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반려동물의 죽음은 매일 함께하던 일상의 상실이며, 무조건적인 사랑의 상실입니다. 이에 따라오는 슬픔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슬픔은 사랑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 p.6 「프롤로그」중에서
비애에 젖어 있는 정도나 시기, 방식이 다르다 해서 사랑이 덜한 것은 아니며, 슬퍼하기에 올바르고 마땅한 모습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중한 이를 잃은 것은 누구에게나 쓰리고 슬픈 일이며 평생 궤적이 남습니다.
--- p.6 「프롤로그」중에서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의 슬픔은 서로 닮아 있습니다. 그들에겐 서로가 중요합니다. 자신과 같은 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아픔 속에서 서로의 벗이 되어주며 그것만이 유일한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 p.9 「프롤로그」중에서
우리는 슬픔에 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사별 뒤엔 슬픔의 과정이 필요하고 충분히 슬퍼하지 않으면 슬픔을 끝낼 수 없습니다.
--- p.10 「프롤로그」중에서
아이의 이름을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이야기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사람들은 모아놓은 루리의 털, 콧수염, 송곳니를 부러워했습니다.
--- p.43 「상담일지 1 지속되는 반려동물과의 유대」중에서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잃고 힘들어하는 사람을 진심으로 위하고자 한다면 상실의 무게를 알아주는 것이 우선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일은 ‘말은 신중히 하고 시간을 내 이야기를 들어주며 옆에 있는 것’입니다.
--- p.48 「상담일지 1 지속되는 반려동물과의 유대」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알게 된 건 내가 주는 것보다 내가 받는 것이 더 크다는 사실이었다. 별이 또한 유기견이었기에 그 의미를 이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빨리 유기견 센터에서 둘째를 입양했던 거였다. 코코를 입양하고 시간이 흐르며 별이의 빈자리를 더욱 실감했다. 별이의 자리는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
--- p.67 「기록 2 별아, 둘째도 사랑할 수 있을까?」중에서
내 마음이 아픈 상태를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괜찮지 않은 상태이며, 이런 지금의 나도 괜찮다. 가끔 펑펑 울어도 되고, 가끔 코코를 잘 챙기지 못해도 된다.
--- p.69 「기록 2 별아, 둘째도 사랑할 수 있을까?」중에서
나의 고양이를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모든 걸 다 쏟아부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별로 행복하지 못했지만 길에서 고생을 많이 한 칸은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 p.87 「기록 3 칸, 나의 고양이를 행복하게」중에서
칸의 눈빛에서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고맙고 감동적이었다. 그렇게 함께한 시간은 내게 자부심이 되었다. 조금 성장하고 성숙해진 것 같다. 내가 나의 노력과 책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 p.99 「기록 3 칸, 나의 고양이를 행복하게」중에서
‘펫로스 서클’은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끼리 마음을 나누고 힘을 얻는 자리입니다. 날마다 주제는 달라도 언제나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들이 함께합니다.
--- p.128 「상담일지 4 힘든 삶, 유일한 위로가 되는 반려동물」중에서
반려인들은 서로에게 온기가 되고 치유 인자를 주고받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떠나간 아이를 기억합니다.
--- p.130 「상담일지 4 힘든 삶, 유일한 위로가 되는 반려동물」중에서
이제까지 반려동물을 사랑하려 애쓰지 않아도 사랑하게 되었고, 생각하려 애쓰지 않아도 그냥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그냥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반려동물은 언제나 마음속에 있을 것입니다.
--- p.132 「상담일지 4 힘든 삶, 유일한 위로가 되는 반려동물」중에서
반려동물은 같이 있는 공간을 마법처럼 바꾸어버립니다. 기쁨, 샘솟는 애정, 안락함……. 완전하다고 할 만한 세상입니다.
--- p.185 「상담일지 6 둘의 완전한 세상」중에서
엄마는 쿠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사실 수백, 수천 번 더 할 수 있는데 그래도 아껴두려고. 엄마가 “쿠키야, 미안해” 하면 너 있는 그곳에 노란 꽃이 피고, “쿠키야, 고마워” 하면 파란 꽃이 피고, “쿠키야, 사랑해” 하면 빨간 꽃이 핀다고 하더라. 우리 아가 있는 세상이 온통 노란색이면 안 되니까 파랗고 빨간색으로 알록달록 예쁘게 만들어줄게.
--- p.218 「쿠키에게 보내는 편지」중에서
“나도 이 사람 인생에서 1위였어. 얘가 제일 사랑했던 존재는 나야. 나를 제일 좋아하고 정말로 사랑해줬어. 윤진이는 나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했어.”
--- p.237 「기록 8 무한한 신뢰와 사랑, 인생의 가르침을 준 나의 작은 새」중에서
나를 보는 눈빛이 이렇게나 예뻤다. 누운 내가 잠들었나 확인하러 오는 엄지의 발소리가 행복했다. 우리가 어떻게 교감을 했는지 되새긴다.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전부 귀중했다.
--- p.265 「기록 9 기억난 이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