이끌어내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생산해 내는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 인문학과 고전을 공부한다고 말합니다. 어른이 어른답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진정한 어른이 아닐까. 우리가 어른답게 살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르도록 하려는 의도를 품고 끊임없이 위로, 관심, 상담 같은 말로 현혹하려는 꼰대들과 함께 외부 환경을 들고 있다. 우리가 어른이 도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덫은 의외로 발달한 미디어와 플랫폼의 기술에 있다. 데이터와 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최적화된 알고리즘이 우리에게 매일 맞춤화된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기 길대로 정보를 소비하고 받아딜이다 보면 어느새 꽤나 편파적이고 극단적인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때 제정신을 차리고 제 길로 돌아와야 한다. 당신의 생각에 만들어진 고속도로를 통해 주입된 아이디어들이 계속 유통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 이 책은 크게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철학(어떻게 남과 다르게 깨달을 것인가)에서는 같은 것을 보고도 본질을 꿰뚫는 판단의 기술로 소크라테스부터 석가모니까지 6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니체편 '남의 운명에 자신을 맡기지 말라'에서 초인을 초인답게 해주는 것은 무엇보다전통 사회가 강제했거나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택하는 '노예의 도덕'이 아니라 이상을 위해 스스로를 원칙에 복종시키는 책임의식으로 '고귀한 도덕'을 강조한다. 또한 진정한 초인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할 줄 알고 그 과정에서 작동하는 것이 '힘에의 의지'라는 것이다. 남에게 운명을 맡기지 않고, 자기 뜻대로 살려는 노력은 정말 힘들지만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덕목들이라고 말한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나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투쟁이 필요하며, 니체는 남의 인정을 갈구하느라 비굴해진 '인싸'로 사느니 과감하게 '아싸'가 되라고 주문한다고 한다. '아싸'도 제대로 하면 아무도 무시하지 옷할 영향력이 생기며 그것이 바로 초인의 힘이고 능력이라고 말입니다.
2부 예술(어떻게 남과 다르게 볼 것인가)에서 '평범함을 아름다움으로 만드는 관점의 기술'을 바흐와 셰익스피어 등 6인으로 부터 찾고 있으며, 3부 역사(어떻게 남과 다르게 극복할 것인가)에서는 '일상의 갈등을 해결하는 되새김의 기술'을, 제4부 정치(어떻게 남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에서는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관계의 기술'에 대해서 마키아벨리부터 블레어 총리까지 불러들인다. 마지막 5부 경제(어떻게 남의 이익과 내 몫을 나눌 것인가)에서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 되지 않는 경쟁의 기술'을 다루고 있다. 이기심과 자기 이익을 혼동하게 되면 자칫하다가 전 국민이 팥쥐나 신데렐라 엄마가 될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스미스는 그 옛날에도 '공감' 또는 '도덕 감정'의 기능을 감조했다고 한다. 인간은 남의 마음을 읽고 내 마음의 상태가 어떤지 들여다볼 수 있는 인식 수준을 갖춘 고등동물로 미국의 문명 비평가 리프킨은 공감 능력을 갖춘 인간을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icus)'라고 명명하기도 했는데 스미스가 이야기한 인간형 또한 '공감 잘하는 부자'였다고 말합니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먹고 사는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결국 믿을 것은 자산 하나밖에 없다는 자각에 생긴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미스는 자유으지로 부를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공정성과 덕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자신이 부를 창출하기 위해 이용하고 도움을 받은 공동체의 자원을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부를 결과 위주로 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부를 창출하는 과정 중 개개인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 사람의 말, 글, 품행 등이 돈버는 데에 미치는 영향도 실증적으로 따져보게 될 것이다. 과거네는 '비경제적인 변수'로 취급했던 것들이다. 부를 이미 창출한 사람은 자신이 쌓아 올린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공정성에 더 많이 신경써야 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여기 소개하는 4가지 분야에서의 짧은 이야기가 다가 아닐 것이다. 나름의 깊이를 위해 실천의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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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교양,이라는 것보다 '지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위한 생각의 기술'이라는 부제에 끌려 뭔가 나의 세계관을 좀 더 확장시키고 더 강한 신념과 의지를 갖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 책의 구성은 정치, 경제, 역사, 철학, 예술의 5가지 주제를 갖고 어떻게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깨달음을 얻고 편협되지 않은 사람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각각의 주제에 대해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는데 목차를 보며 관심이 있는 인물이나 주제를 찾아 먼저 읽어보는 것도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 사실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집중해서 읽지 못해 슬쩍 건너뛰면서 관심이 가는 주제를 펼치고 읽다보니 그 방법이 더 재미있게 책읽기를 할 수 있었다.
최근 일본의 전범기업 마쓰비시의 자본으로 교수자리를 만든 하버드대의 교수가 증언이나 자료도 없이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라는 망언을 했는데 그에 대해 이용수 할머니께서 기자회견을 하시고 국제사법재판소에 기소하겠다는 뉴스를 봤다. 어쩌면 오히려 잘됐다며 잊혀져가는 역사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그 마음의 한편에 아직까지도 일본의 사죄가 없다는 현실이 아프기도 하다. 이 책의 역사 부분에 사마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용수 할머니같은 분의 산증인들의 말씀을 잘 새기고 기록하여 우리 모두가 진짜 역사가가 되어 사실과 진실을 밝혀내고 기록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 기대했던 부분은 다양한 분야의 기본적인 개념을 잡을 수 있는 개념정의 등을 통해 교양을 쌓을 수 있지않을까 라는 것이었는데 인문학보다는 에세이에 좀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는데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세계관을 정립해나가기 시작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면 좋을듯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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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이를 먹을수록 현실과 타협하고, 저자가 말하는 '치사한 인생살이'에 굴복해 결국 생각하기를 포기해 버린다. 나 또한 그랬다. 나는 아직 젊지만, 인생의 힘든 고비를 겪어가면서 이 치사한 삶의 물살에 어느 정도까지 내 몸을 맡겨야 하는가, 그리고 이 고민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 싶다. 저자는 인문학 고전에서 듣기 좋은 말이나 널리 알려진 명언 외에, 위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기를 시도했다. 그들이 사유하는 방식, 그리고 생각보다 우리의 삶 만큼이나 어려웠던 그들의 삶을 보면서 '나'의 사유하는 방식을 개선해보는 것이 저자의 목적이었다. 요즘은 미디어조차 편향돼 있고, 가짜 뉴스도 많고, 경제는 어려워지고 있다. 예전에는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이 정형화되어 있었고, '어떻게 하면 잘 산다'라는 길이 어느 정도 보였지만, 요즘은 아니다. 눈에 명확히 보이는 것이 적어졌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지 않으면 위태롭겠다 싶은 세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제목인 <어른의 교양>에 걸맞게도 어른들이 살면 살수록 치사하고 비열한 진득한 세상에서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지적, 심적 교양 밭의 거름이 되어주는 책이다. 이 책은 '기술'을 말하지는 않는다. 예컨대 '어떻게 남과 다르게 볼 것인가', '어떻게 남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옛 인물들의 삶을 예시로 들어 거기서 깨닫도록 한다. 그러면서도 소제목에 '여우와 같이 살아라' 처럼 그 내용을 기억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도 기억하기 쉽게 되어 있다. 또 각 편마다 느껴지는 방향이 조금씩 달랐다. 예를 들어, 1부 '철학' 편에서는 '삶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서술돼 있는데, 내 삶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어떻게 판단하고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인가 생각해보게 되면서 위로와 힘이 되었다. 반면, 5부 '경제' 편에서는 실제로 경제와 돈에 대한 나의 생각과 실제를 비교하게 되면서 보다 냉철한 자세로 내가 재물을 대하는 방식, 경제를 파악하는 방식을 점검해보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전개가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 결국 '나'의 인생에 대입해 생각해볼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철학'편 니체의 삶의 태도인 '남의 운명에 자신을 맡기지 마라', 그리고 '예술'편에선 호크니의 '너의 삶도 예술이다', '정치' 편 공자의 '사람을 알려면 말하는 방식을 보라'가 정말 인상깊었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지식이나 기술을 전달해 주는 교양서가 아니라 저자가 수년 간 노력해서 파악한 여러 위인들, 인문학자들의 삶, 그리고 거기서 집약한 한 마디의 말로 우리 각자의 인생을 둘러싼 것들을 어떻게 수용하고 파악해야 할지 '길'을 알려주는 교양서라고 볼 수 있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위로도 되고, 혼란의 시대에 삶의 길잡이가 되어줄 수도 있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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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위한 교양 <어른의 교양>(21세기북스, 2021)
2021년 새해가 밝은지 두 달이 되어간다. 나이 한 살 더해지는 것에는 무덤덤하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나름의 안목과 주관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온갖 외부 환경으로 인해 편협한 생각을 하지는 않았나, 돌이켜본다. 하루에도 수도 없이 쏟아지는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야 할지 걱정이다. 거창하고 대단한 진리를 발견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삶의 균형을 잡고 진실을 말하려고 애써야 하지 않을까. <어른의 교양>은 인문학과 고전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나만의 생각과 행위를 이끌어내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생산해내는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생각의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덧붙이면서. 나 자신에 대한 깊은 관찰과 분석, 고민을 하며 새로운 것을 직접 만들어내야 하는 시대에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저자는 기술정책 학자로서 기술과 사회정책, 정치와 관련된 글을 쓰고 활동해왔다.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 5가지 개념으로 나눠 누구나 쉽게 인문학에 입문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이 책을 입문서로 두고 각 파트별로 지식을 확장해 독서를 한다면 더욱 풍부한 인문학 공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각 장마다 6명씩 총 30명의 대가들을 소개하며 인문학을 어떻게 삶에 적용할지 세심하게 알려준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철학,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예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역사, 사람의 마음을 얻는 정치, 인간의 심리로 부의 흐름을 읽는 경제를 배우고 익힐 수 있다. 목차 순로 읽는 것이 좋으나 독자의 취향에 따라 원하는 파트를 먼저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철학>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다 잘 될 거라고 애써 희망을 갖는 것은 몹시 위험하다. 진짜 불행에 닥쳤을 때 도저히 견디기 힘든 '멘붕'에 사로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인간은 낙관보다는 비관을 연습해야 한다. 환상에 도취되는 것보다는 건설적인 비관과 대비가 훨씬 건강하다. (p.27)
<예술> 우리는 삶의 진가를 얼마나 깊게 느끼고, 맛보고 있을까. 바쁘게만 사는 사이에 인생 자체가 훌륭한 예술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거대한 목표와 성과도 중요하지만, 찰나의 행복감과 기쁨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을 때 그림을 그리거나 가벼운 글을 써보면 어떨까. (p.69)
<역사> 우리는 히틀러 같은 유형의 독재자를 일상생활에서도 만날 수 있다. 독재자의 뇌는 이미 권력에 중독되어 올바른 방향을 판별하지 못한다. 제대로 된 일을 시키기보다는 자신의 영향력을 펼치기 위해 부하나 동료를 이용하는 데에만 주안점이 맞춰져 있다. 독재자형 인물들은 가끔 정신 상태가 걱정스러울 정도로 자아도취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p.144)
<정치> 훌륭한 말은 좋은 질문과도 연결된다. (중략) 꼭 무지해서 묻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생각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와 함께 합의를 얻어 가는 절차인 것이다. 또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예의 원칙에 복종시키는 행위가 '매사에 물음'이다. (p.166)
<경제> 기회보다는 손실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간의 본성을 가리켜 '손실 회피' 성향이라고 한다. 이 프레임은 협상을 할 때도 유용하다. 상대방이 내 제안에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그것을 택하지 않았을 때 입게 될 손해를 강조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안 사면 경쟁자에게 팔겠다든가, 그럴 경우 상대방보다 훨씬 뒤처질 것이라는 식으로 과장을 더하는 것이다. (p.207)
로마 제정 시대의 철학자 세네카는 살아가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봐 염려된다면, 차라리 '그 일이 벌어질 것'이라 미리 염두에 두라고 했다. 무조건적인 긍정의 태도보다 건강한 비관 능력을 키울 것을 강조했다.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침착하게 대처하고 평정을 유지하는 법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예술은 마치 특정한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분야 같지만 호크니의 생각은 달랐다. 예술은 절대 어렵지 않다면서 자기만의 예술 세계에 관심을 가졌다. 저마다의 인생은 멋지고 훌륭한 독창적인 예술로서 의미가 있으며 끊임없이 표현해야 한다고 느꼈다.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하는 사람만이 자기 역사를 말할 수 있다. 역사는 뛰어난 인물에서도 배움을 얻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히틀러를 통해 살면서 만나지 말아야 할, 피해야 할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경제 파트를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오래전 대학에서 투자행태론을 수강했던 기억이 났다. 사람이 주식 등 투자를 할 때 겪게 되는 심리에 관한 수업이었는데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어 신기했다.
요즘 유난히 떠오르는 생각들이 잘 정리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 '내가 잘 살고 있는가'라는 삶의 방향이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까지 했다. 최근 인문학 책을 읽고 사유하면서 혼란스러운 것들이 조금은 해결되어 가고 있다. 물론 한두 권의 책으로 얽힌 일이 잘 풀어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삶과 인생이 그렇게 쉬운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하나씩 쌓아올린 책 읽기가 나중에 앞으로 살면서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건 확신한다. 나만의 주관으로 생각을 키우고 올곧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본 포스팅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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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라고 다짐 해봤자 엄마라는 자리가 쉬이 자신을 찾기 힘든 현실에 놓여있었다.결국 다시 찾게 되는건 책이었다. 나의 부름에 손닿는 어디에서라도 나를 잡아주는 친구다. 한살 더 먹다보니 그저 그런 이야기들보다 지적 교양을 쌓고싶었던참에 정리 잘된 인문서를 집어들었다. 1부 철학-어떻게 남과 다르게 깨달을 것인가 2부 예술-어떻게남과 다르게 볼 것이니가 3부 역사-어떻게 남과 다르게 극복할 것인가 4부 정치-어떻게 남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 5부 경제-어떻게 남의 이익과 내 몫을 나눌 것인가 목차의 그 어느 한가지도 빼놓기 싫을 만큼 가득 담아낸 내용이지만 몸으로 하는 노동이 익숙한 아줌마에게 어렵지 않을까 책표지를 바라보며 한참을 걱정했다. 모든 식구가 잠든 밤 살며시 한걸음 떼어본다. 철학이라면 어렵고 딱딱하다는 생각이 박혀있고 사실 무슨소린지 모를때가 대부분이다.작가님의 언급한 책속의 모든 거장들중 모르는 이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친근한 이름을 발견했다.누군지 알기보단 들어봤던 익숙한 이름'니체' 니체는 자기 삶의 온전한 주인으로 살아가는 자 '디오니소스'라는 신에게 주목했다. 이성과 합리보다는 쾌락에 열중했던 그의 삶에서 배울것이 무엇일까 했지만 작가의 한줄에 아주 충분한 이해가 되었다. ----------------- 니체는 디오니소스의 자세에서 실마리를 찾는다.그는 엄청난 파괴와 몰락을 앞두고도 모든 과정을 삶의 한 장면들로 받아들인다. ---------p35----- 과거의 나의 잘못이나 부끄런 일들을 덮어버리고 싶은게 인간이다. 나또한 모든 과거를 싸그리 지워버리고 지금을 열심히사는 현실이 내 인생의 전부인듯 드러냈다.그러다 문득 두드리는 과거의 일들로 현실이 흔들릴때가 있다.그럴때마다 전보다 조금은 이성적이고, 피하기보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 노력했던건 전부 책속에서 발견한 보물이었다. 철학자인 니체의 메세지를 작가의 풀이로 읽어내니 쉬웠다고 하지만 그 한줄 한줄 눈에 담아낼때마다 자꾸 질문을 하게된다. 책을 읽을수록 나에게 생긴 버릇.바로 나자신에게 물어보게 된다는 것이다. 책띠지에 쓰여있던<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나를 바꾸는 일이다> 그 말에 몇번이고 끄덕인 나였다. 거세를 당하면서도 기록을 위해 참아야 했다던 사마천의 이야기를 보면서 역사의 중요성도 알게 되었지만 한편으로 나의 역사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어쩌면 골아픈 옛이야기 같지만 결코 삶과 별거인 내용이 없었다. 한줄 한줄 눈으로 담고 쓰길 좋아하는 나는 내용을 놓칠까 집중했다. 나보다 먼저 인생을 살았던 거장들이 지금의 나에게 중요한 메세지만 던져놓은듯한 내용들에 자꾸 나태해지는 나 자신을 찔러본다. 풍족한 삶은 아니더라도 풍부한 지식으로 자신을 키울수있는 잠시의 시간들이 소중한 가치를 만들어준 또하나의 책. 바라보는 관점은 다를수 있으나 나에게 많은 질문으로 나자신을 기록할수 있게 만들어준 삶을 위한 책이였다. 자신을 보듬고 삶에 기운을 불어넣고 싶다면 기필코 읽어보길 추천하고싶은 책이다. #인문학 #천영준 #어른의교양 #21세기북스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 #실전인문학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어른의 교양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천영준 기술정책학자. 현재 기업의 홍보와 위기관리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기술과 사회정책 그리고 정치와 관련된 글을 쓰고 활동해왔다.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 및 교육학(학사), 정보산업공학(석사), 과학기술정책(박사)을 전공하고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주로 빅 데이터, 디지털 경제, 조직 혁신 등을 주제로 《기술 예측과 사회 변화(Technological Forecasting and Social Change)》 《개인 및 유비쿼터스 컴퓨팅(Personal and Ubiquitous Computing)》과 같은 국제 저널에 논문을 발표해왔다.
[예스24 제공]
작년 한해 아이들이 대면수업을 몇 번 하지도 못하고 집에서 공부하는 시간을 대부분 보냈다.
급변하는 시대에 바이러스로 인해 인류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삶의 형태가 전보다 많이 달라져 있으며 교육도 유속이 빠른 흐름 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 해야 할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는 한해를 보냈었다.
시장 경제 역시 플랫폼 시대에 노동력이 감소되고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람들도 많아지게 되니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많아진다.
어른으로서 살아가지만 시대의 조류를 읽고 살아가는 것에 어둡다보니 이 책에 담은 철학과 예술, 역사와 정치, 경제의 다방면의 지적 논리들이 나에겐 꼭 챙겨 먹어야 할 필수 영양소처럼 느껴졌다.
지적 세계로 나아가는 길을 여러 경험을 통해 얻기 힘든 요즘의 때이기에 더없이 책을 붙들게 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많아진다.
이 책은 대학시절 교양서로 공부했던 좁은 소견을 나이 들어 좀 더 자유롭고 풍부하게 접할 수 있는 넓은 시야를 확보해준다.
지적 세계를 확장 시킬 수 있는 좋은 도구로서 그 역할에 충실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일이 없으면 갑자기 우울해진다거나 그 순간을 견딜 길이 없어 먹는 것, 사는 것, 입는 것으로 순간의 허무를 속이려는 사람이 많다. 그럴 때 우리는 잠깐 멈추어서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작은 것에 감사할 줄 모르는 것은 아닌지. 지금 숨 쉬고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잠재력이 발휘되고 있다는 것을 잊은 것은 아닌지. 불만족과 인지 부조화로 괴로워하기에 '지금, 여기'는 너무나 소중하다. p46
작은 것에 집중하는 감정을 소중히 생각하는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잔잔한 기쁨을 누리고 모든 순간에 감사를 나누는 것을 지향한다.
작지만 본질적인 인연에 집중하는 삶을 중요시했다.
젊은 이들을 향해서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젊음 또한 지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삶의 활력을 상실시키면서까지 좀먹는 지나친 경쟁 사회속에서 찌들어가는 마음의 쇠락이 과연 얼마나 중요할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인생의 즐거움을 위해 수단으로 집착하는 이들이 많다.
사실 즉각적인 보상이나 사유를 채우다보면 잠시나마 내재되어 있던 고통을 잊을 수 있어 그러는 편이다.
나조차도 그런 쾌락을 나름 즐기며 산다고 본다.
현실에서 얻을 수 없는 기쁨을 좋아하는 물건을 사서 모으며 그 순간이 지나면 허탈한 기분이 남겠지만 잠깐의 만족을 위해 이에 집착하며 사는 꼴이 우스워보이지만 그런 허상 속에 갇혀산다.
불만족한 상태로 영원히 해결될 수 없는 불안정함을 안고서 허무를 속이려 사는 이들이 반드시 한번쯤은 멈춰 생각해야 할 문제.
'지금, 여기'
나에게도 그런 작고 소중한 것을 보듬고 살아갈 울림과 떨림을 잊고 살았던게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작은 것에 집중하는 에피쿠로스의 철학 속에 담겨진 작은 의미를 품고서 말이다.
우리는 삶의 진가를 얼마나 깊게 느끼고, 맛보고 있을까. 바쁘게만 사는 사이에 인생 자체가 훌륭한 예술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거대한 목표와 성과도 중요하지만, 찰나의 행복과 기쁨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을 때 그림을 그리거나 가벼운 글을 써보면 어떨까. p69
'예술은 절대 어렵지 않다'고 말한 화가 호크니.
당시 유럽 예술계에선 심오한 추상 미술이 유행하고 있음에도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예술을 고집하던 그였다.
캔버스에 채운 그림은 물론이고 사진 역시 예술의 범주에 포함하여 다채롭게 무한한 스토리를 담아내는 화가였다.
만년에 접어 들어서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도구의 확장이 거침없으면서도 참 그답게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예술을 보여주는 걸 보면 두려울게 없는 대담함이 부럽기도 했다.
내 삶은 뭔가 표현하기를 금기시하고 스스로를 고립되게 만드는 좁은 사고의 틀 안에 갇혀놓고서 너무 괴롭히고 살았던게 아닌가 싶었다.
삶의 흐름을 의식에 맡기고 마음껏 표현하는 예술적 행위가 얼마나 멋진 일인지 좀 더 허용할 수 있는 경계를 허무는 마음이 호크니를 보며 느꼈던 생각들이다.
어떤 거대한 목표 설정과 결과치를 생각지 않고도 내가 표현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맘껏 허용하고 즐길 수 있는 기록들이 알을 까고 나올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적어도 내 삶에 대한 가치들을 소중히 평가하고 나 자체가 훌륭한 매체가 될 수 있음을 자신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여전히도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렵고 어설프다.
책을 보면서 지적인 욕구를 채우고자 하지만 자라지 못하고 있는 아집과 생각들이 잘 다듬어지지 않아 애를 먹는다.
그렇지만 말과 글이 주는 가치와 이로움을 알기에 항상 가까이 두고 싶다.
읽다만 <군주론> 책을 다시 펴면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힘을 배워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