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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 - 영화를 만들지 않아도 영화와 함께 사는 삶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 - 영화를 만들지 않아도 영화와 함께 사는 삶" 내용보기
김도훈, 김미연, 배순탁, 이화정, 주성철.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섯 명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지닌 이들이 모여 2022년 영화에 대한 러브스토리라 할 수 있는 책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를 펴냈다.1만 부 정도는 팔렸으면 좋겠다는 이들의 소망이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잘 풀리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라면 꼭 한 번 읽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 - 영화를 만들지 않아도 영화와 함께 사는 삶" 내용보기

김도훈, 김미연, 배순탁, 이화정, 주성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섯 명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지닌 이들이 모여 2022년 영화에 대한 러브스토리라 할 수 있는 책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를 펴냈다.

1만 부 정도는 팔렸으면 좋겠다는 이들의 소망이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잘 풀리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에는 그 시절의 영화 이야기부터 전문적인 영화 지식, 영화를 만들지 않는 영화인으로 살아가는 데서 오는 고충까지 이야깃거리가 다채롭게 담겨 있다. 

또한 각자의 다른 취향이 자연스럽게 드러나 마치 즐거운 영화 수다 한가운데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한편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20대 시절 아무것도 모른 채 영화평론가를 꿈꿨던 나 자신이 가소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지금은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취미로 영화를 즐기고 있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섯 전문가가 나눈 이야기 중 인상 깊었던 부분과 언급된 영화 가운데 앞으로 꼭 보고 싶다고 느낀 작품들을 따로 정리해봤다.


[김도훈]

개인적으로 이번 책에서 김도훈 영화평론가의 글을 가장 재밌게 읽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캐나다와 영국으로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영화 잡지사에 취직한 그를 보며 어머니는 한숨을 쉬셨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늙은 힙스터 영화광’, ‘INFP 영화기자’라 표현하듯 호기심이 많고 솔직하며 하고 싶은 일은 반드시 해야되는 겸손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걸작에 대해서 글을 쓰는 건 사실 꽤 의미가 없는 일이다. 당신에게는 어디서 좋다고 말하기는 좀 곤란하지만 내심 킬킬대며 즐기는 길티플레저들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땐 혼자 킬킬거리지 말고 좋다고 강력하게 주장해도 괜찮다.

P.253

평론가들은 극찬했지만 내게는 최악이었던 영화, 반대로 모두가 별로라고 했지만 나에게는 최고의 영화였던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내 안목이 이상한 걸까?’라는 의문이 들곤 했다. 

하지만 김도훈 평론가의 말처럼 논리적인 근거만 갖추고 있다면 자신의 취향에 자신감을 가져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그가 영화의 미래를 어느 정도 맡겨도 좋겠다고 평가한 감독 조나단 글레이저의 작품 <언더 더 스킨>은 꼭 챙겨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영화 글을 쓰고 싶다면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예술인가를 조금 공부할 필요가 있다. 루이스 자네티의 <영화의 이해>, 켄 댄시거의 <영화편집>, 게일 챈들러의 <위대한 영화의 편집 문법> 같은 책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P.251

[김미연]


<방구석 1열>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 한 회에 두 편의 영화를 묶었다.

그 두편의 영화를 묶기 위해 두 편 외에도 수많은 영화를 봐야 했다는 사실이다. 

감독 특집이라도 하면 작업은 더 복잡해졌다. 그 감독이 연출한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모든 영화와, 영화의 원작 소설, 그에 대한 평론과 다큐멘터리, 그리고 메이킹필름과 해외 인터뷰 번역본까지 싹 다 몰아봐야 대본 한 편을 만족스럽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 

P.26

<방구석 1열>을 즐겨 보곤 했다. 

단순한 영화 소개를 넘어 작품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약 400여 편의 영화가 다뤄졌다. 

한 회차를 위해 PD가 들이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애정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고 그렇기에 높은 퀄리티의 방송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라 느꼈다.


오컬트 영화광인 김미연PD는 프로그램 특성상 출연자를 섭외할 일이 많다. 

그녀는 섭외의 기술로 ‘인간 탐구 → 밀당 → 사후관리’를 꼽았는데 이는 단순한 섭외를 넘어 사람을 알아가는 데에도 꼭 필요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일이 끝난 뒤에도 “잘 들어갔는지”, “오늘 만남이 좋았다”는 식의 사후관리는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깊이 공감했다.


또한 그녀는 영화 <무법자>를 비판하며 폭력이 필요한 장면에서 강한 인상이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면 단순한 폭력의 전시가 아니라 다른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특히 여성이 폭력의 대상으로만 소비되고 끝나는 영화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김미연 PD가 처음 접한 19금 영화 <푸른 산호초>를 챙겨보고 싶어졌다.


[배순탁]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끝날 때마다 마지막 멘트에서 늘 언급되던 이름, 배순탁.

게임을 좋아하고 중국 무술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스스로 강자가 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대안으로 중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를 영화평론가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유튜브 ‘무비건조’에 출연하고 푸른밤에서 영화 음악을 이야기했던 모습을 보면 내가 보기에는 영화에 대해서도 상당히 해박한 사람이다.


나는 세종문화회관 별관에서 <우뢰매> 시리즈를 3탄 혹은 4탄까지 봤다. 내 옆자리에는 언제나 아빠가 있었다.

P.75

배순탁 작가의 말처럼 우뢰매는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썩 재미없는 작품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자주 보여주던 아버지가 곁에 있었기에 어린 배순탁 작가는 영화 보는 기쁨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나 역시 문득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추천작 중에서는 <스코어:영화음악의 모든 것>을 챙겨보고 싶다. 


[이화정]


<씨네버스>, <무비위크>, <필름 2.0>, <씨네21>까지 20년 넘게 영화 잡지사에서 기자로 활동해온 이화정은 말 그대로 영화 잡지계의 시조새라 할 만하다.

대학생 시절 씨네21을 열심히 읽었던 기억 덕분인지 그녀의 이름은 왠지 모르게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그녀는 개봉작을 빼놓지 않고 가장 먼저 관람해야 비로소 마음이 놓이는 영화광이다. 

20년째 크게 오르지 않는 원고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일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 진정한 덕업일치의 삶을 사는 대단한 기자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코로나 시기의 극장 상황을 다룬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호흡하기’라는 글이 인상 깊었다. 

방역 단계가 격상될 때마다 두려움에 영화관을 찾지 못했던 시기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지금은 그저 지나간 시간으로 회상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당시에는 ‘이러다 극장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던 것 같다.

OTT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지금이지만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못한다고 해서 삶이 멈추는 것은 아니더라도, 극장이라는 공간만큼은 반드시 계속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급된 영화들 가운데 보고 싶었지만 아직 보지 못한 <드라이브 마이 카>는 꼭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성철]


지금처럼 OTT가 보편화되어 보고 싶은 영화를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기에 주성철 편집장은 영화책과 영화잡지를 읽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인터넷 환경도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던 시절이라 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찾고 전문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가며 한 편의 영화평을 완성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분명 불편했겠지만 그 과정을 통해 쌓인 영화 지식과 글쓰기 능력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가 쓴 에필로그 ‘영화를 만들지 않는 영화인으로 살아가기’를 읽으며 씁쓸함과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영화 일을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지에 대한 경외심이 들었다. 

아무리 영화평론가들이 영화를 홍보하고 비평하며 그 가치를 끌어올린다 해도 결국 엔드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는 사실, 업계에서 이들을 온전한 ‘영화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현실, 영화잡지 기자는 영화인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까운 여운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 덕분에 관객들은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고 영화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역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홍콩 영화를 무척 좋아해 관련 서적을 여러 권 집필했고 1995년 추석 즈음 첫 실연의 아픔을 겪은 뒤에는 <중경삼림>을 극장에서 넋을 잃은 채 세 번이나 연달아 관람했다고 한다.

중경삼림이라면 그럴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홍콩 영화를 좋아하는 그의 취향을 떠올리며 <영웅본색>을 꼭 한 번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l***7 2026.04.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