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연이는 고1, 평범한 여고생. 분식집을 하는 엄마와 도장공으로 일하는 아빠, 그리고 언니가 있다. 술만 취하면 난동을 부리는 아빠와, 그런 아빠가 싫어 언니마저 가출해 미용실 보조 미용사로 일하는 우울한 집안 환경이지만 그래도 나름 똑 부러지게 자기 인생을 설계하려는 당찬 10대다. 국어 시간에 급조한 인생철학 “인생 깔끔하게 살자!”처럼 언니, 아빠처럼 살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며 성실하게 생활한다. 하지만 어느 날 남자 친구 채강이와 관계를 갖게 되고 임신을 하게 되면서 모든 게 뒤죽박죽이다. 자기도 자기를 제어할 수 없는 어느 한순간의 ‘실수’로 원치 않는 아기를 갖게 된 하연이는 처음에는 낙태하려고 병원을 찾지만 이미 5개월에 접어들어 수술은 위험하기도 하고 또 부모 동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낙태가 힘들게 된다. 무엇보다도 생명을 죽이게 되는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결국 사실을 알게 된 남자 친구인 채강이와 하연이는 아기를 낳기로 결정하고, 하연이가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단짝 친구들이 돕는다. 엄마에게는 차마 말할 수 없어 집을 나와 모텔 방에 머물며 친구들이 대주는 생활비로 생활하는 동안, 배는 점점 불러온다. 이내 친구들이 뒷받침해 주는 것도 힘들어지자 하연이는 인터넷을 검색하여 ‘고운 세상’이라는 미혼모의 집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하연이는 임신 막바지의 시간을 보내게 되고, 마침내 엄마와도 상봉한다. 하연이의 진통이 시작되자, 분만실에 아이의 아빠이자 남자 친구인 채강이가 찾아온다. 아이가 태어나며 이야기는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