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들은 내 학생들이다. 지금 이 시간은 아이들이 이 학년의 과정과 이 과목을 배울 유일한 시기다. 나는 내게 주어진 기회와 책임을 누구보다 잘 안다. 나는 이 아이들을 입체적인 개개의 인격으로 바라볼 것이고 한 명 한 명에 대해 알아갈 것이다. 그리고 교사로서 전문 지식과 스킬을 꾸준히 갈고 닦아, 아이들이 최선의 방법으로 최고의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그들을 가르칠 것이다. 이 시간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내게 온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성공하도록 도울 것이다.”
--- p.25
개별화지도는 대단히 혁명적인 교수법도 아니고 교사에게 추가적인 어떤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다만 전문가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학생 각자의 성취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사려 깊게 가르치라고 요구할 뿐이다. 이를 위해 교사는 학생을 하나의 집단으로 보고 가르치기보다는 한 명 한 명 개별적 인간으로 대하며 그들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 p.33
교직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자신이 학생들의 삶에 앞으로 수년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동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에 대한 연구문헌들은 교사가 미칠 수 있는 영향의 범위를 강조한다. 그 연구들에 따르면 불우한 아동이 자신을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이겨낼 수 있게 해주는 몇 가지 요인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아이가 동질감을 느낄 수 있고 덕분에 힘을 낼 수 있는 힘 있는 어른이 아이의 삶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놀랍게도 많은 경우에 이 어른은 바로 교사이다.
--- p.55
평가하려는 학습목표는 학생들에게도 분명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효과적인 지도가 이루어지는 교실에서라면 학생들은 어떤 것을 평가받아도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설정된 지식·이해·기술에 집중해 공부하면서 평가도 마땅히 거기에 맞춰져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만약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했는데 교사가 예상에서 벗어난 문제를 출제한다면, 그들은 두 가지 ‘교훈’만을 얻게 될 것이다. 즉, 노력은 보상받지 못한다는 것과 교사는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Guskey, 2007). 둘 중 어떤 것도 학생의 성공에 유익하지 않으며 긍정적인 수업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144
진단평가나 사전평가에 성적을 매겨서는 절대 안 된다. 학생들은 아직 평가가 측정하는 내용을 배울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형성평가에도 성적을 매겨서는 안 된다. 형성평가는 연습의 일부일 뿐인데 그에 대해 학생에게 벌칙을 주는 것은 무익한 일이기 때문이다. 성적 산출은 총괄평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총괄평가는 학습목표와 그 목표를 위해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해온 작업과 정확히 연계되어 있어야 한다. 총괄평가는 학습목표와 관련해 자신이 도달한 현재의 좌표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며, 특히 성공을 위한 목표와 기준은 일정하게 유지하되 평가의 표현과 참여 등에 있어서는 개인차를 고려해 학생 각자의 지식·이해·기술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가 학습목표와 관련된 학생의 진척 상태를 부모와 학생 본인, 여타 이해 당사자에게 알리는 때는 바로 이 시점이다.
--- p.161
학습준비도와 학습능력을 구분하는 것은 학습에 대해 갖는 관점 측면에서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학습능력은 고정적인 것, 즉 변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상 학습능력은 가변적이지만, 이를 불변의 것으로 보는 우리의 경향은 학습능력이 학업적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는 믿음 하에서 고정관점(fixed mindset)의 사고방식으로 귀결될 수 있다. 반면, 학습준비도는 학습 주제나 기술(skill)에 따라 변한다. 게다가 교사가 학생의 학습능력을 어떻게 보정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찾아내기는 어렵지만, 학습준비도의 부족한 면을 보완할 전략만큼은 확실하게 갖고 있어야 한다.
--- p.175
학습준비도에 따라서 수업을 개별화하는 목적은 학생이 과거의 미흡했던 학습경험을 뛰어넘어 현재 요구되는 학습내용을 숙달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것이다. 요구되는 학습내용에 이미 충분한 역량을 보이는 학생에게는 실질적인 심화학습으로의 다리를 놓아 그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학습준비도에 따른 개별화수업은 다리 놓기보다는 덜 거창한 것을 요구한다. 즉, 어떤 과제를 하는 데 시간을 더 준다든가, 단원을 잘게 쪼개 어려운 내용을 해결하도록 해주는 것, 좀 더 자세한 책과 웹사이트를 참고하게 하는 것 같은 세심한 조정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배워야 할 것에 대해 단단한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 p.183
학생의 흥미를 토대로 수업을 개별화한다는 것은 교사가 항상 모든 학생의 흥미에 관심을 기울이며 교안을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또한 학생의 흥미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며, 모든 수업이 흥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물론, 핵심적인 학습내용이 학생의 흥미에 밀려 뒷전으로 밀려나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흥미 기반의 개별화수업이 시사하는 바는, 교사가 학생들과 학습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학습주제와 과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흥미)과 연결시킴으로써 교수와 학습을 향상시킬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학생의 흥미에 기반을 둔 개별화수업은 학습자로서의 유능감(learner efficacy)과 학업적 성취를 향상시킬 가능성을 높인다.
--- p.224
학습준비도에 따른 개별화수업에서와 마찬가지로, 융통성 있는 학급운영은 흥미에 기반을 둔 개별화수업에서도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이다. 교사와 학생이 모두 시간, 장소, 자료, 학생모둠, 과제 등을 융통성 있게 사용하게 되면, 학생들은 적절한 시기에 다양한 흥미를 촉매로 삼고, 추구하고,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와 같이 융통성 있게 학급을 운영할 때, 교사는 흥미에 초점을 맞춘 수업과 그 응용과제에 대해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혹은 소규모 모둠으로 상대할 수 있다. 또 그렇게 함으로써 필수적인 학습내용뿐만 아니라 학습계획, 자료사용, 진도평가, 협동, 수정과 같은 학습기술에 대해서도 지도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장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학생들의 다양한 흥미를 다루는 데 있어 다섯 번째 요소인 ‘수업지도’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논할 것이다.
--- p.237
학습내용을 개별화한다는 것은 학생들이 학습할 내용을 개별화하거나 그에 대한 접근방법을 개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사들은 주로 핵심 학습내용 자체보다 접근방식을 개별화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전제를 고려하면, 학습내용을 개별화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교사이다. 교사야말로 학습할 내용의 주 제공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가 가르치는 ‘방식’은 서로 다른 학습양식을 가진 학생들의 학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p.293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 모두에게 위인전을 읽힐 수 있다. 이때 어떤 학생은 학년 수준을 뛰어넘는 책에 도전하는 것이 필요한 반면, 어떤 학생은 학년 수준보다 낮은 책을 읽어야 한다(학습준비도 개별화). 동시에 교사는 학생들이 좋아하고 알기 원하는 것을 반영해 위인전을 선택하게끔 해야 한다. 어떤 학생은 운동선수를 선택할 것이고, 어떤 학생은 과학자나 의사를 선택할 것이고, 또 어떤 학생은 선구적인 여성을 선택할 것이다(흥미 개별화). 학생들이 각자 읽은 내용을 학급 전체와 공유할 때 교사는 시각자료나 글 혹은 신체를 이용해 발표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학습양식 개별화). 학교의 다른 사안들이 그렇듯이, 개별화수업을 고려할 때도 학생들에 대해 다층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즉, 교사는 학생들을 위한 성공적인 학습기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
--- pp.308~309
대부분의 성인은 관리 대상이 되는 것을 불쾌해한다. 그 같은 상황에서는 자신이 나름의 생각이 있고 의견이 있는 사람이기보다는 해결되어야 할 문제인 양 조종당하고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는다고 느낀다. 그러면 최선의 모습을 보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 이 점에 있어서는 학생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리더가 비전이나 가치 있는 목표를 제시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참여하도록 독려해주면, 누구라도 힘을 내 기꺼이 협력할 것이다. 학생들도 이러한 속성을 똑같이 갖고 있다. 효과적인 개별화수업을 열망하는 교사는 왜 이러한 수업이 필요한지를 학생들에게 이해시키고, 그들 모두에게 효과적이고도 효율적인 수업을 만드는 데 학생들을 참여시킨다. 물론 개별화수업에서도 교사가 관리해야 할 요소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교사가 학생을 관리하기만 하는, 게다가 학생을 불신하는 입장에서 관리하기만 하는 수업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 pp.323~324
학생들은 개별화수업, 즉 ‘질서와 융통성이 공존하는 학습환경’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교사는 학년 초에 수업의 분위기와 지시사항을 정해서 학생들이 이 수업이 어떻게 다르고 더 효과적인지, 또는 어떻게 다를 수 있고 더 효과적일 수 있을지 인식하고 숙고해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교사는 반드시 성장관점 혹은 유동적 사고방식으로 가르치는 데 헌신하겠다는 다짐을 새로이 하며, ‘나의 생각이나 행동 중 어떤 것이 나의 신념, 즉 “모든 학생은 중요한 학습내용을 배울 수 있으며 배울 것이다”라는 신념을 드러내 보여주고, 어떤 것이 그러지 못하는가?’를 늘 자문해야 한다. 교사는 또한 각각의 학생과 관계를 맺고 그들에 대한 관심과 믿음을 드러내 보여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 p.331
학생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이나 수업의 세부사항을 관리하는 데 완벽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공적인 리더십은, 학습이라는 것은 지극히 중요한 과업이라는 믿음과,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가르치겠다는 헌신에서 비롯된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신뢰하고 목표를 공유하며 함께 노력할 때, 성공의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성공적인 관리는, 원활하게 운영되는 수업은 어떤 모습일지를 마음속에 그리고, 질서가 잡힌 속에서도 융통성 있는 수업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수많은 세부사항을 계획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다루는 데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때 실현된다.
--- p.351