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82년 문학동인 '작법'을 결성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1984년『소설문학』신인상에「겨울비」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저서로는『또 하나의 계곡』『어머니의 초상』『북극의 신화』『검』『공명의 선택』『재미있는 검객이야기』등이 있다.
ㅡ 내정은 안영, 군사는 전양저. 두 사람이 조화를 이루면서부터 제경공은 한결 손발이 편해지고 마음도 편안해졌다. 복잡한 일에서 벗어나 마음껏 군주 생활을 즐겼다. 날마다 사냥과 술로써 소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나라는 날로 안정되고 부강해져갔다. 지난날 제환공이 관중과 영척에게 모든 일을 맡기고 자신은 실컷 즐긴 것과 흡사했다.
이런 일화가 있다. 어느 날, 제경공은 희첩들을 거느리고 술을 마셨다. 그런데 밤이 깊었건만 웬일인지 흥이 나질 않았다. 제경공은 문득 안영 생각이 났다. 측근 시자에게 분부했다. "술과 음식을 재상 안영의 집으로 옮겨라, 내 거기 가서 재상과 함께 이 밤을 즐기리라." 궁중 신하 몇 사람이 먼저 달려가 안영에게 통보했다. "주공께서 이리로 행차하십니다." 안영는 황급히 관복을 갈아입고 띠를 두른 후 홀을 잡고 대문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