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과학사와 과학사회학을 전공했고 지금은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교수로 공학응용과학대학에서 과학, 기술, 사회와 역사를 가르친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럽게 니콜라 테슬라를 주목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출간된 수많은 테슬라의 전기는 그의 괴벽을 다루고 특별한 삶으로 포장하는 데 힘을 쏟았지만 그가 무엇을 어떻게 왜 발명했는지는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다. 칼슨은 이 획기적인 전기를 통해 전설적인 발명가의 신비를 벗기고 그가 살던 시대의 문화적·기술적 맥락을 짚으며, 그의 발명은 물론이고 그의 명성이 만들어지고 유지된 과정을 통찰했다. 또한 테슬라의 사적·공적 생활에서 나온 문헌들에 기초해, 테슬라가 훌륭한 아이디어나 원리를 실험적으로 완벽하게 실현하는 것을 추구하고, 신비와 환상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의 발명을 능숙하게 부각한 이상주의적 발명가였음을 보여 준다. 지은 책으로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사 이야기Technology in World History》와 《사회과정으로서 혁신: 엘리후 톰슨과 제너럴일렉트릭의 발흥Innovation as a Social Process: Elihu Thomson and the Rise of General Electric》 등이 있다.
역자 : 박인용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부터 2006년까지 여러 분야의 잡지와 전집류 편집을 총괄했다. 지금은 도서 번역(영어, 일어)에 전념하고 있으며 《세상을 보는 지혜》(후편), 《그림으로 읽는 그림 이야기》, 《마오쩌둥》, 《미솔로지카》, 《막스 베버의 오만과 편견》, 《에코 에고이스트》, 《보통의 독자》를 비롯해 수십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테슬라는 발명에 꼭 필요한 지적 능력을 물려받았다. 그리고 유달리 강한 시각적 상상력을 타고났다. 그것은 때때로 이미지와 현실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하지만 사춘기 때 이 상상력을 제어하고, 전하고, 전환하는 법을 배웠다. 처음에는 단순히 마음속에서 계속 생각했지만, 차츰 새로운 기계를 그려 보는 식으로 상상력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하기 위해 테슬라는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과 조율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만 새로운 기계의 세부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 p.50
테슬라는 외계 생명의 주창자, 무한 에너지의 영웅, 뉴에이지의 성자로서 대중문화의 아주 흥미로운 인물임이 입증되었다. 그는 영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을 하나로 묶으며 제도권 기업에 도전하고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바로 이런 이유로 테슬라가 역사책에서는 빠졌을지 몰라도 대중문화에서는 하드록 밴드의 이름, [프레스티지THe Prestige](2006) 같은 할리우드 영화, 《다른 모든 것의 발명The Invention of Everything Else》(2008) 같은 소설, 스탠리Jeff Stanley의 [테슬라의 편지Tesla’s Letters] 같은 연극이나 오페라, 심지어 캡콤엔터테인먼트의 [다크 보이드 사가Dark Void Saga] 같은 비디오게임의 등장인물 등으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 p.490
어느 특정한 것을 발명하려고 하는 욕구를 느끼면 나는 여러 달 또는 여러 해 동안 그 아이디어를 머릿속에 넣고 다닌다. 원할 때마다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굳이 정신을 집중하려고 하지 않은 채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한다. 그다음에는 직접 노력하는 시기가 따른다. 나는 생각하고 있는 문제의 가능한 해결책을 세심하게 선택하며 점차 조사 영역을 좁혀 마음을 집중한다. 이제 그 문제의 특정한 성격을 의도적으로 생각하면 그 해결책을 얻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그리고 멋진 것은, 그런 느낌이 들면 내가 그 문제를 정말로 해결했기 때문에 이제 추구하는 것을 얻으리라는 점을 알게 된다는 사실이다. --- p.494~495
19세기의 미국 전기공학계는 대부분 선대가 영국인, 독일인, 네덜란드인이며 미국에서 출생한 개신교도로 구성된 반면, 테슬라는 슬라브계 (세르비아인) 이민으로 세르비아정교회 신자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미국인과 배경이 전혀 달랐다. 이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이성애를 지향한 동료들이 테슬라가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을 거북하게 여겼다는 증거도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테슬라는 자신의 연구에 대해 과학 전문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새로운 관례를 피하고 대중을 상대로 한 과감한 실연이나 생생한 신문 인터뷰를 하는 등 극적인 방식을 택했다. 테슬라의 동시대인들이 그를 어떻게 아웃사이더라고 인식했는지 보여 주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테슬라를 고용한 직후 에디슨이 그가 정말 식인종이 아닌지 물었다는 것이다. --- p.501
보통 기술자나 관리자는 객관적인 합리성을 활용하기 때문에 외부 세계의 측정에 의존한다. 질서는 ‘바깥’에 있기 때문에 그들은 그 패턴을 찾으면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발명가나 기업가에게 질서는 내부에서 오며 그들은 이 질서를 외부 세계에 적용하려고 한다. 새로운 질서, 새로운 와해성 기술은 발명가와 기업가가 내면적 질서를 외부 세계에 더하려고 할 때 생긴다.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경우 화살이 안에서 밖으로 날아가는데, 그것은 객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세상을 보는 방법과 정반대다. 테슬라의 숭배자였던 스웨지Kenneth Swezey는 다음과 같은 편지를 쓴 1924년에 객관적인 사람과 주관적인 사람의 차이를 알아본 셈이다. “저는 인정받은 기술자들이 선생님의 아이디어에 코웃음을 치면서 불균형의 정신 상태라고 암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변덕이 심한 열광의 가속도나 파괴적인 인습 존중의 관성을 극복하려면 정신이 약간 불균형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아주 훌륭히 균형 잡혀 있으니 변함없는 속도로 계속 회전하겠지요. 그래서 그들에게 별난 움직임, 바로 새로운 발명이 탄생하는 배경에 있는 힘은 불가능한 것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