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르셋강요는 불편하지않으면서 있으나 마나 한 탈코르셋 강요(?)는 불편해? 그냥 변하기 싫다고 말해." " 코르셋만이 넘쳐나는 사회에서는 탈코를 외쳐도 결코 강요가 될 수 없다는 걸 왜 몰라. " " 넌 몰랐잖아. 코르셋이라는 것 자체를. 네 잘못 아냐. 잘못은 코르셋을 여자들의 위에 덮어놓고 모른 척 하고 있던 권력자들이 했지. " 사실 나는 완벽하게 탈코하지 못한 상태다. 이러한 상태에서 내가 탈코일기를 사서 읽는다는 건 내가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마음때문이다. 처음에는 내가 잃고싶지않았던 모든 코르셋들이 그저 '자기만족' 인 줄 알았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고 변하는 게 싫었고 잃기싫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페미니즘 관련글, 코르셋 관련글들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의문이 들었고 그다음에는 내 자신에게 화가났고 그다음으로는 변하고 싶었다. - 코르셋을 벗는 속도는 중요하지않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더 앞으로 가고싶다. 탙코일기는 가끔씩 흔들리는 나에게 좋은 채찍질을 해주는 책이 될 거 같다. (얼른 2권도 읽어야지..낄낄) |
탈코르셋은 편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이 있고, 그러니 나는 이 모습이 편하니까 나도 탈코르셋에 일조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해 편함은 그저 탈코르셋을 하면서 따라오는 부차적인 이득이라는 설명이 있다. 하지만 내게 있어 탈코르셋은 전혀 편함이 아니었다. 화장을 하는 것이 너무 귀찮아 순식간에 끝내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들여 10분만에 '외출용 얼굴'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나는 오히려 탈코르셋 후 매일 아침 머리를 감고 드라이기로 말리는 것을 더 불편하게 느낀다. 원피스 하나 훌렁 입으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비슷비슷하게 보이는 스타일의 옷을 달라보이도록 매치하고, 머리가 떡진 것처럼 보일 때 헤어밴드와 헤어핀으로 가리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어딘가에 잠시 기대면 머리가 망가져 금방 뻗치니까 꼿꼿하게 목을 고정하고, 기사 부리듯 나를 태우라고 종용하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직접 운전하기 위해 면허를 얻으려 기어를 잡는다. 내 외형이, 내 행동이, 그냥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멋대로 보고 멋대로 말하는 성차별주의자들은 금방 우리들을 일반화한다. 그래서 다양한 여성상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한 언행이 오해받아 오히려 일반화되어 우리에게는 거칠고 무례한 면밖에 없다고 일컬어진다. 기득권층에게는 2등 시민인 우리가 원래 쉽게 감상할 수 있는 노예였는데 반항하는 것으로밖에 이해하지 못하니까. 하지만 우리는 '감히' '남자가 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사회적 여성성을 내 외양에서 완전히 지웠을 뿐이다. 탈코르셋을 했다는 우리의 외양이 그렇게 보일 뿐이라면 뱀희의 말처럼 "남성들이 그동안 편하게 살았다는 것"일 테고 "이분법적 세뇌에서 못 벗어난 것"이다. 어째서 똑같은 얼굴인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의 차이점이 속눈썹과 리본과 치마란 말인가. 과거 우리들은 그 속눈썹과 리본과 치마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로드샵과 사이트의 후기를 찾아 헤매야 했는가. 나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였기에 1시간 동안 겨우 해냈던 어설픈 속눈썹 세우기, 리본 묶기, 치마 고르기를 10분만에 깔끔하게 해낼 수 있게 되었느냔 말이다. 똑같은 한인임에도 어째서 특정 성별만 몇몇 방향의 예뻐지는 선택지를 고르도록 크고 다른 성별은 그대로 제멋대로 크냔 말이다. 분명히 말했지만 나는 탈코르셋 후 오히려 훨씬 많이 공부하고 훨씬 견디기 불편하며 훨씬 힘들게 세상을 살고 있다. 만연한 핍박을 명명하고 촘촘한 사슬의 굴레에서 도망치고 나를 정면으로 들이받는 두터운 혐오를 벗어나는 것은 외로운 울분을 낳는다. 하지만 나는 이제야 드디어 내가 살고 있다는 감각을 온몸으로 느낀다. 가벼운 두피,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는 흉곽, 먹고 싶은 것을 목청껏 외칠 수 있는 위장, 헐렁한 밑위 길이를 가진 바지, 더 이상은 피딱지가 앉을 일 없이 흉터로만 남아있는 발뒤꿈치. 그 편함들은 이 불편함에 맞선 후에야 진심으로 다가온다. 그 편함들이 이 불편함에 맞서기에 아깝지 않은 값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편함이 전부일 날을 바라며 이 불편함을 모두 없애고자 이렇게 산다. 내 삶 안에 그 편함이 전부일 날이 오지 않더라도, 미래를 사는 우리들의 삶에는 그 편함만 있기를 바라니까. 우리에게 오늘만 살겠느냐고, 내일을 없애버리겠다는 협박은 우리에게 죽음의 공포를 줄 수는 있어도 결코 완전한 위협은 될 수 없다. 어차피 과거의 우리도 언젠가는 모두 우리가 되어 함께 미래의 우리를 살게 할 테니까. |
작가1님은 이거 말고 다른 만화 보고 먼저 알게 되었는데 탈코일기는 책이 나와있길래 샀습니다. 정말 재미있고 쉬워요. 탈고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도 하나씩 천천히 이해가 가고 거부감을 하나씩 떨굴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그 때 봤던 만화가 더 좋긴 하지만 정말 쉽고 이제 막 탈코한 사람과 이미 한 사람, 아직 하지 않은 사람이 나와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정말 좋습니다. 입장이 각기 다른 사람이 나오기 때문에 이입할 수 있는 대상이 한 명씩은 있으니까 좋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어요! |
페미니즘 만화 탈코일기 1권입니다. 탈코르셋이라는 운동이 한국에 번지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탈코의 의미가 중구난방이던 시점에 좋은 구심점이 되어 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담스럽지 않게 말하면서도 단호한 관점 그리고 구체적이고 힘있는 묘사가 훌륭합니다. 자유주의와 페미니즘을 헷갈리는 사람이 아직도 많은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
탈코한 사람으로서 인상 깊었습니다. 탈코하지 않은 사람들이 메인이 아닌 세상에 있을 때 쓸쓸함을 느끼곤 합니다. 최근에는 특히 졸업식 시즌이라서 화장하고 미용실 가서 드라이하고 치마를 입고 구두를 신는 등 코르셋 엄청 조이면서 예쁘게 찍어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그때는 진심으로 갑갑합니다. 그럼에도 탈코한 동료들이 있기에 책에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
탈코일기 1 권 리뷰입니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여자라면 다 읽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특히 탈코르셋을 어려워 하는 사람이나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 같아요. 이야기속에 탈코르셋을 왜 해야하고 안한 사람의 삶이 어떤지를 절실히 보여주네요. 그림으로 전달해서 그런지 딱딱한 글보다도 읽기 편하고, 이미지로써 머릿속에 각인되는 점도 더 한거 같아요. |
코르셋이 어떻게 여성을 억압하는지를 다층적으로 다룬 만화다. 탈코르셋에 대한 담론을 글로는 많이 접했었는데, 글로 읽었을 때 와닫지 않던 부분이 이미지적으로 다가오니 단번에 공감되는 경험을 했다. 우리는 언제나 경험해 왔던 부분이라 어쩌면 이해보다 공감이 빠를지 모른다. 우리나라 여자들이 모두 한번씩 읽어봤으면 한다. 결국 코르셋을 벗게 되는 여성들의 성장서사라 보면서 마음이 벅찼다. |
여성들을 억압하는 '코르셋'을 벗어던지고 사회로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네요. 화장 다이어트 성형 등등...나 자신의 만족이 아닌 '보여지는 나'의 가치에 만족을 얻지 말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일의 중요함!가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자신이 타인에 의해 강요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음을 깨달은 주인공 '뱀희'가 친구 '로아'와 갈등을 겪으며 새로운 동지 '수리'와 친해지기 까지의 과정이 주된 내용인데, 음... 애초에 '코르셋'의 영역에 들어간 적이 없어서 그런지 크게 공감이 되진 않았지만(저는 존재 자체로 남들을 탈코 하게 만드는 중입니다...) 방황중인 분들이 읽기 좋은 책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