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화점이라는 이름이 낯선 때가 있었다. 이런저런 물건들을 취급하는 작은 규모의 시골 점방 같은 느낌에서 뭔가 아기자기하고 예쁘지만 쓸모는 잘 모르겠는 물건들을 취급하는 '잡화점'이라는 이름의 소품 숍까지 잡화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이토록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나 싶다. 잡화 (雜貨) 일상생활에서 쓰는 잡다한 물품. 이라는 사전적 정의를 가지고 있지만 부르면 이름이 되고 의미가 되듯 그 어떤 물건도 '잡화'라는 이름 아래 통칭될 수 있는 것이 마치 문헌정보학을 배울 당시 도서 분류체계에서 '총류'에 속하는 000번대의 분류기호를 보는 듯한 기분이 내가 잡화를 접하고 든 첫 느낌이었다. 과거에는 '물건이 필요해 사러 갈 때'에 들르는 것이 상점이었다면 요즘은 상점의 의미라는 것이 꼭 구매의사가 없다 하더라도 '들러서 구경하고 둘러보는' 갤러리 같은 느낌이 되어버렸다. 핫하다고 하는 경리단길을 비롯해 뒤를 이어 전국 각지에 생겨버린 '*리단길'이라는 이라는 곳에는 이런저런 모든 잡화를 취급하는 잡화점이 셀 수 없을 만큼 생긴 것을 보니 잡화라는 세계가 얼마나 광대한지 새삼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만나보게 된 《잡화감각》은 모호하고 애매했던 잡화라는 것에 대한 총망라한 질문과 몽상을 더한 잡화의 세계를 담은 책이다. 실제 잡화점 'FALL'을 개점하고 운영하고 있는 작가는 잡화와 관련된 다양한 책을 출간했는데, 이 《잡화감각》은 그가 담아낸 잡화의 세계의 첫 책이자, 잡화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본서로 다가올 수 있었다. 상점이라는 것은 방문객에 따라 문을 열기도 닫기도 하며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오래된 도시의 어느 곳을 방문하다 보면 혹은 동네에서 '언제부터 여기 있었지' 싶을만한 그런 잡화점이 한 군데 씩은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잡화점의 시작과 과정들, 또 잡화점을 운영하며 느낀 생각을 담으며 잡화를 스치는 모든 것을 담고자 했다. 잡화에 대한 의미를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고, 잡화감이나 잡화감각이라는 것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독자들도 잡화라는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겠다. 물건의 실용성이나 내용이 아닌 표층 이미지에 의존하는 감각인 잡화감각, 나에게 내재된 잡화감각은 어느 정도인지 내가 어떤 물건을 보고 그것을 구매하기까지 구매의사에 잡화감각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나의 소비생활'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1장은 작가가 본격적으로 잡화점을 시작하고 운영하며 느꼈던 잡화나 잡화감에 대한 소회가 2장에서는 잡화점을 운영하며 만났던 사람들이나 생각에 대한 내용들이 담긴다. 3장에서는 과거의 추억 속에 남아있는 작가의 잡화들에 대한 내용으로 각 장을 따라 읽으며 조금은 오히려 잡화라는 것에 대해 혼란스러울 때도 있고, 무슨 말이지 싶을 때도 있지만 그 또한 작가가 담아내고자 하는 생각의 유영이 모두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건에 대한 생각을 이토록 깊이 한 적이 있을까? '잡화'라는 카테고리에 대해서 어떤 냄새나 추억의 조각으로 가지고 있던 내게 물건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으로써 다가온 '잡화감각'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지극히 자본주의의 시대, 우리는 거의 매일 물건을 사며 인생을 채운다. 꼭 '기능적 필요'에 의함이 아닌 이미지나 어떤 의미에 따른 소유라는 것이 점차 드러나고 커지고 있기도 하다. 소비에 대한 분석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또 '나는 쓸데없이 예쁜 쓰레기'를 산다고 자학을 하고 있던 이들에게도 다 각기 '의미 있는 필요성'이 있음을 알려주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상하고 때로는 아름다운 세계, 꼭 필요하거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하지는 않지만 궁금해지는 세계. 잡화의 세계란 무릇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어디 어디에 속하지 않은 모든 것을 칭할 수 있는 총류 같은 개념의 '잡화'를 새로이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이 글은 푸른숲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
우선 맥북은 잡화가 아니다. 읽다 만 책이 세권. 이 책들은 아직 서점에서 버티고 있을 테다. 집과 가게 열쇠를 책임지는 눈 덮인 몬테로사산을 본뜬 키홀더는 잡화다. 실린더 자물쇠의 열쇠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100년 전쯤에 만든 열쇠는 잡화점에서 팔고 있다. (-9-) 세상이 자분자분 잡화화 되어가는 기분이 든다.풍요로워져서 물건 종류가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잡화로 여기지 않았던 것들까지 줄지어 신분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잡화란 무엇인가? (-20-) 최근에는 자칭 '잡화작가' 라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고 들었다. 그들은 애초에 잡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작가다.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계속해서 잡화를 만든다. 머지않아 '골동품 작가'도 생겨나겠지. (-24-) 이 세상에 잡화점 주인이 잡화를 소개하는 책은 썩어 문드러질 만큼 많지만 메타잡화론을 말하고자 하는 사람을 잘 모르는 이유는 모두 자신이 믿는 잡화를 파는데 필사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나를 포함한 모두가 잡화 따위를 완전히 믿지 못하고, 잡화 전체에 관해 이야기하는 의미를 이끌어내기 못하기 때문이다. (-92-) 성자의 빈곤한 베리에이션과는 달리, 속물들 중에는 여러 속물이 있다. 모두 각자 다른 그림자를 지고 있지만, 야마가타의 그림자는 크게 굴절된 어둠을 띠는 듯한 느낌이다. 그는 이재에 밝았을 뿐 재능은 없었다고 말한다면 그 말도 사실이지만, 재능이 있는 것과 속물인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128-) 마지막으로 도쿄 골동품 시장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에 대해 쓰고 싶다. 한때 쇠퇴해가던 골동품 시장,벼룩시장, 엔테크 페어 같은 이벤트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알려준 사람은 앞에서 말한 골동품 친구였다. 확실히 매주 크고 작은 이벤트가 시내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 (-165-) 잡화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았다. 어릴 적, 가난했던 우리들은 잡화를 내다 팔아서, 돈을 모았고, 삶을 윤택하게 바꾸곤 했다. 대체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잡화라는 단어에는 부정적인 느낌을 내포하고 있다. 사람을 비판하거나, 사물을 나쁘게 표현할 대, 잡화,잡화점이라는 단어가 전면에 내세워지곤 한다. 책 『잡화감각』에서는 메타잡화론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잡화라는 단어 대신 생활필수품,굿즈미라는 단어를 주로 쓰고 있다. 시골에 가면,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오는 커다란 트럭이 있으며,그 트럭들을 만물상이라 하고 있다. 내 가까운 곳에 잡화를 주로 파는 곳은 문방구, 편의점,다이소, 마트,인테리어, 패션상점이 해당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잡화라는 단어가 단순히 어떤 개념을 뜻하지 않았다. 잡화의 반대말은 명품 혹은 전문적인 제품을 뜻하고 있다.소위 흔해 빠진 제품들을 우리는 잡화라고 부르고 있었으며, 누구나 부담없이 구매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세일즈를 하는 이들의 삶을 보면 대체로 팍팍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잡화는 쓰다가 버리는 제품, 그래서 제품의 질을 크게 따지지 않는다. 저자는 잡화 옹호론자이다. 잡화를 사랑하고,잡화가 우리 삶에서, 사라지면 않된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잡화 작가라는 직업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내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는 물건들은 잡화라는 단어로 묶어서 소개하고 있으며, 가까운 것에는 아직도 잡화점이 존재하고 있다.인테리어 소품, 문구 , 패션, 굿즈, 사물 등등 우리 곁에서 빠지지 않는 잡화들이 우리 곁을 기다리고 있다. |
1979년 교토 출생의 미시나 데루오키는 도쿄에서 FALL이라는 이름의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잡화감각 ] 이라는 제목으로 잡화에 대한 모든 생각들을 아우른 책을 출간, 한국어로 번역되어 푸른숲 출판사에서 책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본인이 운영하는 FALL 잡화점의 빈티지 물건들을 소개하는 책일까? 했었는데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잡화의 은하계,라는 저자의 표현대로 조금씩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계속 팽창해가는 잡화의 세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잡다한 물건들이 많다는 것을 [ 잡화감각 ]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됩니다. 삼라만상 잡화로 둘러싸인 세계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인터넷 쇼핑이 일상화 된 지금의 상황은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데카르트 식의 소비철학이 공존하는 시대입니다. [ 잡화감각 ]은 잡화점 주인이 잡화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메타잡화론에 대해서 이야기 하며 잡화 전체에 대한 메타포적 이야기들을 쏟아냅니다. 디자인의 역사, 공예품의 역사, 예술품의 역사처럼 잡화의 역사에 대해서 서술합니다. 그래서인지 책이 쉽게 넘어가지 않고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잡화점을 오랜동안 운영하는 주인들은 물건이 팔리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잡화와 내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저 묵묵히 그 자리에 앉아 소리가 나지 않는 TV를 바라보는 주인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자본주의의 물결과 잡화 트렌드에 대한 비판적 사고도 인상적입니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인용합니다. 잡화 또한 존재가 무거움을 잃고 가벼워지기 전에 우리는 또 다른 무언가를 믿고 새로운 잡화를 좋아하게 된다고. 잡화라는 존재의 무거움과 가벼움이라고 말합니다. [ 잡화감각 ] 을 읽고나니 그가 운영하고 있는 도쿄 잡화점에 가보고 싶어지더군요. 구글맵에 검색해보니 주인장의 색깔이 분명해서 코드가 맞는 분들이라면 매일 들러서 구경하고 구입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상밖의 책 [ 잡화감각 ] 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책 표지에 붙어있는 스티커는 수공예로 하나하나 붙였다는 점에서 표지 디자인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
대학 시절,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감상하며 느꼈던 감정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이 작품은 잡화점이라는 공간을 통해 인간의 삶과 관계의 깊이를 탐구하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감성적인 필체는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 속으로 깊이 빠져들게 만들며, 일본적인 정서를 느끼게 해주었다. 잡화점은 일본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상점으로,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다. 이러한 상점은 특정한 상품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에서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잡다한 물품을 취급한다. 일본의 잡화점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사람들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기능을 한다. 이곳에서는 상인과 손님 간의 대화가 있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존재하는 것 같다. 요즈음 일본 여행을 많이 하면서, 이러한 감성적인 잡화점을 찾아다니는 여행객들이 많아진 것 같다. 잡화점은 그 자체로 정감 어린 공간이니다.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는 모습은 마치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물건들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중한 물건들이다. 이러한 점에서 잡화점은 일본적인 감성을 지닌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잡화점은 그 자체로 독특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사회로, 이러한 특성은 잡화점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잡화점에서 판매되는 물건들은 종종 일본의 전통적인 가치와 현대의 감각이 혼합된 형태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수공예로 만든 물건이나 지역 특산품은 일본의 문화적 유산을 느끼게 해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서도 이러한 일본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인생의 다양한 고민과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주인공들이 잡화점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그 속에서 희망과 위로를 찾는 과정은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이처럼 잡화점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로 작용하며, 일본의 서정적인 정서를 더욱 부각시킨다. 잡화점은 인간관계의 중심지로도 볼 수 있다. 일상에서 소소한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서로의 삶에 대한 이해를 깊게 만들어 준다. 잡화점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단순한 상거래를 넘어, 서로의 고민과 기쁨을 나누는 소중한 순간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잡화점은 단순한 상점이 아닌,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는 장소로 기능하다. 이번에 일본의 잡화점에서 잡화에 대한 담담한 수필집이 출간되어 읽는 기회가 있었다. 미시나 데루오키의<잡화감각>이었다. ![]() 저자인 미시나 데루오키는1979년 교토 출생. 에히메에서 자랐다. 2005년 도쿄 니시오기쿠보에 잡화점 FALL을 개점,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첫 책 《잡화감각》 외에 《잡화의 끝(?貨の終わり)》(2020), 《파도치는 곳의 물건을 찾으러(波打ちぎわの物を探しに)》(2024)를 썼다.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 밤과 가게 한구석에서/’잡’이라는 글자/반경 1미터/잡화의 은하계/조금만 달라도/영자 신문/이것은 책이 아니다/예고된 잡화의 기록/집으로 가는 길/잡화의 가을/아직 음악을 듣던 시절/오프 시즌 홋토포 2 도구고/길가의 신/천의 키치/천의 쿤데라/11월의 골짜기/속됨과 속됨이 만날 때/현악 4중주곡 제15번/새어 나오는 멋 3 한계 취락/배 밑바닥의 구조 모형/파리아적, 브라카만적/슬픈 열대어/유령들/마지막 레고들의 나라에서/낙엽 ![]()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매일매일 다양한 물건들과 마주한다. 그 중 일부는 우리의 일상에서 필수적인 도구로 사용되지만, 그 외에는 단순히 시각적으로 매력적이거나 재미있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책의 제목이 ‘잡화감각’이다. 잡화감각이란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잡화라고 인식하는 기준으로, 물건의 기능보다는 외형이나 이미지에 의해 결정된다. 이는 우리가 물건을 선택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야기는 저자의 가계에 있는 잡화들에 대한 생각을 담담하게 풀어간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읽어가는 책은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어떻게 보면, 오래간만에 느끼는 힐링의 시간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레고와의 관계, 대학 시절 도쿄의 잡화점에서 느꼈던 흥분 등을 통해 잡화라는 것의 소비가 단순히 물질적인 것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여러가지 잡화에 대한 독특한 생각을 이야기 해준다. 어떻게 보면 다양한 일본 문화의 아이콘들이라 할 수 있는 잡화를 통해서 저자가 느끼는 아름다움의 기준과 그 기준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반추하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인 것 같다. ![]()
특히 저자가 언급한 장면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한밤중 인터넷 게시판을 들락거리며 누군가와 연결되고자 하는 모습, 음악가이자 도예가의 독특한 그릇, 꿈을 간직한 노인이 남긴 앨범 등은 잡화가 개인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 스며드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잡화의 세계를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물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물건은 우리의 감정과 기억이 담긴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잡화는 개인의 기억, 정체성, 그리고 소비문화와 연결된 복합적인 개념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물들이 어떻게 감정과 의미를 형성하는지를 탐구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인 샘이다. 잡화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잡화는 개인의 삶의 파편을 담고 있다. 저자는 도쿄로 상경한 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미지의 누군가와 연결되려는 모습을 통해, 잡화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인간관계와 연결된 감정의 매개체임을 시사해 준다. 이처럼 잡화는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감정이 얽혀 있는 존재로, 각 물건이 지닌 의미는 개인의 역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할 것이다. 저자가 언급한 다양한 장면들은 잡화가 단순한 소비의 대상이 아님을 잘 보여준다. 음악가이자 도예가인 구도 씨의 그릇이나, 화가의 꿈을 간직한 노인의 앨범은 각각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으며, 이 물건들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물건들은 소비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상기시켜 준다. 잡화는 우리의 정체성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저자의 본가가 이사를 가면서 처치 곤란이 된 레고의 이야기는 물건이 단순한 소비의 결과물이 아니라, 개인의 삶과 정체성이 얽힌 존재임을 말해준다. 레고는 저자의 어린 시절과 연결된 기억의 상징인 것이다. ![]() 한국에서는 대형 마트와 온라인 쇼핑의 발달로 인해 잡화점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대형 마트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며, 이러한 변화는 잡화점의 독특한 매력을 잃게 만든다. 다양한 상품을 한 곳에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잡화점이 제공하던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경험은 사라지고 있다. 잡화점이 사라짐으로써 그 물건이 지닌 추억이라는 기억과 문화적 맥락과 역사적 배경을 잃게 되는 것 같아 아쉽다. 일본의 잡화점은 지역의 특색이나 전통을 반영한 상품들이 많아, 소비자들은 물건을 통해 그 지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한국에서의 잡화점이 사라지는 현실을 아쉬워 하면서 책을 덮는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푸른숲 출판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잡화감각.이라는 책이름 그리고 하얀색 하드커버에 매료되어 신청했던 책.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 안의 내용이 무언지 짧은 상세페이지만으로는 카드뉴스만으로는 알 길이 없다. 모든 책이 그렇다. 게다가 블루박이라니 책의 만듦새에 관심이 많은 내게 눈이 반짝반짝 호기심을 주기에 충분했던 책. 게다가 커버에 스티커를 일일이 붙이는 모습을 인스타에서 영상으로 보았던터라 더욱 만나보고 싶었다. 정말 잡화였다. 강아지 도자기 . 그릇 그리고 종이 무언가 담아놓는 소품그릇들... 소위 예쁜 쓰레기라 불리우는 것들이다. 잡화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이 책이 참 흥미로웠다. 동시에 어려웠다. 저자는 나와 동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에피소드들을 말할 때 공감이 100%되었다. 98년도에 인터넷이 나왔다던가... PC통신을 전화선을 통해서 했다든지 등등. 시대적 배경을 이야기 할 때 우선 공감이 갔다. 일본하면... 대지진으로 인해 소유를 줄이고 미니멀라이프를 사는 가치를 높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 정 반대의 책이다. 잡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3대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114쪽에 나온다 꽤 흥미로운 발상이다. 어린왕자를 쓴 생텍쥐페리, 미야자와 겐지. 토베얀손...무민하면 이해가 갈 것이다. 그 작가들의 책은 안 읽었으면서 책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 사람이 만든 캐릭터는 잘 안다. 캐릭터로 만든 신발. 수건. 컵까지 .사모으고 팝업스토어를 돌아다닌다. 책과 관련된 잡화를 살 때 꼭 주객전도가 된 기분을 나 역시 느낄 때가 있다. 책은 안읽으면서 무민 잡화를 사모으고 스누피 만화책은 한 번도 안 보면서 파우치와 티셔츠는 사서 입으니 말이다. 레고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을 적는다. 우리가 어렸을 때 별생각 없이 마음 속에 담아 두었던 풍경이 긴 세월에 걸쳐 비바람을 견디는 방이 되고 푸른 초원이 되고 오두막이 되고 2층집이 되고 끝내 마을이 되고 그 사람 자신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그리고 아이들은 언젠가 만나고 또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사실도... 주말 시댁 식구들과 같이 식사를 갔다. 우리 자동차에는 애 아버지가 만든 레고 자동차가 차 안에 있었는데 어린아이냐. 중년인데 이런걸 뭐 만들고 돈을 주고 사느냐라고 하셨다. 나는 집에 와서 나는 아이에게 그랬다. 사람의 취미. 좋아하는 것을 사고 모으고 만들고 하는 거에 나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레고는 13살 까지만 해야한다라는 법이 어디에있는가? 70에도 레고를 할 수 있고 80에도 플레이모빌 콜렉터가 될 수 있는 법이다 80세 할머니가 샤넬백을 메고 메종키츠네 티셔츠를 입을 수 있는 것 처럼. 나는 잡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항상 여행을 가면 잡화점부터 돌아다니고 도시에서도 잡화점을 골라 다닌다. 수백점의 콜렉션을 모으셨던 부친의 영향 때문인지 무언가를 수집하고 모으고 내 마음을 주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없었던 것 같다. 부친은 오로지 한 종류의 잡화에만 마음을 주고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다. 좀 독특하다고 볼 수 있겠다. 나는 말그대로 여러 잡화에 다 관심이 있다. 이 작가처럼 잡화점을 하고 싶을 정도다. 잡화의 개념이 참 어렵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 나갈 수록 어렵다. 책도 잡화가 될 수 있고. 그 어떤 것도 잡화가 될 수 있다. 잡화를 철학으로 풀어낸 책 잡화감각! 나는 이 작가의 기준에 따르면 잡화감각에 의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콘텐츠보다 표층 이미지를 기준으로 사물을 고르는 감각에 집중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이 분명 좋다 나쁘다 이야기 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잡화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그 것을 컨트롤할 내 능력을 기르며 정신줄을 놓지 않는 상태로.. 살아가보자. |
![]()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이 한국에 번역되어 출간된 이유와 내가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궁금했던 나는, 반 정도 읽다가 맨 뒷 장에 있는 번역가의 말을 먼저 읽어보게 되었는데, 나같은 독자를 위한 번역가의 사과(?)가 있었다. ㅋㅋ p.213 '잡화'라는 단어와 예쁜 디자인에 낚여(?) 이 책을 읽고, 기대와는 사뭇 달라 당혹감을 느낀 독자가 있다면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을 전한다. <잡화감각>을 검토하고 추천하고 번역한 사람으로서 일말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했던 내용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또 그렇게까지 나쁘지만은 않았으리라 믿는다. 평소에 생각조차 해 본 적 없던 '잡화화'니 '잡화감각'이니 하는 개념들을 저자 나름대로 정의하고 풀어나가는 지점이 기발하면서도 꽤나 신선하니 말이다. 번역가님의 말처럼 잡화를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신선했고 일본의 잡화 브랜드와 문화에 대해 좀 더 파고들 수 있었고, 잡화를 통해 나의 소비를 돌아볼 수 있었다. 다이소에서 저렴한 잡화를 사고 좋아하는 내 모습을. p.101 시대가 발전하고 삶이 풍요로워지면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낙차는 사라진다. 고만고만한 물건들 사이에서 웬만해선 놀라지 않게 된 소비자를 두고 광고들이 처절한 쟁탈전을 벌인다. 그러면 분야를 막론하고 대량소비를 노리는 하위문화가 상위문화의 이미지를 훔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그리고 신성한 존재, 상류사회의 삶, 상아탑에 있는 지적인 학문, 순수미술, 경외의 대상 등이 서브컬처와 소비문화에 그 분위기만 빼앗긴 채 저렴한 물건으로 전락하는 순간 키치함이 태어난다. p.17 서서히 도구를 멀리하는 대중에게 어떻게 물건을 팔 것 인가? 그 때 자본가가 생각해낸 것이 바로 패션과 같은 이미지의 차이이며, 동시에 대중들에게 나타난 것이 잡화감각이다. 번역가의 이력도 신기했다. 일본어와 스웨덴어를 공부하고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틈틈이 번역하는 작가. 미시나 테루오키 작가님이 문학작품과 음악, 역사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서 새롭게 알게된 정보들도 많았다. 잡화와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잡화감각 책을 읽다보니 작가의 잡화점으로 뛰어가보고 싶어집니다 동네 아트박스나 모던하우스.스타벅스 가는걸 좋아하다보니 집 안 가득인 잡화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구경이라도 하고 옵니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쿤데라식으로 존재가 무거움을 잃고 가벼워지기 전에 우리는 또 다른 무언가를 믿고 새로운 잡화를 좋아하게 되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온다 쳇바퀴 속에서 감각을 갖게 된다 잡화도 잘 고를 수 있는 그 감각을 가지고 싶다 |
이 책은 잡화일까 책일까. 누군가에게는 오브제가 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공감할 수 있는 멋진 책일 것이다. 잡화로 가득한 책상에 앉아 갖고 싶다는 욕망이 오로지 내 안에서 생겨난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으며 도쿄 잡화 주인의 이야기에 집중해 본다. 도쿄 니시오기부코에 잡화점 FALL을 개점하고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잡화의 쓸모에 대해 고민하며 '잡화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그리고 잡화라는 키워드를 통해 현대 소비의 흐름을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느 가을 날 다이칸야마의 골목을 걸으며 만났던 잡화점들이었다. 한창 여행을 다니던 시기에 목적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걷는 것을 좋아하던 시절에 무수한 잡화점을 거쳤다. 단 한 번도 이곳들을 그냥 지나친 적이 없었다. 신기해서 예뻐서 독특해서 이국적이라는 수많은 핑계를 안고 보이는 족족 잡화점에 들어갔다. 그렇게 형성된 나의 소소한 소비 성향은 경험이 더해져 '나'라는 사람에 대한 틀을 만들었다. 내 지인들은 어떤 물건을 보거나 책을 보면 '나'를 떠올린다고 한다. 나를 둘러싼 잡화는 나를 대신하게 되었다. 작가와 비슷한 연배라 그럴까. 사는 곳은 달라지만 이야기의 많은 부분에 공감대가 형성할 수 있었다. 알게 모르게 반가웠고 소비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상하지만 가끔은 아름다운 잡화 세계는 추억과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언젠가 다시 여행을 다니는 날이 온다면 도쿄의 잡화점 FALL에 가장 먼저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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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게 최고지”, “예쁘면 돼.” 아기자기한 소품을 사면서 나와 친구가 자주 하는 말이다. 보는 것만이 전부인 물건들은 그냥 귀엽고 예쁘면 제 할 일은 다 한 셈이다. 방 안에 가지런히 진열해 놓고 흐뭇한 마음으로 관조하는 대상이다.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혼자 보는 게 아니라 다 함께 본다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폭신폭신한 재질의 인형을 가방에 매달고 다니면 자신보다 남이 볼 확률이 더 높다. 게다가 똑같아 보여도 자세히 보면 미세하게 달라서 그야말로 ‘잡화감각’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귀여움의 기준도 천차만별이고 예쁜 정도는 다양함으로 한 단계 올라간 듯하다. 잡화에 대한 폭넓은 관점을 가진 저자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생각할까. 2005년부터 도쿄 니시오 기쿠보에서 잡화점 FALL을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저자는 잡화에 관한 해석이 우주적 급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단지 보는 것만이 전부인, 1차원적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잡화라고 생각하면 그게 바로 잡화다. 즉 사람들이 잡화라고 생각하면 그게 바로 잡화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책상 위를 휘둘러보니 생각보다 잡화다운 물건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분명 그냥 예뻐서 산 것 같은데 잡화라고 생각되지 않으니 아무래도 어느 정도의 실용성을 감안해서 산 것 같아 나의 잡화 감각은 별로인 듯하다. 변해가는 시장구조나 물건의 진위로 인해 차라리 문을 걸어 잠가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잡화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로서의 고충이 이해되기도 한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듯한 개별적인 물건들이 한데 모여있으니, 운영이 쉽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여전히 잡화점을 열고 무용함의 세계를 관장하고 있는 잡화를 아끼고 사색한다. 책에서 언급한 키치처럼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는데 잡화의 영향은 크다. 잡화야말로 유행을 선도하는 매개다. 문득 처음엔 무용해서 샀으나 소장하는 순간부터 의미가 생겨 유용함으로 돌아서는 성질이 잡화의 본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 같은 인형 열쇠고리가 아닌 것처럼 말이다. 저자의 잡화점이 오랫동안 유지되기를 바란다. |
전혀, 한 번도 없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거의 생각해본 적 없는 주제를 만나는 건 꽤 신선한 즐거움이에요. 그 주인공은 바로 '잡화'예요. 《잡화감각》은 미시나 데루오키의 책이에요. 저자는 2005년 도쿄 니시오기쿠보에 잡화점 FALL 을 개점하여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고, 《잡화감각》의 그의 첫 책이고, 《잡화의 끝》 (2020), 《파도치는 곳의 물건을 찾으러》 (2024)를 썼다고 하네요. 그동안 살면서 딱히 잡화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다보니 잡화점에 갈 일도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알게 모르게 수많은 잡화를 소비해왔고, 나름의 잡화감각을 지녔다는 사실을 발견했네요. 저자는 10년 이상 잡화에 둘러싸여 살면서, 사람들이 어떠한 물건을 보고 이게 잡화인지 아닌지 판정하는 기준이 점점 느슨해지는 현상을 주목했고, 세상의 모든 물건이 잡화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하네요. 물건과 물건 사이에서 가치를 만드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저자의 말처럼 기준이 애매모호해질수록 잡화는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상에서 물건의 쓸모는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에 달린 것이지, 물건 자체의 기능을 따질 필요는 없어진 거죠. 저자의 가게를 보고 누군가 반쯤 농담 삼아 무엇이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는 평을 했는데 이런 가게가 되어버린 이유는 자신이 별나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물건부터 저속한 물건까지 차별 없이 교류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 수 없게 된 거라고 하네요. 잡화의 탁류에 휩쓸린 탓이라고요. 아무래도 그 때문에 잡화세계를 열심히 생각하게 됐고, 잡화감각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나봐요. 잡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구석까지 잡화감각으로 꽉 찬 곳에서 잡화에 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행위만으로 퍼져가는 잡화화 현상을 어찌할 수는 없지만, 그 생각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으니 다음 차례는 독자들의 몫이 되었네요. 저자가 우려하는 점은 본래의 기능성을 밀어내고 귀엽고 멋지다는 이미지, 잡화감각에 의해 도구가 잡화로 인식도어버리는 현상을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한다는 지점이에요. 디지털 시대의 욕망은 알고리즘에 의해 분류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떠밀려가고 있다는 거예요. 무엇인지도 모른 채 흘러가지 않도록, 잡화감각의 본질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책이네요. "'잡雜'이라는 글자는 분류하고 남은 '그 외의 것'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제대로 된 분류에 속하던 물건들이 그 외의 것에 지나지 않았던 잡화에 점점 지분을 빼앗기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자연스레 잡화는 전문적인 사용처를 조금이라도 잃어버린 물건들을 발견하는 즉시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 예전에는 잡화점이라 부를 만큼 팔자 좋은 가계를 찾아볼 수도 없었다. 굳이 예를 들자면 생활필수품을 같이 취급하는 구멍가게 정도일까? 하지만 그런 가게는 잡화점이라기보다는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갖춘 도구점이라 말하는 편이 옳다. 물건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왕좌를 차지해온 것은 분명 도구이며, 잡화는 언제나 그 외의 자질구레한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가 풍요로워지면 서비스 자본이 도구를 대신한다. (···) 서서히 도구를 멀리하는 대중에게 어떻게 물건을 팔 것인가? 그때 자본가가 생각해낸 것이 바로 패션과 같은 이미지의 차이이며, 동시에 대중들에게 나타난 것이 잡화감각이다. 이미 가위든 망치든 페인트든 제품의 성능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멋지거나 재미있거나 아름다워야 한다." (16-17p)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