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시간은 미리 계획한 것이 아니라 즉석에서 결정한 일이라 더 신난다.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나 혼자 활용했다는 뿌듯함도 크다. 덕분에 책도 읽고, 골목도 구경하고, 예쁜 옷도 사고 영화도 보는 것은 덤이다. 나를 데리고 혼자 잘 놀아주는 것, 내 앞에 놓인 자투리 시간을 막막하고 외롭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기쁨을 발견하는 시간으로 생각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 「혼자 누리는 자투리 시간」 중에서
이제 남의 칭찬에 고양되어 주제도 모르고 우쭐해지거나 착각에 빠질 나이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은 어색해서, 부끄러워서 짐짓 모른 척했던 나에 대한 칭찬의 말과 글, 그리고 그걸 전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려고 한다. 점점 빨리 방전되는 내 삶의 배터리를 충전해주는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 「칭찬을 흠뻑 받아들이기」 중에서
타인에게 인정받고 칭찬을 받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인데 이걸 충족시킬 여건이 안 되니 자존감이 뚝뚝 떨어졌다. 오십이 넘고부터 나는 그 욕구를 내가 직접 해결하기로 했다. 내가 나를 수시로 마구 칭찬하는 것이다. 식당에서만 셀프서비스가 필요한가? 칭찬도 셀프서비스하자.
--- 「자존감을 키우는 사소하지만 분명한 방법」 중에서
이젠 뺄셈의 기술을 익힐 때다. 사랑의 표현도 좀 줄이고 과도한 관심도 줄이고 살은 물론 걱정도 빼는 것, 총체적으로 나의 욕심을 빼는 것. 그것이 건강하고 지혜롭게 나이 드는 비법, 상처받지 않고 인생을 살아갈 방법 중 하나다. 남들이 원하지 않는데 퍼부어준 시간과 돈을 빼서 내게 줘야지.
--- 「어른이 되어 다시 익히는 뺄셈」 중에서
뉴스에 소개되는 의인이나 영웅이 아니어도 주변에는 착한 마음,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참 많다. 그 숫자도 훨씬 많다. 고개를 그들 쪽으로 돌려 눈과 귀를 기울이면 나 역시 잠시라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평생은 아니지만 조금씩이라도 좋은 마음을 자주 유지하고 싶다. 이런 사람들이 뿌린 바이러스에 감염될 때 나는 기쁨으로 충만하다.
--- 「선한 사람들의 착한 바이러스」 중에서
진정한 어른이라면 자신의 자리, 혹은 과거의 자리로부터 놓여나야 하지 않을까. 현재의 자리도 그 사람의 직위일 뿐 그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 그 자리에서 내려올지 모르니 말이다. 그러니 예전의 직급, 예전의 지위, 과거의 영광에서 스스로를 풀어주어야 한다.
--- 「어른의 의무」 중에서
후회는 반성과 달리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일 뿐이다. 나는 새로운 문을 열고 새로운 길을 간다. 지금 새 문의 손잡이를 쥔 내 감각에 충실하고 새 길을 가는 내 발걸음에 힘을 주면 된다. 과거의 덫에서 벗어나는 것, 지옥에서 탈출해 천국을 올려다보는 것은 오로지 나의 의지에 달려 있다.
--- 「후회 대신 해야 할 것들에 대하여」 중에서
사람들은 자신보다 남들에게 더 관심을 갖고 끝없이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을 괴롭히고 타인에게 인정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정작 자신은 돌보지 않는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정말 하기 싫은 일은 무엇인지, 내가 즐거우려면 어떤 것을 할지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사람들과 세상의 인정에 연연해 한다.
남들의 인정을 포기한다는 것은 무조건 내 멋대로 살겠다는 것이 아니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다. 티셔츠 하나를 사더라도 내가 입어서 즐겁고 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을 고를 기쁨을 주는 것, 남들에게 인정받고자 치사한 일, 비겁한 행동을 하지 않을 권리를 스스로에게 주자는 것이다.
--- 「타인의 인정을 포기할 때」 중에서
거절은 나쁜 일도, 이기적인 것도 아니다. 나의 시간과 돈, 아이디어를 희생하면서까지 타인의 부탁이나 그들이 마구 시킨 일에 끌려갈 필요는 없다. 어쩌면 확실한 거절은 나를 보호하는 방법인 동시에 부탁한 이와의 관계도 잘 유지하는 길이며 심지어 생산성도 높아지게 만드는 일이다.
--- 「하기 싫은 일을 거절할 권리」 중에서
남들에 비해 덜 불행해서 다행이라는 게 아니다. 굳이 내가 내 실수나 약점 때문에 스스로 구박하고 다그치고 들볶지 않아 다행이라는 말이다. 나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내 탓으로 돌리거나 나 자신에게 가혹하게 굴지 않는다. 물론 남들의 장점에 자극을 받아 분발심을 가졌다면 지금보다 훨씬 성공하거나 자랑할 만한 스펙을 갖출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처럼 나 자신과 잘 지내지는 못했을 것 같다.
--- 「무조건 내게 유리하게 생각하기」 중에서
나의 시험 성적은 객관적으로 매길 수 있지만 나의 가치는 남들이 점수를 매길 수가 없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오로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고 인정해야 한다.
--- 「거북이는 토끼의 빠른 다리가 부러웠을까」 중에서
인생은 항해다. 천천히 가더라도 표류하거나 좌초하지 않고 무사히 항해를 마치고 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를 아는 것, 아니 자주 생각하는 것이 안전한 항해, 멋진 착지를 위한 방법이 아닐까. 높은 자리가 가장 고꾸라지기 쉬운 자리, 착지하기 제일 어려운 자리다. 욕심내거나 판단력을 잃으면 표류한다.
--- 「우아한 착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