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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결국 같은 길을 가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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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8년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다. 친숙한 편의점이 배경이고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의 이야기다. 특이하게 에필로그가〈편의점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는 편지글 형식인데, ‘인간’이 되게 해 준 편의점을 향한 애정 편지다. 어쩌면 작가의 마음을 김춘수 작〈꽃〉이라는 시로 나타낼 수 있을 거 같다. ‘편의점이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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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8년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다. 친숙한 편의점이 배경이고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의 이야기다. 특이하게 에필로그가〈편의점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는 편지글 형식인데, ‘인간’이 되게 해 준 편의점을 향한 애정 편지다. 어쩌면 작가의 마음을 김춘수 작〈꽃〉이라는 시로 나타낼 수 있을 거 같다. ‘편의점이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녀는 다만 하나의 생물에 지나지 않았다. 편의점이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녀는 편의점에게로 와서 인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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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신이 나를 인간으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부록 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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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후루쿠라(36세, 여)는 어린 시절 사회성이 떨어지는 자신을 인식한 후 자아를 감추고 조용히 살아간다. 대학생 때 편의점 알바를 시작하여 현재까지 18년 근속이다. 성실한 일 처리, 원만한 동료 관계, 점장의 신뢰를 얻은 덕분에 ‘정상’ ‘인간’으로 인정받고 살아갈 수 있으매 안도한다. 하지만 삼십 대 중반이 되면서 달라진 세상의 시선을 느낀다. 모두 취업, 연애, 결혼 등에 관해 묻는다. ‘정상’ ‘인간’이 되는 기준을 다시 제시하는 듯하다. 기준 미충족 시 ‘생물’ ‘이물질’이 된다. 그런데 찐 생물이자 이물질인 시리하(35세, 남)가 등장한다. 투덜이 스머프에 불성실 캐릭터다. 편의점 알바도 얼마 못 가 잘린다. ‘정상’ 유지가 절실한 후루쿠라와 갈 곳 없는 시리하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비정상’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취업 면접을 보러가던 후루쿠라는 우연히 들른 편의점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깨닫게 되고 다시 편의점에서 일하게 됨을 암시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주인공은 어릴 적 보인 이상 행동들로 인해 자칫 고립된 삶을 살 수도 있었겠지만, 무사히 청소년기를 보내고 성인이 된다. 그리고 편의점 알바를 시작하면서 정상 인간이 되려고 애쓰며 생활한다. 여기서 작가는 ‘정상’의 기준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주어진 매뉴얼을 잘 따르고, 동료와 친구들과 상통하며, 일과 직장에 우선순위를 맞추는 걸까? 그리고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취업, 연애, 결혼을 해야 정상이 되는 걸까?

사회가 성숙해짐에 따라 다양한 생활 방식을 존중한다고는 하지만 사회집단이 개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렇지 않은 거 같다. 열심히 사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보통 사람’으로 취급받으려면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그 기준은 주식 상한가 따라잡기처럼 쉽지 않다. 현대 사회를 대표하는 키워드인 ‘저성장’, ‘불확실성’이 말해주듯 개인이 노력해서 이룰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고, 운도 따라야 하며, 부모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전망 좋은 직장을 구하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며, 돈을 모아 내 집을 장만하는 여정은 매우 고되고 험난하다.

경직된 기준으로는 정상과 비정상, 쓸모와 무쓸모를 판단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각자 처한 환경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작품의 끝부분에서 주인공이 편의점으로 다시 돌아가는 설정을 한 작가의 마음 또한 다르지 않으리라. ‘우린 결국 ‘행복 찾기’ 본능에 따라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자 생물이다.‘

c*****0 2024.11.20. 신고 공감 1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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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신경 안 쓴 리뷰 (31) 편의점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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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은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손님이 들어오는 차임벨소리에, 가게 안을 흐르는 유선방송에서 신상품을 소개하는 아이들의 목소리. 점원들이 부르는 소리, 바코드를 스캔하는 소리. 바구니에 물건 넣는 소리, 빵 봉지 쥐는 소리, 가게 안을 돌아다니는 하이힐 소리. 이 모든 소리들의 뒤섞여 '편의점의 소리'가 되어 내 고막에 거침없이 와 닿는다.- 본문 중에서 - 편의점을 자주 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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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은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손님이 들어오는 차임벨소리에, 가게 안을 흐르는 유선방송에서 신상품을 소개하는 아이들의 목소리. 점원들이 부르는 소리, 바코드를 스캔하는 소리. 바구니에 물건 넣는 소리, 빵 봉지 쥐는 소리, 가게 안을 돌아다니는 하이힐 소리. 이 모든 소리들의 뒤섞여 '편의점의 소리'가 되어 내 고막에 거침없이 와 닿는다.

- 본문 중에서 -

 

편의점을 자주 애용한다. 간단하게 한끼 먹을 때도 좋고, 뜨거운 물만 넣으면 되는 1회용 국을 구할 수도 있다. 어떤 편의점은 닭다라, 닭날개 등을 팔기도 한다. 떄로는 보는 신문으로 신문구독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때, 안본 신문 중 하나를 고르기도 한다. 이제는 예전에 흔하게 보였던 조그마한 수퍼마켓은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 자리에는 대형마트나 편의점이 들어섰다.

 

그렇게 변해간 세월은 축복일까, 슬픔일까. 편의점인간이란 말에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을까. 무엇이든 되는 편리한 인간? 아니면, 어떤 경우에도 이용해 먹을 수 있는 로봇 같은 인간? 그 어느 쪽도 아닐까. 편의점 인간, 그리 길지도 않고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재미도 있을 것 같고.

 

람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것은 좋은데, 나를 싫어하면서 이용만 하려는 사람들에게  이용 당하는 멍청한 사람이 되고 싶진 않으니...

h******o 2019.04.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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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무라타 사야카]"이곳은 강제로 정상화되는 곳이다. 이물질은 바로 배제된다. (p.78)"
"[편의점 인간-무라타 사야카]"이곳은 강제로 정상화되는 곳이다. 이물질은 바로 배제된다. (p.78)"" 내용보기
ㅡㅡ;;;; 책을 읽은 기분을 표현하자면, 저 이모티콘 이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소설을 읽으며 이런 느낌은 오랜만이다.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기괴한 듯 하지만 묘하게 계속 읽게 되는, 하지만 전혀 유쾌하지 않고 찜찜한 기분. 소설을 읽고나서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는데, 주인공은 싸이코패스 기질이 다분해 보인다. 그래서 일까. '정상'인
"[편의점 인간-무라타 사야카]"이곳은 강제로 정상화되는 곳이다. 이물질은 바로 배제된다. (p.78)"" 내용보기

ㅡㅡ;;;;


 책을 읽은 기분을 표현하자면, 저 이모티콘 이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소설을 읽으며 이런 느낌은 오랜만이다.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기괴한 듯 하지만 묘하게 계속 읽게 되는, 하지만 전혀 유쾌하지 않고 찜찜한 기분. 소설을 읽고나서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는데, 주인공은 싸이코패스 기질이 다분해 보인다. 그래서 일까. '정상'인 척 살아가기 위해 애쓰지만, 그녀는 '정상'이라는 범주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직 편의점과 편의점의 세계만이 본인에게 '정상'의 느낌을 준다. '점원'이라는 주어진 역할극에 충실하며, 같은 편의점에서 꾸준하게 일한다. 이 기괴한 주인공과 정신나간 사하라의 괴변을 보며 과연 '정상'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도달한다. 

"모든 사람 속에 있는 '보통 인간'이라는 가공의 생물을 연기하는 거예요.(p.114)"

 일은 우리의 또 다른 정체성이다. 더불어 나를 규제한다. 주인공은 편의점에 최적화하고 살아간다. 모든 생체리듬부터 일상의 기본 생각까지, 자신에게 있어 편의점 이외의 이물질은 배제한다. 편의점은 주인공 그 자체다. 그러나 소설에 나오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정상이라 칭하는 이들도 다르지 않다. 보수나 지위가 다르고 사람들의 인식이 다를 뿐 근본적으로 자발적 노예임에는 다름 없다. 그들 역시 '일'에, '사회'에, '시선'에 규정 당하고 연기한다. 세상은 진보했다지만 '사하라'의 말처럼 조몬시대로부터 바뀐 것은 없다. 똑같이 누군가는 사냥해야하고, 누군가는 돌봄의 영역을 담당해야 한다. 그렇게 무리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최소한 주어진 임무를 평범한 척 연기해야 한다. 남들처럼 행동하려고 애써야 한다. 탈선하는 순간 우리는 타인들에게 신호를 주는 셈이다. 흙발인 채 내 맘속을 마음껏 밟고 다녀되 된다는. 소설 내 표현을 빌려 내 인생을 '강간'당하게 되는 셈이다. 내가 하는 일이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남들이 그럴 권리는 전혀 없다. 

 우리는 편의점으로 대표되는 표백된 세상을 살고 있다. 편의점은 동네의 오래된 구멍가게와 다르다. 메뉴얼에 따라 정해진 대로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경제적 행위를 치른다. 어머님이 어떻고 아버님이 어떠신지 묻지 않는다. 익명화된 도시에 가장 적합하다. '점원' 역시 마찬가지다. "이곳은 강제로 정상화되는 곳이다. 이물질은 바로 배제된다. (p.78)" 그렇게 효율과 합리로 움직인다. 24시간 "줄곧 있긴 하지만 조금씩 교체되고 있다. (p.70)" 물건도, 사람도. 편의점에서는 저마다 정해진 자리가 있다. 점원도, 물건도. 그렇다면 이런 편의점 사회에서 나의 자리는 어디일까. 내 자리가 어디인지 몰라 해메일지라도, 누군가 나를 흙발로 밟고 다녀도 괜찮다는 걸까. 일본과 한국을 비교해본다. '사하라'의 괴변을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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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투도 누군가에게 전염(p.40)되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전염하면서 인간임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p.41

언제나 계속 돌아가는, 확고하게 정상적인 세계. 나는 빛으로 가득 찬 이 상자 속 세계를 믿고 있다. p.46

'좋든 나쁘든, 어쨌든 간에 점원으로서 가게에 존재한다'는 것이 아주 달갑게 여겨지는 경우가 있다. p.60

점장도, 점원도, 나무젓가락도, 숟가락도, 제복도, 동전도, 바코드가 찍힌 우유와 달걀도, 그것을 넣는 비닐봉지도, 가게를 오픈했을 당시의 것은 이제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줄곧 있긴 하지만 조금씩 교체되고 있다. p.70

이상한 사람한테는 흙발로 쳐들어와 그 원인을 규명할 권리가 있다고 다들 생각한다. 나한테는 그게 민폐였고, 그 오만한 태도가 성가시게 느껴졌다. p.74

이곳은 강제로 정상화되는 곳이다. 이물질은 바로 배제된다. p.78

내가 보기에 차별하는 사람은 두 종류가 있다. 한 부류는 차별에 대한 충동이나 욕망을 자기 내면에 지니고 있지만, 또 한 부류는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여 아(p.85)무 생각 없이 되는대로 차별 용어를 연발할 뿐이다. p.86

정상 세계는 대단히 강제적이라서 이물질은 조용히 삭제된다. 정통을 따르지 않는 인간은 처리된다. p.101

"모든 사람 속에 있는 '보통 인간'이라는 가공의 생물을 연기하는 거예요. 저 편의점에서 모두 '점원'이라는 가공의 생물을 연기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p.114

"이것 봐요. 무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간에게 프라이버시 따위는 없습니다. 모두 얼마든지 흙발로 밀고 들어와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거나 사냥하러 가서 돈을 벌어 오거나, 둘 중 하나의 형태로 무리에 기여하지 않는 인간은 이단자예요. 그래서 무리에 속한 놈들은 얼마든지 간섭하죠." p.127

당신은 내 인생에서 유일한, 흔들리지 않는 '정상'이었습니다. p.197

YES마니아 : 로얄 s*******1 2018.10.2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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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으로 읽고 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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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기도 많이 사지만, 내가 읽는 책의 50%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오늘도 도서관을 한 바퀴 돌면서 읽을만한 책을 찾았는데 나의 레이더에 걸린 책이 "편의점 인간"이었다. 언젠가 광고를 통해서 본 듯, 책 제목이 낯익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상점들이 지나치게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고, 주말에도 쉬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은 나는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이야 말로 자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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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기도 많이 사지만, 내가 읽는 책의 50%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오늘도 도서관을 한 바퀴 돌면서 읽을만한 책을 찾았는데 나의 레이더에 걸린 책이 "편의점 인간"이었다. 언젠가 광고를 통해서 본 듯, 책 제목이 낯익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상점들이 지나치게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고, 주말에도 쉬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은 나는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이야 말로 자본주의체제를 그대로 보여 주는 산물이라 생각한다. 소비자가 조금만 계획적으로 소비한다면 24시간 영업하는 가계는 필요치 않을 것이고 밤 세우는 사람도 없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의 주장은 또 하나의 일자리를 없애는 일이라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24시간 편의점은 없어졌으면 좋겠다.
이렇게 편의점에 대해 불만이 많은 나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상당히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책 날개에 있는 작가 소개를 읽어보니 작가 "무라타 사야카"가 실제로 취업하지 않고 18년동안 편의점에서 알바를 했다고 한다. 알바를 하며 틈틈이 소설을 썼다고 하니 이 작품은 작가의 산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b*******2 2018.04.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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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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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왔을 때 부터 관심을 두었던 책인데 이제서야 제대로 읽었다. 사실 일본문학에 대한 관심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아쿠타카와 류노스케가 어떤 위치인지는 알고 있고, 그의 이름을 딴 문학상이 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만 어떤 작품이 문학상을 받았다더라, 누구의 추천을 받았다더라 하는 홍보 문구를 보면 어찌 되었든 재미는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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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왔을 때 부터 관심을 두었던 책인데 이제서야 제대로 읽었다. 사실 일본문학에 대한 관심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아쿠타카와 류노스케가 어떤 위치인지는 알고 있고, 그의 이름을 딴 문학상이 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만 어떤 작품이 문학상을 받았다더라, 누구의 추천을 받았다더라 하는 홍보 문구를 보면 어찌 되었든 재미는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 소재가 특이하다거나, 작가가 독특하다거나 하면 더 궁금하고... 그래서 무라타 사야카의 《편의점 인간》이 출간되었을 때부터 쭉 읽으려고 했었다. 작가가 18년 동안 편의점에서 일한 경험을 잘 녹여냈다는 추천사를 보았기 때문이다. 18년 동안 한 직종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니...


예전에 일본 소설과 프랑스 영화가 살짝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서로 죽고 못사는 관계(?) 때문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약간 난해한 스타일로 끝을 낸다고 해야 할까? 프랑스 영화와는 달리 일본 영화나 소설은 그렇다고 완전히 절벽 엔딩이라 말하긴 뭐하고, 그렇다고 오픈 엔딩인 것도 아니다. 무언가 이야기가 이어질 듯하면서 끝나는데 이게 약간 '그래 오늘은 그렇게 흘러가고 내일은 비슷할 것이지만 어찌 됐든 그런 거야' 이런 식으로... 희망을 담은 메시지도 아니고 현재를 아주 비난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쩔 수 없이 시류에 몸을 맡긴다는 느낌? 약간 그쪽 문화 특유의 분위기 때문인 듯도 하다. 어쨌든 《편의점 인간》의 엔딩은 그런 가운데에서 조금은 더 주체적으로 느껴진다는게 특이했다.


주인공 후루쿠라 게이코는 어릴 때부터, 주변의 판단에 따르면 정상의 범주를 벗어난 아이였다. 친구들이 다투는 것을 말린답시고 뒤에서 삽으로 머리를 내리친다던가 한다. 나는 가장 합리적인 일을 한 거였어요. 학교에서 마구 화를 내는 선생님을 진정시킨다고 선생님의 치마와 속옷을 한꺼번에 내려버린다.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어머니가 사과를 한다. 게이코 본인은 이렇게 말한다. 텔레비전에서 보니, 어떤 여자가 마구 화를 낼 때 치마와 속옷을 내려 버리니 더 이상 소리를 지르지 않더라고요. 가족은 게이코를 데리고 병원이나 상담에 참여해보지만 그리 나아지는 구석이 없다. 그나마 게이코가 손이 덜 가고, 스스로 앞가림을 하게 된 것은 스스로가 편의점 인간으로 태어났다고 생각한 후 부터다.


게이코의 대학 시절, 우연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이게 적성에 맞았던 것이다. 프로토콜이 있고 거기에 따르기만 하면 되니까 게이코에겐 쉬웠다. 누군가를 흉내내는 것도 잘 했다. 그래서 직장 동료 중 괜찮은 사람의 캐릭터 몇몇을 교묘히 섞어 자신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이야기 하니, 사기꾼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는데... 게이코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일종의 사회화 과정을 거친 것이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따라 사고 포장도 잘 하니 그 사람이랑은 공통 관심사가 생기고... 또 편의점 특성상 직원이 자주 바뀌니 이상할 것도 없었다. 저 사람이 설마 나를 따라하겠어? 싶었을 것이다. 게다가 작업이 익숙해지니 일도 척척해내지, 교본에서 나올 법한 말투와 자세이니.


하지만 이것도 피상적인 관계로 이루어진 일터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으니, 가족이나 친구들은 게이코를 딱하게 생각한다. 그렇다고 게이코의 인생에 아주 끼어들지는 않는데 책임을 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시라하라는 남자가 등장한다. 불평불만에 현실도피, 무책임한 남자. 시라하는 여성 고객들을 스토킹하고 나태한 자세를 일관하다 편의점에서 해고된다. 게이코는 우연히 시라하를 만나 동거를 제안한다. 그를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에서 바라는 어떤 이상적인 이미지를 위해 서로의 이득을 취하자는 것이었다. 시라하는 갈 곳이 없는 상황이었고 게이코는 그를 일종의 반려동물처럼 생각했었던 것 같다. 게다가 게이코의 사고방식도 보통이 아니었기 때문에... 시라하는 기둥 서방이 되지만 이 관계도 좀 오묘해진다.


게이코가 혼자일 때는 딱하게 생각할 정도이지 큰 간섭이 없던 사람들이, 그의 인생에 남자가 하나 생긴 것으로 아주 달라진다. 거의 인생계획까지 세워주고 시라하를 물고 씹고 뜯기 바쁘다. 게이코는 어리둥절하지만 한편으론 식구가 늘었기 때문에 의욕적인 생활을 하게 되는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갑자기 편의점을 그만두게 된다. 시라하의 가족이 찾아와 한바탕 퍼붓고 간 뒤로, 시라하는 게이코의 인생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게이코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정규직이 되어 자신을 부양하게 한다는 장대한 계획이다. 게이코 역시 그가 일종의 프로토콜을 제시했기 때문에 따르긴 하지만 그 행동이, 자신이 '편의점 인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게이코의 말에 따르면, 편의점이 자신에게 말을 걸었단다.


이 책을 소개할 때, 번역가가 '편의점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했던 것 같다. 무라타 사야카는 진짜 러브레터를 이 책 마지막에 실어 놨다. 편의점을 의인화하여서 말이다. 한때 우리 나라에서는 일본에 프리터(아르바이트 만으로 생활하는 사람)가 많다는 이야기에, 최저 임금이 높아서 그래도 생활이 가능하다며 대단하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실제 일본의 프리터들은 아르바이트를 여러 개 하느라 바쁘고, 프리터를 하게 된 이유도 사회초년생의 임금이 아르바이트로 받는 임금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며 애초에 취업난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사회 내에서도 프리터라고 하면 좋은 이미지는 아니다. 무라타 사야카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 분위기가 요즘과는 다르긴 하겠지만...


소설 속에서 게이코가 주변 사람들에게 듣는 걱정을 빙자한 참견들은 작가 역시 익히 들었던 이야기들일 것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글을 써 온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회가 무어라 하건 자신의 인생을 좋아한다고 해야 할까?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 온 긴 시간들을 시간 낭비였다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점도 글에서 느껴졌다. 결국 후루쿠라 게이코라는 인물은, 사회성이 떨어지고 능력도 부족하다는 프리터족에 대한 이미지를 그대로 옮김과 동시에 사회상을 비꼬는 것이다. 게이코가 사회가 바라는 길을 가려다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더 잘 어울리고 또 잘 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게 한다는 점에서... 작가가 자신의 인생을 변호하고 또 한편으론 자랑스러이 여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엔딩이 살짝 프랑스 영화스럽다. 마음에 든다.

e***a 2018.10.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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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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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내용이 생각했던거랑 좀 다른듯해서 당황했었는데가볍게 읽기 좋은거 같아요현실적이기도 하면서 주인공의 삶을 생각하고나의 직업과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요즘 편의점이 많이 생기고 최저임금이다 뭐다해서 말이 많지만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고 직업 의식을 갖는다면 어떤 직업이든 중요한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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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내용이 생각했던거랑 좀 다른듯해서 당황했었는데
가볍게 읽기 좋은거 같아요
현실적이기도 하면서 주인공의 삶을 생각하고
나의 직업과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요즘 편의점이 많이 생기고 최저임금이다 뭐다해서 말이 많지만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고 직업 의식을 갖는다면 어떤 직업이든 중요한거 같아요

s*******r 2018.09.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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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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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줄거리 나... 다른사람에게 공감하지 못하지만 도덕성은 높은 여자가편의점에서 18년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른사람의 흉내를 내는데 , 왜 너는 연애는 안하고 아르바이트 만 하냐는 말을 자주듣게 되자,작업걸고 스토킹 하고 놀려고만하다 쫓겨난 -내가 인기없는건 세상이 나빠 ! 하는 남자를 키우기로 하는데,  그것을 본 다른사람들이 그나마 안심하는 모습을 보고 ,두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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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줄거리 나...

 

다른사람에게 공감하지 못하지만 도덕성은 높은 여자가

편의점에서 18년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른사람의 흉내를 내는데 ,

 

왜 너는 연애는 안하고 아르바이트 만 하냐는 말을 자주듣게 되자,

작업걸고 스토킹 하고 놀려고만하다 쫓겨난

-내가 인기없는건 세상이 나빠 ! 하는 남자를 키우기로 하는데, 

 

그것을 본 다른사람들이 그나마 안심하는 모습을 보고 ,

두사람이 동거한다는 말을 들은 다른 점원들이거기에만 관심을 갖는것을 보고,

동거남이 직장 잡으라고 하는 떠밀려-기둥서방.

편의점을 그만두고 한달후 면접을 보러가던중 ,편의점에 들르자 직업병이 도져 ,

내겐 편의점이 필요하다며, 이별을 고하는 이야기.

 

주인공의 어릴적 이야기보면 , 똘기 가...

YES마니아 : 로얄 k*****4 2019.08.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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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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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동안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정상인척 생활해 왔던 주인공. 어렸을때부터 꽤나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던 주인공은 자신이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다른 평범하고 정상인 사람들을 따라하며 살고 있다. 편의점 알바로서 오랫동안 일해오면서 어느 덧 그 속에 녹아든 그녀의 삶. 그녀에게 새롭게 등장한 또다른 평범하지 않은 남자가 나타나고 그와 함께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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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동안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정상인척 생활해 왔던 주인공.

어렸을때부터 꽤나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던 주인공은 자신이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다른 평범하고 정상인 사람들을 따라하며 살고 있다. 편의점 알바로서 오랫동안 일해오면서 어느 덧 그 속에 녹아든 그녀의 삶.

그녀에게 새롭게 등장한 또다른 평범하지 않은 남자가 나타나고 그와 함께 보통사람이 되기 위해 정상인 척 연기를 하게 된다.

 

지금 현재 우리 주변에서 편의점은 정말 자주 볼 수 있다.

동네 가게나 마트보다 더 쉽게 자주 볼 수 있는 24시간 편의점.

현대인들의 생활방식에 맞게 24시간 운영한다는 점도 그렇고 기존의 이름없는 동네 가게보다 왠지 신뢰감이 있다는 편견(?)때문에 자주 발견할 수 있는 것 같다.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듯한 '편의점 인간'이라는 제목에서 흥미로워 읽기 시작했는데

읽고 나니 과연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어떤 것일까?  나는 과연 정상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소설.

YES마니아 : 골드 m********5 2019.04.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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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타 사야카 작가의 편의점 인간입니다 일본 소설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건 좀 특이해 보여서 읽어봤습니다 역시 특이합니다 하지만 일본 소설이죠 그 특유의 느낌은 여기에도 있어요 그래서 완전 취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볼만했다고 생각되요 주인공이 특이해서 마음에 들었는데 이상한 남자를 들인건 좀 그랬어요 뭐 소설 속 이야기지만요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적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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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타 사야카 작가의 편의점 인간입니다 일본 소설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건 좀 특이해 보여서 읽어봤습니다 역시 특이합니다 하지만 일본 소설이죠 그 특유의 느낌은 여기에도 있어요 그래서 완전 취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볼만했다고 생각되요 주인공이 특이해서 마음에 들었는데 이상한 남자를 들인건 좀 그랬어요 뭐 소설 속 이야기지만요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적절하게 써먹어서 더 현실성 있는 책이 됐겠죠

YES마니아 : 로얄 l***q 2019.01.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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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대여] 편의점 인간무라타 사야카 저/김석희 역 살림출판사 | 2016년 11월 01일<편의점 인간> 전자책에는 저자 서문과 편의점에게 보내는 저자의 러브레터가 들어있습니다.“아쿠타가와 역사상 최고의 작품!”18년 차 편의점 알바생의 자전적 소설!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편의점 인간』이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저자 무라타 사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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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대여] 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저/김석희 역 
살림출판사 | 2016년 11월 01일

<편의점 인간> 전자책에는 저자 서문과 편의점에게 보내는 저자의 러브레터가 들어있습니다.


“아쿠타가와 역사상 최고의 작품!”

18년 차 편의점 알바생의 자전적 소설!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편의점 인간』이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저자 무라타 사야카는 실제 18년째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 여성 작가로, 시상식 당일에도 “오늘 아침에도 편의점에서 일하다 왔다”며 “내게는 성역 같은 곳인 편의점이 소설의 재료가 될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았다”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출간 직후 일본 아마존 문학 부문 1위에 올라 현재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서른여섯 살의 주인공 ‘후루쿠라 게이코’는 모태솔로에다 대학 졸업 후 취직 한번 못 해보고 18년째 같은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계속 바뀌는 알바생들을 배웅하면서 여덟 번째 점장과 일하고 있는 게이코는 매일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정해진 매뉴얼대로 정리된 편의점 풍경과 “어서 오십시오!”라는 구호에서 마음의 평안과 정체성을 얻는다. 하지만 적당한 나이에 일을 얻고 가정을 꾸린 주위 사람들의 수군거림에서 게이코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그녀 앞에 백수에 월세가 밀려 살던 집에서도 쫓겨나고 항상 남 탓만 하는 무뢰한, ‘시라하’가 나타나면서 겉보기에 평안한 그녀의 삶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데…. 

t******4 2018.11.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