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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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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 고객의 편의를 위하여 24시간 문을 여는 잡화점’ 편의점의 사전적 정의와는 거리가 먼 제목인 불편한 편의점, 누구에게 어떻게 불편한 것일까요?   김호연 작가님의 장편소설인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한 번쯤은 만나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그런지 잔잔하면서도 제 마음속에 스며들었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이기에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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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 고객의 편의를 위하여 24시간 문을 여는 잡화점’

편의점의 사전적 정의와는 거리가 먼 제목인 불편한 편의점, 누구에게 어떻게 불편한 것일까요?

 

김호연 작가님의 장편소설인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한 번쯤은 만나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그런지 잔잔하면서도 제 마음속에 스며들었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이기에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공간이 어떤 사람에게는 큰 의미가 될 수 있겠구나 알았어요. 물건이 필요해서 찾게 된 편의점에서 따스함을 느끼고 내 삶이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잊지 못할 장소가 되지 않을까요?

 

책이 제게 조금 더 의미 있게 다가온 것은 편의점의 배경이 청파동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지금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곳이 청파동이에요. 처음엔 혼자였다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면서 둘이 되고, 첫째 아들 5개월까지 산 곳으로, 저에게는 혼자였다 셋이 되어 나온 곳으로 의미가 있어요.

 

본인의 삶을 사는 것만으로도 벅찬 이들의 쓸쓸함에 독고 씨가 건네는 작은 관심이 그들의 삶에 조금씩 변화를 일으킵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면서 느리지만 천천히 자신의 진심을 전하는 독고 씨의 모습에 그들이 처음 가졌던 그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옅어지고, 그들 나름대로 본인의 삶을 위해 조금씩 노력을 하죠.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독고 씨는 독고 씨대로 본인의 과거를 기억해 냅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위해 대구로 향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나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P. 140)

→ 이 문장이 마음속에서 깊은 울림을 줬어요. 우리는 행복이라는 것을 쫓고 있지만, 지금 가고 있는 이 길 자체가 행복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매 순간 진심을 다해서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특히 뒤 문장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는데, 사람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을 텐데 그것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한 번의 말, 행동을 보고 그것이 그 사람의 전부인 양 치부했던 일들이 참 부끄러웠어요. 아직 나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지 못하는구나... 나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처럼 나도 그럴 텐데... 타인의 친절과 관심에 기분 좋았던 경험이 있기에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P. 252)

→ 결국 가까운 사람들과의 진심 어린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요. 돈, 명예, 성공 등도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할 수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의 관계라는 것... 예전엔 사람과의 관계가 뭐 그리 중요할까 생각하며 우선시하지 않았어요. 삶의 고비마다 나를 일으켜 세운 건 결국 가까운 사람들의 위로와 관심이었는데 그 당시엔 잘 몰랐던 거죠. 최근 많이 깨닫고 있는데...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삶을 살아가고 싶네요.

 

마음이 힘들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토닥토닥해주는 사람 덕분에 기운을 내고 조금은 희망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요?

마음이 많이 주저앉았을 때 누군가의 위로 한 마디에 내가 왜 이러지 싶을 만큼 눈물이 펑펑 쏟아진 적이 있어요. 그 사람의 관심 덕분에 사람의 정을 느끼면서 마음을 조금은 추스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독고 씨도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요?

삶을 포기하지 않고 조금은 변화된 모습으로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희망은 있으니까요.

 

성공하고 잘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동기부여가 되고 열심히 살아야지 다짐을 하는 반면, 나는 왜 이럴까 비교하면서 기분이 축 처질 때가 있어요.

흔한 소재에 주변에서 봤을 법한 인물들에게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위로를 받는 이유는 우리의 삶도 그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에서 아닐까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무인 가게, 셀프 주문, 셀프 계산 등 기계가 사람을 많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편하고 인건비가 절약되는 반면 사람다운 따스함은 사라지는 것 같아요.

그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사람의 따스한 정이 그리워서 이 책을 읽고 마음속이 찡해지는 울림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싶어요.

 


 

YES마니아 : 로얄 r*****9 2022.09.15. 신고 공감 57 댓글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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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0] 소통을 통해 나를 되찾다
"[22-50] 소통을 통해 나를 되찾다" 내용보기
동양의 한자문화권에서 사람을 가리키는 ‘人(인)’은 두 사람이 서로 기댄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서양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한 것과 서로 통한다.   그렇다면 사회적 관계를 잃어버리면 사람은 어떤 존재가 될까? <불편함 편의점>에서 나오는 노숙자 ‘독고’처럼 되지 않을까? ‘독고’처럼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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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한자문화권에서 사람을 가리키는 ‘人(인)’은 두 사람이 서로 기댄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서양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한 것과 서로 통한다.

 

그렇다면 사회적 관계를 잃어버리면 사람은 어떤 존재가 될까? <불편함 편의점>에서 나오는 노숙자 ‘독고’처럼 되지 않을까? ‘독고’처럼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어버리고 하루하루를 생존하는데 급급하게 된다면, 그것을 살아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그런 의미에서 노숙자 ‘독고’가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고 다른 이들과 소통하면서 본래의 자신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렸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독고’는 어떻게 자신을 찾을 수 있었을까? 이야기는 70대의 염영숙 여사(이하 ‘염 여사’)의 잃어버린 파우치를 곰 같은 치에 말도 어눌하게 하는 전형적인 노숙자 ‘독고’가 돌려주면서 시작된다.

 

단기적인 인연으로 끝날 것 같았던 염 여사와의 관계는 야간의 붙박이 알바인 50대의 실직 가장 성필 씨의 재취업으로 변화했다. 성필 씨의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독고’는 노숙자에서 알바생으로 사회적 신분이 바꿨다. 그리고 이 변화로 ‘독고’는 타인과의 소통을 시작하고, 자신의 기억을, 아니 과거를 조금씩 되찾게 된다.

 

이 과정을 소설은 일곱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독고’를 보는 편의점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의 시선을 나열함으로써 알려준다. ‘제이에스 오브 제이에스’라는 소제목으로 오전 알바 시현이, ‘삼각김밥의 용도’라는 소제목으로 오선숙 여사가, ‘원 플러스 원’이라는 소제목으로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 세트로 혼술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영업직 회사원 경만이,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소제목으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청파동에 글을 쓰러 들어온 30대 희곡작가 정인경이, 네 캔에 만 원’이라는 소제목으로 편의점을 팔게 하려던 염 여사의 말 안 듣는 아들 민식이, ‘폐기 상품이지만 아직 괜찮아’라는 소제목으로 민식의 의뢰를 받아 독고의 뒷조사를 하는 곽이 각각 본 ‘독고’의 모습이 그려진다. 11명의 등장인물이 각각 자신의 입장에서 일인칭 서술을 하는 다이 호우잉[戴厚英, 1938~1996]의 <사람아! 아, 사람아!>나 5명의 등장 인물이 각자 독백하듯이 서술하는 마나토 가나에[溱かなえ, 1973~ ]의 <고백(告白)>이 떠오르는 구성이랄까?

 

마지막 장은 ‘ALWAYS’라는 소제목으로 편의점 일에 숙달될수록 기억을 조금씩 되찾는 독고의 독백이 담겨 있다. 그리고 기억을 되찾고 다른 이와의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된 독고의 행동 또한 그려져 있다.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닥친 고난을 극복하거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지는 않는다. 아니 그런 사람은 드물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을 존중한다. 감히 따라 할 수 없으니까. 소설의 막바지에 그려진 독고를 보면 그도 그런 이 가운데 하나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독고는 모든 것을 잃었기에 그것을 채우는 과정에서 그렇게 성장한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지난 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 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 했던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 가족을 배웅하는 가족들, 연인을 기다리는 연인들, 부모와 동행하던 자녀들, 친구와 어울려 떠나던 친구들……. 나는 그곳에서 꼼짝없이 주저앉은 채 그들을 보며 혼잣말하며 서성였고 괴로워했으며, 간신히 무언가를 깨우친 것이다. [pp. 252~253]

YES마니아 : 로얄 w******f 2022.11.02. 신고 공감 2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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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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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중 한 사람이 편의점 사장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그곳에 다녀온다. 괜찮은 1+1이 있거나 다른 곳에서는 하지 않는 행사를 하면. 예전엔 편의점에서 뭔가를 사는 일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동네 슈퍼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그 자리에 편의점이 생기면서 이젠 가끔은 가게 된다. 그리고 놀란다. 다양한 상품이 이렇게도 많구나 하고. 다양한 상품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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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중 한 사람이 편의점 사장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그곳에 다녀온다. 괜찮은 1+1이 있거나 다른 곳에서는 하지 않는 행사를 하면. 예전엔 편의점에서 뭔가를 사는 일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동네 슈퍼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그 자리에 편의점이 생기면서 이젠 가끔은 가게 된다. 그리고 놀란다. 다양한 상품이 이렇게도 많구나 하고. 다양한 상품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곳. 그래서 편의점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이 함께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곳도 삶이 있고 관계가 있고 소통이 있으니까.

 

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고 있는 독고라는 남자. 이 남자는 어느 날 70대 여성(염 여사)의 지갑을 줍는다. 지갑을 찾아준 인연으로 독고는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게 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덩치가 곰처럼 큰 남자는 알코올성 치매로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말도 어눌하고 굼떠 사람을 제대로 상대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하지만 독고씨는 의외로 일을 잘하고 주변 사람들을 편하게 만들면서 편의점의 밤을 잘 지켜나간다. 20대 취업을 준비하는 편의점 알바 시현, 생계형 알바를 하는 50대 오 여사, 퇴근길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 세트로 혼술을 즐기는 회사원 경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글을 쓰려는 작가 인경, 엄마의 편의점을 팔아 치울 기회만 노리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 염 여사의 아들 민식에게 의뢰를 받고 독고씨 뒤를 캐는 탐정 곽까지.. 각자의 사연과 이야기가 펼쳐진다.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252)

책에는 이런 글이 있다. 이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는 곳이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야 하며 그 관계는.. 맞다. 소통이다. 우리네 삶 자체가 사람과의 관계이자 소통이니. 우리네 삶이 그렇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아무 걱정 없을 것 같은 사람도, 나름의 사연이 있고 아픔이 있다. 취업을 준비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슬픈 20대와 아들과 소통이 되지 않는 50대의 오여사, 아이들은 커 가지만 자신은 돈 버는 기계가 아닐까 고민하고 아파하는 평범한 40대 가장. 한탕을 노리는 철딱서니 없는 아들. 우리 주위 어딘가에 있을 법한 캐릭터들이 생동감을 더한다. 그리고 알게 되는 독고씨의 정체.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까? 작은 녀석까지 수능이 끝나니 이젠 내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생각이 많다. 계속 직장생활을 했다면 이런 고민을 덜 했을까? 아니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지인들도 똑같이 고민한다. 인생 2. 지금 일을 하든 하지 않든 아이들이 자랐으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생을 살기 위해 준비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나 역시 내가 어떤 사람으로 어떤 인생을 살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오로지 가족과 날 위해 살았다면 이젠 주변을 봐야 하지 않을까? 내가 하는 일들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래서 같이 행복해지는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으니 조금 덜 열심히 살고 매일 행복해지는 연습. 그렇게 살고 싶다.

 
이달의 사락 k*****3 2021.12.09. 신고 공감 18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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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가족끼린 그러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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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린 그러는 거 아니란다. 서로 눈만 마주쳐도 설레고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는 상황에서 '가족'을 연상시켜선 안 된다는 '묻지 않는 규칙'이라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설령 부부사이일지라도 끈적끈적하면서 달달해지면 안 된다니...그럼, '가족'이란 어떤 관계이고,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걸까?     여기 <불편한 편의점>에는 '불편한 가족'이 등장한다. 겉보기에는 그저 '노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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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끼린 그러는 거 아니란다. 서로 눈만 마주쳐도 설레고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는 상황에서 '가족'을 연상시켜선 안 된다는 '묻지 않는 규칙'이라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설령 부부사이일지라도 끈적끈적하면서 달달해지면 안 된다니...그럼, '가족'이란 어떤 관계이고,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걸까?

 

  여기 <불편한 편의점>에는 '불편한 가족'이 등장한다. 겉보기에는 그저 '노숙자'를 채용한 맘씨 좋은 편의점 사장님이 떡상을 하고, '의외의 인물'이 등장해서 어렵고 힘든 상황을 용케 헤쳐나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만 있을 것 같지만, 책의 내용을 한꺼풀 벗겨내고 속살을 들춰내면 가족인데 '불화'로 인해 애간장을 태우고 속을 끓이고 마음에 상처받고 눈물마저 메마른 말 못할 사정을 간직하고서 '불행의 늪'을 허우적거리는 우리네 이웃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이 책은 따뜻하다. 곰처럼 우직한 주인공이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불쑥 나타나 어렵게 꼬여버린 문제를 속시원히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해법)'을 툭툭 던져주기 때문이다.

 

  편의점 알바를 하는 시현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중이다. 5급도 아니고, 7급도 아닌, 그저 평범한(?) 9급을 말이다. 설령 합격한다고해도 주민센터에서 허드렛일이나 할 것이고, 시덥잖은 자잘한 업무지만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투철한 봉사정신'을 발휘해야만 하는 하는 대표적인 '3D 업종'인 것이 9급공무원인 것이다. 그런데도 석박사에 해외유학까지 마치고 돌아온 '고급인재'들이 국가고시에 뛰어들어 경쟁률만 미친듯이 올려놓고 있는 것이 '노량진의 현실'이고, '대한민국의 비극'이다. 왜 이런 고급인력들이 한낱 쪼잔한 업무나 하는 '쪼랩 공무원시험'에 몰려드는 것일까?

 

  먹고 사는 문제가 그만큼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무릇 사람이란 '안정적인 돈벌이'를 하나쯤 챙기고 난 뒤에야 '인생'을 챙길 수 있다. 그런데 국내경기 뿐만 아니라 세계경기가 침체되고 '일할 사람'은 넘쳐나고 '일자리'는 태부족인 상황이 지속되니,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 나라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자, 급속한 발전의 배경이 되었던 '헝그리 정신'도 고학력, 고스펙의 시대가 도래하자 더는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한때, '아프니까 청춘이다', '열정페이' 따위가 헝그리 정신을 대체하기도 했지만, 왜 유독 '청년'에게만 아픔을 감당하라고 '강요'를 하느냔 말이다. 청춘은 불타오를 때 가장 아름다운 법인데, 가뜩이나 경기가 사그라들어 불태울 곳이 없는 청년들에게 '아픔'만을 강요하는 듯한 분위기는 정말이지 노땡큐란 말이다.

 

  그런데 시현씨에게 '9급공무원'은 천직에 가깝다. 성적이 그리 우수한 것도 아니고 뛰어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남들이 귀찮아하는 일'도 누구보다 친절하고 성실하게 해내는 천성을 타고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석박사 취준생들에게 치어서 번번이 공무원시험에 낙방을 하고 있다. 그래서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편의점 업무가 쉬운 것은 아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번거롭고 까다로운, 그리고 때로는 더러운(!) 일도 도맡아서 처리해야 하는 고충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와 '진상 손님 처지'가 그렇다. 간신히 '포스기기 사용법'을 익히고, 매장관리에 익숙해질 즈음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JS(진상) 손님'을 고객으로 맞이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친절하게 응대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실수하고 꼬투리를 잡히면 쌍욕이 날라오고 갑질을 쳐바르기 때문이다. 하루에 8시간 이상 꼬박 한 달을 일해야 겨우 150~200만 원의 월급을 손에 쥘 수 있는 박봉인데, 초딩부터 노인까지 다채로운 'JS 손님'들이 찾아와서 속을 긁어놓기 일쑤인 것이 '편의점 알바'다. 대한민국 헌법 어디를 뒤져봐도 '친절하고 착한 편의점 알바'를 개무시해도 된다는 문구가 없는데도 '진상들'은 꼭 매너도 없이 갑질을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훈계에, 으름장을 늘어놓기 일쑤다.

 

  그래서 '편의점 알바생'은 얼굴도 내놓고 다닐 수 없는 초라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모르는 사이도 아닌 친구에게도, 심지어 가족에게조차 '취업했다'고 당당히 어깨를 펼 수 없는 부끄러운 직업이 되고 말았다. 그런 알바생인 시현씨에게 '노숙자 출신' 야간 알바에게 업무를 가르치라는 사장의 분부가 내려왔다. 냄새도 고약하고, 말도 느리고, 말투도 어눌하다 못해 더듬거리기까지 하는 노숙자를 채용하는 것부터 의심스러운데, '가르치기'까지 하라니...사장이 살짝 돈 것도 같지만, 그래도 지시는 지시니까 부닥쳐 보기는 했다. 그런데 웬걸, 의외로 잘 배운다. 물론 빠른 속도로 배우는 건 아니지만, 차근차근 '꼭 해야 할 일'을 꼼꼼하게 해내며, 진상손님을 처리(?)하는 요령까지 신박하게 보여주며 듬직한 일꾼의 모습을 갖춰나갔다. 그래서 보기보다 일을 잘한다고 칭찬을 해줬는데, 그가 말하길, 시현씨가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어서 배우기 쉬웠단다. 시현씨가 가르쳐주면 복잡하고 어려운 것도 쉽게 배울 수가 있다면서 말이다.

 

  그 말을 들은 시현은 곰곰히 생각해본다. 나에게 '이런 재능이 있었나?'하고 말이다. 그리고 그가 자신에게 가르치듯 '너튜브'에 편의점 업무(포스기 사용법) 동영상 찍어 올려보라고 권했다. 자기처럼 느리게 배우는 사람에게 '시현씨의 가르침'은 딱 안성마춤이라면서 말이다. 듣고 보니 그럴 듯 했다. 속는 셈치고, 서툴지만, 동영상을 찍어 올려 보았다. 의외로 '조회수'가 가파르게 올라갔고, 고맙다는 댓글도 달리면서 나름 재미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울렸다. 그리고 '편의점 점장'으로 스카웃을 하겠다는 제의가 들어왔다. 편의점을 새로 오픈하는데, 시현씨처럼 친절하고 꼼꼼하게 가르치는 사람이 '점장'이 되어, '관리'를 해주면 좋겠다면서 말이다. 알바에서 점장으로 승진한 셈이다. 아니, 이제는 당당히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는 '찬란한 인생'이 열린 것이다.

 

  이렇게 어느 날 찾아온 '노숙자'로 인해 달라지는 인생들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특히, '가족끼리' 원만한 관계를 갖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을 툭하니 일러주기도 하고, 인생 자체가 '꼬여버린' 사람에겐 술 대신 옥수수수염차를 내밀며 '맑은 정신'으로 인생을 극복해보라고 응원해주기도 한다. 마치 '용한 점쟁이'라도 되는 양, 복잡하고 뒤틀린 속마음을 훤히 들여다보고 '진찰'한 다음에, '신의 손'으로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는 용한 의사라도 되는 양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알콜성 치매로 기억을 잃어버린 주인공의 정체는 바로 '성형외과의사'였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로 환자의 생명과 가족의 사랑을 외면해버린 크나큰 실수를 저질러버리고 자기 자신을 폐인으로 만들어진 불우한 과거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선량하고 착한 '편의점 알바'로 성실하게 일하고 있지만, 사실은 지독한 이기주의자에 '가족'보다 돈을 더 중요시했던 '나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차츰차츰 기억에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계속 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고서야 '완벽'을 운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착하고 친절하며 자기보다 남을 위해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도와주고 힘이 되어 주는 고마운 사람들도 참 많다. 그러면 그런 착한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란 말인가? 맞다. 그런 사람조차 '완벽'할 수는 없다. 왜냐면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실수를 통해서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다시 말해,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름지기 사람은 염치가 있어야 한다.

 

  염치란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을 가져야 사람이 깨끗해진다. 세상이 아무리 더럽다고 해도 더러워진 손발과 얼굴을 '깨끗이' 씻을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깨끗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잘못을 했다고 심하게 나무랄 것이 없다. 정작 나무랠 '본질'은 부끄러움도 모르는 마음이니까 말이다. 잘못은 누구나 저지르고 뉘우치고 반성하면 바로 잡을 수 있지만, 부끄러움도 모르는 '몰염치'는 인간으로서의 최소한도 갖추지 못한 말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족 사이에 '염치 없는 인간'들이 종종 있다. 가족을 남보다 못하게 대하는 족속들이기도 하다. 남들 눈에는 친절하고 성실해서 '법 없이도 살 사람'처럼 착해보이는데, 정작 가족에게는 '인간말종'처럼 구는 썩을넘들이 있단 말이다. 그런 넘들은 차라리 '가족'을 남 보듯이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부모의 유산을 '쌈짓돈'으로 여기고, '아내의 내조'를 당연한 희생으로 여기고, '자식의 미래'를 부모의 못다한 꿈으로 보상받으려는 철부지 들이 참으로 많다. 가족으로서 '자기 역할'도 못하는 못난이들이 "가족인데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라면서 푸념만 늘어놓곤 한다. 정작 자신조차 '다른 가족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으면서, 자기 자신의 속상함만 내세우며 가족 전체를 괴롭하는 얼뜨기들이 넘쳐나고 있다.

 

  가족끼리 그러면 안 된다. 가족이니 더욱더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자기 자신의 허물까지 보여주는 사이가 '가족' 아니냔 말이다. 그 허물을 보듬어주고 아프지 않게 달래주며 행여 남들에게 들키지 않을까 함께 감추고 묻어주는 사이가 가족이다. 그러니 가족끼린 '서로 부끄러운 사이'인 셈이다. 그렇다면 서로 서로 도와주고 힘이 나게 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대화'가 필요하다. 자신의 부끄러운 속마음을 털어놓고 서로의 해결방법이 되어주며, 더러운 곳이 있다면 깨끗이 씻을 수 있게 도와주는 사이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고,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때론, 불편해야 할 경우가 있다. 흔히 '아날로그 감성'이라고 부르는 '불편한 그 시절'을 추억하는 것처럼, 불편해야 서로의 마음이 통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가족끼리 투닥거리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너무 편한 사이일 때는 몰랐던 서로의 속마음과 속사정을 허물 없이 털어놓는 순간이 찾아오려면 '불편한' 무엇이 필요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불편한 것 중에 가장 불편한 것은 '가족'밖에 없다. 하지만 그 가족을 통해서 얻는 에너지야말로 이 힘겨운 세상을 버티고 이겨내는 힘인 것이다. 믿기 힘들다고? 아직도 의심스럽다고? 누구에게 업혀본 적이 있는가? 세상 가장 불편한 자세인데도, 엄마아빠 등에 업힌 아기는 세상 모르고 침을 질질 흘리며 편안한 잠에 빠져든다. 궁디 팡팡을 맞으면서도 골아 떨어지는 편안한 잠을 어부바 상태에서 맞이한다. 왜일까? 자신의 모든 것을 상대에게 맡겨 놓은 '가장 불편한 자세', 업힌 사람도, 업은 사람도 모두가 힘든 그 자세를 '가족끼리'는 해준다. 그게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족끼린 그러면 안 된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z******8 2022.08.15. 신고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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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특별한 공간에서 특별한 관계가 형성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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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이 우리 주변으로 다가온 지 꽤 되었다. 일상의 한 부분처럼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편의점으로 간다. 특히 심야 시간에 더 빛을 발한다.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 중 나이 든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다. 다른 곳보다 시급이 적어 알바생이 자주 바뀐다. 그런데 체격이 곰처럼 크고 듬직한 사람이 야간을 맡고 있다면 편의점 점장으로서는 믿을 만하리라.   신분증, 신용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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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이 우리 주변으로 다가온 지 꽤 되었다. 일상의 한 부분처럼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편의점으로 간다. 특히 심야 시간에 더 빛을 발한다.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 중 나이 든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다. 다른 곳보다 시급이 적어 알바생이 자주 바뀐다. 그런데 체격이 곰처럼 크고 듬직한 사람이 야간을 맡고 있다면 편의점 점장으로서는 믿을 만하리라.

 

신분증, 신용카드, OTP, 통장 등 모든 것이 들어있는 파우치를 잃어버렸을 때 노숙자가 찾아준다는 게 가능할까. 독고 씨로 불리는 그가 나타나는 순간부터 이 소설은 판타지로 보였다. 실제로는 이런 일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내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는 가정 하에 말하는 거다.

 

 

 

부산을 향하는 기차 안에서 염영숙 여사는 파우치가 사라진 걸 알았다. 이어 전화가 걸려와 파우치 주인을 묻는다. 배가 고프다며 편의점 도시락 먹으면 안 되겠냐고 해서 그러라고 했더니 도시락값이 찍혔다. 다시 출발한 서울역으로 향했다. 몸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는 노숙자였다. 염 여사는 그를 데리고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으로 데리고 가 산해진미 도시락을 데워 주었다. 알바생 시현에게 이 남자가 오면 언제든지 도시락을 챙겨주라고 말했다. 매일 정해진 시간, 도시락 폐기시간에 맞춰 찾아와 도시락을 먹고 갔다. 그리고 야간을 책임져 주던 성필 씨가 그만두게 되자 독고 씨에게 편의점을 맡아 달라고 한다. , 술을 마시지 않을 것과 가불해 줄 테니 돈으로 목욕탕에 들러 씻고 새 옷을 사 입으라고 말했다.

 

이렇게 독고 씨는 편의점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된다. 염 여사의 편의점을 책임져 줄 뿐 아니라 시현이 근무하는 시간대에 찾아오는 JS(진상) 손님을 해결해 준다. 노숙자 출신이라며 대놓고 싫어하는 선숙 씨에게도 아들과의 일을 듣고 조언해주는 사람이다. 진상을 대할 때는 강하게, 친절이 필요한 할머니들에게는 배달 서비스까지 해줄 줄 알았다. 좋은 곳에 투자하겠다며 편의점을 팔라고 재촉하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에게는 대차게, 민식이 고용한 흥신소 곽의 미행을 못 본 척 눈감아주고, 필요한 제품이 없어 불편한 편의점이라고 부르는 한밤에 찾아오는 작가 인경에게 줄 산해진미 도시락을 몰래 숨겨놓기까지 한다.

 

반말하는 사람에게는 반말로, 편의점 대표의 아들이라며 계산하지 않은 남자에게는 계산할 때까지 물건을 주지 않는 것, 술 마신다며 가족이 싫어하고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의료기기를 파는 사람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오히려 도움을 주기까지 한다.

 

그런 그에게 어떤 사정이 있었기에 노숙자로 살게 되었으며 알코올 중독으로 자신의 이름도, 가족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궁금할 수밖에 없다. 편의점 일을 배우며 점점 기억이 돌아와 자기의 직업을, 가족들이 생각해 낼 수 있었다. 자기가 어떤 인간이었는지 비로소 깨닫기 시작한 거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252페이지)

 

평범한 이야기 같은데, 읽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편의점과 그 시간을 지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은 곧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각자 가지고 있는 고민, 미래를 위해 공시생으로 있든, 새로운 투자처를 마련해 돈을 벌고 싶든 우리 주변에서 있음 직한 사람들이다. 누군가는 공무원 준비를 하며 편의점에서 일할 것이고, 누군가는 돈벌이 안 하는 가족들을 대신해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웃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를 묻는다.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하여 너무 무관심하지는 않았는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다. 물론 작은 친절이 과도한 관심으로 변해 불편함을 유발할 수도 있다. 서로의 경계를 지키며 할 수 있는 것을 해주는 것. 소통에서 오는 관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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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22.05.26. 신고 공감 13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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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삶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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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의 운명과 속절없는 투닥거림을 하게 되는 것도 따지고 보면 하릴없는 넋두리에 불과하겠지만 이러한 투닥거림도 삶의 과정 중 하나라면 심한 마음고생 없이 빠르게 지나갔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이다. 이 땅에 사는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이 그러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의 생각도 그러하냐고 차마 묻지 못할 때가 많아서 자신의 속내를 서로 내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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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의 운명과 속절없는 투닥거림을 하게 되는 것도 따지고 보면 하릴없는 넋두리에 불과하겠지만 이러한 투닥거림도 삶의 과정 중 하나라면 심한 마음고생 없이 빠르게 지나갔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이다. 이 땅에 사는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이 그러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의 생각도 그러하냐고 차마 묻지 못할 때가 많아서 자신의 속내를 서로 내보이지도 못한 채 끙끙 속앓이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세상의 불행이란 불행은 모두 자신 혼자 떠안은 양 우울해하는 것이다. 바꿀 수 없는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면서...

 

김호연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이 마음먹기에 따라서 극락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이따금 만나는 누군가를 붙들고 자신의 속내를 툭 털어놓고 나면, 자신의 고민은 시나브로 깃털처럼 가벼워져서 다시 또 용기를 내어 살아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마법은 자신의 고민을 가슴속에 꽁꽁 숨겨두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말하자면 자신의 고민이 입술 안쪽과 바깥쪽의 그 실낱 같은 경계 어느 쪽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이라는 극과 극의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다섯 번째 불운까지 겪고 나니 민식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져 엄마가 사는 청파동 집으로 기어들어가야 했다. 거기서 몇 해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유산으로 엄마가 편의점을 차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유산에는 분명 그의 몫도 있었을 것인데, 엄마와 누나는 아무 언질도 없이 민식만 빼놓고 유산을 편의점으로 바꾼 것이었다."  (p.167)

 

소설은 그렇게 세상 사람들의 여러 고민을 안고서 청파동의 어느 편의점으로 향한다. 민식의 엄마이자 편의점 사장인 염 여사는 자신의 지갑을 찾아주었다는 이유 하나로 서울역 노숙인이었던 '독고' 씨를 편의점 야간 알바생으로 채용한다. 그러나 주변에 편의점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염 여사의 편의점은 경쟁에서 밀리게 되고, 상품의 구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까닭에 동네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을 경우에만 찾게 되는 '불편한 편의점'으로 인식한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사장인 염 여사가 노숙인이었던 '독고' 씨를 채용한 것은 기존에 있었던 다른 직원들의 걱정과 불안을 부채질했다. 그러나 그들의 걱정과는 달리 '독고' 씨는 물건을 훔치려는 불량학생이나 다루기 힘든 취객도 능숙하게 다루고, 진상 손님까지 두 손 들고 떠나게 만든다. 이러한 신선한 바람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작가가 되고 읽은 여러 심리학 서적에서 인경은 감정적 상처에 대해 주목했다. 캐릭터는 결국 과거의 끔찍한 감정적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고, 그런 상황에서 무엇을 지키고자 했는가가 그의 앞날이 된다. 독고 씨는 눈을 감았고 등을 돌렸다. 하지만 현재 그는 회복되고 있으며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상처를 돌아볼 용기와 힘을 조금씩 채우고 있었다."  (p.156)

 

편의점은 비싸다며 발길조차 주지 않던 동네 노인들도 '독고' 씨의 싹싹한 태도에 편의점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배회하기 시작하고, 그에 따라 매출도 상승한다. '독고' 씨로 인한 주변 사람들의 변화는 다방면에서 나타난다. 오전 알바를 하던 오 여사는 게임에 빠져 사는 자신의 아들과의 소통 단절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또 다른 알바생 시현은 편의점 초보 알바생을 위해 포스기 다루는 법을 유튜브에 올려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고,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늘 혼술을 하던 세일즈맨 경만은 술을 끊고 다시 가장의 자리를 찾아 들어가게 되었으며, '독고' 씨를 쫓ㅇ아내고 편의점을 팔게 하려던 아들 민식은 엄마와의 관계를 회복하였고, 마지막 글쓰기 장소로 청파동을 찾은 희곡작가 인경 역시 '독고' 씨와의 대화를 통해 다시 글을 쓸 수 있는 용기를 내게 된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잇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지난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 했던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 가족을 배웅하는 가족들, 연인을 기다리는 연인들, 부모와 동행하던 자녀들, 친구와 어울려 떠나던 친구들......"  (p.252~p.253)

 

김호연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 하나, 소설의 주인공인 '독고' 씨를 통해 당신의 삶도 나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한결 느긋해지고 여유로워지며, 어깨를 움츠린 채 세상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어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삶이 특별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주눅 들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그들과 소통할 때 삶은 살아볼 가치가 있음을, 그들의 속내를 알고 나면 비로소 언제나 흐림이었던 하늘이 맑음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소설은 말해주고 있다. 가장 낮은 신분의 '독고' 씨를 통해.

s*****l 2022.10.02. 신고 공감 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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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다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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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마지막엔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반전을 예상했으나 ㅠㅠ 마지막에 코로나가 나오는 것도 쌩뚱맞았고 수제맥주는 흡사 한 때 품절대란이였던 곰표맥주를 떠올리게했고 최근 유행했던 모든 잡스러운 것들을 마구 비빔밥처럼 섞어놓고 결말이 마무리된 느낌이다 처음은 괜찮았으나 읽다보니 유치하고 실망스러웠다 독고의 직업이 의사였던것도 깬다 결국엔 의사라니 에휴 처음 시작은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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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마지막엔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반전을 예상했으나 ㅠㅠ 마지막에 코로나가 나오는 것도 쌩뚱맞았고 수제맥주는 흡사 한 때 품절대란이였던 곰표맥주를 떠올리게했고 최근 유행했던 모든 잡스러운 것들을 마구 비빔밥처럼 섞어놓고 결말이 마무리된 느낌이다 처음은 괜찮았으나 읽다보니 유치하고 실망스러웠다 독고의 직업이 의사였던것도 깬다 결국엔 의사라니 에휴 처음 시작은 흥미가 생기고 독고란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해서 하루만에 읽게 됬는데 뒤로 가면 갈 수록 엥 ?뭐지 ? 이러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는데 머릿속에 남는게 하나도 없는 이책은 무엇이지 ? 간만에 하루도 안 되서 휘리릭 읽었는데 남는게 하나도 없다니 ㅎ
k********9 2022.03.07. 신고 공감 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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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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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읽는내내 감동으로 온 몸을 떨었습니다.소설류는 대개 도서관에서 대출하여 읽는 편인데 저한테 차례가 오지않기에 구매하기로 결심했습니다.과연 어떤 내용이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랑할까 확인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받자마자, 책장을 넘기자마자 술술 넘어가면서 가슴속은 감동으로 뜨거워지고 뭉클해지고 행복감이 밀려들어왔습니다.불편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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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읽는내내 감동으로 온 몸을 떨었습니다.소설류는 대개 도서관에서 대출하여 읽는 편인데 저한테 차례가 오지않기에 구매하기로 결심했습니다.과연 어떤 내용이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랑할까 확인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받자마자, 책장을 넘기자마자 술술 넘어가면서 가슴속은 감동으로 뜨거워지고 뭉클해지고 행복감이 밀려들어왔습니다.불편하면서도 전혀 불편하지 않고 감동을 느끼게 하는, 인간미기 풀풀 묻어나는 우리 동네 이야기입니다.뉴스에서도 신문에서도 나오지는 않지만 항상 우리 곁에 있는 우리들 이야기입니다.추운 겨울 난로보다도 뜨거운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입니다.진심어린 배려와 사랑이 선순환하면서 차츰차츰 주위를 사랑으로 물들게하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단번에 다읽기에 아까워서 뒷부분 조금은 남겨놓았습니다.오래토록 감동을 느끼고 싶습니다.주인공 독고가 우리동네 편의점에 있는지 유심히 살펴봐야겠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c*********e 2021.12.21. 신고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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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리뷰, 불편한 편의점, 오늘밤 참참참이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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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글씨쓰는 글꽃윤쌤입니다. 제목부터가 훅!! 뭔가 흥미로는 느낌이다. 사실, 자기계발서, 에세이를 자주보는데, 이렇게 잼있는 소설책이라면, 또 보고싶다. 댓글로 추천 부탁드립니다. 소설인데, 소설이 아닌 느낌. 정말 동네 편의점에서 일어날 것 같은 편안한 느낌.그러면서 따뜻하고 감동, 재미가 있는 책 입니다. 이 책의 차례를 한번 쭉 보세요. 산해진미 도시락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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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글씨쓰는 글꽃윤쌤입니다.

제목부터가 훅!! 뭔가 흥미로는 느낌이다.

사실, 자기계발서, 에세이를 자주보는데, 이렇게 잼있는 소설책이라면, 또 보고싶다. 댓글로 추천 부탁드립니다.

소설인데, 소설이 아닌 느낌.
정말 동네 편의점에서 일어날 것 같은 편안한 느낌.
그러면서 따뜻하고 감동, 재미가 있는 책 입니다.

이 책의 차례를 한번 쭉 보세요.

산해진미 도시락
제이에스 오브 제이에스
삼각김밥의 용도
원 플러스 원
불편한 편의점
네 캔에 만원
폐기 상품이지만 아직 괜찮아
ALWAYS

편의점에가면 젤 먼저 보는 원 플러스 원 상품, 배고플 때 한번씩 먹는 삼각김밥. 네캔에 만원짜리 안사면 뭔가 손해인 듯한 맥주.

우리들 옆의 흔한 얘기라서 공감이 많이 갔어요.


책 내용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서울역 노숙자는 독고씨가 편의점 주인 염여사의 지갑을 찾아주면서, 염여사는 독고씨를 편의점에서 일하게 도와줍니다.
그러면서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에요.
자기의 이름도 모르는 독고씨는 과연 어떤 인물인지..

왜 불편한 편의점인지…


ㅎㅎ 연말에 따뜻하게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번 읽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더 자세한 리뷰는
블로그 링크 넣을게요. 감사합니다.
https://m.blog.naver.com/a2495114/222595032915


#불편한편의점
#김호연장편소설







YES마니아 : 로얄 a******4 2021.12.14. 신고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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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집어 들어 읽기 시작 했다가 마지막 장을 덮고서야 책을 내려놓았다
"그냥 집어 들어 읽기 시작 했다가 마지막 장을 덮고서야 책을 내려놓았다" 내용보기
리뷰 몇개를 보고 바로 구매를 했다. 요즘 머릿속도 복잡하고 아무런 의욕이 없이 살다가다시 책을 읽어보자 하는 생각에 주문을 했다. 그리고 밤 11시. 책 읽어볼까? 하고 집어들어 읽기 시작. 아.. 이거 재밌네~ 하며 실소를 터트리고. 눈물도 한방울 뚝 떨구며. 끝까지 읽어버렸다. 책장을 덮고는. 정말 맛있는 음식을 맛나게 먹은 느낌처럼.너무 재밌는 책을 재미있게 읽어버려서. 기
"그냥 집어 들어 읽기 시작 했다가 마지막 장을 덮고서야 책을 내려놓았다" 내용보기
리뷰 몇개를 보고 바로 구매를 했다.
요즘 머릿속도 복잡하고 아무런 의욕이 없이 살다가
다시 책을 읽어보자 하는 생각에 주문을 했다.
그리고 밤 11시. 책 읽어볼까? 하고 집어들어 읽기 시작.
아.. 이거 재밌네~ 하며 실소를 터트리고. 눈물도 한방울 뚝 떨구며.
끝까지 읽어버렸다.
책장을 덮고는. 정말 맛있는 음식을 맛나게 먹은 느낌처럼.
너무 재밌는 책을 재미있게 읽어버려서. 기분이 좋았다.
알콜성 치매에 걸린 노숙자. 그런 노숙자에게 기회를 주신 편의점 주인님.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소소하게 벌어지는 우리들의 일상.
겉에서 보면 모를 그 일상속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어리숙한 노숙자 아저씨..
난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살아갈 에너지를 조금 많이 얻은듯 하다^^
o*******1 2021.08.23. 신고 공감 1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