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하다 :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다. '애도' 는 주로 사랑하던 사람의 죽음(사별)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모든 의미 있는 상실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을 일컫는다. (네이버 사전 출처) #여섯밤의애도 #고선규 #한겨레출판 @hanibook '애도는 고인을 잘 기억하는 일이다. 하지만 사별자에게 있어 기억은 양날의 검이다. 고인을 떠올리고 기억하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은 다섯 명의 자살 사별자가 자신의 애도 과정을 되짚고 생각해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된 '마인드 피크닉 자조모임' 이야기다. _ 일부러 찾지 않아도 '스스로 생을 마감한' 기사를 꽤 자주 보거나 듣게 되는데 얼마나 고달펐을까,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면서도 사실 자살 사별자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남겨진 그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 ' 고인의 자살은 가족 구성원들에게 '내가 인간으로서 무엇인가 실패했다', '우리 가족은 실패한 가족이다'라는 증거로 느끼게 만들고 다른 사람들도 우리 가족을 그렇게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형제로서 무언가 실패했다는 느낌은 사별자들이 생각하고, 말하고, 느끼는 모든 방식에 영항을 미친다.' 죽음 앞에서 의연해 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애도과정은 그 상실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인데 자살 사별자들은 특히 온전한 애도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여섯 번의 애도모임은 동정이나 위로 받기 위함이 아닌, 사별자 스스로 딛고 일어나는 과정이었다. 서로 바라보며 서로에게 연민을 느끼고, 나또한 그 시간들에 귀기울이며 누군가의 상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_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게 자살 예방 아닐까요? 살아야 할 이유가 거창하다면 죽지 말아야 할 삶의 이유들을 생각하게 해줘야 하는 것 같아요. 삶의 끈들을 많이 만들어주는 거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이 책을 읽어 볼 수는 없을테니 내가 대신 남겨본다. 적어도, 자살 사별자들의 남은 삶 속에서 타인에게까지 상처 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살 사별자는 죽음 사건 직후 다양한 감정들에 휩싸이게 되는데, 특히 죄책감은 자살 사별자를 가장 오랫동안 처절하게 괴롭히는 감정이다.' '사별자가 온전한 슬픔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은 정상으로 돌아가거나 고인과 함께 있었던 때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죽음을 인정하고, 빈자리를 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삶은 의미 있고 즐겁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자살에 대해 함부로 지껄이는 무례한 사람들은 언제나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별자들도 받아들여야 하지만, 아직 자살이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무신경하게 넘길 수 없는 많은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가 조금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가족 구성원의 죽음으로 완전히 정지해버린 것 같은 가족들의 역사는 다시 흘러가야 한다. 그리고 고인의 이름을 지우지 않고도 가족의 이야기는 계속될 수 있다.' #메리골드 20-30대 여성 사별자 자조모임. _ 다섯 명 모두 각자 고유한 애도 여정을 겪고 있지만, 모두에게는 애도 여정에서 반드시 들를 수밖에 없는 지점이 있으며, 그곳에서 처리해야 할 자신만의 과제도 있다. 하지만 그곳에 이르는 방법과 속도는 모두 다를 것이다. p40, 우리는 모두 처음이었다. *한겨레출판 서평단 하니포터1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니포터 #도서리뷰 . |
최근에야 너무나 미안하게도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린 십대였을 때 내 친구 소연이가 투신을 하고, 소연의 언니는 소연을 추모하는 사이트를 열어 긴 시간 운영했었다. 소연에 대한 기억을 그곳에 모으고, 소연을 아는 사람들이 언제든 그곳에 찾아와 글을 남길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었다.
그때는 (그 행동이 굉장히 대단하다고 느끼면서도) 막연히 똑같은 십대인 언니가 어떻게 그렇게 이성적일 수 있는지 놀라 하며, 고통을 이겨내는 회복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은 소연이 언니만의 치열한 애도였던 것 같다. 매일 소연을 위해 사이트를 운영하고 그곳에 열심을 쏟는 게, 어쩌면 (사별자들이 흔히 갖는) 미안함과 죄책감을 씻고자 하는 행위이고 고통의 표현일 수 있다는 걸, 더 이상 소연의 미래를 보지 못하는 만큼 소연의 과거를 하나하나 수집하고 기억해서 소연에 대한 총량을 (그런 것이 있다면) 유지하고 싶은 마음. 나는 이런 간절함을 <여섯 밤의 애도>를 읽고 새롭게 알았다. 그날이 다시 보였다.
'세계 자살 유가족'의 날이었던 지난 토요일. (매년 11월 셋째 주 토요일) 고선규 박사님이 이끄는 자살 사별 심리지원단체 메리골드와 고선규 박사님의 책《여섯 밤의 애도》를 낸 한겨레출판만이 이 날을 대중에게 알리고 기념했다. 자살 유가족, 사별자를 위한 애도 안내서인 <여섯 밤의 애도>가 없었다면, 나 또한 살아 있는 내내 이런 날의 존재도, 자살 사별자들의 고통도 끝까지 몰랐을지 모른다.
왜 우리는 자살률이 얼만지, 죽은 자를 카운트하는 데만 열심이고 그 곁의 '살아남은 자'를 위해선 이렇게 게으른 거지? 언론도, 방송도 너무 조용하다. 고선규 박사님의 말처럼 자살 유가족/사별자들은 "우리 곁에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듯 살아간다."
한 명의 자살자는 수많은 자살 사별자를 만든다. 자살 사별자는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될 만큼, 자살 시도를 많이 하며, 그래서 자살 사별자는 "자살 생존자"라고도 불린다.
<여섯 밤의 애도>에 따르면 자살은 '(우리 자신의) 내적 대화'의 결과다. 우리는 마음속으로 자살을 여러 번 훑고, 자살을 선택할지 거부할지 수없이 고민한다. "선택할 수 있는 것들 중에 자살이 있지만 자살을 거부하고, 다시 자살을 훑는다. 자살이 거기에 있고 자살이 다시 거부된다. 그러다가 자살이 최종 해결책으로 선택된 후에는, 자살이 고통의 해답으로 고정된다."
자살을 바로 곁에서 경험한 사별자에게 자살은 어쩌면 (최소한 일정 기간동안은) 더 가까워진 선택지일 수 있다. 누군가의 삶이 끝난 지점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강제로 살게 된 그들을 돌아보지 않고선, 자살예방은 계속 무력할 것이다.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별자가 자살이 거기에 있어도, 다시 자살을 거부하기를.. 사려 깊은 애도 안내서 <여섯 밤의 애도>를 읽고, 온전한 애도로 위안을 얻기를.
리뷰어의 <여섯 밤의 애도>를 추천하는 이유 ◆ 자살률이 어느 때보다 높은 때에, 자살 사별자들이 ‘온전한 애도’ 이후 다시 건강히 자기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애도 안내서’
◆ 작가는 한국의 대표적인 ‘자살 사별 애도 상담 전문가’인 고선규 임상심리학박사이며, 책에는 온전한 애도를 위한 상세한 안내와 ‘사별자들의 생생한 증언’ 및 ‘임상심리학자의 (추출한 증언에 대한) 해석과 해설, 심리상담’이 상세히 담겨 있다.
◆ 자살 유족 사업과 자조모임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충실히 담겨 있어, 상담 현장에서 유용한 정보들이 상당하다. |
자살로 삶을 마감한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 남아있는 그들은 생각한다 내가 너 살폈더라면 상황이 바뀌지 않았을까라고... 사람들은 쉽게 죽고 싶다고 말한다 미디어,소설에서도 자살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자살을 시도 한다. 사별자들에게는 그모든것들이 마음의 상처을 건드린다.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아주면서 마음속이야기를 하면 멈춰섰던 길을 한걸음 내딛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