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스마트폰의 전화 통화 아이콘이 왜 그런 모양새(수화기의 단순화된 모양)를 갖게 됐는지도 잘 모른다. 플로피 디스크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오피스 프로그램의 ‘저장’ 아이콘이 왜 그런 모양인지도 물론 모른다. 아날로그 시대의 기기들을 학습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세대가 Z세대다.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이자, 모바일 네이티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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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경험한 세계는 이렇다.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은 흑인이고 국무 장관은 여성, 세계 최고 글로벌 기업 CEO는 동성애자, 유럽 주도국의 총리는 여성인 곳. 이런 세계를 살아온 이들에게 인종, 성별, 성 정체성은 개개인의 다양성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지 차별할 문제가 아니다. 즉 차이를 문제 삼거나 이슈화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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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10대들은 자라면서 부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Z세대는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랐고, 신중한 소비자로 성장했다. 따라서 돈과 관련된 일에서는 부모의 의견을 잘 따르고 의견을 자주 주고받는다. 부모 역시 자녀인 Z세대를 신뢰한다. 모바일 네이티브로서 연결된 세상에서 늘상 스마트폰을 쥐고 5~6개의 디바이스를 멀티태스킹하며 정보를 취합해 합리적인 가격의 좋은 제품을 추천해 줄 수 있는 자녀들의 능력을 믿는 것이다.
--- p.41-42
이들 입장에서는 태어난 이후로 세상의 네트워크가 ‘오프’된 적이 한 번도 없다. 온라인 상점과 오프라인 상점을 크게 구분하지 않는 이유다. 가상 공간과 현실 공간을 엄밀히 구분하지 않고, 스마트폰 안에 존재하던 매장이 내가 가는 길에도 물리적인 형태로 존재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밀레니얼 세대보다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다만 이들은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자연스럽고 편한, 직관적인 UX와 UI를 가진 앱이나 소프트웨어가 아니면 외면한다.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고 편하게 둘러보고 정보를 얻으며 체험을 거쳐 구매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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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Z세대에게는 메이저(주류)와 마이너(비주류)의 구분이 큰 의미가 없다. 마이너한 취향도 강한 열정으로 다수가 뭉쳐 활동하면 강력해지고, 주류 문화권에 있는 듯 보여도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에서 팬과 유저에 의해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재생산되지 않으면 메이저라 부르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밀레니얼 세대가 10대였던 시절만 해도 마이너한 취향이 다소 무시당하는 경향이 존재했지만, Z세대가 10대의 주류가 되고 20대 중반까지 장악한 지금은 소수의 취향도 매우 존중받게 되었다는 점이다. Z세대 대다수는 윤리적·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면 세상에 무시당해도 될 취향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 p.61-62
기성세대가 불편하다고 여기는 요소, 전염병이 야기한 수많은 제약 조건들은 이미 온라인에서 활발히 교류하고 취향을 나누던 Z세대에게는 큰 제약이 아니었다. 원래 대면 접촉(contact)보다 비대면 연결(connect)에 훨씬 익숙한 세대였기에 코로나19 이후의 세상, 즉 연결은 강화되고 접촉이 약화되는 세상에서 Z세대의 입지는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 p.65
Z세대를 공략하는 옴니채널(omni-channel) 마케팅 전략은 온라인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편안한 오프라인 경험을 제안하는 것, 그들 각자의 취향이 그 자체로 온전히 존중받는 오프라인 환경과 구매·소비 환경을 구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다.
--- p.67
‘지구인 정체성’을 가진 Z세대는 인종, 성별, 지역과 국가를 넘어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 등을 통해 매 순간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있으며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것, 차별적인 것, 그래서 ‘공정하지 않은’ 요소들에 문제를 제기하고 행동한다.
--- p.71
이전의 ‘신세대’들은 기성세대에 반발하면서도 결국에는 기존 조직 문화에 적응했지만, 밀레니얼 이후 세대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는 저항하고 필요하면 퇴사마저 불사한다. MZ세대는 ‘대학 생활은 잠깐, 직장은 평생’이라는 50대 상사나 임원의 말을 한 귀로 흘려듣는다. 급변하는 시대를 목격하면서 쉼 없이 적응해 온 이들 세대에게는 지금의 직장, 그 회사가 속해 있는 산업군의 지속성 자체도 의문이며 ‘내가 돈을 받은 만큼 충실하게 일해 주면 그만이지 충성심을 요구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 p.97
기존의 바람직한 리더상이 ‘성과를 내는 냉철하고 도전적인 리더’였다면, MZ세대, 1990년대생이 기대하는 리더십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개선점을 피드백하는 따뜻한 리더’다.
--- p.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