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카프카는 체코 태생의 체코인?! 독일어로 집필한 독일인?! : 카프카의 국적을 따지기 위해서는 일단 현재의 ‘체코 프라하’의 역사를 먼저 짚어봐야 합니다. 프라하는 1867년부터 1918년까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Osterreich-Ungarn Monarchie)에 속하는 도시로, 1918년 체코슬로바키아(?eskoslovensko)를 거쳐 1993년 체코 공화국(?eska republika)이 되었습니다. 카프카는 1883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Osterreich-Ungarn Monarchie)에서 태어나, 1924년 체코슬로바키아(?eskoslovensko)에서 사망하였습니다. 태어난 장소를 기준으로 하면, 카프카는 현대의 ‘체코 공화국(?eska republika) 출신의 작가’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카프카는 프라하 토박이로 당시 체코어로 수업을 하는 학교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의사에 따라 독일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김나지움과 대학을 수료하였습니다. 체코어도 구사할 줄 알았으나, 카프카는 대부분의 작품을 독일어로 집필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독일 태생의 작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작품을 ‘독일어로 집필한 독일어권의 작가’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다만 국적이 독일이 아닌, 체코인일 뿐이죠.
3번 약혼(1914, 1917, 1919)하였으나, 평생 결혼하지 않은 남자 : 카프카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으나, 여러 연인을 만났고 그들과 함께 작품에 대해 논하거나 서신을 주고 받는 등 적지 않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 중 펠리체 바우어(Felice Bauer), 율리에 보리체크(Julie Woryzek), 밀레나 예젠스카(Milena Jesenska) 그리고 도라 디아만트(Dora Diamant)가 잘 알려진 ‘카프카의 여인들’입니다. 카프카는 1914년, 1917년 펠리체 바우어(Felice Bauer)와 1919년 율리에 보리체크(Julie Woryzek)와 평생 3번 약혼하였으나 모두 결혼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도라 디아만트(Dora Diamant)는 그의 죽음을 함께한 폴란드 출신의 여인입니다. 회고록을 통해 그 유명한 카프카와 인형의 여행(Die Puppenbriefe)(1923)을 알린 인물이기도 하지요! 펠리체 바우어(Felice Bauer)와 도라 디아만트(Dora Diamant)는 카프카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일지, 서신 등을 개인적으로 소장하였습니다. 여기까지는 옛 연인에 대한 추억 정도로 여길 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카프카의 사후에 그가 국제적으로 유명해지자 (금전적인 이득을 기대하고) 이를 대중에게 공개하였습니다. 때문에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은 받았으나, 동시에 고인의 유언을 어기고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위대한 문학가가 자신의 모든 기록을 파기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이고, 이거 참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네요.
미완(未完)의 작가 : 카프카는 직장 생활과 병환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작품에 매진하였으나 스스로의 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해 적지 않은 작품을 스스로 폐기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집필한 시간과 양에 비하면 공개된 원고는 극히 적으며 그나마도 결말까지 완성한 작품은 극소수입니다. 카프카의 장편소설 3편 ? 성(城, Das Schloss, The Castle)(1926), 소송·심판(Der Prozess, The Trial)(1927) 그리고 실종자(Der Verschollene, The Man Who Disappeared)(1927)는 모두 미완입니다. 미완이니만큼 카프카는 그의 원고를 생전에 발표하지 않았습니다만, 그의 유언을 배신한 브로트의 편집본으로 사후에 공개되었습니다. 실종자(Der Verschollene, The Man Who Disappeared)(1927)는 세 편의 장편소설 중 가장 빠른 1911년부터 1914년 사이에 집필한 작품입니다. 실종자(Der Verschollene, The Man Who Disappeared)(1927)의 첫 번째 장은 1913년 화부. 단장(Der Heizer. Ein Fragment)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바 있으며, 그의 사후에 브로트의 편집본 아메리카(Amerika)로 1927년 출간되었습니다. 카프카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변신(Die Verwandlung, Metamorphosis)(1915)은 완성작이지만 분량상 장편이 아닌 중편입니다. 출간 당시 카프카가 표지 그림에 작품에 등장하는 벌레에 대해 ‘특정한 벌레를 묘사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등 카프카의 손길이 온전하게 담긴 작품으로 꼽힙니다. 이후 세계 각지에서 출간된 변신의 표지그림에 바퀴벌레가 뚜렷하게 그려져 있는 것은 사실 작가의 의도와는 상반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카프카의 3대 장편소설 주인공 K는 누구?! : 카프카는 미완이지만, 3편의 장편소설 ? 성(城, Das Schloss, The Castle)(1926), 소송·심판(Der Prozess, The Trial)(1927) 그리고 실종자(Der Verschollene, The Man Who Disappeared)(1927)을 집필하였습니다. 그런데, 세 작품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성(城, Das Schloss, The Castle)(1926)의 주인공 K, 소송·심판(Der Prozess, The Trial)(1927)의 주인공 K, 실종자(Der Verschollene, The Man Who Disappeared)(1927)의 주인공 카알 로스만(Karl Roßmann). 공교롭게도 세 작품의 주인공은 모두 K거나 K로 시작하는 카알 로스만(Karl Roßmann)으로 작가 카프카의 앞글자와 같습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사회로부터 소외된 인간’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카프카가 투영된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