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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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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 들었던 프랑스 문학 수업에서 ‘모녀의 관계’를 깊이 연구하거나 성찰한 내용을 담은 문학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교수님이 하셨다. 요즘이야 워낙 글도 많고 표현의 자유도 거침이 없다보니 ‘엄마와 딸’에 대한 드라마나 책들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장담하건데 엘레나 페란테의 이 ‘성가신 사랑’만큼 바다속에서 갓 건져올려 떠버린 회같은 날것의 감정으로 이 관계를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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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 들었던 프랑스 문학 수업에서 ‘모녀의 관계’를 깊이 연구하거나 성찰한 내용을 담은 문학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교수님이 하셨다. 요즘이야 워낙 글도 많고 표현의 자유도 거침이 없다보니 ‘엄마와 딸’에 대한 드라마나 책들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장담하건데 엘레나 페란테의 이 ‘성가신 사랑’만큼 바다속에서 갓 건져올려 떠버린 회같은 날것의 감정으로 이 관계를 표현한 글은 여태껏 보지 못했다.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시리즈 4부작이 나오기 전에 씌여진 ‘나쁜 사랑 3부작’중 첫번째인 ‘성가신 사랑’은 엄마에 대한 양가 감정으로 평생을 살아온 딸 ‘델리아’의 이야기. 델리아의 생일날 엄마가 강물에 빠져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되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이 되고, 델리아는 과거와 현재, 실제와 환상, 기억과 혼돈을 오가며 엄마의 삶을 더듬기 위해 엄마와 자신들의 가족이 살던 나폴리로 향한다.

델리아의 아버지는 미해군들이 고향에 두고온 어머니나 여동생 혹은 애인들의 빛바랜 사진을 생생하게 화폭 위에 복원시켜주는 화가이다. 그후에는, 거리 여자들의 누드를 그리거나 찍어내듯 싸구려 나폴리 해안의 그림을 그려서 시골 시장에서 팔리는 하찮은 그림들을 그려댔다. 델리아의 엄마 ‘아말리아’는 속된 말로 ‘화냥끼’가 있는 매력이 철철 넘치는 여자였다. 어린 시절부터 싱어 미싱을 돌리며 장갑을 만들다가, 후에는 부자들의 옷을 만들어주는 일을 했지만 정작 본인은 가난했기에 항상 오래된 속옷과 겉옷을 군데군데 기워입었다. 그렇게 헤지고 저렴한 옷일지라도 아말리아는 기가막히게 세련되고 멋지게 보이도록 옷을 입는 법을 잘 알고있었고, 그녀의 육체적인 매력은 젊을 때부터 나이가 들어서도 많은 남성들에게 어필하고는 했다.

아말리아의 남편은 그런 아내를 참지 못한다. 버스에서 길거리에서 아내가 추행을 당해도, 그것을 즐긴다고 생각하고 추행한 남자보다 부인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아말리아는 세 딸을 데리고 남편을 떠나 도망치게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 바로 장녀 ‘델리아’였음이 소설이 진행될 수록 드러나게 된다.

읽다보면, 속을 파버릴듯한 솔직한 내용에 나도 모르게 남몰래 긴장되기도하고, 너무 위악스러워서 마치 누가 내 가슴부분을 알코올 휴지로 박박 닦여 색감이 빠져 투명해져버린 꽃잎처럼 만들어버린 것 같다. 더 이상의 위장의 기술이 무력해지며 모든 것이 다 드러나는 상태.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엄마’에 대해 가져온 감정들을 곰곰히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사회적, 전통적, 인간적, 감정적인 가치들로 범벅이 되어 그렇게 만들어지도록 강요된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무조건적인 감정말고 진짜 내 마음 속에 피어올랐으나 억눌러야했던 여러 ‘감정’들을 떠올려본다.

세상의 모든 부모와 자식이 그 모든 비계살같은 쿠션감 좋은 두꺼운 기름을 제거하고나면 그와 같은 양가감정들을 공유한 채 살아가지 않을까.

델리아의 아버지를 보며 박완서님의 ‘나목’이 떠오르고, 엄마를 보며 ‘드레스 메이커’영화가 생각이났다. 우리가 어떤 실을 뽑기로 결정하고 옷을 만드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어떤 색의 물감으로 그림을 완성하느냐에 따라서 내가 만들어가는 삶의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어쩌면 작가는 우리가 부드러운 옷을 만들기로. 보기에 눈이 즐거운 색채로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 먹은 것을, 특별한 직조 기술이나 팔레트 위에서 환상의 색을 섞지 않은 채 날 것 그대로 철저하게 들여다보았다. 거칠지만 단단한 광목같은 실을 뽑아내고, 조악스러운 색감을 골라서 말이다.

이제는 외디우스 컴플렉스나 일렉트라 컴플렉스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델리아의 컴플렉스는 이 두가지로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그 동안 수면위로 드러내지 못하여 명명화되지 않았던 인간의 비밀스러운 감정의 베일이 조금씩 정체를 드러내는 것은 당황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반갑다.

아말리아와 델리아의 관계를 상징하는 물, 푸른 정장, 드레스 메이커, 화가, 속옷 가게, 나폴리와 로마 등등. 초기 작품을 어쩜 이렇게 민감한 감도로 면밀하게 채워넣었는지 엘레나 페란테는 아무튼 놀라운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처럼 우리 주변 사물과 현상을 이용해 비유와 상징을 매력적으로 풀어내서 난 페란테가 좋다.

YES마니아 : 골드 y********5 2023.02.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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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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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페란테의 소설은 나폴리 4부작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이야기에 매력을 느끼고 이제 나쁜 사랑 3부작을 시작해보려 합니다.너무나 여성스러운 표지에 실물로 보면 엄청난 매력을 지닌 색감의 표지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전자책으로는 크게 와닿지 않은 표지의 매력을 느끼지 못해 아쉽지만 가독성과 편의성이 우선이기에 전자책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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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페란테의 소설은 나폴리 4부작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이야기에 매력을 느끼고 이제 나쁜 사랑 3부작을 시작해보려 합니다.너무나 여성스러운 표지에 실물로 보면 엄청난 매력을 지닌 색감의 표지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전자책으로는 크게 와닿지 않은 표지의 매력을 느끼지 못해 아쉽지만 가독성과 편의성이 우선이기에 전자책을 선택했습니다. 또 어떠한 혼란스러운 사랑의 관계들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이벤트기간 리뷰를 써야 포인트를 얻을 수 있기에 읽기 전 선 기대평 리뷰 후  독서 후 리뷰 또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l*****1 2020.08.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