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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란

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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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145*205*20mm
ISBN13 9791197661198
ISBN10 119766119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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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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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집행을 감독하기 위해 차일 아래엔 고관들이 모여 있는데 살인귀로 통하는 홍윤성(洪允成)의 얼굴도 보였다.
“몸 상합니다. 어쩌자고 예까지 나옵니까?”
이안의 손을 잡는 누군가의 손바닥이 축축했다. 신숙주의 동생 신말주(申末舟)였다. 형인 신숙주가 수양(首陽)의 측근이었지만 왕위 찬탈 사태가 벌어지자 대사간 자리에서 사임하고 야인으로 지내는 인물이었다.
--- p.10

한 번 뛰면 닿을 만큼 거리가 좁혀지자 다리를 벌리고 자세를 낮추며 벙어리가 위에서부터 거칠게 몽둥이를 내리쳤다. 박랑사(博浪沙) 언덕을 뛰어내려 시황(始皇)이 탄 온량거(?輛車)를 철퇴 한 방에 박살하는 창해역사(蒼海力士)의 모습이 그러했을까. 그러나 거북손이는 그 거친 공격을 곡괭이 자루로 막아냈고 사내는 계속해서 오른발을 무릎 높이로 들면서 몽둥이 끝을 단전으로 밀었다.
--- p.38

“때로 전쟁은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버리기 위해서도 하는 법입니다. 남과 벌이는 전쟁이야말로 단합을 만드는 절호의 방편일 것입니다. 몸을 줄이더라도 정신이 고양된다면 전쟁도 밑지는 일만은 아니겠지요. 그 열기를 모아 국가를 만든다면 미적지근한 통일보다 힘이 될지 어찌 알겠습니까.” 왜국 간자의 말을 듣는 이유의 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사나리란 자의 학식을 예단할 수 없으나 전장을 누비고 다닌 일개 하급 무사의 식견이 놀라웠다.
--- p.48

전날 왜구가 상륙했다는 소식을 듣고 저녁에는 동래가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지만 하루 상간에 풍문은 더욱 생생해져 허공을 떠다녔다. 왜군이 부산진에 상륙하자 첨사 정발은 백성을 대피시키고 배 세 척을 자침(自沈)한 다음 항전하다가 전사했고, 다대포진(多大浦鎭)의 군사들도 첨사 윤흥신(尹興信)과 임전했다가 몰사했다고 했다. 경상좌수사 박홍(朴泓)은 동래성 구원에 실패하자 경주로 퇴각했으며, 경상좌병사 이각(李珏)은 울산 좌병영을 버리고 북으로 줄행랑을 놓았다는 게 아닌가. 이쯤 되면 나라의 명운을 건 전면전은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 p.65

이 사태를 돌파하고 강화도 어부가 말한 초도에 당도하느냐 아니면 풍랑에 쓸려 좌초하느냐, 그것도 아니면 먼바다로 표류하느냐 그 선택만 남아 있었다.
“조운선이 보이지 않는다!” 고물 쪽에서 급박한 외침이 들렸다. 이유와 영선이 난간을 잡으며 뒤편으로 가보니 아닌 게 아니라 따르던 호서의 조운선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무슨 거대한 산더미 같은 것이 불쑥 일어났다가 쑤욱 밀려오는데 어마어마한 짐승이 떼를 이룬 것 같고 눈 쌓인 산이 일렁일렁 다가오는 것 같았다.
--- p.83

“해랑적이다! 돛을 올리고 방패가 될 것과 작살을 들어라!”
다가오는 배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해랑적이란 요동반도 남단의 해랑도(海浪島)에 살면서 물소 가죽을 거래하는 족속이었다. 해랑도는 장연에서 여드레 거리인데 제주도와 평안도와 요동에서 범월(犯越)한 자들이 섞여 살았다. 해랑적은 바다에 나오면 어부인 동시에 해적이요, 뭍에 내리면 양민을 약탈하고 사슴과 노루를 사냥하는 자들이었다.
--- p.88

“여진과 조선은 말의 순서가 같습니다. 그럼 조선의 말과 명국의 말은 어떻습니까? 거꾸로입니다. 여진인과 조선인은 다 같이 북쪽에서 흥안령을 넘어왔습니다. 옛날의 부여며 고구려 발해를 생각해보십시오. 부여 고구려 발해의 백성은 누구였습니까? 조선인의 선조들이며 여진인의 선조였습니다. 그들은 이웃이면서 한 덩어리였지요. ...(중략)...헌데 초원에 가뭄이 들어 가축이 떼죽음할 때 도움을 청하면 침략이라 매도하며 창으로 찌르지요. 더 먼 북방에서 어떤 무리가 내려와 쫓기다가 월경해도 오랑캐가 되는 것입니다. 상고로부터 같은 땅에서 같은 습속을 가지고 살다가 금 하나를 그어놓고 이제는 어찌 형제를 오랑캐라 하면서 황하 남쪽은 어버이처럼 받든단 말입니까?”
--- p.100

두 사람의 공을 치하하는 말이었으나 거북손이는 어쩐지 맥이 풀렸다. 식량을 싣고 의주로 떠난 이유나 함께 승선한 홍의, 또한 집에 남아 있는 홍순은 최선의 주인이 분명하지만 그렇더라도 저는 갈 데 없는 노비 신세였다. 그것은 주인댁과 그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 문제였고, 그 세상을 지탱하는 법도의 문제였다. 따지고 보면 지금의 이런 전쟁 또한 하나의 법도와 또 하나의 법도가 부딪친 결과 아닌가.
--- p.132

숨을 고른 거북손이는 상대의 왼쪽과 오른쪽 허리를 연결 동작으로 찌르며 후일자세(後一刺勢)로 돌아갔다. 연달아 고개를 쳐든 이무기가 물을 뿜듯이 머리에서부터 몸을 쪼개기 위해 장교분수세(長蛟噴水勢)를 선보였다. 역시 적으로부터 순식간에 덮쳐 상대를 제압하는 왜검에 비해 동작이 크고 화려했으며 마지막 검을 받는 왜장은 거북손이의 누르는 힘 앞에서 온몸을 떨며 구슬땀을 흘렸다. 뒤로 물러서서 잠시 방어 자세를 취한 거북손이가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비비어 찌르고 뛰어올랐다. 그런 다음에 한 걸음 나아가며 다시 찌르는데 칼끝이 상대의 갑주에 닿았다. 그러나 갑주 때문에 깊이 찌르지 못한 채 칼을 빼자 왜장이 찔린 가슴께를 잠깐 내려다보았다.
--- p.154

타구를 들고 밖에 나선 거북손이는 행랑아범의 아들 녀석과 마사나리의 뒤를 따라 행랑채 뒤편으로 돌아가는 훤이를 보았다. 행랑아범 아들 녀석은 대나무 끝에 송곳을 박은 대창을 들었고 마사나리의 손에는 버드나무 가지에 꿰인 개구리 두름이 들려 있었다. 마사나리는 조선말을 익히는데 행랑아범의 아들과 훤이의 도움이 크다고 했다. 그는 엄격한 층위에 갇혀 움쭉달싹 못하던 왜국보다 조선에서의 삶이 조금 헐겁다고 속삭였다. 왜국에서도 대창을 들고 개구리를 잡을까. 거북손이는 조선에서의 어리둥절함을 군소리 없이 버티는 그에게 자주 눈길을 보냈다. 상대를 베기보다 어떤 경지를 꿈꾸는 절박함이 그에게는 있는 듯했다.
--- p.253

이유는 그의 어깨를 가만히 눌러주고 천막에 들었다. 코앞의 적을 맞아 다들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안으로 눌러가며 잘들 버티고 있었다. 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는 이 전쟁을 통해 조선이 얻은 것은 사실 너무도 컸다. 백성의 발견이 그것인데 하루아침에 패산한 관군을 대신해 기울어진 전쟁을 책임진 건 오로지 향촌에서 징발된 촌민과 의병이었다.
--- p.264

거북손이는 꿇어앉아 이유를 안으며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을 꽉 쥐더니 서서히 누그러지면서 이유의 눈에서 정기가 사위었다. 거북손이가 피 묻은 손으로 이유의 부릅뜬 눈을 감겼다. 사람들은 절명한 그를 우금산성까지 업고 갈 수 없어 화마를 피한 개암사 승방에 우선 모시기로 했다.
---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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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라를 지키고 바로 세우려 한 이들의 분투를 능멸하며 우리 역사를 조롱하는 해괴한 세월이다. 이광재의 소설 『왜란』은 지금도 진행 중인 이 긴 전쟁의 시원을 섬뜩하게 보여준다. 비겁하면서 오만했던 왕과 무능하면서 탐욕스러웠던 지배자들 사이에서 스스로 살아내야만 했던 백성들과 함께 한 주인공들의 험난했으나 아름다웠던 선택과 고투를 그리는 이광재의 문장은 예리하다. 『왜란』의 주인공들은 실패했다. 그러나 그들의 실패로 우리의 역사는 패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아이러니가 『왜란』의 놀라움이다. 상황을 거침없이 돌파해나가는 작가의 전복적 상상력보다 더 놀라운 것은 결코 흐트러지지 않는 절제된 문장과 호흡이다. 칼날 사이를 헤치며 나아가야 하는 자들을 다루는 작가의 필치가 이와 달라서는 아니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작가가 이광재다.
- 방현석 (작가,『범도』 소설가/중앙대 교수)
이광재는 갑자기 솟구친 작가다. 지층 속에서 불순물을 태워 순수하게 붉고 뜨겁다.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나라 없는 나라』로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그가 이번에는 450년 전 『왜란』으로 우리를 호출해 이 전쟁이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임을 환기시킨다. 이 소설에서 핍진하게 그려진 전쟁터는 허구가 아니라 ‘지금 여기’인데 국가권력의 횡포에 맞서라는 죽비 소리가 천둥소리보다 크다. 작가는 부안 의병전쟁을 동아시아 국제전쟁 ‘사르후 전투’로까지 의미를 확장한다. 동아시아 4개국이 뒤엉켰던 국제대전의 비장함이 작가의 상상력으로 무시무시하게 드러난다. 『왜란』만큼 시대와 총체성을 미학적으로 확보한 임진왜란 서사는 단언컨대 존재한 적이 없다. 잊히는 우리의 지리지와 언어에 대한 꼼꼼한 복원도 덤으로 누릴 수 있다. 자신 있게 일독을 권한다.
- 범현이 (소설가/오월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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