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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노트] 내 안에 새로운 사회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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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너무 계급적으로 본다' '계급은 철 지난 개념이다' 같은 흔한 말들은 계급이 마치 세상을 보는 한 방식인 것처럼 느끼게 한다. 그러나 계급은 방식이 아니라 사실의 문제다. 계급의식은 그 사실을 사실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지배계급은 어릴 적부터 투철한 계급의식을 형성한다. 계급의식 없는 지배계급 같은 건 없다. 계급의식 없는 피지배계급이 있을 뿐이다.   생존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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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너무 계급적으로 본다' '계급은 철 지난 개념이다' 같은 흔한 말들은 계급이 마치 세상을 보는 한 방식인 것처럼 느끼게 한다. 그러나 계급은 방식이 아니라 사실의 문제다. 계급의식은 그 사실을 사실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지배계급은 어릴 적부터 투철한 계급의식을 형성한다. 계급의식 없는 지배계급 같은 건 없다. 계급의식 없는 피지배계급이 있을 뿐이다.

 

생존을 위협하는 빈곤, 자연이나 다른 동물과 관계에서 극단적 위험과 불안정성이 지속하는 원시사회엔 계급이 없었다. 포로가 생겨도 노예로 삼을 수 없었다. 제 생존에 필요한 정도밖에 생산하지 못하는데 적과 함께 살 순 없는 노릇이다. 농업이 생겨나고 인간의 노동생산력이 제 생존을 위해 필요한 수준보다 높아져 잉여 생산물이 생겨나자, 즉 계급이 만들어질 조건이 마련되자 계급이 생겨났다.

(11쪽)

 

  책 제목으로 이미 파악이 되겠지만, 더욱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첫 장을 인용해 보았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자본, 노동, 자본가, 노동자, 민중, 노동당, 변혁, 혁명, 사회주의, 마르크스, 북한, 나아가 빨갱이까지 이러한 단어를 꺼린다는 데 안타까울 뿐이다. 생각과 사상의 자유는 너도나도 나서서 떠들지만, 가두리는 여전한 것 같다. 이런 말을 꺼내면 급기야 체제전복으로 이어지는가? 이제는 이렇게까지 가는 사회는 아니지 싶다. 

 

  또 표현하지만, 뼛속까지 좌파, 아니 사회주의자이자 비평가, 교육운동가인 김규항이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프리노트처럼 단락단락 한 문장씩 엮은 책이다. 어찌 보면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기초한 생각이겠다. 본 생각의 문장은 노트의 왼쪽에 있고 그 문장의 부연 설명으로 주석을 오른쪽에 담았지만, 주석이 또 하나의 프리노트가 되는 셈이여서 놓칠 수가 없다. 요즘처럼 한해 한해가 더욱 인간이 소외되는 인간 주변화(얼마전 또 쿠팡물류센터에서 야간 분류노동자가 사망했다) 시대에 더욱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되는 문장들이다. 

 

  이러한 저자의 생각에 동의는 하지만 그렇다고 저자가 말하는 혁명이란 것이 금새 되리란 만무할 것이다. 그래도 사회의 발전 방향의 진리로 볼 때 언젠가는 이런 사회가 올 것이다. 이상사회는 이상이 아니다. 이상사회는 마땅히 그래야 하는 사회이며, 이상주의는 마땅히 그래야 하는 현실을 좇는 것이다. 개인적소유를 바탕으로한 공유사회. 인간이 태어나 '교육받기 전'까지 집이나 땅이 사적으로 소유되어 있다고 상상하지 못한다는 사실, 필요에 따라 분배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사실 공유가 가장 자연스러운 소유 형태일 것이다. 이것이 진리이다. 혁명은 무너트리고 새로운 것을 건설하는 것으로 이해 되어서는 안된다. 혁명은 건설이자 이행이다.  생활에서의 이행. 내 안에 새로운 사회는 있는가?

 

  이 노트의 소리는 김규항의 소리도, 나의 소리도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의 소리가 될 것이다. 김규항은 하나의 사운드아트 작품에서 이 소리의 단서를 찾으면서 책을 마친다. 녹음한 텍스트를 재생하고 다시 녹음하고 재생하고..... 수십번 반복하면 관객과의 경계도 텍스트와 형체도 점점 사라지고 공진주파수만 남게 된다. 공간의 소리. 동하면 들어보길.

 

《나는 방에 앉아 있다. Im sitting in a room》출처 유투버 https://youtu.be/zjiX4oc8e2U

YES마니아 : 로얄 m*****1 2021.01.23. 신고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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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이 아닌 혁명을 원한다
"개혁이 아닌 혁명을 원한다" 내용보기
내 기억이 옳다면 김규항 선생의 이 저서는 예약판매 뜬 당일에 바로 구입했던 것 같다.선생의 저서야 언제든 기대를 하게 만들지만, 이 책은 특히나 더욱이었다.출간되기 전 선생의 블로그나 페이스북에서 이 책에 대한 언급을 선생이 할 때마다 '아, B급좌파 김규항의 사상이 농축되어 나타나겠구나' 기대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었고실물을 접한 순간 생각보다 아담한 크기와 두께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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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이 옳다면 김규항 선생의 이 저서는 예약판매 뜬 당일에 바로 구입했던 것 같다.

선생의 저서야 언제든 기대를 하게 만들지만, 이 책은 특히나 더욱이었다.

출간되기 전 선생의 블로그나 페이스북에서 이 책에 대한 언급을 선생이 할 때마다 

'아, B급좌파 김규항의 사상이 농축되어 나타나겠구나' 기대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었고

실물을 접한 순간 생각보다 아담한 크기와 두께였지만 오히려 그래서 마지막까지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읽어가면서는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아는 김규항 선생은 언제나 글을 "명징하게 직조"하는 지식인이자 글쟁이였는데 고개가 갸우뚱 거려졌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 반응이 나만 그랬던 건 아닌지 선생은 페이스북에 오탈자 수정 및 내용 보충에 대한 글을 남겼고 비로소 수긍이 갔다. 


선생의 글을 접하고서야 나는 개혁과 혁명의 차이를 알았다. 그동안은 단지 혁명이 개혁보다 규모가 큰 것이라고만 알았다. 부끄러웠다. 선생은  이 둘이 오히려 정 반대의 개념일 수 있음을 역설했다. 선생의 생각이 늘 옳은 것은 물론 아니겠지만, 그는 예나 지금이나 일관된 논리로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옳은 방향일 수 있음을 말하는 몇 안 되는 지식인이다. 


공감이 행동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비겁한 나지만 그 공감할 수 있는 마음조차 무뎌질 때마다 이 책을 떠들어 보련다. 이젠 개혁이 아닌 혁명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c 2020.12.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