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번다고 더 행복하지 않다는데 왜 사람들이 이토록 돈, 돈, 돈에 집착할까.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의 저작 『지적 행복론』은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경제학자로서, 행복을 경제학의 대상으로 끌어온 학자이다. 굉장한 경제학자인데, 한국에는 번역된 게 『지적 행복론』이 전부이고... 그나마 이 책도 재정가로 할인하는 거 보면, 재쇄 소진 후 절판 수순일 듯. 관심 있는 독자는 구할 수 있을 때 냉큼 구매하도록 하자. 여하튼, 이 책은 그가 진행한 행복 경제학 강의 몇 편을 추렸는데 강의다 보니 매우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이스털린의 역설'은 단순히 부자는 불행하고 빈자는 행복하다는 식의 논의는 아니다. 그보다는 위 내용처럼 횡단면 데이터로는 소득이 많아야 행복하다인데, 시계열 데이터로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 '이스털린의 역설'은 주로 후자인 시계열 데이터 측면과 관련 있다. 무슨 말이냐고? 내가 이스털린의 연구에 관해서는 거의 몰라서 함부로 얘기하긴 다소 망설여지는데, 『지적 행복론』에서 다루는 대상은 주로 국가 단위다. 횡단면 데이터, 그러니까 특정 시점에서 행복도를 조사하면 부국이 빈국보다 더 행복하다. 유럽, 북미가 아프리카보다 행복하다. 그런데 시계열 데이터로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 책에서는 중국과 인도 예를 드는데,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소득이 는 나라에서 오히려 행복감은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 멀리 바라볼 것도 없다. 대한민국. 고도성장을 거치며 행복해졌나? 그럴 리가. 행복한 사회라면 이렇게 결혼 안 하고 애 안 낳을 리 없지. 자살율도 낮을 테고. 이스털린이 시계열로 봤을 때 소득 증가와 행복감이 상관 없는 이유로, '상대적 박탈감'을 든다. 강의 중 이스털린 교수는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첫 직장을 구한다. 어느 곳을 선호할까? A. 연봉10만 달러 B. 연봉 5만 달러. 당연히 A를 택하겠지. 그렇다면 이 경우에는? A. 연봉 10만 달러. 그런데 동기들은 20만 달러 번다 B. 연봉 5만 달러. 동기들은 2만 5천 달러 번다 당연히 A를 택할까? 이러한 현상이 바로 소득이 증가하는 국가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인플레이션도 고려해야겠지만, 이 책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분석은 없고 시계열에서 부와 행복 간 상관 관계가 없는 이유로 '상대적 박탈감'을 꼽는다. 덧붙여, 더 가질수록 더 많이 원하는 인간 심리도 꼬집는다. 그 다음으로 이스털린은 건강, 배우자로 눈을 옮긴다. 우선 건강, 당연히 건강할수록 행복하다. 말해서 뭣하리. 배우자 있는 게 좋다. 결혼이든 동거든 형태가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 바, 배우자가 있는 게 좋다. 자녀도 마찬가지고. 여기서 또 하나, 대한민국이 그리고 세계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나온다. 노리나 허츠 『고립의 시대』에서 지적하듯 인간은 점점 더 홀로 있는 걸 택하거든. 사람과 어울릴 바에 OTT 보고, 게임한다. 그러한 라이프 스타일이 행복감을 저해하는데도 말이다. 자유민주주의가 좋냐 권위주의가 좋냐에 대한 논의도 등장한다. 이스털린은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가장 선호하는 듯하다. 자유민주주의는 오히려 점수를 낮게 주는 편. 중국의 고도성장이 GDP를 추구하며 행복을 잃었다고 평가하는 대목에서 보면, 지속가능하기만 했다면 오히려 사회주의 체제를 민주주의 체제보다 더 높게 쳤을지도. 물론 현실 사회주의 국가 대부분이 실패해서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서 자체가 의미가 없지만. 그나마 대안으로 북유럽 사회민주주의로 가는 건, 아무래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일컬어지는 사회들이 경쟁을 극도로 부추기고 사회적 안전망에 그다지 관심 없는 신자유주의로 흘러 버렸으니까. 11강에서는 민주주의, 종교, 환경 등 거대한 대의가 행복과 연결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라고 지적한다. 『도덕경』에 그런 구절이 나왔던 것 같은데, 최상의 국가는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는 국가라고. 일반 사람들이 일상을 영위하는 데 문제가 없는 사회라면 그게 어떤 형태의 정부든 크게 상관이 없다고. 생애별 행복 주기, 북유럽의 높은 자살율과 행복 간 관계 등등에 대한 지적도 흥미로웠다. 북유럽이 자살율 높은 건 통계를 잘못 해석해서이고, 자살율 높은 사회를 보면 술 때문이다! 역시 술은 백해무익이로세. 네 번째 강의 부분은 경제학과 심리학을 비교하는 대목인데, 연구자라면 좀 더 관심 깊게 볼 대목이지만 나같은 일반 독자들은 그냥 아 이런 이야기도 있구나, 하고 넘기면 될 듯. 15강에서 인류는 산업혁명에 이어 인구혁명까진 왔고, 앞으로는 행복혁명으로 가야 한다고 촉구한다. 맞는 말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데 왜 행복하지 않니... 출퇴근길 직장인들의 눈빛은 왜 이렇게 슬픈 거니... 돈 별로 안 벌어도 된다. 어차피 돈 더 번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 건강하고, 배우자와 사이 좋게 지내고, 그렇게 살자. 아, 이 책에서 의외의 내용은, 10강인데 '로또에 당첨되면 행복할까'이다. 로또 당첨되고 불행해진 이야기가 간혹 뉴스로 보도되는데, 로또 당첨되면 당연히 행복하단다. 단, 큰 금액일 경우. 그렇지, 로또 1등 당첨됐는데 불행할 리가 있나. 나중에 그 돈 관리 못하는 건 다른 문제고. 복권 당첨되고 싶다! 올해 읽은 책 중에 인상적인 TOP 5안에 무조건 들어갈 책. 행복해지고 싶은 나같은 소시민이나,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싶은 정책 입안자나 정치인이 꼭 읽어야 할 책. |
지적행복론 “얼마나 부자가 되어야 행복할까?”
An Economist’s Lessons on Happiness
‘이스털린의 역설’로 이미 유명한 Richard A. Easterlin 이라는 97세 경제학 교수가 물질의 시대에 던지는 질문과 이에 대한 실천 가능한 실마리들을 그의 강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구성한 내용을 통하여 흥미롭게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부끄럽게도 50대 후반을 살아가고 있지만, 평생을 고민해온 행복에 대하여 아직도 결론을 못 만나고 있고 혹시 누군가 나에게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시원하게 스스로의 답을 못 찾고 있답니다.
책의 내용 속에 오랜 세월 연구한 학문과 그의 연륜에서 묻어나는 경험들을 통하여 전달하는 진솔한 이야기들이 설득력이 있게 다가오는 시간이었습니다. “ 돈과 행복과 비례하지 않고, 개인의 행복은 기본적으로 경제상황, 가정생활, 건강이라는 세 가지 요소에 달려 있습니다. 당신이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대체로 다른 사람과의 비교와 과거 경험과의 비교에 달려있다.
주변 사람들을 따라가지 말고 대신 자기가 정말 갖고 싶은 것에 집중하면 더 행복해 질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스스로 조금 더 행복으로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와 아이디어를 얻게 되어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 이스털린역설 Easterlin Paradox 행복과 소득의 역설 미국 경제사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이 1974년 주장한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 기본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라는 이론입니다.
소득이 비교적 높은 일정수준(임계치)까지 올라가면 행복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 보면 행복과 소득은 비례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행복과 소득의 추세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 What Matters the Most to People? 2018, OECD 보고서
소득증가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실제로 소득이 오르거나 내릴 때에 행복에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가에 따라 결정되지를 않습니다. 소득과 행복의 관계는 본인보다 소득이 더 많은 사람이나 더 적은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결정됩니다.
# 행복의 절대조건 1 건강
건강해지면 더 행복하다
건강과 행복의 정의관계는 말하자면 다이어트나 운동으로 건강이 좋아지면 더 많이 행복해지고, 건강을 소홀히 여긴다면 덜 행복해진다.
# 행복의 절대조건 2 배우자와 자녀
가족들과 함께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시간을 보내면 가족들은 건강도 얻고 더욱 행복해집니다. 행복한 가정생활은 누구에게나 원-원 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에는 2가지 비극이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배우자나 가족들에 대하여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고, 다른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입니다.
행복은 당신만의 것이어야 한다.
대체로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많을수록, 그리고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 적을수록, 행복의 수준은 높아진다. 당신이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이 변하지 않으면,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더 많아질수록 행복의 수준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변하지 않았는데 가지고 싶어하는 것만 많아지면 행복 수준은 낮아집니다.
자신이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들이 결정이 된다.
개인의 행복은 기본적으로 경제상황, 가정생활, 건강이라는 세 가지 요소에 달려 있습니다. 당신이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대체로 다른 사람과의 비교와 과거 경험과의 비교에 달려있다.
# 더 행복해지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
주변 사람들을 따라가지 말고 대신 자기가 정말 갖고 싶은 것에 집중하면 더 행복해 질 수 있다.
# 가장 즐거웠던 행동들
돈이 많으면 더 행복해진다는 일반적인 믿음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물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많을수록 갖고 싶은 것도 함께 많아 진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가정생활과 건강을 희생시켜서 불행해지는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행복과 자살률은 유럽에서든 세계 어디에서든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자살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류 소비량입니다.
# 행복의 생애 주기
파도모양이 평생 행복에 대한 일반적인 패턴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학교를 다닐 때 높은 수준의 행복을 나타냅니다. 10대, 30대중반, 70대에 최고조를 나타내지만, 고민이 많은 20대, 노후가 불안한 50대, 병으로 고생을 하는 80대에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 Peak-end rule 인간은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하여 감정의 절정과 그 경험이 끝났을 때 일로 전체 경험을 판단하는 사고방식이 있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클라이맥스 장면과 엔딩 장면’ 2개로 기억이 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과거가 덜 행복한 것은 우리가 생각하고 판단을 할 때 실제로 과거에 유행했던 판단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더 높아진 준거 기준을 바탕으로 과거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행복에 대한 설명을 경제학적인 측면에서는 다다익선 more is better 라고 하고, 심리학적인 측면에서는 설정점 이론 set point theory 행복이 일정한 수준에서 고정적인 경향을 보인다고 주장을 한다.
#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행복을 지속적으로 증진시키지 않습니다.
가장 가난한 계층을 포함한 모든 계층에서 소득수준이 높아지지만, 좋은 삶을 구성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수준도 함께 높아지게 된다. 그 결과, 물질적인 여건이 상당히 좋아지더라도 행복이 증진되지 않는다.
# Samuel Johnson “인생은 결핍의 연속이지, 즐거움의 연속이 아니다”
# 행복과 소득의 단기적인 변동과 장기적인 추세
단기적으로는 행복과 소득은 함께 올라가고 내려가지만, 장기적으로는 행복의 추세가 소득의 추세와 함께 움직이지 않습니다.
# 인류역사의 3가지 혁명 (산업혁명, 인구혁명, 행복혁명)
이 3가지 혁명은 모두 기초과학 지식의 발상지인 서유럽에서 출발하여 다른 지역으로 퍼져가는 비슷한 전파의 경로를 따르고 있습니다.
산업혁명은 생활요건의 혁명입니다. 과거 야영생활에서 소비제가 풍부하고 위생적인 산업사회로의 변화 인구혁명은 생명과학의 성과물입니다. 위생, 백신, 항생제의 등장으로 과거 평균수명 40대에서 이젠 80대까지 올라온 것은 사망률이 낮아지고 보건과 의료기술이 발전을 했기 때문이다. 유아와 어린이의 사망률이 감소하기 때문에 출산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고, 산업화가 되면서 어린이들을 덩치가 작은 어른들로 보지 않고 발달시기에 있는 인간으로 인식을 하게 되는 진보가 일어 났습니다. 자연스럽게 필요 이상으로 아이를 가지지 않게 되면서 출산율도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행복혁명은 사회과학의 산물입니다. 행복은 인간 삶에 보편적으로 중요한 것을 반영 합니다.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자유시장경제로의 이행이 고용, 소득, 의료, 서비스, 가정생활에서 긴장과 불학실성을 초래했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보장하는 사회안전망은 이러한 우려를 해결해 줍니다. 사회안전망 정책 덕분에 더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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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과 행복: 선택의 학문, 혹은 행복의 학문 우리는 흔히 경제학을 돈과 시장, 성장과 효율의 학문으로 여긴다. 그러나 경제학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인간의 행동과 선택, 그리고 삶의 질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다루는 학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돈이 많으면 정말 더 행복해질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 경제학의 핵심적인 문제로 떠오른다. 행복경제학(Happiness Economics)을 연구한 최초의 경제학자들, 예를 들어 리처드 이스털린(Richard Easterlin)은 소득과 행복 사이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경제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는 이른바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 증가는 더 이상의 행복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경제 성장만으로는 국민의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없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하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경제학은 본래 행복을 직접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에 따르면 경제학은 인간이 제한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하며, 그 선택의 결과가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학문이다. 다시 말해, 행복이 아니라 선택이 중심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택과 행복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일까? 아니면 선택의 결과로서 행복을 측정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현대 경제학은 이 질문 앞에서 여전히 진화 중이다. 분명한 것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경제학 내부에서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학이 '행복에 관한 학문'이라는 명제를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단순한 효율이나 성장 지표를 넘어서,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복지까지 고려한 새로운 경제학의 지평을 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행복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가치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또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문화에 따라 행복의 의미는 다르며, 개인에 따라도 그 기준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사람에게 행복이란 안정된 직장과 소득일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나 자아실현의 순간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사람들의 행복을 비교하고 측정할 수 있을까? 경제학이나 사회정책의 영역에서는 행복을 수치화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주관적 평가(예: '당신은 지금 얼마나 행복하십니까?'라는 설문)와 객관적 지표(예: 소득, 건강, 교육 수준 등)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지표들은 완전히 신뢰할 수 있을까? 동일한 소득을 가진 두 사람이 전혀 다른 삶의 만족도를 보일 수도 있고, 문화적으로 표현되는 감정의 방식이 다르면 같은 행복을 다른 방식으로 표출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타인의 삶과 비교하거나, 미디어에 비친 '행복한 삶'의 이미지와 자신의 현실을 비교하며 상대적인 감정을 형성한다. 이러한 비교는 오류를 낳고, 행복의 ‘객관적’ 측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행복을 측정할 때는 어느 하나의 지표만을 최선이라 정하기보다, 다양한 지표를 통합하고, 주관적 경험과 객관적 조건을 동시에 고려하는 복합적인 접근이 바람직하다. 행복이란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그것을 수치로 환산하려는 시도는 언제나 조심스럽고 겸손해야 한다. 경제가 성장하면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더 많은 돈을 벌면 반드시 더 행복해지는 걸까? 단기적으로는 맞는 말일 수 있다. 월급이 올랐을 때, 좋은 집으로 이사했을 때, 우리는 분명 더 행복해진다. 그러나 장기적인 통계를 보면, 소득이 늘어나는 것과 행복의 전반적인 수준 사이에는 뚜렷한 연관성이 없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행복은 단순한 물질의 축적에서 오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는 타인과 비교할 때 느끼는 상대적 위치에 더 민감하다. 친구보다 연봉이 낮을 때, 이웃보다 작은 집에 살 때, 우리는 행복감을 잃는다. 게다가 건강, 안정된 가족 관계, 의미 있는 일, 여가 시간 등 소득 외의 요소들이 삶의 질에 훨씬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돈'이라는 단일한 지표에 의존해 행복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 기대는 종종 실망으로 돌아온다. 이제는 남과의 비교 대신 자기 삶의 고유한 의미를 찾아야 할 때다. 진정한 행복은 외부의 숫자가 아니라, 내면의 균형에서 비롯된다. 행복이 단순한 개인의 감정 문제가 아니라면, 그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국가는 국민의 삶의 질을 책임져야 하는가? 아니면 시장이 자율성과 효율을 통해 개인이 스스로 행복을 찾도록 해야 하는가? 자본주의 체제는 경제적 자유와 선택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개인이 스스로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복지국가는 불평등과 실업의 문제에 국가가 개입함으로써 삶의 기본 조건을 보장하려 한다. 이처럼 체제에 따라 행복에 대한 접근도 달라진다. 하지만 GDP가 상승해도 국민의 행복이 감소하는 현상은 다양한 국가에서 관찰된다. 특히 실업은 소득의 문제를 넘어, 자존감과 사회적 소속감을 무너뜨리며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 복지 제도가 이를 어느 정도 보완해줄 수는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 비교와 정체성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제 중요한 것은 ‘경제성장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성장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어떤 삶을 가능하게 하는가에 있다. 국민이 존엄하게 일하고, 비교에 지치지 않으며,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야말로 진정한 ‘행복 정책’일 것이다. 이제 경제학은 단순히 효율과 성장의 수치를 넘어, 인간의 삶 그 자체를 이해하려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 선택이 행복을 낳고, 비교가 불행을 만든다면, 경제학은 그 선택의 구조를 바꾸고, 비교 대신 의미를 찾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얼마나 더 벌었는가?"가 아니라,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를 묻는 경제학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경제학이 행복의 학문이 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
저자는 97세의 경제학 교수로서 심리학, 경제학의 관점에서 '행복'에 대해 접근 하였습니다. '경제 상황', '건강', '가정'이 행복에 어떻게,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에 대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 해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소득이 증가할 수록 더욱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소득은 준거 기준이 개인이 아닌 타인이 되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행복과 정의 비례 관계를 갖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건강이나 가정의 경우 준거 기준이 '자기 자신' 또는 '자기 과거'이므로 소득과 다르게 행복에 정의 비례 관계를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고정된 시간을 소득을 더 높이기 위해 소비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행복감을 향상 시키기 어렵습니다. 그러한 시간을 가정이나 건강을 위해 소비 한다면, 스스로 삶을 차근 차근 행복으로 채워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소득이 아무리 증가해도 행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이스털린의 역설로도 유명한 석학이자 국내에 그와 관련된 책은 이 책이 유일무이하다. 다만 이스털린의 역설에서 오해하고 있는 문구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소득이 일정 구간 이상 증가해도 행복은 증가하지 않는다라는 해석보다는 일정 구간 이상에서는 소득과 행복간의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는다라는 것이 더 맞는 해석이라고 읽은 적 있으므로 해당 부분을 유의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
리처드 이스털린 교수님의 지적행복론을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부모님이 추천해주셔서 읽게 되었는데요 만능 물질주의와 행복론에 대한 강의네요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요즘 같은 물질만능시대에 과연 형복은 무엇인가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처럼 읽는 깊이 있는 내용에 인문학적 소양에 큰 힘이 더해진거 같습니다 유익한 내용으로 잘 읽었습니다 뭔가 오랜만에 아주 영양가있는 식사를 한 기분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