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 쌍둥이 장갑!
쌍둥이 엄지장갑은 장갑 초등학교에서 제일가는 말썽꾸러기들이에요. 아침에 교문을 들어서면서부터 집에 돌아갈 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장난을 쳐 대지요. 그 바람에 장갑 친구들이 잔뜩 화가 났어요. 다시는 쌍둥이 장갑과 같이 놀지 않겠대요. 그러거나 말거나 쌍둥이 장갑은 실오라기 하나 까딱하지 않았어요.흥, 누가 같이 놀아 달래? 우리도 둘이 노는 게 더 재미있거든! 하면서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둘이서만 노는 게 점점 지루해지지 뭐예요. 다 같이 어울려 노는 친구들을 보고 있자니 슬슬 후회가 밀려오는데.... 쌍둥이 장갑은 단단히 토라진 친구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요?
용기를 내, 비닐장갑!
비닐장갑은 장갑초등학교에서 제일가는 겁쟁이다. 오늘은 별빛 캠프가 열리는 날. 친구들은 모두 장갑산에 올라 별을 볼 생각에 잔뜩 들떠 있지만, 비닐장갑의 머릿속에는 온통 걱정뿐이다. &lsquo바람에 날려 가면 어쩌지? 산에 불이라도 나면&hellip.&rsquo 그런데 그만 걱정하던 일이 일어나고 만다. 어두운 산길을 더듬더듬 내려가다가, 선생님과 친구들이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고 만 것이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도울 수 있는 건 비닐장갑뿐인데&hellip. 과연 겁쟁이 비닐장갑이 혼자 산을 내려가 구조대를 불러올 수 있을까?
욕심은 그만, 레이스 장갑!
오늘은 장갑 초등학교 친구들이 갯벌 체험을 하는 날. 친구들은 모두 조개를 캐느라 바쁜데, 레이스 장갑만 멀찍이 떨어져서 머리를 굴리고 있다. 어떻게 하면 진흙을 안 묻히고 조개를 캘 수 있을까 하면서 말이다. 그러다 누가 부탁하면 좀처럼 거절을 못 하는 주방 장갑을 꾀어 함께 다니기로 한다. 조개가 나올 만한 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면서 말이다. 주방 장갑이 열심히 갯벌을 파서 조개가 나오면 제 양동이에 냉큼 주워 담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얌체 짓을 일삼던 레이스 장갑이 갯바위에 갇혀 오도 가도 못 하게 되었다! 보물을 찾느라 밀물이 들어오는 줄도 몰랐던 탓이다. 바닷물은 점점 차오르는데, 레이스 장갑은 무사히 갯바위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거짓말이 뿡뿡, 고무장갑!
4월 5일 식목일, 장갑 초등학교에서는 나무 대신 화분에 씨앗을 심기로 한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고무장갑은 이번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화분을 돌본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 화분에서 다 싹이 나도록, 고무장갑과 때밀이 장갑 화분에서만 아무런 소식이 없다. 고무장갑은 속이 상하지만, 모범생답게 더 열심히 화분을 돌보기로 한다. 노래도 불러 주고, 책도 읽어 주고, 응원도 해 주고, 그야말로 지극정성을 다한다. 그날도 가장 먼저 학교에 와서 화분에 물을 주려는데, 드디어 싹이 났다! 고무장갑 화분이 아니라, 때밀이 장갑 화분에 말이다. 고무장갑은 속이 상하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오른 나머지 두 화분에 붙은 이름표를 슬쩍 바꿔 놓고 마는데....
질투는 아웃, 야구장갑!
장갑 초등학교에 새 친구가 전학을 온다. 바로 양말 아빠와 장갑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발가락 양말이다. 야구 장갑은 축구도 좋아하고 야구도 좋아한다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고 만다. 체육 시간에 열린 발야구 시합에서 발가락 양말이 홈런을 날려 팀을 승리로 이끈 탓이다. 상대 팀 주장을 맡은 야구 장갑은 질투에 못 이겨 발가락 양말에게 심한 말을 하고 만다. '잘난 척 그만하시지! 넌 장갑이 아니라 양말이니까, 공을 잘 차는 거잖아! 저리 가, 고린내 나거든!' 하고 말이다. 발가락 양말의 얼굴이 새빨개지는 것을 보고 야구 장갑도 뒤늦게 '아차!' 싶지만, 이미 뱉은 말을 도로 주워 담을 수는 없다.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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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설화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남편과 함께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며 살고 있습니다. 여러 해에 걸쳐 여러 분야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면서 꾸준히 그림책 공부를 해 왔습니다. 그 공부의 결실이 바로 처음으로 쓰고 그린 그림책 《슈퍼 거북》이었지요. 경주에서 토끼를 이긴 거북이의 뒷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며, 이웃 나라 중국과 대만에도 수출되었습니다. 《잘했어, 쌍둥이 장갑!》은 《슈퍼 거북》, 《으리으리한 개집》, 《고양이 행성을 지켜라!》, 《밴드 브레멘》에 이어 다섯 번째로 쓰고 그린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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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쌍둥이 장갑!
용기를 내, 비닐장갑!
욕심은 그만, 레이스 장갑!
거짓말이 뿡뿡, 고무장갑!
질투는 아웃, 야구 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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