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재미있다.내용도 흥미로운게...2차세계대전 패망후 독일의 10년을 서술한 책이다. 독일의 재건과정,독일의 과거사 청산 과정과 진정성등에 관한 고찰...2차세계대전을 다룬 책들은 많은데전범국인 독일항복 직후의 생생한 과정을 서술한 책들은 드문데 ...이 책은 가치있다. |
전쟁후 가장 중대한 변화는 일상에서 시작되었다. 먹을 것을 조달하는 일에서, 약탈에서, 교환에서, 구매에서 일어났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전쟁이 끝나자 성적 모험의 물결이 봇물처럼 터져나왔고, 다른 한편으로 그렇게 갈망하던 남자들의 귀향 뒤에 극심한 실망도 뒤따랐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고 싶어 했으며, 이혼 수치는 비약적으로 치솟았다.가족은 해체되고, 삶의 질서는 산산조각이 났으며, 인간 관계는 상실되어 갔지만, 사람들은 새롭게 다시 모여 어울렸고, 젊고 용기 있는 사람들은 잿더미의 혼란 위에서 매일마다 자신의 행복을 찾는 모험을 즐겼다.자신들의 ‘수상쩍은 행복’을 위해서 홀로코스트를 회피했고, 자신들을 희생자로 그렸다. 삶은 더 개방적이었으며, 지식인은 더 비판적이었다. 의견의 스펙트럼은 넓었고 예술은 더 혁신적이었다. 이런 의식적 억압과 왜곡 속에서 반파시스트적이고 신뢰를 일깨우는 오늘의 독일이 탄생했다. |
우리는 홀로코스트에 대해 많은 것을 안다. 반면에 당대인들이 홀로코스트의 그늘 속에서 어떻게 계속 살아갔는지는 잘 모른다. 그전에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수백만 명을 살해한 나라가 어떻게 도덕과 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양심이 있다면 어떻게 그런 것을 다시 입에 올릴 수 있었을까? 무엇이 좋고 나쁜지는 그들의 자식들이 스스로 찾도록 내버려두어야 하지 않았을까? |
전후 시대 대다수 독일인의 의식에서 홀로코스트는 충격적일 만큼 역할이 미미했다. 물론 일부 사람은 동부전선에서 자행된 그 범죄를 알고 있었고, 자신들이 전쟁을 일으킨 것에 대한 근본적인 잘못을 인정했지만, 수많은 사람의 생각과 감정 속에는 유럽의 유대인 수백만 명을 학살한 사실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아주 소수만, 예를 들어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같은 사람만 그 일을 공개적으로 언급했을 뿐이다. 심지어 개신교회와 가톨릭교회가 오랜 논의 끝에 자신들의 책임을 고백하는 자리에서도 유대인은 명시적으로 언급 되지 않았다. 홀로코스트 같은 일은 결코 가능하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은 가해 민족의 의식 속으로 아주 음험하게 파고들었다. 다시 말해 그 범죄 행위는 그것이 진행되 는 동안에도 독일인들의 집단의식에서 깡그리 배제되어 있었다. 선의를 가진 사람조차 자신들의 추방된 이웃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깊이 생각하기를 거부했다는 사실은 오늘날까지도 인간종에 대한 신뢰를 바닥부터 뒤흔들어 놓는다. 물론 다수의 동시대인은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