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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4] 독일 사회와 비교한 한국 사회의 비(非)정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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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독일이 거울이 되어야 하나   외국, 그 중에서도 선진국으로 알려진 국가들을 찬양하고,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책들은 꽤 많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에 1989년 독일로 유학을 떠난 저자가 문제를 ‘상식적으로’ 해결하는 독일을 지켜보며 자신이, 그리고 한국의 문화와 사회 시스템이 ‘이상하다’는 점을 느꼈다고 하니 이 책이 또 하나의 외국 예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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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독일이 거울이 되어야 하나

 

외국, 그 중에서도 선진국으로 알려진 국가들을 찬양하고,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책들은 꽤 많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에 1989년 독일로 유학을 떠난 저자가 문제를 ‘상식적으로’ 해결하는 독일을 지켜보며 자신이, 그리고 한국의 문화와 사회 시스템이 ‘이상하다’는 점을 느꼈다고 하니 이 책이 또 하나의 외국 예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정말이지 우리는 참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정치 민주화를 이루고, 세상이 놀라워하는 경제 성장도 거두었는데, 우리의 불행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세계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 세계에서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 세계에서 노동자의 죽음이 가장 빈번한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아이들이 가장 우울한 나라이고, 세계에서 아이들을 가장 적게 낳는 나라이며, 세계에서 모두가 모두를 가장 불신하는 나라입니다. 이쯤 되면 가히 인간이 살 수 없는 지옥이라 불러도 과장이 아니겠지요. 젊은 세대가 ‘헬조선’이란 말을 만들어낸 것은 결코 타박할 일이 아닙니다.” [pp. 4~5]

어디선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한국은 1.1명으로 198위라는 글을 보았으니 세계에서 아이들을 가장 적게 낳는 나라는 맞겠지만,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그린란드고, 세계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는 멕시코로 알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한국이 추월했나? 어쨌든 이 책이 “JTBC <차이나는 클라스> 131회 ‘독일의 68과 한국의 86’편과 132회 ‘우리의 소원은 통일?’편을 녹취하여 재구성” [p. 7]했다고 하니, 일일이 통계를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저자의 정보가 맞으리라 생각한다.

 

저자의 말대로 한국이 인간이 살 수 없는 지옥이라면, 굳이 독일이 아니라 다른 어떤 나라를 비교대상으로 삼아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독일일까? 저자에 따르면, 독일이 현재 유럽을 굳건하게 이끌고 있는 국가라서 비교대상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한국처럼 ‘냉전과 분단’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비슷한 규모의 국가이면서 다른 결과물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독일은 우리에게 여러 면에서 비교할 가치가 있는 나라입니다. 우선 현대사의 궤적이 가장 유사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과 분단의 운명을 공유했지요. 국가의 규모도 엇비슷합니다. 통일 이후 독일은 약 8천4백만 인구를 가지고 있고, 통일된다면 한반도는 7천8백만 정도의 규모가 될 것입니다. 통일 이전의 서독과 지금 남한의 인구도 비슷합니다. 우리가 흔히 모델로 삼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인구 5백만에서 1천만 정도의 작은 나라인 점을 상기하면 독일은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가장 적합한 비교 대상이지요.

독일이 미국 모델에 대한 ‘대안 모델’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미국보다 더 미국적인 나라’ 대한민국을 개혁하려면 미국에 대한 ‘안티테제’로 평가받는 독일로부터 영감을 얻을 필요가 있습니다.” [pp. 5~6]

 

 

문제를 상식적으로 해결하는 나라

 

저자는 독일을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델로 삼자고 하면서도 독일 모델이 결점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한다. 다만, “독일은 이 문제들을 비교적 ‘상식적’으로 해결하는 나라” [p. 6]라고 얘기할 뿐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독일이 문제를 상식적으로 해결하는 나라가 된 것은 무엇이 계기가 되었을까? 저자에 따르면 독일에서 이런 변화의 계기가 된 것은 ‘68혁명’이라고 불리는 일련의 변혁을 추구하는 움직임이었다. 이 새로운 흐름 속에서 총리로 선출된 빌리 브란트(Willy Brandt, 1913~1992, 이하 ‘브란트’) 정부는 철저한 과거청산을 했다. 먼저 “학교 역사 시간의 절반을 히틀러 시대, 나치 시대에 할애” [p. 65]하여 비판교육을 했고,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태인 게토를 방문한 자리에서 자발적으로 무릎 꿇기도 했다. 대개의 한국 정치인들은 정치적 수사로서 무릎을 꿇거나 사과를 하는 경우는 있어도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드물다고 알고 있다. 아마 정치인이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까닭은 그로 인해 현재의 내가 초라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독일에서도 그와 같은 우려 섞인 시선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제2차 중동전쟁의 영웅인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Yitzhak Rabin, 1922~1995) 총리의 도덕성과 진정성이 오슬로 평화협정을 가능케 했던 것처럼, “브란트라는 인물 자체가 반(反)나치 저항 운동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세계가 독일 과거청산의 진정성” [p. 74]을 인정했다고 한다.

 

 

우리가 불행하지 않으려면

 

그렇다면 한국은 왜 그렇게 되지 못했을까? 저자는 한국이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촛불혁명 등 수 차례 정치민주화를 이룩해놓고도 심각한 불평등 사회가 된 근본 원인이 68혁명의 부재와 기만적인 정치 구조, 맹목적인 야수 자본주의, 분단체제에 있다고 한다.

 

첫째, 독일은 1968년 파리 시위를 기점으로 전 세계로 확산된 68혁명을 통해 ‘모든 형태의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사회적으로 구현했다. 한국은 이와 반대로 박정희 정부가 자신의 전향을 증명하기 위해 베트남에 지상군 파병을 해야 했고, 그 영향으로 본격적인 병영사회로 재편되었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만 억압이 시작되는 예외적인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둘째, 한국은 “수구’와 ‘보수’가 손을 잡고 권력을 분점해 온 구도” [p. 172]를 유지하면서 보수와 진보가 경쟁하고 있는 척하고 있다. 이는 “독일에서 가장 보수적인 정당인 기민당이 사회적 시장경제를 실행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에서는 진보라고 불리는 민주당조차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상황” [p. 186]에서도 드러난다. 이처럼 “한국의 보수는 진보인 척하면서 개혁보다는 기득권 유지에 골몰해 온 세력” [p. 180]이기에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극단적으로 우경화된 정치 지형을 가진 나라” [p. 182]가 된 것이다.

 

셋째, 독일은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자들이 의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국회의원 중 96퍼센트 이상이 자유시장경제, 독일에서는 “자본주의가 효율적인 체제임은 분명한데, 인간을 잡아먹는 양수의 속성을 지녔다” [p. 166]고 해서 ‘야수 자본주의’라고 불리는 체제를 지지하고 있다.

 

넷째, 수구세력의 존립 명분을 제공하고 국민들을 불안으로 몰아가는 남한과 북한의 냉전체제가 존재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 냉전체제로 인해 “군사 주권을 미국에 양도함으로써 한국의 국가 주권을 훼손했고, 극단적으로 우경화된 정치 지형을 조성하여 정치 구도를 기형화했으며, 재벌 독재의 경제 질서를 만들어 경제 정의를 파괴했고, 권위주의적 성격을 심어 한국인의 성격 구조를 왜곡” [p. 199]했다는 것이다.

 

즉, 우리의 불행은 개인의 잘못이나 역량 부족 때문이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 시스템과 경제 구조 등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문제를 뜯어고치지 않는 한 우리의 불행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저자는 경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지금이 86세대에게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릅니다. 재벌개혁, 정치개혁, 교육개혁, 검찰개혁, 사법개혁을 결연히 감행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 후세대에게 ‘지옥’을 넘겨주지 않는 것이야말로 86세대에게 남겨진 마지막 시대적 소명”[p. 257]이라고 호소한다. 다만, “새로운 정치권력으로 부상한 86세대가 정치적 비전과 상상력을 결여” [p. 105]하고 있고, 뿌리깊은 도덕적 우월감으로 무능해져 있는 상태이기에 그들이 다음 세대를 위한 역할을 하는 개혁의 주체가 되기보다는 개혁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떨쳐버릴 수 없다.

YES마니아 : 골드 w******f 2021.11.29. 신고 공감 2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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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꼭! 읽어야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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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다 읽었습니다.우리는 스스로를 착취하면서 살아온 것이라는...커피 한잔을 여유롭에 마시려고 하다가도, 마음이 불안해지며, 내가 이렇게 여유롭게 있어도 되는건가? 이 시간에 다른 누군가는 뭔가를 하고 있겠지? 라며 순간의 여유도 즐기지 못하는 삶, 그리고 더더욱 그렇게 자신을 착취하면서도 그것을 착취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이렇게 사는게 옳은거야 라고...게으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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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다 읽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착취하면서 살아온 것이라는...커피 한잔을 여유롭에 마시려고 하다가도, 마음이 불안해지며, 내가 이렇게 여유롭게 있어도 되는건가? 이 시간에 다른 누군가는 뭔가를 하고 있겠지? 라며 순간의 여유도 즐기지 못하는 삶, 그리고 더더욱 그렇게 자신을 착취하면서도 그것을 착취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이렇게 사는게 옳은거야 라고...게으른 사람들을 보며 저렇게 사니까 그거 밖에는 안되지 라며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하는 삶..

'노예 감독관을 내 안에 심어놓고 스스로 알아서 착취하게 하는, '자기계발'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자기 착취의 대한민국...'

JTBC 차클에서 김누리 교수님 강연을 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꼭! 봐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책으로 나와서 너무 다행입니다. 주변에 강추하고 있습니다. 강연을 다 듣고 읽으니 더 빨리 읽히고, 강연에서는 없었던 좀 더 자세한 내용들이 나와서 더 좋았습니다.

사교육계에 종사하는 저로서는 정말 뼈때리는 말들이었습니다.

68혁명에 관한 내용도 강연을 통해 처음 들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알 수 없었던 전세계적 혁명이었다는 사실도 새삼 알게 되었고, 통일에 대한 시각도 많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간에 언론이든 어디든 공론화 되었던 내용들을 좀 더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았어야 했으나, 의심없이 받아들였던 것들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새삼 깨닫게 해줍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권력층의 이데올로기가 스며들고 있었고, 반복적으로 재생되는 언론의 세뇌들이 이미 우리나라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신천지 신도들의 세뇌된 집단화와 포교방식들이 세상에 알려졌으며, 그들을 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과연 우리는 그들과는 다르게 자유로운 사고를 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지...지배층들의 혹은 다수의 이데올로기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뇌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대한민국 전체가 마치 거대한 신천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도 그간에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가치관을 흔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꼭!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기를.....

k****y 2020.03.11.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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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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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대상을 잘못 골랐다. 굳건하게 유럽 대륙을 이끌고 있는 독일과 견주어 우리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따지는 일이 과연 가당키나 한지. 다소 삐딱한 시선이 내 안에 일었다. 다른 나라였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비롯하여 유럽의 많은 국가들과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보다 여러 발자국 앞선 국가들이 참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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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대상을 잘못 골랐다. 굳건하게 유럽 대륙을 이끌고 있는 독일과 견주어 우리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따지는 일이 과연 가당키나 한지. 다소 삐딱한 시선이 내 안에 일었다. 다른 나라였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비롯하여 유럽의 많은 국가들과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보다 여러 발자국 앞선 국가들이 참으로 많았다. 일종의 고정관념이었을 수도 있고, 스스로를 얕잡아 보는 사고에 얽매인 탓도 조금은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괜찮은 대한민국을 확인할 수 있었고, 동시에 개선해야 할 점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다방면에 걸친 문제의 원인으로 어느 하나를 꼽는 건 지나친 단순화일 테지만, 뒤틀린 근현대사가 자꾸만 눈에 밟혔다. 독일과 우리의 차이는 어쩌면 그 지점에서부터 생겨났을지도 모르겠다.

독일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직접 연관을 맺고 있는 나라다. 합법적인 선거 절차를 거쳐 히틀러는 정권을 손에 거머쥐었으며, 이 책에 의하면 장장 12년 동안 유럽 대륙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위대한 게르만족을 부르짖으며 히틀러를 비롯한 나치 세력이 행한 일은 실로 끔찍했다. 철저히 역사를 복기하고, 지난날의 과오로부터 무어가 됐건 하나라도 더 배우려 드는 게 독일인의 모습이라 알고 있었는데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들 역시 나치 부역 세력이 주요 자리를 독식하던 시절이 있었다. 저자는 변화의 계기로 68혁명을 언급했다. 1968년 변혁의 움직임은 세계 곳곳에서 있었는데 독일 역시 그로부터 자유롭지가 못했다. 새로운 흐름 속에서 독일은 과거와의 결별을 이루었다. 막대한 배상금의 부담을 짊어진 상태에도 오늘날의 복지 기틀을 확립했다. 원하는 때 언제고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학생이라는 이유로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끔 생활비까지 제공하는 제도가 그 시절 태동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어마어마한 경제 성장을 이룬 나머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에 도달한 우리는 여전히 파이가 충분히 크지 않았다며 성장을 강조하고 있는데,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복지에 더 투자를 한 그들의 선택은 실로 용기 있어 보였다. 무릎 꿇은 독일 총리의 모습과 이는 오버랩 돼 보이기도 했다.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까닭은 그로 인해 현재의 내가 초라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도 그와 같은 우려 섞인 시선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래도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았다. 사람들은 사죄의 순간으로부터 진심을 발견했고, 독일은 세계로부터 배척 당하지 않았다.

과거 신분제 사회에 대한 단상이 짙게 내 안에 자리매김한 탓인지, 해방 후 한 때 유효했던 개천에서 용 났던 시절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상고 출신이 사회를 이끄는 리더로 성장하는 일이 종종 있었을 정도로 한 때 우리 사회의 계층 이동은 자유로웠다고 저자는 진단했다. ‘사다리 걷어차기’로 표현될 정도로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상태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못하는 오늘날은 학벌을 중시하는 풍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기형적일 정도로 사교육의 비중이 큰 우리나라다. 국가가 방기한 교육을 사기업이 책임지기 시작하면서 이와 같은 형태로 우리나라의 교육은 굳어졌다. 좀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역색 또한 문제로 제기됐다. 몇몇 이들은 반기를 들 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문제적 인물 ‘박정희’를 주저 않고 언급했다. 미심쩍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이 인물은 누구보다도 우리나라의 미국화를 시도했다. 전 세계가 반대한 명분 없는 베트남 전쟁에 참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참전해 목숨을 잃었던 것도 어찌 보면 이 인물의 권력 추구 혹은 유지를 위함이 컸다. 한 번 생겨난 질서는 부수기가 어렵다. 이로부터 이득을 누린 이들은 변화에 온몸으로 저항하기 마련이다. 진정한 보수, 진정한 진보가 없는 형국은 자연스레 우리의 일부가 되었다. 현재 우리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자, 너도 나도 입에 달고 사는 “힘들다”, “불행하다”는 말은 개개인의 역량 부족으로부터 빚어진 게 결코 아니다.

좋고 싫음을 떠나 현 정권은 촛불 정권으로 인해 탄생했다. 저자는 정권의 정당성이 높은 만큼 개혁의 수위를 높일 수도 있을 텐데 그러질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좌파, 빨갱이 등의 용어가 난무하지만 오늘날의 권력 역시도 여느 국가와 비교한다면 우편향에 가깝다고 저자는 보았다.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그러나 역사는 단번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연속성을 지닌 흐름이니 조바심으로 망쳐 버릴 순 없다. 앞으로 어떠한 방향을 바라보아야 할지 생각이 많아졌다. 일단 내 자신이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주변의 모두가 조금 더 웃을 수 있는 내일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

이달의 사락 q*****2 2021.03.10.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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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 김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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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해서 간략히 말해보고 개인적인 생각에 대해서 써봐야겠다. 김누리 교수의 글은 처음 읽었는데, 이백 페이지 조금 넘는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대학에서 한 학기 강의를 들은 듯한 느낌이다. 배운 점도 많고 생각하게 하는 부분도 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으며, 기존에 어렴풋이 알던 지식에 튼튼한 논리와 근거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물론, 독일에 과한 칭찬과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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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해서 간략히 말해보고 개인적인 생각에 대해서 써봐야겠다. 김누리 교수의 글은 처음 읽었는데, 이백 페이지 조금 넘는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대학에서 한 학기 강의를 들은 듯한 느낌이다. 배운 점도 많고 생각하게 하는 부분도 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으며, 기존에 어렴풋이 알던 지식에 튼튼한 논리와 근거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물론, 독일에 과한 칭찬과 한국을 헬조선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90%는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일깨워준다는 관점에서는 그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 내가 느끼는 행복지수는 70~80점 정도 된다. 100점 만점으로 보면 꽤 높은 점수다. 나는 지금의 나와 내가 누리는 현재의 삶이 만족스러운 편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경제적으로 나는 인생 전체에 있어서 지금이 가장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시기이다. 부자는 아니지만, 불편하거나 쪼들리지는 않는다. 애당초 돈을 쓰는 것에 즐거움을 크게 느끼는 편은 아니다. 미래가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좀 아끼고 저축하면 노후에도 곤궁할 정도는 아니리라고 예상한다.

 

어렸을 때는 매우 가난하게 살았다. 그때는 마음도 가난했다. 생각이 좁고 편협했으며, 아는 것도 적었다. 경제적 궁핍은 아무리 삶에 달관한 성인에게조차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하지만, 최악의 가난을 벗어날 정도의 수준이 되면, 그다음에는 돈 이외의 것이 나의 행복을 결정한다고 느낀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다 담지 말라는 투자의 격언이 있는 것처럼, 인생에 있어서도 삶을 풍요롭게 하는 여럿을 가져야 한다. 하나에 치우치지 말고 저글링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깨달음이 늘어가다 보면, 나 혼자 잘 되는 것보다 내 주변, 그리고 내가 속한 공동체 모두가 잘 되는 게 나의 행복과도 연결된다는 점을 알게 된다. 형편이 된다면, 세상을 더 좋게 만든다고 믿는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지고, 시간과 노력을 들이게도 된다. 경제적 이익과 여가, 육체적 안락함을 모두 포기하며 사회적 정의로움에 앞장설 정도는 안되지만, 조금 돌아가거나 내가 가진 것을 나눠서 세상을 바꾸는데 힘을 보태고 싶은 생각을 한다. 이게 내가 행복을 위해 저글링 하는 여러 공 중 하나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일을 하지만, 과도하게 몰입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직업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는 직장에 올인하는 것은 불행할 확률이 높은 도박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은 내가 힘들 때 위안을 주기도 하지만, 그들에게 너무 기대거나 가까워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직업이나 가족, 친구는 나를 채워주기도 하고, 반대로 나를 소모시키기도 한다. 독서와 사색, 글쓰기는 이와는 다른 종류의 만족감을 준다. 정신적 활동의 즐거움도 내가 삶에서 저글링 하는 공 중 하나다.

 

한국은 시민들의 평화적인 촛불시위로 대통령을 교체했다. 세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민주주의 모범사례다.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의 2019년 발표에 따르면, 30-50클럽(국민소득 3만 불 이상, 인구 5천만 이상) 선진국 중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이 1등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OECD 국가 중 개인이 느끼는 행복의 수준은 꼴찌다. 자살률, 빈부의 격차, 노인 빈곤율, 근로시간 등 불행을 나타내는 수치들은 죄다 1등이다. 한국 사회에서 내가 느끼는 약간의 행복감은 어쩌다 운이 좋아 얻게 된 확률이 높지 않은 행운에 가깝다.

 

이와는 달리 독일은 민주주의 사회이면서 사람들도 대체로 행복한 것 같다. 독일을 보면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떤 나라가 되어야 하는지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존중이 그 사회의 가장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점이다. 독일은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라고 느꼈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남자나 여자나, 장애의 여부나 나이의 많고 적음과 상관이 없다. 인간 존엄에 대한 불가침 정신은 모든 권위와 압제와 차별을 거부하는 바탕이 된다. 사람을 소중히 하는 사회가 개인의 빈곤을, 소외된 자의 고통을, 소수자의 다양한 소리를 외면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내가 그려보는 좋은 사회는 사람이 먼저인 민주주의 사회다.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자들의 연합체다. 개개인이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천하지 않으면, 부분적으로 정치적 민주주의는 달성할 수 있으나, 공동체의 구성원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진정한 민주 사회는 요원하다. 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싸웠던 우리 자신의 내면에 권위주의와 비민주성이 스며들지 않았나 돌아봐야 한다. 가정 안에서의 민주주의자가 진정한 민주주의자라는 말이 있듯,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c****s 2021.07.27.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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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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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소개로 읽게 된 책이다. 저자인 김 누리 교수가 JTBC [차이나는 클라스]라는 프로에서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담아 출간했다. 김 누리 교수의 책은 처음이다. 저자는 독문학과를 전공하고 독일에서 8년을 공부한 소위 독일통이다. 양철북을 쓴 [권터 그라스] 작품을 가지고 박사논문을 썼다고 하니 더 궁금했다. 조만간 [ 양철북 ]도 꼭 읽어보리라.. 저자는 독일의 역사와 통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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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소개로 읽게 된 책이다. 저자인 김 누리 교수가 JTBC [차이나는 클라스]라는 프로에서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담아 출간했다. 김 누리 교수의 책은 처음이다. 저자는 독문학과를 전공하고 독일에서 8년을 공부한 소위 독일통이다. 양철북을 쓴 [권터 그라스] 작품을 가지고 박사논문을 썼다고 하니 더 궁금했다. 조만간 [ 양철북 ]도 꼭 읽어보리라.. 저자는 독일의 역사와 통일을 주제로 한국과 대비해서 한국의 정치 지형, 민주주의의 발전, 사회문제 전반과 마지막 통일에 대한 해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문학을 전공한 박사가 쓴 글이어서 그런지 문장이 쉽고 읽기에 편하다. 거기에 따뜻한 감수성과 일목요연함까지 갖추어진 빼어난 책이다. 얇은 책에 많은 얘기를 담고 있고, 현 정부 - 문정부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의 제목인 '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가 말해 주듯 한국의 실상을 독일과 비교해 볼때 한국인 독자가 느끼는 상실감은 독자들 몫이다.

저자는 1968년에 유럽을 휩쓸고 (공산주의국가였던 동유럽을 포함) 하물며 일본에까지 영향을 끼쳤던 68혁명이 한국의 문턱에서 멈춰선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한다. 저자는 한국의 권위적이고 기형적인 정치 행태 ( 정치가들을 포함 ) 와 학벌 계급, 피말리는 경쟁과 권위적인 병영문화 ,야수적 자본주의등의 문제들이 68혁명이 일어나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1968년 당시 한국은 박정희 군사정권이었고 68혁명은 커녕 전 세계가 반대하는 베트남에 지상병을 파견한 유일한(?) 국가였다. 그만큼 열악한 경제수준과 정치 체제를 갖고 있는 나라였다.

그때부터 한국은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나라가 되었고 지금의 진보와 보수로 갈라지는 결과 또한 당연하다고 쓰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현대사를 조금만 공부해 봐도 분명하다. 한국의 현대사와 이데올로기와 정치에 대해선 정말 논쟁거리가 많다. 하지만 어느정도 흐름만 알아도 저자의 글에 백분 동감할 수 있다. 특히 보수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더 말 할 나위가 없다.

뒷 부분에서 다루는 통일 문제에서도 독일 통일과 비교하여 독일 정치인들의 선례를 들며 한국의 통일문제를 자세하게 다룬다. 한국의 통일이 어려운 것은 지정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인들의 빈곤한 상상력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공감이 갔다. 저자의 말대로 문정부가 운전자 혹은 중재자 역할이 아닌 주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은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얼마전 총선을 치뤘다. 선거 결과는 보수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 수구들이 명백히 진 싸움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완전하지 않다 어쩌면 아주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다고 볼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투표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지만 ( 물론 대통령을 민주적 절차로 바꾼 나라이기도 하지만 ) 개인적인 바램 같아선 이런 류의 책들이 많이 팔리고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읽어서 지금 내가 살고 이 나라의 불행이 당연하지 않음을 깨닫고 과감히 바꿔 나가는데 행동하고 동참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s****a 2020.04.24.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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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에 노예 감독관을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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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에 노예감독관과 마주하다<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김누리>   지역적인 한계가 많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영덕에서 TV에 나오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여전히 신기한 일이다. 도서관 인문학 특강을 듣고 책을 접하게 되었다. 책의 제목과 푸른 바탕의 표지도 마음에 든다. 강의로, TV프로그램에서 다 담지 못한 내용을 실었다는 말이 기대하게 만든다.   중앙대 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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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에 노예감독관과 마주하다<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김누리>

 

지역적인 한계가 많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영덕에서 TV에 나오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여전히 신기한 일이다. 도서관 인문학 특강을 듣고 책을 접하게 되었다. 책의 제목과 푸른 바탕의 표지도 마음에 든다. 강의로, TV프로그램에서 다 담지 못한 내용을 실었다는 말이 기대하게 만든다.

 

중앙대 독문과와 동 대학원 독일유럽학과 교수이다.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독일 브레멘 대학에서 독일 현대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권터 그라스의 문학을 연구하면서 독일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3년 중앙대독일연구소가 독일 정부에서 지원받는 ‘독일유럽연구센터로 선정되었으며 현재까지 센터장을 맡고 있다. 통찰과 성찰로 우리 사회의 민낯을 직시하며 우리가 나아갈 길을 깊이 고민해 왔다. 이 책은 차이나는 클라스의 강의 내용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문제부터 교육, 정치, 경제, 통일에 대한 근원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단순히 문제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해결책까지 찾아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많은 질문, 혼란과 함께 책을 펼친다.

 

한국인들은 정치의 광장에서는 부당한 국가 권력에 맞서 자기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지만, 일상의 공간에서는 공개적으로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지 못합니다.

민주주의는 단지 정치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태도의 문제다.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약자와 공감하고 연대하며, 불의에 분노하고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태도-이러한 심성을 내면화한 민주주의자를 길러내지 못하는 한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는 언제라도 독재의 야만으로 추락 할 수 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답을 찾은 문장이다. 광장에서 촛불을 든 사람들이 집에서는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람들이다. 한 번도 가정에서 민주주의를 가르치거나 실천하는 모습은 없다.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민주주의자는 없는 것이다. 가부장적인 아버지는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며 학습된 무기력처럼 여성들은 당연한 듯 살아낸다.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경상도에서 딸 둘을 키우며 사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이 바쁘다.

 

“파시즘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파시즘과 싸운 자들의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사라진다는 사실이다.”-베르톨트 브레히트

‘내안의 파시즘’. ‘아주 일상적인 파시즘’을 냉철하게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역사 안에 파시즘이 있다고 생각 했지만 이런 생각은 해 보지 못했다. 파시즘과 싸운 자들에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사라진다. 얼마나 끔찍하고 섬뜩한 표현인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 내가 느끼는 감정, 내가 어떤 대상을 받아들이는 감수성, 심지어 내가 품고 있는 욕망, 내 꿈에서 나타나는 무의식까지 과연 그게 ‘나’의 것일까요? 아니면 나를 노예로 부리는 자의 것일까요? 이 구호가 던지는 물음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만약 나의 사유, 감정, 감수성, 욕망, 무의식이 나의 것이 아니라 나를 노예로 만드는 자의 것이라면, 나는 어떻게 거기서 해방될 수 있을까요?

독일과 유럽을 휩쓴 68혁명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내안의 노예감독관을 깨닫고 자유로운 인간을 추구하는 것. 가장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라는 사고의 혁명이 68혁명을 불러 왔으며 현재의 독일을 만든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이 68혁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되는데 그때가 유신체제 시절이기 때문이다. 너무도 강력한 억압으로 국민들이 깨어나지 못한 것이다. 한 번도 인지하지 못했던 내안의 노예감독관을 마주 하자 당연한 듯 생각하고 지내왔던 것들이 낯설다. 무엇이 지배자의 생각이고 내 생각 인 것인지 혼돈의 카오스다. 그러나 뒤돌아보며 후회하는 것을 선택하는 대신 앞으로 나갈 방향을 선택한다. 지금이라도 인지한 것은 정말 훌륭한 일이며, 일상 가운데 하나씩 분리를 하기로 마음먹는다.

 

인간의 삶은 모두 자기 나름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온 것이기에 유일무이하고 소중합니다. 그들이 잘못된 체제 속에서 곤궁한 삶을 살았다고 해서, 그들의 삶이 우리의 삶보다 더 무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풍요를 누리면서도 경쟁의식에 찌들어 살았다면, 그들은 사회주의 속에서 가난하지만 서로 연대하는 삶을 살아온 것입니다.

통일을 말하면서 먼저 이루어야 할 것들을 설명한 부분이다. 남한도 북한도 모두 병든 사회이고 병든 채로 통일을 하면 더 병들 뿐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우선 서로를 존중하는 것을 말한다. 책의 시작에서 말했던 인간의 존엄이 마지막 통일에서도 이어진다. 결국은 사람에 대한 존중과 존귀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민주주의이던지, 행복이던지, 통일이던지....

 

책을 읽는 내내 힘들었다. 어느 부분은 인정하기 싫었고, 어느 부분은 분노했으며, 어느 부분에서는 스스로 좌절하기도 했다. 희망을 말할 수 없어 더 희망을 소망하는지도 모르겠다. 감상주의에 빠지지 않고 우리나라의 현실그대로 ‘정상성의 병리성’을 보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정치인들, 경제관료, 대학교수등 소외 지도층이 왜 이런 상태를 방치 하는가 화가 났다. 나는 몰랐기 때문에 이렇게 살아왔지만 알고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한 것인가? 알면서 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다. 이 단순하고 순진한 생각은 마지막 문장에서 답을 찾았다. 당신도 이 책을 통해 답을 찾기 바란다.

“우리가 움직임으로써 새로운 상황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바뀌는 상황에 무조건 적응하려고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새로운 상황을 만들고, 잘못된 상태를 바꿀 만한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단지 그것을 실행에 옮길 용기와 비젼이 없을 뿐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o 2022.06.13.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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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불행은 민주주의를 몰라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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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민주주의를 이룬 우리는 사회적 민주주의, 경제적 민주주의, 성의 민주주의 그리고 교육의 민주주의도 이루어야 합니다. 민주주의 라는 말은 정치에만 허용되는 단어인 줄 알았어요. 결국 무지에서 파생된 무자각이라서 아직도 우리 나라를 몰라 봤습니다. 책을 읽고 이상한 대한민국을 들여다 보게 되었어요. 학생들의 민주주의 요구로 국립 대학을 만들었던 프랑스 처럼,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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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민주주의를 이룬 우리는 사회적 민주주의, 경제적 민주주의, 성의 민주주의 그리고 교육의 민주주의도 이루어야 합니다. 민주주의 라는 말은 정치에만 허용되는 단어인 줄 알았어요. 결국 무지에서 파생된 무자각이라서 아직도 우리 나라를 몰라 봤습니다. 책을 읽고 이상한 대한민국을 들여다 보게 되었어요. 학생들의 민주주의 요구로 국립 대학을 만들었던 프랑스 처럼, 생태학을 필수 과목으로 만든 독일처럼 우리도 선진화가 되길 바랍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a*****4 2021.01.2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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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필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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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약간 나와 생각이 다른 부분을 제외하고우리 모두가 같이 고민 발전 시켰으면 한다.보다 좋은 대한민국에서 우리 모두가 더 행복하게 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유했으면 좋겠다10권을 구매해서 좋은 분들에게 선물했는데다시 5 권을 구매하려고 한다.다른 것과 틀린 것을 확실히 구분하기 힘들다는 이유로우리가 그동안 많은 것들을 바로잡지 않고 넘어간 것 같다이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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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약간 나와 생각이 다른 부분을 제외하고
우리 모두가 같이 고민 발전 시켰으면 한다.
보다 좋은 대한민국에서 우리 모두가 더 행복하게 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유했으면 좋겠다
10권을 구매해서 좋은 분들에게 선물했는데
다시 5 권을 구매하려고 한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을 확실히 구분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우리가 그동안 많은 것들을 바로잡지 않고 넘어간 것 같다
이제라도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아 옳은 방향으로 같이 갔으면 좋겠다. 방향이 같다면 방법이야 다양할수 있는것 아닌가싶다
k****1 2020.09.0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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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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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는 이 곳의 정치, 문화, 사회, 교육의 방면에서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인사이트를 주는 책이다. 나를 둘러싼 세계를 정확히 인식해야 나도 제대로 성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알을 깨고 나온 기분이다. 이 밖에도 김누리교수가 추천한 베트남전 관련 저서나 행동하는 양심지식인, 귄터그라스의 책을 좀 더 찾아보고 싶어졌다. 더불어 <굿바이레닌>이라는 영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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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는 이 곳의 정치, 문화, 사회, 교육의 방면에서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인사이트를 주는 책이다. 나를 둘러싼 세계를 정확히 인식해야 나도 제대로 성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알을 깨고 나온 기분이다. 이 밖에도 김누리교수가 추천한 베트남전 관련 저서나 행동하는 양심지식인, 귄터그라스의 책을 좀 더 찾아보고 싶어졌다. 더불어 <굿바이레닌>이라는 영화도 위시리스트에 추가!
j*******e 2020.07.1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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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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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는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인 김누리 교수가 2019년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했던 강연을 풀어 쓴 강연록이다.저자는 독일이라는 거울에 우리의 모습을 비추어 보고자 하였다. 왜냐하면 냉전과 분단의 운명을 공유한 현대사의 궤적이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가 규모도 비슷하기 때문이다.그리하여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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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는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인 김누리 교수가 2019년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했던 강연을 풀어 쓴 강연록이다.

저자는 독일이라는 거울에 우리의 모습을 비추어 보고자 하였다. 왜냐하면 냉전과 분단의 운명을 공유한 현대사의 궤적이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가 규모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민주주의와 통일에 관련된 문제를 '독일 거울'에 비추어 보고 있다.

 

모든 형태의 억압을 거부한 68혁명이 전 세계를 뒤집어 놓았고, 오늘의 세계를 만들었으나, 한국만 예외적으로 68혁명이 없었고, 이것이 한국 사회에, 특히 한국 민주주의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어쩌면 민주주의는 정치 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삼권분립과 대의민주주의를 신봉한다고 다 민주주의자가 아닙니다. 민주주의자는 어디서나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타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는 '강한 자아'를 가진 자입니다."라는 저자의 글이 마음에 큰 울림을 가져다 준다.

 

통일 문제와 관련하여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민족 이성'의 관점에 서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냉전의 광기에서 벗어나는 것, 강대국의 대리인 구실에서 탈피하는 것, 진영 논리보다 민족의 현실을 중시하는 것, 이것이 민족 이성이 우리에게 요청하는 것임을 배우게 되었다. 적대의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함께 열어가야 할 것이다.

 

미국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서도 독자노선을 걸어온 독일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과 미국의 신자유주의적 공세에 맞서 '독일의 길'을 천명한 슈뢰더 총리,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비판하며 '유럽의 길'을 선언한 메르켈 총리 등 독일은 줄곧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이제 우리도 '한국의 길'을 천명할 때가 되었음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YES마니아 : 로얄 l***a 2020.06.25.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